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을 깨기가 90을 깨기보다 힘들다.
이렇게 진실을 말하면 고개를 갸웃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진실로 100깨기가 90깨기보다 힘들다.
이유를 알아보자.
90을 깨려는 사람들은 90대의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바꿔 말하면 이미 스윙과 기본기가 많이 잡혀있어
향상의 질과 양이 둘다 가시적이고 낙관적이다.
하지만 100깨기의 목표는 골프채 잡은 사람은 누구나
맨처음 세우는 목표라서 실현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문제는 110을 치는 사람이나 120을 치는 사람이나 목표는
동일한 100깨기라는 것이다.
그럼 100타 미만으로 라운드를 끝내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일까?
한번 알아보자.
보통 라운드하면서 느끼는 건데 한 홀에서 한번 실수하면
보기가 되고 두번 실수하면 더블보기가 된다.
실수없이 티샷하고 레귤레이션해서
투펏으로 마무리해야 파를 기록할 수 있다.
물론 실수하고도 up and down이 좋아 파를 세이브하기도 하고
어떤 홀에서는 버디를 잡기도 하지만
빈번한 경우는 아니므로 일반적으로 접근해 보자.
한번 실수할 때마다 1오버파라 생각하면
100을 깨기 위해서는 한 라운드에 28번 이상 실수하면 안된다.
홀당 실수로 계산하면 한 홀에서 1.5개 이상 실수하면
현실적으로 100을 깰 수 없다는 산술적 계산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티샷부터 퍼팅까지 4시간 30분동안 18홀을 돌며 실수를 27번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골프의 100깨기는 그러므로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고 기왕 시작한 운동 100도 못깨고 접을 수야 없지 않은가?
100을 깨야 90도 깨고 80도 깰텐데...
100깨는 방법을 알아보자.
90깨는 방법만큼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이란 없다.
(1) 티샷
100깨는 티샷에는 드라이버가 필요없다.
제일 조심해야 할 것이 소위 쪼루를 내는 어설픈 샷이나
좌우로 크게 휘어지는 악성 훅과 악성 슬라이스이다.
그리고 이 모든 실수는 멀리 보내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로프트가 큰 3번 우드나 혹은 5번우드로 티샷한다.
거리를 내려고 체중이동에 신경쓴다든지
불필요한 손목운동을 하지 말것.
제일 중요한 건 공을 정확히 클럽 페이스로 맞춰내는 일이다.
3번우드로 70마일 정도의 스윙을 해도 정확히만 맞으면
180야드 이상 나간다.
힘껏 쳐야 한다는 유혹으로부터 벗어날 것.
잘 맞은 300야드의 티샷은 아마추어에겐 마약과 같은 것이다.
그 한방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면
남은 골프인생이 비참해 질 수도 있다.
골프는 찰라적인 유희가 아니다.
(2) 아이언 샷
당분간 페어웨이 우드는 티샷용외에는 일체 사용하지 마라.
아이언도 3,4,5번은 필요없다. 단, 하이브리드 클럽을 연습장에서 갈고 닦는다.
하이브리드 클럽은 롱아이언보다 훨씬 다루기 편하고 탄도도 높고 거리도 좋다.
연습할 때도 당분간 하이브리드와 6번 아이언이하의 클럽만 연습한다.
다른 클럽은 100을 깨는데 방해만 줄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클럽들은 잘 간직했다가 90을 깰때 사용한다.
매 홀마다 목표는 보기이다.
그렇다면 티샷을 180야드이상 때리는 것은 사치이고
레귤레이션을 시도하는 건 불필요한 욕심이다.
티샷이 페어웨이에 랜딩되면 두번째 샷은
항상 가장 자신있는 아이언으로 150야드 이내만 친다.
그러면 대개의 홀이 50 - 100야드 안쪽으로 떨어지게 된다.
여기서가 중요하다.
이제 필요한 건 거리도 아니고 방향도 아니다.
(50-100야드에서 거리 혹은 방향에 자신없는 골퍼라면
그 골퍼가 있어야 할 곳은 필드가 아니라 연습장이다)
정확히만 맞추면 공은 그린위에 올라간다.
올려서 투펏하면 보기이다.
혹 못올리면 칩샷으로 올려 보기트라이 하거나
더블보기로 마무리 한다.
그러다가 간혹 레귤레이션하는 홀도 생기고
혹은 놓친 그린에서 칩샷으로 홀에 붙이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이럴때 기회를 놓치지 말고 파를 잡는 집중력을 발휘한다.
(3) 벙커샷
벙커는 무조건 피해간다.
100을 못깬 골퍼가 벙커샷 잘하는 경우를 아직 한번도 보지 못했다.
훗날을 기약하고 지금은 피해 갈것.
하지만 연습은 해야한다. 연습마저 안하고 벙커를 피해가게 되면
벙커샷때문에 나중에 무진장 고생하는 날이 온다.
(4) 언플레이어블을 자주 불러라
언플레이어블은 골퍼의 스코어를 보호하기위해 존재하는 룰이다.
동반자의 동의를 받을 필요도 없는 룰이다. 본인이 부르면 유효하다.
특히 100대를 넘어치는 초급자에겐 이용할수록 스코어메이킹에 유용한 룰이다.
골프를 치다보면 생전 겪어보지 못한 기상천외한 상황에 봉착하는 경우가 항상 생긴다.
그럴때 당황해서 눈 질끈 감고 클럽을 휘두르면 100은 절대 깰 수 없다.
평소에 연습하지 않은 샷을 써야하는 어려운 상황은
언플레이어블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라.
언플레이어블은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이므로 상대 눈치 볼것 없다.
탈출하는데 2타이상 소요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언플레이어블을 부른다.
(5) 동반자의 조언에 귀막아라
필드에서는 고수, 하수를 떠나서 상대의 스윙에 대해서는 조언하지 않는 법이다.
잘못된 스윙의 지적은 자신감만 없앨 뿐 절대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진정한 필드의 고수는 라운드중 절대 상대의 스윙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스윙의 매카니즘과 폼이 거론되는 곳은 연습장이어야 한다.
단, 동반한 초보자의 에티켓이나 룰 혹은 코스 매니지먼트정도는
오버하지 않는 범위에서 간단하게 어드바이스해 줄 수도 있다.
만일 동반자가 이러저러한 스윙의 잘못을 지적해 오면
웃는 낯으로 고개를 끄덕인 후 한쪽귀로 날려 보낸다.
만일 필드에서 동반자의 조언으로 샷을 금방 교정할 수 있다면
귀하는 100파를 목표로 삼을 필요 없다.
조만간에 싱글의 반열에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외롭더라도 골프는 고독한 운동이란 걸 뼈저리게 느껴라.
지금 당신을 필드의 몸서리치는 외로움으로부터 구해줄 수 있는 건
당신이 들고있는 클럽과 그 클럽이 연출하는 스윙뿐이다.
(6) 퍼팅
80을 깨는 것이 목표라면 퍼팅이 가장 어려운 샷이겠지만
파100이 목표라면 당연히 퍼팅이 가장 쉬운 샷일 것이다.
쉽다고 느끼는 만큼 그것을 이용하라.
동반자가 고수라면 코스에서 그와 대등하게 경기할 수 있는 곳은
그린밖에 없다.
투펏을 목표로 집중하라.
목표가 파 100이라면 가장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곳은 그린위이다.
(7) 부끄러워하지 마라
경험상 초보자나 하급의 실력을 가진 골퍼와 라운딩하다보면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고수가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신의 스윙이나 샷을 보여주기를 부끄러워한다.
특히 한번 실수한 후에는 더욱 빨리 그 순간을 모면하려고
서둘러 대충 샷하고 연거퍼 실수하며 무너진다.
중요한 건 옆에 있는 고수도 초보의 시절을 겪었다는 사실이다.
초보와 하수의 시절을 겪지 않은 고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제대로 된 고수는 하수의 실수를 경멸하지 않는 법이다.
오히려 골프란 그런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천천히 끝까지 스윙하라.
지금의 스윙과 샷에 당당하지 못하면
빛나는 싱글의 미래와 파100의 실현은 영원히 오지 않는다.
아마추어는 특히 초보와 하수는 어설프기에 매력있는 존재이다.
(8) 끝까지 포기하지 마라
어떤홀에서 오비를 두방 내고 5타째 티샷한 것이 해저드로 들어가 버렸다.
혹은 오비티가 있는 곳에서 오비 한방 내고 오비티에서 4타째 친 것이
심한 훅을 내며 왼쪽 숲으로 들어가 로스트볼이 됐다.
대부분의 백돌이들은 이쯤에서 쪽팔리기도 하고 힘들고 귀찮아져서
그 홀을 포기해 버린다.
대충 이 상황에서 포기하면 결과가 어찌 나올까?
6타째 드롭하고 7온을 노린 샷이 무성의한 포기성 스윙으로 벙커행...
벙커에서 2타만에 온그린해서 투펏으로 홀아웃하고 나니 카운트하기도 복잡하다.
11타로 홀아웃했다. 그나마 투펏으로 홀아웃했으니 망정이지
쓰리펏했다면 12타로 홀아웃한 셈이다.
스코어카드엔 7오버 혹은 8오버로 기록된다.
이런홀이 있으면 100은 못깬다. 무너져도 마지노선이 있는 법이다.
이렇게 험하게 망가지면 아무리 초보라지만 남은 골프에서 다시 집중하기 어렵다.
동반자 보기도 민망하고...
하지만 그 상황에서 정신을 가다듬고 심기일전했다고 생각해 보자.
6타째 드롭하고 일곱번째 샷에 집중하고 정성을 다하여
온그린하거나 적어도 그린에지까지 갔다면
거기서 투펏하거나 칩샷으로 붙여 9타로 홀아웃할 수 있다.
스코어카드엔 5오버로 기록된다.
이 정도라면 아직 꿈을 접지 않을 수 있다.
한 홀에서 포기하느냐 않느냐의 갈림이 2-3타의 차이를 극복하는 법이고
그런 홀이 한 라운드에 서너홀정도 된다면 작게는 6타에서
크게는 무려 12타까지 차이를 보이게 된다.
105 - 111타를 쳐 100을 못깬 여러분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100은 벌써 깨졌다는 계산이다.
100을 깨는게 당면목표인 골퍼에게 제일 중요한 건
티샷도 아이언샷도 아니고 어쩌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인지도 모른다.
(9)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라
나는 백돌이다. 그래서 뭐?
파100이 목표인 골퍼답게 소박하게 친다.
동반한 고수가 18홀 내내 티샷을 250야드씩 정확하게 때려대는 건
지금 상황에선 흉내낼 수도 또 부러워 할 대상도 아니다.
내가 100을 깨기위한 골프를 해야한다.
때로 동반한 고수의 플레이가 화려하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내 갈길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잊지마라.
어떻든 100을 깨야 90으로 80으로 가는 길이 보이는 법이다.
누구나 거치는 통과의례라고 생각하라.
100을 깨려는 골프와 90혹은 80을 깨려는 골프는 다르다.
그걸 인정하지 않으면 100은 영원히 깰 수 없을지도 모른다.
(10) 스코어로 100을 깨지 마라
스코어로 100을 깨지 말고 스윙으로 100을 깨야 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점수상으로 100을 깨기위해 전전긍긍하면
오히려 깨기 힘든게 100의 벽이고 설사 그 벽을 무너뜨렸다 해도
곧 다시 백돌이로 원위치하게 되는 법이다.
점수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좋은 스윙으로 100을 깨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번 홀에서 더블보기이상 하면 안되는데...라는 생각은 100을 깨는데
부정적으로 작용할 뿐이다.
점수에 집착하지 말고 스윙에 집착하라.
점수에 집착하면 스윙이 조잡해 지지만
스윙에 집착하면 점수는 시원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