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일
예전 유명 TV 연예프로그램에서 '책, 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당시 전 국민들의 독서열풍을 일으킨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저도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라는 책을 사서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후로 부석사 무량수전하면 늘 친근한 느낌을 가지고 있고 몇 번 찾아가보기도 했습니다. 단청을 하지 않은 무량수전의 수수함이 참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 가운데 성경적이지 않은 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워낙 관행적으로 오랫동안 사용하여 오던 표현이라서 입에서 먼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 말, 말, 말을 바꿉시다 >>>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
두번째 표현으로...
[주일]이라는 표현을 바르게 사용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이 '주일'이라는 표현 역시 너무나 익숙하고, 굳어진 표현이라 바꾸어 사용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이왕 시작했으니 그 의미부터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주일'이라고 하면, 아마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이 인식하기에는 '주의 날'로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그 의미로는 '주님께서 부활하신 날'로 초대교회에서 그날을 기념하여 모임을 갖는 것으로 이해할 것입니다. 과연 그런지 한번 성경기록을 살펴보겠습니다.
신약교회 성도들이 떡을 떼기 위해 모임을 가진 날이 오늘날 소위 '주일예배'를 드리는 날은 맞습니다. 일요일이죠. 그런데 성경에는 일요일이라는 표현은 없지요. 왜냐하면 유대인들이 사용하던 달력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유대력(초대교회): 주 첫째날, 주 둘째날, 주 셋째날, 주 넷째날, 주 다섯째날, 주 여섯째날, 주 일곱째날(안식일)
유대력(오늘날) : 욤 리숀, 욤 쉐니, 욤 쉘리쉬, 욤 레비이, 욤 하미쉬, 욤 쉬쉬, 욤 샤바트
태양력(오늘날) :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태양력(영어) : Sunday,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aturday
마태복음 28:1 "안식일이 다 지나고, 안식 후 첫날이 되려는 새벽에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가 무덤을 보려고 갔더니"
여기서 '안식 후 첫날'은 μίαν σαββάτων(미안 샤바톤, the first day of the week, 그 주의 첫째 날)을 의미합니다.
사도행전 20:7 "그 주간의 첫날에, 우리가 떡을 떼려 하여 모였더니, 바울이 이튿날 떠나고자 하여 그들에게 강론할새 말을 밤중까지 계속하매"
안식 후 첫날, 곧 그 주의 첫째 날에 초대교회 성도들은 떡을 떼려고 함께 모였습니다.
고린도전서 16:2 "매주 첫날에 너희 각 사람이 수입에 따라 모아 두어서 내가 갈 때에 연보를 하지 않게 하라“
참고적으로 이 본문에서 언급된 '매주'라는 말은 헬라어 사본에는 없습니다. 역시 같은 표현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보통 '주일'이라고 사용하는 용어는 성경적으로 표현하자면 '주의 첫날'이 가장 적합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성경에서 말씀하고 있는 주일(主日)은 어떤 날일까요?
주일(主日)을 '주의 날'로 영어로 번역하자면 'The day of Lord'이 될 것입니다.
개역개정 한글성경에서 사용된 '주의 날'을 찾아봤습니다. 총 5회가 검색되었습니다.
욥기 10:5 "주의 날(thy days)이 어찌 사람의 날과 같으며 주의 해가 어찌 인생의 해와 같기로"
데살로니가전서 5:2 "주의 날(the day of Lord)이 밤에 도둑 같이 이를 줄을 너희 자신이 자세히 알기 때문이라"
데살로니가후서 2:2 "영으로나 또는 말로나 또는 우리에게서 받았다 하는 편지로나 주의 날(the day of Christ)이 이르렀다고 해서 쉽게 마음이 흔들리거나 두려워하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
베드로전서 3:10 "그러나 주의 날(the day of Lord)이 도둑 같이 오리니 그 날에는 하늘이 큰 소리로 떠나가고 물질이 뜨거운 불에 풀어지고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나리로다"
요한계시록 1:10 "주의 날(the Lord's day)에 내가 성령에 감동되어 내 뒤에서 나는 나팔 소리 같은 큰 음성을 들으니"
그리고 한글성경에서 '여호와의 날'이 영어성경에서 'the day of Lord'로 사용되고 있어 이를 찾아보니, 총 14회가 나옵니다.
이사야 2:12 "대저 만군의 여호와의 날이 모든 교만한 자와 거만한 자와 자고한 자에게 임하리니 그들이 낮아지리라“
이사야 13:6 "너희는 애곡할지어다 여호와의 날이 가까웠으니 전능자에게서 멸망이 임할 것임이로다"
이사야 13:9 "보라 여호와의 날 곧 잔혹히 분냄과 맹렬히 노하는 날이 이르러 땅을 황폐하게 하며 그 중에서 죄인들을 멸하리니"
에스겔 13:5 "너희 선지자들이 성 무너진 곳에 올라가지도 아니하였으며 이스라엘 족속을 위하여 여호와의 날에 전쟁에서 견디게 하려고 성벽을 수축하지도 아니하였느니라"
에스겔 30:3 "그 날이 가깝도다 여호와의 날이 가깝도다 구름의 날일 것이요 여러 나라들의 때이리로다"
요엘 1:15 "슬프다 그 날이여 여호와의 날이 가까웠나니 곧 멸망 같이 전능자에게로부터 이르리로다"
요엘 2:1 "시온에서 나팔을 불며 나의 거룩한 산에서 경고의 소리를 질러 이 땅 주민들로 다 떨게 할지니 이는 여호와의 날이 이르게 됨이니라 이제 임박하였으니"
요엘 2:11 "여호와께서 그의 군대 앞에서 소리를 지르시고 그의 진영은 심히 크고 그의 명령을 행하는 자는 강하니 여호와의 날이 크고 심히 두렵도다 당할 자가 누구이랴"
요엘 3:14 "사람이 많음이여, 심판의 골짜기에 사람이 많음이여, 심판의 골짜기에 여호와의 날이 가까움이로다"
아모스 5:18 "화 있을진저 여호와의 날을 사모하는 자여 너희가 어찌하여 여호와의 날을 사모하느냐 그 날은 어둠이요 빛이 아니라"
아모스 5:20 "여호와의 날은 빛 없는 어둠이 아니며 빛남 없는 캄캄함이 아니냐"
스바냐 1:7 "주 여호와 앞에서 잠잠할지어다 이는 여호와의 날이 가까웠으므로 여호와께서 희생을 준비하고 그가 청할 자들을 구별하셨음이니라"
스바냐 1:14 "여호와의 큰 날이 가깝도다 가깝고도 빠르도다 여호와의 날의 소리로다 용사가 거기서 심히 슬피 우는도다"
스바냐 14:1 "여호와의 날이 이르리라 그 날에 네 재물이 약탈되어 네 가운데에서 나누이리라"
그런데 놀라운 것은 '주의 날'이나 '여호와의 날', 모두 우리가 알고 있는 '한 주의 첫째 날'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사용되는 '주의 날'은 한결같이 '주님께서 세상을 심판하시는 날'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요한계시록 1:10에서 주의 날로 사용된 ‘Lord's day’는 좀 더 살펴봐야겠지만, 이 날 역시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마지막 심판이 집행되는 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우리들은 '주일'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주의해서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주일', '주의 날'은 주님께서 진노를 나태내는, 진노를 쏟아붓는 날이지 그리스도인들이 생각하듯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그런 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첫댓글 그럼 대안은?
그냥 [주일] 대신 [주 첫날]이라고 하면 좋겠습니다...
제가 속해있는 교회 주보에는 얼마 전부터 [주일] 대신 [주 첫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