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0일, 금요일, Sebes, Hotel Turn Sebes (오늘의 경비 US $57: 숙박료 $42, 바나나 4, 빵 20, 버스 34, 환율 US $1 = 3.8 lei)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다. 그래서 고생도 덜 했다. 원래 어제 잔 Dobra에서 93km를 달려서 오늘 묵는 Sebes까지 올 계획이었는데 중간 도시인 Deva까지 33km만 자전거로 달리고 나머지 60km는 버스를 타고 왔다. 지난 이틀 동안 고생을 많이 했는데 오늘 93km의 긴 거리를 달리고 싶지 않았다. 원래는 Dobra가 아니고 Ilia에서 Sebes까지 81km를 달릴 계획이었는데 어제 숙소 찾는데 착오가 생겨서 12km를 되돌아가서 93km가 된 것이다. 오늘 아침 6시 30분에 Dobra 숙소를 나와서 자전거를 달리기 시작해서 10시 반에 33km 지점인 Deva에 도착했다. 우선 기차역으로 가서 Sebes로 가는 기차시간을 알아보니 오후 5시 반 기차에는 자전거는 실을 수 없고 저녁 7시 반 기차에는 실을 수 있단다. 기차역 바로 앞에 버스 터미널이 있어서 가서 알아보니 10분 후에 떠나는 20인승 버스가 정차해 있는데 Sebes를 지나간단다. Timisoara에서부터 Sibiu까지 다니는 버스다. 친절한 버스기사의 도움으로 자전거를 버스 뒤에 있는 짐칸에 가까스로 넣어서 싣고 곧 떠나서 12시에 Sebes에 도착했다. 이 버스가 아니었더라면 아마 93km를 달려서 저녁 7시경에나 Sebes에 도착했을 것이다. 저녁 7시 반에 떠나는 기차는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고 또 너무 늦게 Sebes에 도착하기 때문에 아마 타지 않았을 것이다. 자전거 여행은 100% 자전거로만 하는 것이 원칙이고 2년 전 3,200km의 유럽 자전거 여행은 그렇게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상하게 일이 꼬여서 그제는 40km를 택시를 탔고 오늘은 60km를 버스를 탔다. 앞으로는 일정을 더 조심스럽게 짜서 택시, 버스, 기차를 타지 말아야겠다. 그러나 앞으로도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무리를 하는 것보다는 원칙에 예외를 두어서 무리를 피하는 쪽을 택할 것이다. 어제 얻은 지식인데 동유럽에서는 민박에 들 때는 숙소 찾는데 아주 조심을 해야 한다. 구글지도를 너무 믿으면 안 된다. 숙소가 있는 도시에 도착해서 숙소에 전화를 걸어서 숙소 주인이 나 있는 곳으로 나오게 해서 함께 숙소까지 가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숙소 주인과 만나는 장소는 교회 앞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소도시에는 항상 교회가 딱 하나 있고 시내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동유럽 나라 민박은 호텔의 3분의 2정도 가격인데 언어장벽, 찾아가는 문제, 체크인 하는 문제 등 여러 가지 불편들이 따른다. 그래서 웬만하면 저렴한 호텔에 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오늘은 전조등이 아침 6시 반부터 12시 Deva에 도착할 때까지 나가지 않았다. 어제는 충전을 밤새 내내 했는데 그것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전에는 충전을 충전 100% 표시인 초록색 불이 들어오면 충전을 멈추었다. 앞으로는 밤새 할 생각인데 며칠 두고 봐야겠다. 오늘 Dobra에서 Deva까지 달린 33km 길도 어제와 같은 "트럭 길"이었다. 트럭들이 트럭이 아닌 차들보다 더 많은 것 같았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도로는 한국의 경부 고속도로가 생기기 전의 경부 국도와 비슷한 것 같다. 트럭이 그렇게 많을 수가 없다. 오늘 달린 지역의 지형은 주위에는 낮은 산들이 보이고 가끔 낮은 언덕이 있는 지형이다. 충분히 자전거로 올라갈 수 있는 낮은 언덕길이다. 몰도바 국경지역까지는 계속 이런 지형일 것 같다. 오늘 Sebes 가는 버스에서 옆자리에 앉은 여고생과 얘기를 나누면서 갔다. 영어를 유창하게 해서 어디서 배웠느냐고 물었더니 학교에서 배웠는데 어머니가 영어교사라 집에서 엄마한테서도 배웠단다. 독어도 영어 이상으로 유창하게 하는데 프랑스어는 잘 못한다고 한다. 독어도 학교에서 배운 것이냐고 했더니 초등학교 때부터 독일 반에 (German Section) 있었단다. 영어 반과 프랑스어 반도 있는데 영어 반은 고등학교 때부터만 시작한단다. 독어 반에 있으면 루마니아어 과목 외에는 모든 과목을 독어로 배운단다. 참 믿기 힘든 얘기다. 모든 과목을 초등학교 때부터 외국어로 배운다는 것인데 도대체 누가 가르친단 말인가. 한국에서는 일부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제한적으로 영어 강의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초등학교부터 전 과목을 외국어로 배운다는 것은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특별한 학교냐고 물었더니 그렇지 않다고 한다. 왜 독일 반에 들었느냐고 물었더니 독일 반에 드는 것이 나중에 취직하는데 제일 유리하기 때문이란다. 루마니아는 옛날부터 독일과 가까웠고 유럽에서 독일의 경제력이 제일 강하다는 얘기 같다. 독일에 가서 직장을 가질 수도 있지만 자기는 미국에 가서 살고 싶단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미국이 제일 좋은 나라 같기 때문이란다. 학교에 왜 독일 반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루마니아는 거의 1,000년 전부터 독일 사람들이 많이 살았던 것이 제일 큰 이유란다.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후에 독일 사람들은 대부분 독일로 이주했지만 독일 사람들은 루마니아에서 소수민족으로 12세기부터 살았다. 내일 가는 Sibiu도 독일 사람들이 세운 도시다. 헝가리 왕이 독일 Saxon 지방 사람들을 초청해 와서 헝가리의 동쪽 지역으로 밀려오는 아시아계 사람들로부터 헝가리를 방어하는 임무를 맡겼다. 헝가리는 자기네도 원래 아시아 쪽에서 이주해왔지만 나중에 밀려오는 아시아계 사람들로부터 위협을 받았던 것이다. Saxon 지방 독일 사람들은 5세기경 영국에 이주해 와서 영국인의 주종을 이룬 Anglo-Saxon의 그 Saxon 사람들이다. 독일 사람들은 북유럽뿐만 아니라 루마니아를 포함한 동유럽의 여러 나라에 옛날부터 많이 살아서 히틀러가 동유럽 땅을 독일 땅으로 만들기를 원했던 것이다. 내일은 Sibiu까지 가는데 57km의 별로 길지 않은 거리이고 Sibiu에서는 이틀을 쉬고 떠난다. Sibiu는 2015년 동유럽 여행을 했을 때도 들렸던 아름다운 도시다. 현재 위치와 오늘 달린 자전거 길 강렬한 일출 루마니아의 봄 색깔 시골 풍경 교통량이 제법 많다 조용한 시골 마을 산정의 옛 성터 시내 자전거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