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 노래“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벌 나비 넘나드는 성황당길에
꽃 이 피 면,,,
여기까지가 내가 내 아버지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한계이다.
눈물이 쏟아지고 목이 메어 더 이상 부를 수가 없기에
그 다음 노랫가사는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언 듯 가사를 보면 성황당 언덕에서 떠난 님을 기다리는
여인이 연상될 것 같은데 아마도 내 아버지는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부르셨던 것 같다.
아버지의 어머니는, ”평산신씨 병약한 2대 독자에게 시집와서
아버지를 유복자로 세상에 내 놓으시고 산후 ”우울인지
“무병인지를 앓으셨다고 했다.
가난한 글방 선비셨던 1대 독자 할아버지는 정신이 온전치 않은
며느리를 내 치셨고, 출가외인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은 친정집에도
갈 수 없었던 어머니는 길을 떠 돌다 돌아가셨다고 했다.
훗날 아버지가 어머니의 행방을 찾았을 때는 이미 돌아가시고
”망우리 공동묘지에 묻혀 계시다는 소리를 들으셨단다
하지만 망우리산을 뒤지고 다녔지만 수 십 년이 지났고
비석 하나 없는 묘를 찾을 수 없었다며 눈물을 감추셨다.
아버지의 노래의
연분홍 치마를 입은 여인은 아버지의 어머니였다는 것을
훗날이 되고서야 알 수 있게 된 나는 아버지의 눈물은
그리움이 넘쳐서 폭팔 하고 만 짐승의 “포효처럼 느껴졌다.
나는 아버지가 그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이 싫어서
”그 노래가 없어졌으면 했는데,
“지금 내 입에서, 아니 내 심장 깊은 곳에서 뿜어나오는 그 노래가
오늘은 나를 울리고 있다,
어디선가 아버지의 노랫소리가 들리는듯해서 자꾸만 뒤를 돌아보다가
하늘에 머문다.
”연분홍 치마가 봄 바람 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 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피면,,
첫댓글 아버지의 한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