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꼭 한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복이 참 많으신 분이네요. 천운을 타고 나셨어요" 라고 누군가 내게 다가와 다정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한다. 누군가 싶어 얼른 바라보니 작달막한 남자 하나와 꺽대같이 키 큰 남자 하나가 서있다.  "하하하. 내가 복이 많게 생겼어요? 천운이 뭐예요?"그러니 옳다커니 싶었는지 키가 큰 남자가 우산을 쫙 펼치더니 나에게 씌워주고는 내 오른편에 붙어서 임금님 꼬봉처럼 쫄쫄 따라온다.작달막한 남자는 내 왼편에 서서 계속 쉼없이 지껄여댄다.  "온 집안의 기둥이시네요. 어디가나 꼭 리더가 되시는 분이예요. 지금 뭐하세요?""놀아요" "네에?? 아니 그럴리가 절대 없는데! 노실 분이 아닌데!""하하. 정말요? 실은 교직에 있다 몇년전에 명퇴했습니다" "그렇죠. 그래요. 당연히 그럴거예요. 그런데 참 외롭겠어요. 겉으론 밝고 멋지고 항상 웃는 얼굴인데실상 본인은 너무 힘들고 외롭고 아픈데도 옆에있는 그 누구도 알아주질 못해요" "하하. 어머나! 어쩜 좋아? 어떻게 그런 걸 알아요?" "저희는 그냥 다 느껴져요. 기운으로요" "아. 그러시구나.  근데 제가 지금 좀 경황도 없고 바쁜데. 뭐하시는 분들이세요?  그게 궁금해요"  "마음공부하는 사람들 입니다"  "와~정말요. 아. 그러시구나. 멋지네요"  "근데 저한테 왜 이런 이야기를 하세요?" "중요한 분이라서요"  "네에~ 제가 좀 중요하긴 해요 ㅎㅎㅎ" 계속 걸으면서 나는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한마디씩 응수를 했다.  "천운은 하늘이 내린 운이죠. 아무나 타고날 수 없는 거예요. 천운을 타고나 맑고 밝은 분이시네요 굉장한 좋은 기운이 느껴져요. 집안의 아주 중요한 분이세요. 모든 집안일을 다 떠안고 끌고 가야하는 분이세요. 힘들겠지만 타고나길 그렇게 타고 나셨어요"  "아. 그렇군요. 근데 제가 진짜 지금 좀 바빠요. 은행일도 남았고. 어떻하죠. 제가 가봐야할 것같아요"  "덕 쌓으신가고 생각하시고 저희에게 차 한잔 대접해주세요"  "아. 차 한잔 대접해드리면 되는 건가요?" "네. 그리고 잠깐 한 십분만이라도 이야기 들어주시면 되요" "아이구 이를 어쩌나. 저는 저 건물로 들어가야되는데"  "차 아니라 음료라도 괜찮으니 잠깐만" 하며 포스코센터안까지 따라들어온다.  "아이구. 이를 어째. 우산까지 씌워 주셔서 그냥 가시라 말씀도 못드리겠고...좋습니다. 그럼 잠깐 차 한잔 합시다. 도대체 어디 소속이고 왜 이런 공부를 하시는지 참 궁금하네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서 커피숍을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바로 앞에 햄버거 가게가 보인다. 그러자 그들은 저곳으로 가자고 한다. 그럽시다하고 들어가서 덜렁 음료만 주문하기 그래서 혹시 점심들은 드셨어요? 했더니아니란다. 아이고 시간이 지금 네시가 다되어 가는데..  아직이라니.. 그럼 햄버거라도 함께 드세요. 하며 셋트메뉴를 주문하겠다고 했다.줄서서 기다리는데 멀때같이 키 큰 남자가 다시 다가오더니" 불고기 세트로 해주세요"한다. "네에~ 그걸로 주문해서 갈께요~"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와서 앉으니 감동스런 표정으로 "잘 베푸시는 분인가봐요?"한다. "하하. 뭐 그렇죠. 근데 진짜 어디서 나오신 분들이예요?" "선방에 있습니다. 저희 선방은 건대입구에 있구요. 본사는 지리산에 있습니다" "아. 그러시구나. 이렇게 마음 공부하시고 이런 일 하러 다니시기 쉽지 않을텐데..." "다 업이죠. 우리가 살아가는 그 자체가 다 업입니다. 직장인들은 직 업이라고 하잖아요.  학생들도 업을 지어 학원이라고 하구요" "아.. 그렇네요"   "꿈 잘 꾸세요?" "아니요. 꿈이라고는 일체 꾸지 않아요" "여자분인데도 포부가 커요. 그런데 평생 고비수예요. 편할 날이 없어요" "아이쿠. 그런가요.. 음식 나왔네요.. 따뜻할때 얼른들 드세요. 식으면 맛없어요" "녜.. 감사합니다. 먹으면서 말씀 드리기가 그래요. 얼른 말씀 드리고 먹을께요" "네.. 그럼 저는 먼저 먹을께요" 하며 내 햄버거를 냠냠 먹으며 그들의 이야기에 신기해서 정말 주의깊게 귀를 기울였다. 하하하~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다. 그중 그들 이야기의 마지막 종착지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다.  "집안에 하늘나라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중천에 떠도는 조상들그 음기가 자손들에게 영향을 많이 줘요여기가 고통 스러우니까 도와달라고 하는 신호예요. 자손을 힘들게 할려고 하는 게 아니라 도와달라고 고향으로 갈 수 있게 하늘의 천문 옥주문을 열어달라고 꿈으로 보이거나 아니면 주변사람들을 괴롭히거나 아프게 만드는 거예요그래서 문을 열어주셔야 되요 미워서 그런게 아니라 열쇠를 가지고 있기때문에 어머니가 해드려야하는 일이예요커다란 한지에 하늘의 문을 열어주기 위해녹명지에 어머니의 생년월이랑 이름써서 하늘에 신고를 하는 거예요" "아.. 그래요... 그러나 저는 그런 거 안 믿는데..." "안믿으니까 할 수 있는 거예요. 믿는 사람은 할 수 없어요. 그 사람들은 열쇠가 없어요"  "손한번 봐요 헉! 이 거 점이잖아요 이거 조상들이 점 찍어 둔거예요"  "아.. 오늘 이야기의 요지가 그건가요? 그렇군요... 그럼 저는 별관심이 없어요. 그리고 정 서운해 하시니 명함을 줘보세요. 제가 지금은 바쁘고 하니 집에가서 천천히 알아볼께요" "아니예요. 오늘이 바로 기일이예요. 오늘이 꼭 이 문제를 해결해 주셔야 할 때인거예요. 잠시만 앉아보세요" "엥;.. 명함 주시라는데 왜 안 주시지... 주세요~ 에이 그럼  자꾸 안 주시고..  그러니 저는 그럼 은행일 때문에 시간이 다되가서 일어나야 할것 같아요.. 빨리 음식드시고.. 안녕히 가세요"하며 어깨 쫙 편 채 총총히 걸어서 나왔다.    <아흐, 재밌어!인생이 왜이리 재밌냐!저런 분들 이야기만 들어봤지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지라 정말 꼭 한번 만나보고 싶었는데...재밌게도 난생 처음 이런 경험을!하게되었다. 김군에게 이 이야기했다가 알지도 모르는 낯선 사람들에게 무섭게 무슨 짓을 하고 다니냐고 혼 났지만  난 뭐든 새로운 거 경험하고 나면 이렇게 너무 너무 즐겁더라.. 그런데 진짜 손바닥에 점이 있으면 조상님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점 찍어 둔건가??? ㅎㅎㅎ 손바닥에 점이 여러개인 사람은 조상님들이 억수로 강조 하셨나보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