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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시인의 파라다이스 원문보기 글쓴이: 영변약산
살아있네~~!! 먹어나 봤나? 들어는 봤겠지? 부산(釜山) 별미여행(別味旅行)
▲부산항 야경
◈ 펄떡이는 봄의 숨결 부산 대변항 멸치
봄철 멸치는 맛있다. 살이 오르고 기름진 멸치가 펄떡이는 곳, 부산 기장군 대변항. 잡히자마자 금방 수명을 다하는 성질 급한 멸치는 산지에서 먹어야 제 맛이다.
멸치회, 멸치무침, 멸치찌개가 봄 입맛을 살려준다.
봄날, 멸치를 만난다. 그간 항상 보아오던 멸치는 빼빼 마른 몸통으로 프라이팬에 볶여져 나온 볶음멸치. 운이 좋으면 꽈리고추와 함께였던 마른반찬의 그 멸치였다.
그러나 부산 기장군 기장읍 대변리 대변항에선, 어른 손가락 굵기만한 싱싱한 생멸치와 대면할 수 있다. 매년 멸치축제를 열만큼 기장군에선 멸치가 특산물이다.
멸치의 고장답게 산지에서 먹는 멸치음식은 봄철 나른한 입맛을 돋워주기에 충분하다.
기름지고 고소한 멸치회, 새콤달콤 야채와 버무린 멸치회무침, 시래기와 육수로 얼큰한 맛을 낸 생멸치찌개까지, 멸치의 삼색삼미를 맛본다.
○ 싱싱한 봄을 맛보다…멸치회․ 생멸치찌개 등
멸치를 회로 뜨다니…. 자그마한 몸통에서 발라낼 살점이 얼마나 될까싶었다. 맛은 비리지 않을까하는 자잘한 걱정들이 이어졌지만,
대변항에 도착해 멸치회 한 점을 입에 넣자 그 모든 건 기우였을 뿐. 그간 횟감으로 사랑받아온 광어, 우럭, 놀래미 등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멸치회는 여린 갈색빛을 띠는데, 입에 넣으니 상상했던 것보다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진다. 일반 회와는 달리 기름진 듯한 고소한 맛이 나기도 한다.
“어떤 생선이든지, 마르면 맛이 덜해요. 살이 통통하게 올라야 씹는 맛이 있거든요. 멸치는 봄이 가장 물이 좋죠.
우리는 봄멸치를 참멸치라고도 해요. 알도 배고, 살이 찌고 기름져서 제일 맛있거든요. 멸치는 기름기가 많을수록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감칠맛이 나고 맛이 진해서 좋아요.”
대변항에서 2대째 가업을 이어온 죽도횟집 윤재홍사장은 멸치의 맛은 봄이 가장 좋다며 이 맘때 쯤에는 도다리도 맛 볼만하다고 귀띰한다.
봄이 제철인 멸치를 각종 야채와 갖은 양념으로 새콤달콤 버무려 낸 멸치회무침. 봄 입맛을 돋우어 준다.
멸치는 3월부터 5월까지 맛의 절정을 이루며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 먹을만한다. 봄 멸치가 부드럽고 기름기 많고 크기가 좀 작은데 비해, 가을 멸치는 좀더 굵고 뻣뻣해서 회보다는 구이로 먹는 게 더 좋다는 게 윤 사장의 조언. 멸치회는 보통 초장을 찍어 먹는다.
하지만 종종 식성에 따라 상추, 깻잎 등의 야채와 함께 쌈장을 찍어 싸 먹어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멸치회를 드시는 방법은 각양각색이에요.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인의 식성에 따라 가장 맛있는 방법을 찾는거죠. 옛 어르신들은 멸치를 손질한 후에 막걸리에 헹궈서 드시기도 했어요. 그러면 탈이 안난다고…. 예전엔 냉장시설이 지금만 못하잖아요.
지금은 냉장시설이 좋아졌는데도 어르신들은 아직도 멸치회 드실 때 막걸리에 헹궈 드시거든요.”
멸치회만큼이나 입맛을 당기는 게 있다. 바로 생멸치찌개. 멸치라는 것이 우리의 식탁에서는 대부분 마른멸치로 육수를 내는 데에 많이 쓰여 왔다.
그런데 싱싱한 생멸치를 손질해 얼큰하게 끓여내니, 여느 생선찌개 보다 고소하고 깊은 맛이 난다. 멸치찌개가 입에 착 감기는 맛을 내는 것은 시래기. 멸치찌개에는 육수와 손질한 멸치,
그리고 시래기를 넣고 갖은 양념을 넣고 끓이는데, 시래기는 바닥에 깔고 끓이는 게 좋다.
국물을 자작하게 넣고 끓이면 마치 고등어조림과 비슷한 맛이 나는데 이를 상추나 깻잎 위에 얹어 쌈을 싸 먹어도 맛있다. 국물을 즐기고 싶다면 육수를 넉넉하게 넣어 끓여 내면 시원하다.
○ 멸치젓갈의 고장 대변항 부산 기장군은 우리나라 멸치 생산량의 7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멸치가 특산물화 되어있다. 그래서 ‘기장멸치’라는 것이 고유명사처럼 되어버린 지 오래다.
특히 봄철 기장멸치는 유명하다. 매년 멸치축제를 열고 있어서 생멸치의 맛을 아는 사람은 외지에서도 먼 발걸음을 할 정도. 대변에는 멸치들이 살기에 제격이다.
수심 200m의 대륙붕에 떼 지어 서식하는 멸치들은 청정해역인 이 곳에서 산란을 한다.
멸치의 수명은 1년. 봄에 산란을 하고 여름에 죽는다. 산란기인 4, 5월에는 멸치가 살이 통통하게 올라 유난히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대변항의 멸치잡이는 봄인 3월부터 5월까지 한 차례와, 가을인 9월에서 11월 사이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가을 멸치보다는 봄 멸치가 맛 좋기로 유명하다. 산란기에는 멸치의 크기가 어른 손가락 굵기로 자라나는데 유독 봄 멸치가 연하고 부드러워 인기가 좋다.
멸치잡이가 한창일 때는 대변항이 온통 멸치천국이다. 멸치를 잡아온 멸치배가 항구에 들어와서는 멸치를 그물에서 터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봄이 되면 대변항에는 멸치가 넘쳐나고 바다내음과 멸치내음이 섞여 싱싱한 바다풍경을 연출한다.
어부들이 힘을 모아 그물을 털어낼 때마다 하늘로 튀어 오르며 춤을 추는 듯한 멸치들. 대변항에서 멸치회, 멸치찌개, 멸치회무침 등을 맛보았다면 이젠 멸치젓갈 만드는 곳을 찾을 차례다.
대변항 주변에는 횟집들이 많은데 이 곳은 멸치뿐만 아니라 붕장어로도 유명하기 때문이다. 횟집에서 해산물을 맛보았다면 대변항 쪽으로 나가보자.
멸치잡이가 한 창일 때 이 곳엔 즉석에서 멸치젓갈을 담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죽 늘어선 천막들, 그 곳에서 어촌 아낙네들이 멸치젓갈을 담는다.
그리 크지 않은 작은 항구마을, 대변항에는 빨간 등대와 고깃배들이 정박해 있어 평화로움을 느끼게 한다.
너른 판에서 생멸치를 와르르 쏟아놓고는 그 위에 굵은 소금을 바가지로 몇 차례 뿌린다. 그 후엔 재빠르고도 힘 있는 손놀림으로 멸치들과 소금을 버무려낸다.
그리고는 비닐에 담아 꽁꽁싸서 통에 담는다. 곁을 보니 전국 각지의 지명들이 멸치젓갈 통에 적혀 있다. 이 곳에서 만들어내는 멸치젓갈이 전국으로 배송되는 것이다.
멸치를 산지에서 직접 사기 위해 찾은 사람들, 멸치회를 맛보러 왔다가 나들이 삼아 둘러보는 사람들이 대변항에 그득하다.
바다내음과 멀리 보이는 빨간 등대. 바구니, 바구니 그득한 멸치들. 대변항에선 왠지 펄떡이는 봄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하다.
◈ 부산 동래구 동래 할매파전
조선시대 동래 부사가 임금님께 진상했다는 동래의 전통 향토음식인 동래파전의 맛을 4대째 이어오고 있는 집이다.
지금은 손부(김정희 씨)가 대를 이어가고 있으며 할머니가 하실 때는 제일식당이라는 상호에서 시작하였다.
동래파전은 구수한 맛국물에 찹쌀가루와 멥쌀가루를 섞어 반죽하고 각종 해물과 쇠고기가 향긋한 파와 어우러져 연하고 부드러우면서 달짝지근한 맛을 낸다.
※ 부산민속음식점 1호 지정
◈요것 안 먹으면 섭섭해!!
남포동 별미 부산어묵
날씨가 쌀쌀한 계절엔 따끈한 어묵이 제 맛입니다. 날씨가 풀려서 한동안 먹지 않아서 그런 지 다시 먹고 싶어서 쫀득한 맛이 좋은 부산 어묵을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쫀득한 어묵을 다시 맛보니 앂는 맛에 어묵의 맛이 첨가되니 어묵 한 그릇으로 한가득 끓어 맛있게 어묵을 먹었습니다. 실내 날씨가 더운 날에도 추운 날과는 다른 맛이 느껴집니다.
쌀쌀한 날씨에 따끈한 국물이 입에 짝 붙어 입안이 행복해지는 맛과는 다릅니다. 어묵 3키로 짜리 3 덩어리를 구매하였습니다.
한 덩어리만 나두고 나머지 2 덩어리는 나중에 먹으려고 냉동실에 얼려 두었습니다. 역시 부산어묵이라 쫀쫀한 것이 씹는 맛이 최고입니다.
날씨가 더워져서 배송 걱정을 했는데 별 탈없이 무사히 배달되었습니다. 아이스박스와 냉매제의 효과가 있었습니다. 또한, 배송이 신속하여 신선도가 유지된 것으로 보입니다.
냉장고 저장공간을 걱정할 염려없이 빠른 시간에 없어질 전망입니다. 단백질이라 몇개를 먹으면 속이 든든해집니다. 야식으로 간단히 어묵만 먹어도 되고 더 출출하면 라면에 넣어 먹어도 됩니다.
◈ 부산별미 삼총사
1. 부산 밀면 매콤달콤 부산 밀면 한 젓가락…겨울에도 입이 달다. 부산에 가는 이유는 단 하나, ‘밀면’이 먹고 싶어서였다.
고향이 부산인 사람들은 공감할만한 대목이다. 부산이 아니면 밀면 속 진미가 잘 살아나지 않기 때문.
부산밀면은 6·25전쟁과 관련이 깊은 향토음식이다. 이에 관한 설이 매우 다양하다.
전쟁으로 부산에 몰린 피란민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설과 진주의 밀국수가 부산에서 ‘밀면’이라는 이름으로 정착했다는 설 등 그 외에도 다양한 유래가 전해진다.
또한 밀면의 명칭을 두고, 밀로 만들어서 밀면, 손으로 밀어서 만드니 밀면이라는 등… 재미있는 음식임은 분명하다.
밀면이 부산에서 태어난 것에는 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두고 이견이 갈린다. 대체로 6·25 전쟁 당시 밀면이 퍼졌다는 것이 밀면집 주인장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부산에 모인 피란민 중 일부 사람이 고향의 향수를 달래고자 냉면을 만들려 시도했지만, 메밀, 전분 등 주재료를 구하기 어려워 당시 원조물품으로 대량 들어온 밀가루를 사용해 만든 것이 밀면 유래의 통설이다.
또 다른 설은 ‘진주 밀국수'가 부산에서 밀면이 됐다는 이야기다. 진주에서는 멸치로 육수를 내 밀가루 면을 넣어 시원하게 먹었다. 경상남도 도청이 진주에서 부산으로 이전한 후부터 진주 밀국수가 부산에서 밀면으로 정착했다는 것이다.
이 설은 음식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것으로 유력한 부산 밀면의 유래라고 한다. 딱 꼬집어 밀면의 유래를 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직접 맛보고 현장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이 우선이겠다.
부산을 제외하고 어디서도 찾기 어렵던 밀면이 골목 어귀, 도로변 상점가에 두루 분포해 있다. 눈에 띄는 것이 원조다.
부산하면 유명한 돼지국밥을 포함해 밀면까지 ‘원조’를 가지고 전쟁 아닌 전쟁인 듯하다. 사람들이 몰리는 재래시장이나 역세권에는 이 같은 상황이 더욱 치열하다.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이다. 단골이 많은 집에 가는 게 좋겠다.
부산에 사는 지인의 추천을 받아 초량밀면, 개금밀면, 가야밀면 3곳의 위치를 입수. 각 집마다 두터운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집집이 내려온 비법이 다르고, 육수와 면 등 그 재료구성이 제각각이다. 그래서 부산시민은 자기 입맛에 맞는 밀면집을 정해 다닌다.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로 승승장구하는 그곳으로 가보자.
초겨울 한파가 부산에서도 기승이다. 첫 영하권 기온에 사람들 옷매무새가 빈틈없다. 여름에는 줄 서서 먹는 밀면이라지만 지금 밀면집이 너무 썰렁해 문을 닫은 곳은 없을까 심히 우려된다.
하지만 막상 그곳은 붐비지 않지만 밀면을 맛있게 먹는 사람들의 “후르릅”이 끊이질 않았다.
※ 할매가야밀면, 옥수수 들어가 부드러워
패션과 뷰티 관련 매장이 즐비한 부산 광복로 번화가, 여기 어디에 밀면으로 유명한 할매가야밀면이 있다.
약도를 들고 좁은 골목길로 접어드니, 20년 전 분위기를 풍긴다.
눈에 잘 띄지 않는 한켠에 노란색 간판의 ‘할매가야밀면’을 찾을 수 있다.
이름 그대로 부산을 대표하는 가야식 밀면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1974년에 개업해 지금은 2대째 이어져 내려온 맛집이다. 할매가야밀면은 옥수수가루를 사용한 면이 다른 곳과 차별화된다.
그래서 좀 더 부드럽고, 야들야들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밀면은 냉면에 기저를 두고 있는 음식이지만 식감에 있어서 냉면의 그것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독특함이 있다.
일단 냉면처럼 가위로 미리 자를 필요가 없다. 쫄깃하지만 잘 끊어지는 면발은 두툼함과 부드러움까지 겸비했다.
몇 번 씹지도 않았는데 입안이 몰래 비워진 느낌이다. 육수는 돼지뼈와 소뼈 그리고 야채와 한약재를 넣어 12시간 이상 끓여낸다고 한다.
한약재를 넣었음에도 육수가 탁하지 않다. 오히려 노란빛이 다른 곳에 비해 두드러지는 맑은 육수다.
“늦봄부터 여름 그리고 초가을까지 식사시간 외에도 사람들이 너무 붐비니까 정신없다. 오히려 겨울이 밀면을 제대로 맛보기에는 좋은 계절”
한 테이블이 비면, 곧이어 손님이 들어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착착 맞는다. 주인장의 말처럼 붐비지 않아 오히려 여유 있게 먹을 수 있어서 좋겠다.
그리고 겨울이다 보니 살얼음이 들어 있는 물밀면보다 비빔밀면에 온육수를 같이 먹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돼지뼈를 사용하는 가야식이 있다면 닭을 사용하는 육수의 개금식도 있다. 개금동 재래시장의 근방에서 만날 수 있다.
자칫하면 지나치기 쉬운 골목길 안쪽으로‘ 개금밀면 간판이 보인다. 꼭꼭 숨은 맛집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개금밀면은 1966년에 창업해 지금까지 수많은 단골이 형성, 많은 유명인이 찾아, 입소문이 퍼진 집이다. 메뉴에는 물밀면, 비빔밀면 딱 두 가지뿐이다.
여기 밀면 고명에는 손수 찣은 삶은 돼지고기가 푸짐하게 얹혔다. 밀면은 냉면과 같이 오방색을 갖춘 음식이다. 오이는 녹색, 무는 흰색, 편육은 검은색, 달걀은 황색, 양념은 적색 등 눈이 즐겁고 영양이 고루 담긴 무시 못 할 음식인 셈이다.
양념을 섞기 전 육수를 한 모금 마셔보니, 잡내가 전혀 없고 은근한 한약재 냄새가 도는 것이 구수함도 진하다. 양념도 다른 곳에 비해 양이 적은 편이라 육수의 구수함이 잘 살았다.
그리고 비빔밀면은 미리 비벼져서 나오는데, 은근 편하다. 비비다가 옷에 빨간 양념이 튀기면 먹기도 전에 기분이 팍 상한다. 이 같은 사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것도 개금밀면의 배려가 아닐까.
밀면의 면은 대부분은 밀가루를 기본으로 옅은 노란색을 띤다. 집마다 첨가하는 재료, 반죽, 삶는 법, 헹구는 법이 다르므로 그 식감은 천차만별. 맛있는 밀면으로 유명한 집은 그 나름의 비법을 가지고 있다.
며느리도 모르는 그 비법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친절한 주인장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 초량밀면, 환상의 짝꿍 ‘만두+밀면’
부산역과 초량동역 사이에 또 다른 밀면 맛집 초량밀면이 있다. 부산역 분수대 광장으로 나와, 오른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찾을 수 있다. 초량밀면은 돼지뼈로 육수를 내는 가야식이다.
밀면의 육수는 대부분 노랗거나 갈색빛을 띄는데, 한약재를 많이 쓸수록 갈색빛이 진하다고 한다. 그래서 한약재를 잘 다루는 것이 잡내를 없애면서 음식 본연의 맛을 살리는 조리의 관건이다.
실내를 살펴보니, 식탁 위 풍경이 조금 다르다. 만두가 꼭 끼었고 온육수가 담긴 주전자가 따로 나온다. 이 주전자 속 온육수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상당하다. 진국인데다 밀면과 궁합이 제대로라는 평이다. 그래서 초량밀면을 찾으면 주전자 두통은 기본이라는 후문이 나돌 정도.
만두 또한 후한 점수를 받는 초량밀면의 효자메뉴다. 만두만 포장 주문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는데, 그 맛이 궁금해 만두를 시켰다.
얇은 피와 속이 꽉 찬 만두 6개가 3,500원, 저렴하기까지 하다. 만두를 반으로 갈라 간장을 살짝 묻혀 바로 입으로 투하, 속물 잘 갈아 녹는 것처럼 찰지다.
이 뜨거운 전쟁통에 시원한 밀면 국물 한 모금 투하, 깔끔하게 종전이다.
매콤달콤한 국물과 만두의 궁합은 직접 먹어보시라. 따로 표현하기가 어려운 별미다.
이번 밀면 기행의 마침표는 여기 초량밀면에서 찍는 것이 최선이리라.
「고려사」 내용 중 “절간에서 국수를 팔았다”는 문구가 있다. 우리나라 국수의 상품화는 꽤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비단 밀면뿐만 아니라 막국수, 칼국수 등 수많은 면음식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겼고 전국 곳곳에 그 맛있는 기행이 가능하다.
이번 주말에 꼭꼭 숨은 맛집을 찾는 즐거움과 희열이 담긴 한 젓가락 여행 어떨까.
2. 돼지국밥
그 옛날부터 몸보신용 돼지국밥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점심으로 먹은 음식이 돼지국밥이었는데 아직까지도 그 맛을 잊지 못한다.
서울에서는 돼지국밥집이 몇 없어서 항상 이 맛이 생각날때는 순대국집을 찾아갔었는데 드디어 부산 돼지국밥을 떠올리게 하는 맛집을 발견했다.
돼지국밥집이니만큼 돼지국밥(7,000)원을 주문하고 기다리니 간단하게 메뉴가 세팅된다.
참고로 이 집은 내장국밥 8,000원,수육백반 8,000원 등 기사식당이니만큼 혼자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이 있다.
점심시간에는 직장인들보다는 택시기사들로 가게가 가득 메워지는데 이에 따라 주문을 하고 바로 나오기보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있어야 주문한 메뉴가 나온다.
기다린 시간만큼이나 보글보글 잘 끓여져 나온 돼지국밥 특이한 것은 밥이 흰쌀밥이 아닌, 현미밥이라는 점이다.
딱히 현미밥이라고 돼지국밥 맛의 차이는 없겠지만 그래도 항상 국밥에는 흰쌀밥이라는 개념이 박혀있는 사람에게는 신선했다.
사진처럼 실제로 이곳 돼지국밥은 뽀얗고 맑다. 매운 것을 잘 즐기지 못하는 필자는 다대기가 들어 있지 않는 순수 하얀 국밥을 좋아한다.
순대국처럼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다대기를 따로 넣어서 돼지국밥을 즐겨도 된다.
국물의 첫 느낌은 적당하게 우려낸 국물맛이다. 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맹탕도 아니다.
하지만 계속 돼지고기와 함께 먹다 보면 국물의 맛이 점점 더 담백해지고 진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 때 느낀 바는 국물을 처음부터 너무 진하게 우려냈으면 너무 느끼한 돼지국밥이 될 뻔했다는 점이다.
고기는 기대 이상으로 부드럽고 맛있어으며, 개인적으로 된장을 묻힌 양파와 함께 먹는 것이 최고의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의 부산돼지국밥을 먹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지 즉, 부산에서 돼지국밥을 먹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이 정도의 돼지국밥을 먹을 수 있다는 점에 월강 부산 돼지국밥집을 적극 추천한다.
3. 부산이 만들어 낸 최고의 별미, 짚불 곰장어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몰라예!! 곰장어로 널리 통용되는 먹장어는 재밌는 물고기다. 몸이 길어 장어 축에 끼긴 하지만, 턱뼈가 없고,
둥글게 생긴 빠는 입을 가지고 있어 척추동물 가운데 가장 하등한 생물로 알려져 있다.
먹장어라는 이름은 눈이 퇴화되어 ‘눈 먼 장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빨판처럼 생긴 둥근 입으로 사체의 유기물을 먹고 살아 '바다의 청소부'라 부르기도 한다.
통발 안에 미끼를 던져두면 어김없이 걸려들어 ‘꼼수에 잘 걸려드는 장어라 하여 꼼장어, 죽은 줄 알고 건드렸는데 ‘꼼지락 꼼지락 움직인다.하여 곰장어라 불렀다 한다.
먹장어는 부산을 대표하는 별미이자 건강식으로 오래 전부터 사랑받아 왔다.
부산 해운대에서 조금 벗어나면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다. 곰장어 요리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짚불 곰장어로 유명한 7곳의 짚불 곰장어 집이 모여 있다.
기장곰장어 김영근 사장은 1970년대 중반에 짚불곰장어를 메뉴로 식당을 냈고, 곰장어로 경상도 향토음식분야 대한명인이 되었다.
원래 곰장어는 눈도 없고, 생긴 것도 뱀처럼 길어 잡히는 족족 다시 바다로 버려졌던 물고기였다. 한데 그렇게 천대받던 곰장어의 신세가 하루아침에 뒤바뀌었다.
150년 전 큰 가뭄이 들어 궁핍한 생활이 이어지자 논에서 볏짚 위에 불을 놓고 곰장어를 던져 구워 먹으며 주린 배를 채웠던 것이다.
불 속에서 온 몸을 불살랐던 곰장어가 바로 짚불곰장어의 시초다. 한국전쟁 당시 송정초등학교에 피난민들이 모여 있었는데,
피난민들은 허기를 채워주기 위해 짚불곰장어를 구워 먹이기도 했다고 한다. 곰장어는 버려지던 물고기에서 민초들의 배고픔을 달래줬던 고마운 존재로 인생역전을 한 셈이다.
지금은 볏짚 위에 불을 놓아 곰장어를 구워먹던 전통적인 방식대신 석쇠를 이용해 곰장어를 구워낸다.
볏짚을 태워 구워 먹던 시절에는 곰장어가 쉽게 타버려 반은 먹고, 반은 버렸다고 한다. 먹지 못하고 버려지는 곰장어를 위한 고육지책이기도 하지만 볏짚 구하기가 쉽지 않은 탓도 있다.
다만 볏짚을 이용하는 건 변함이 없다. 볏짚은 곰장어를 제대로 굽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 때문이다.
짚불곰장어에는 크기 25cm 내외의 2~3년생 곰장어를 사용한다. 곰장어가 너무 크면 짚불 속에서 제대로 익지 않기 때문이다.
석쇠 위에 오른 곰장어는 초벌, 재벌작업을 거쳐 비로소 짚불곰장어로 태어난다.
볏짚을 태우면 순간온도가 1,100℃까지 올라가는데, 이렇게 순식간에 타오르는 볏짚의 강한 열기를 사용해야 검게 타는 껍질과 달리 곰장어의 속살이 먹기 좋을 정도로 구워진다.
구워진 곰장어는 머리와 꼬리를 양쪽에서 잡고 당기면 껍질이 쉽게 벗겨지고,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과 함께 하얗고 탱글탱글한 속살이 모습을 드러낸다. 짚불곰장어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기름장에 찍어 먹는 맛도 일품이다.
기장곰장어는 짚불구이, 소금구이, 생솔잎구이, 삶은곰장어, 양념구이, 통구이 등 다양한 메뉴가 있다.
생솔잎구이는 짚불에 곰장어를 구울 때 솔잎 성분이 곰장어에 잘 스며들도록 솔잎을 깔고 같이 구워내는데, 특허까지 받은 웰빙곰장어다. 곰장어는 1kg 기준 42,000원으로 2-3명이 먹을 정도의 양이다.
기장의 짚불곰장어와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곰장어는 해운대 재래시장과 자갈치시장의 산곰장어다.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해운대 재래시장 내에는 모두 6곳의 산곰장어 집이 성업 중이다.
해운대 재래시장은 해운대 구청 앞쪽으로 250m 정도 길게 이어진 개방형 시장이다.
같은 크기의 간판이 일렬로 나란히 걸려 있어 차분한 느낌이 든다. 해운대 재래시장은 해운대의 거대한 도시 속에 갇혀 있는 듯 하지만, 젊음과 활기가 넘쳐나는 곳이기도 하다.
▲해운대 재래시장의 전경
산곰장어 집 앞에 세워둔 수족관은 싱싱한 곰장어들로 가득 하다. 재래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이름난 기장 산곰장어는 30년이 훨씬 넘었다.
곰장어를 철사에 꿰어 연탄불로 구워 먹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곰장어를 손질한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불판에 낸다.
손님이 가게로 들어서면 수족관의 곰장어들은 어김없이 플라스틱 통에 실려 아낌없이 안주가 된다. 곰장어를 안주삼아 식탁 여기저기서 이야기꽃이 피어난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 문득 '곰장어에 소주 한 잔 할까'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해운대 재래시장의 산곰장어의 대표 메뉴로는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통구이가 있다. 특히 소금구이와 양념구이는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
해운대 재래시장에서 해운대 해변은 지척이다. 해운대 해변 산책과 함께 달맞이길은 빼놓을 수 없는 해운대의 명소다. 해운대해변에서 송정해변으로 넘어가는 와우산 중턱길로 멋진 드라이브코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길이 15번 이상 굽어진다 하여 '15곡도'로 불리는 달맞이길에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카페, 레스토랑, 갤러리 등이 밀집해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해운대 해수욕장 야경
달맞이길 주변에는 새롭게 떠오르는 명소가 있다. 근래에 조성된 문탠로드다. 선탠이 햇볕으로 몸을 태우는 것이라면 문탠은 은은한 달빛을 받으며 마음을 달래는 것.
총 2.5km 구간에 달빛꽃잠길, 달빛가온길, 달빛바투길, 달빛함께길, 달빛만남길 등 각각의 코스마다 의미 있는 이름이 붙어있다.
울창한 송림 사이로 난 이들 길은 ‘달빛함께길’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오르막 없이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조성되었다.
송림사이로 간간이 내려쬐는 빛과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바다 풍광은 무척이나 운치가 있다. 문탠로드와 함께 삼포해안길도 걸어볼만 하다.
삼포는 해운대 도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한적한 포구로 미포, 청사포, 구덕포를 말한다. 삼포해안길은 세 포구를 이어주는 길로 문탠로드의 일부구간과 겹치며, 거리는 총 4.8km에 이른다.
▲광안대교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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