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이탈리아 돌로미티 여행을 준비하며....-
< 이탈리아 돌로미티 풍경 2> <사진출처- 여사탐 카페, 우쓰라 카페 매니저, https://cafe.naver.com/woosra/40620 >
그럼에도 나는 다시, 카메라를 든다
화가인 아내와 아마추어 사진가인 나는 ‘가고 싶을 때 언제든 떠난다’는 여행 철학을 공유한다. 하지만 떠날 채비를 하는 풍경만큼은 사뭇 다르다. 아내는 아이폰 하나에 가벼운 설렘만 얹어 길을 나서지만, 나는 ‘어떻게 하면 빛나는 순간을 가두어둘까’하는 장비 욕심에 사로잡히곤 한다.
30년 넘는 저널리스트의 삶 동안 수없이 여러나라 국경을 넘나든 덕에 여행 가방을 싸는 데는 단 20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카메라 가방 앞에서는 매번 초보자처럼 머뭇거린다. 묵직한 화질을 포기할 것인가, 어깨의 가벼움을 선택할 것인가. 결코 사이좋게 공존할 수 없는 두 갈래 길 앞에서 늘 깊은 고민에 빠진다. 오랜 연인 같은 35mm 단렌즈와 타협 없는 편리함의 24-70mm 표준 줌렌즈 사이를 서성이는 마음은, 마치 두 연인 사이에서 결단을 요구받은 청년의 그것과도 닮아 있다.
지난 5월, 11박 12일간의 남프랑스 예술 기행에는 가벼운 캐논 R8과 35mm 단렌즈를 품에 안고 떠났다. 숱하게 아름다운 순간들을 렌즈에 담아냈음에도, 마음 한구석에는 늘 아련한 1%의 아쉬움이 맴돌았다.
그리고 이제, 내년 5월에 만날 이탈리아를 떠올리며 다시 조용한 고민을 시작한다. 사진가라면 누구나 가슴 품에 담고 싶어 하는 돌로미티의 광대한 대자연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 압도적인 풍광을 온전히 담아내려면 캐논 R5나 묵직한 니콘 D850, 그리고 24-70mm 줌렌즈가 절실하지만, 오랜 세월을 견뎌온 고장 난 어깨와 팔꿈치가 마음에 걸린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길을 나선다. 일주일에 4일은 헬스장에서 체력을 다지고, 남아있는 날 이른 새벽에는 아내와 함께 올림픽공원 6km를 걸으며 카메라에 디테일을 담는다. 어깨에 매단 카메라와 렌즈의 조합을 매번 바꿔가며,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최선의 무게와 타협하지 않는 화질의 접점을 찾아가는 나만의 작은 테스트다.
1년 뒤 서게 될 이탈리아의 그 웅장한 자연 앞에서, 내가 건네는 가장 진실한 고백. 내 생애 최고의 사진 한 장을 가슴에 품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6.08.02 현담 이강렬>
** 아래 사진들은 필자가 찍은 서울 올림픽 공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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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행중
멋진 사진
얻는 기회도 값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