수도원 기행(꼰벤뚜알프란치스코회)
2학년 김분영 요셉피나
신학원 2학년 1학기를 마무리하면서 편집부원들은 수도원 기행을 계획하고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에 남자수도회 “꼰벤뚜알프란치스코회”를 찾았습니다. 지하철 2호선 경성대역에서 하차하여 대연동 방향으로 내려가다 좁은 골목으로 접어들면, ‘소중한 당신을 환영합니다’ 글귀와 함께 후문 왼편으로 넓은 공터와 대연성당 본당과 수도원, 장애 아동거주시설과 평화장터(중고물품판매소) 등 여러 시설이 한 울타리 안에서 자리하고 있는 곳입니다.
1209년 프란치스코를 따르던 동료들에 의해 ‘작은형제회’ 수도회가 시작되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복음의 변화를 어떻게 바라볼 것이며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해서 도시 안에서 공동체를 세우고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봉사하고자 하는 “꼰벤뚜알(conventuali)” 형제들과 엄격한 가난과 은수자적 측면을 강조하는 ‘영성파(spirituali)’로 불리는 ‘작은형제회’들과 ‘카푸친형제회’들로 나뉘어졌다.
“꼰벤뚜알”이란 ‘공동체’란 뜻이며 쇄신과 변화의 뜻이기도 하는데,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에서 전하고자 하는 카리스마를 수도회 수사신부님(서영섭 아우스팅)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 사부 프란치스코 성인의 영성과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해 보겠습니다.
질문 1 : 국가가 대신하는 복지에 대해서 수도회와 상충되는 부분은 무엇이며 어떻게 풀어 나가시는지요?
신부님 : 물질이나 재정부분에서는 나아졌는지 모르지만 정신이나 마음은 후퇴되었다고 봅니다. 여전히 불쌍한 사람은 허름한 곳에서 살아야 하고 낡은 옷을 입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나와 같아지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성인의 삶은 자연을 형제로 받아들이고 해와 달을 누님으로 받아들이는 수평적 관계 를 지향하며 지배자가 아닌 관리자로서의 관계형성을 인식했습니다. 복음적 해석이 잘못된 것으로 봅니다. 지배자적 관계가 아닌 관리자적 관계형성에서 볼 때 우리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 장애인들도 우리들과 같아져야 한다고 봅니다.
질문 2 :신부님께서 저희들에게 바라시는 바가 있으신지요?
신부님 : 아픈 사람에 대한 공감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공감입니다. 공감은 연민이며 ‘콤파시오’ 즉 함께 한다는 뜻이지요. 공감은 측은지심 즉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질문 3 : 평화장터(중고물품나눔)에 대하며 하시고 싶은 말씀은?
신부님 :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 살지만 자국의 이득만을 위해 가난한 이들과 지구를 희생시키고 버려지는 것들에 안타까워하시죠. 그런 면에서 평화 장터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자들도 청빈한 삶의 의미를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취지에서 나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4 : 장애아동거주시설에 대하여 말씀해 주세요.
신부님 : 초등 1학년에서 고등 3학년까지 29명의 아동들로 구성되어 있고, 30여년쯤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지원은 있으나 식비에서부터 턱없이 모자라는 부분을 후원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성인이 되었을 때도 자립을 위한 정착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교우들의 후원금 역시 절실히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지적장애 수 준을 감안할 때 초등수준의 보충학습이 필요한데 학습봉사할 봉사자도 부족합니다. 도와주실 분 연락바랍니다.
질문 5 : 마지막으로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신부님 : 특히 신앙인들은 최종적으로 행동을 마무리할 때까지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종합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행동의 파장도 책임질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마음을 열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환경에 지배를 받다가 보니 우리들은 선한 마음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던 선한 마음을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교회 밖으로 나간 루터의 종교개혁과 달리 교회 안에서 교회를 변화시켜 보고자 했던 프란치스코 성인의 정신은 그리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 이성적 사고로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 평신도들도 시대에 따른 복음적 해석을 통한 변화에 대처하는 ‘신앙의 진리’ 실 천이 우리들의 몫임을 깨닫게 해준 기행이었습니다.
※대연성당 성프란치스코의 집(장애인 복지시설) 봉사 문의 연락처 : 051-626-57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