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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제2회 “민초 해외문학상” 심사평 및 수상소감
제2회 “민초 해외문학상” 심사평 임헌영(심사팀대표)
자연과 역사가 만나는 서정시 1. 조룡남의 시세계 1935년 훈춘에서 출생한 조룡남(趙龍男)은 16세 때 처녀작을 발표한 조숙한 시인으로 연변사범학교를 졸업, 교직에 있었으나 1957년 대격변의 시기에 20여 년 동안 추방생활을 겪은 역사적인 수난 받은 지식인이었다. 이 고난의 아픔을 그는 이렇게 노래한다. “무엇을 숨기랴, 나는 불행하였다. / 그러나 나는 원래 / 행복한 돼지보다 / 불행한 소크라테스를 더 숭상한 사람. // 그 불행이 바로 나를 / 인간으로 만들었고 / 그 불행이 바로 나를 / 시인으로 만들었다.”(<나의 불행을 두고>). 1978년 복권 이후 그는 연변인민출판사 문예편집.중국작가협회회원. 연변작가협회 부주석, 연변자치주정협 상무위원 등을 역임, 시집《그 언덕에 묻고 온 이름》, 《그리며 사는 마음》 외에 수필, 실화, 아동문학, 번역 등 많은 작품을 발표, 중국작가협회연변분회 문학상, 연변자치주인민정부 우수작가상, 길림성인민정부 장백산문예상, 전국소수민족문학상,한국 미래문학 해외동포문학상(2006) 등을 수상했다. 2002년《반딧불》창작 50주년을 기념하여 모교 연변대학 사범분원 교정에 반딧불비가 세워졌고 2004년 룡정시 비암산 일송정에 시인의 “비암산 진달래”시비가 건립되기도 했다. 조룡남 시인에게는 “시를 쓴다는 것은 / 사는 한 가지 방식”으로, “고달픈 이 세상에 / 작은 위안”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시의 신성한 사명은 / 세계의 화해에 있다 / 심령의 융합에 있다”(<시의 사변>)고 그는 주장한다. 왜 시를 쓰느냐는 물음에 이 시인은 이렇게 답한다. “인간의 가슴에서 눈물의 샘이 / 마르지 않으리라 믿기에 / 나는 시를 쓴다 / 생활의 터전에서 사랑의 불길이 / 꺼지지 않으리라 믿기에 / 나는 시를 쓴다 / 세상에서 돈 주고 사지 못하는 / 돈보다 소중한 것이 있다고 믿기에 / 나는 시를 쓴다 / 상처투성이 심장에서 흐르는 / 방울방울 아픈 진정을 짜서 / 나는 시를 쓴다.”(<시를 쓴다>). 1978년부터 1984년까지 조룡남의 시세계를 평론가 최삼룡은 “진통기 혹은 과도기”라 이름 부쳤는데, 그 특징은 고난의 체험이 남긴 상처가 아물지 못한 상태에서 변모해버린 역사를 관조하며 새 진로를 모색한 시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1985년 이후 조룡남의 문학세계는 만년의 성숙한 미학으로 개화, 중국문학사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해외동포문학사에서도 찬연히 빛나는 위치를 차지한다. 그의 시는 자연이 단순한 산하가 아니라 역사를 만나면서 국토로 변질되며, 그 국토는 인간의 삶의 보금자리인 고향의식을 심어주는 것으로 상징된다. 그래서 땅과 하늘, 강과 산과 들이란 온갖 생명체가 서식하는 안식처이자 민족과 민중의 삶이 하나로 어우러진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조룡남은 <고향정회(故乡情怀)>에서 “만추(晚秋)의 빈 들녘에 서서 / 고향을 생각”하는데, 고향은 바로 어머니, 그리고 “아무리 풍성(豊盛)한 가을도 / 줄 것 다 주고나면 빈 가을”이었던 “빈 내 고향”, “빈 나의 어머니”, 그러나 “빈속에 가득 찬 / 아름다운 그 충만(充满)”을 떠올린다. “된장, 고추장은 지금도 내내 날라다 먹는 / 어머니의 손맛―고향의 참맛”이라는 구절에 이르면 우리의 향수가 짙게 우러나면서 대개의 시인들은 이쯤 해서 끝맺음 할 것이다. 그런데 조룡남에게 고향은 단순하게 자신이 태어나 자라난 곳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훈춘강 상류의 두메라 산골 시꺼먼 부식질(腐植質)의 부드러운 흑토지 그 검은 흙에 아버지네 피땀이 반죽되여 물동이같은 호박을 빚으면서 베개통같은 감자를 주렁지우면서 강물처럼 긴긴 개척사(開拓史)가 흘렀습니다 저희 또한 그 흙으로 빚어 만든 몸― 흙처럼 못생겼으나 흙처럼 순후(淳厚)한 자손입니다 저의 시이랑(诗行) 쑥내음이며 청솔향기를 아십니까? 그 흙에서 피여오르는 내 고향의 체취(體臭)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을 울면서 낳고도 이 세상 모든 것에게 웃으면서 짓밟히는 나의 흙은 비천(卑賤)합니다, 나의 흙은 위대합니다! --<고향정회(故乡情怀)> 바로 자연-고향-국토-민중의 삶과 역사의식이 공존하는 실체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전반부의 개인적인 체험을 후반부에서는 민족사의 보편적인 역사의식으로 승화시킨 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런 보편성은 이 시인으로 하여금 시 <백두산석>과 <두만강>으로 연이어진다. 시인에게 백두산이란 “남이장군이 검을 갈던 돌 / 애국지사 의지와 신념을 갈던 돌 / 한 많은 겨레의 뼈가 된 돌 / 불멸의 력사에 얼이 된 돌”이다. 그래서 “오 겨레여, 우리 어디서 살든 / 끌날같은 백두의 얼로 살자! / 우리 어디서 죽든 / 쇠소리 나는 백두산 돌이 되자!”고 시인은 절규한다. <두만강> 역시 “7백리 두만강, 력사의 물길”로 “남이장군이 / 말 먹여 물 찌였던 가람기슭이 / 예가 아니더냐 충익 김종서 / 일장검 짚고 섰던 바위벼랑”에 다름 아니다. 백두의 심장에서 솟아 흐르는 겨레의 한이길래 설움이길래 물결은 부서져도 하얀 혼이 되고 여울은 울면서도 조선(祖先)의 넋을 불렀더라 -- <두만강> 이런 산과 강이 조화를 이뤄 형성된 대지를 시인은 <‘失踪’된 民族 ― 광개토왕비 앞에서>란 시에서 -내 나라는 어디 있는고? 내 족속은 어디 갔는고?… 돌따보면 尉那巖城(丸都山城) 허물어진 성벽 내다보면 압록강 울며 가는 푸른 물
라는 탄식으로 나타난다. “장검으로 ‘나의 세기’를 열어가던 / 영광의 시대는 빨리도 지나갔구나 / 애달파라 반석같던 옛 나라는 깨여지고 / 사나이다운 민족은 력사에서 ‘失踪’되였다”는 시인의 역사적인 참회는 자신이 겪었던 수난과 겹쳐지면서 그 아픔이 가중된다. 그러나 이 모든 고난의 역사는 <해빙기의 강변에서>에 이르게 되면 “비단결 새살로 아물어 푸르구나 / 어제날 두꺼운 얼음 밑에서 / 숨 죽이고 누구와만 나누던 귀속말 / 오늘은 와―와― 가슴 터쳐 말하며 / 하늘아래 자유로이 흘러가누나”로 변모하여 나타난다. 바로 새로운 천지개벽의 시대를 맞아 시인은 자연과 역사와 삶을 자유로이 보듬어가며 굳건하게 살아가는 자태를 보여준다. 나는 안다 강아, 네속에 가득차 끓으며 사품치는 그 많고 많은 말을 나는 안다, 풀려내리는 해빙기의 강아 너는 정녕 반짝이는 무수한 눈물방울! 지금 내 가슴속에 흘러들어 가슴벽 세차게 때리며 너는 우는구나 강아! 너는 웃는구나 강아! <해빙기의 강변에서> 작가 김학철이 겪었던 긴 수난의 연대기가 많은 걸작을 낳았듯이, 시인 조룡남 역시 새로운 시대를 맞아 새로운 시세계를 펼쳐 우리 문학을 빛나게 해준다.
믿음 앞에서 축원하는 시인
2. 김미화의 시세계 1962년 길림성 훈춘에서 출생한 시인 김미화(金美花)는 연변대학 조선어문문학학부를 졸업한 뒤 한국 삼육대학 신학 연수과정을 마쳤다. 훈춘 신문화생활협회 회장 겸 강사, 송도원 자연치로법 요양원 원장, 연변 작가협회회원, 한국 재림문인협회회원으로 활약하면서 시 <겨울> <장도열차> 외 많은 작품을 발표한 이 시인은 ‘별나라’ 최우수상, 한국 ‘문학세계’ 주관 ‘침묵의 빗장’ 신인문학상, 한국 ‘현대시선’ 겨울호에 <청계천에서>란 작품으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김미화 시인의 세계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오직 당신 앞에>란 시에서 보듯이 믿음의 자세다. “오직 당신 앞에 / 어서 오심을 / 기름으로 맞이하기 원하오니 // 나의 연약함, / 나의 부족함, / 나의 허물어짐이 / 당신 십자가로 채워주소서”라는 기원(祈願)은 중국조선족 문학에서는 흔하지 않은 신앙의 세계가 다소곳하게 펼쳐진다. 이 시인에게 믿음이란 인간이 스스로 “부족한 줄” 알도록 해주는 힘, 그래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연약한 존재임을 깨닫는 행위이다. 그러기에 “나의 약함은 / 아름다운 약함이 되고 / 나의 약한 곳에 / 당신의 강함을 채울 수 있나니” 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이 연약함은 수치나 무능이 아니라 ‘당신’이 채워줘야 할 축복으로 풀이된다. 이런 연약 함, 미완성, 죄인으로서의 인간 존재의식은 이 시인으로 하여금 진리를 향한 소망으로 일관되게 만든다. 나에게 저 하늘 흰구름 한 그릇 담아놓고 높고 낮은 연봉들 꿰매여 빛 하나로 엮어보고 싶다 오고 가는 길손 막아 세워놓고 세상에 묵은 때를 명경같이 씻어보며 새로운 진리 속에 잠기고 싶다 물을 건너 산을 돌아 가난에 찌든 굴레를 벗으며 뛰여보고 싶다 <빛> 여기서 시인은 우주 삼라만상의 자연조차도 빛과 진리로 다가가기 위한 무대로 인식된다. 앞에서 보았던 조룡남 시인의 자연 - 국토-역사의 연상 작용과는 대조적으로 하늘의 흰 구름이나 산봉우리조차도 빛으로 꿰매고 싶은 대상으로 인식된다. 이와 같은 관점으로 세상을 보노라면 모든 인식체계가 달라지는데, 예를 들면 <백의 찬가>를 보노라면 “이별 모르는 철새 같고 / 눈물 모르는 나그네 같아라” 라고 하는데, 여기서 흰 옷 입은 우리 동포에 대한 연민의 정은 민족사적인 수난사에 근거하기 보다는 오히려 믿음의 세계에 이르지 못한 상태로서의 비극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얀 구름타고 넘어야 하는 간절한 베 적삼의 소망 삶의 진실을 사랑하는 흰빛 영혼으로 하늘 향해 눈뜨게 해다오. <빛> 베적삼 입은 동포의 소망을 “삶의 진실”( 곧 믿음)을 향한 눈뜨기라고 진단하는 게 이 시인의 견해다. 그러기에 김미화 시인에게는 <봄은 산에서 온다>는 자연을 읊은 시에서조차도 “먼 나라 꿈같은 소리 / 성자의 오솔길이 되어 / 곳곳이 보고픔으로 허기진 / 그리움이 풀리는 꽃길에 홀려” 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신앙시가 중국 동포문학 속에서 어떤 자리 매김을 할지 김미화의 활동이 그 시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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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소감]
대상수상자 조룡남 수상소감 수상소감을 발표하시는 조룡남(趙龍男)시인 조룡남(趙龍男) 약력; ***---------------------------***----------------------------*** 수상소감
수상소감을 발표하시는 김미화(金美花)시인 김미화(金美花) 약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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