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2일, 금요일, San Francisco de Yuruani (오늘의 경비, 없음) 버스는 아침 7시경 San Francisco de Yuruani에 도착했다. 이곳은 Santa Elena 가기 전 차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조그만 마을인데 이곳에서 Santa Elena에서부터 오는 지프차를 기다렸다가 타고 Paraitepui라는 마을로 가서 그곳에서부터 Roraima 산 트레킹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Santa Elena에서 지프차로 갈아타는 줄로 알았는데 아니었다. 지프차를 기다리고 있는 중에 갑자기 영국 친구 Steve가 아프단다. 아픈 사람을 끌고 트레킹을 시작할 수는 없는 일이라 이곳 숙소에서 하루 밤을 지내고 보기로 했다. 내일 아침에 Steve가 괜찮으면 아침 일찍 떠나고 계속 아프면 Steve 부부는 트레킹을 포기하고 나와 Makoto만 가이드 Roy와 가기로 합의를 보았다. 트레킹 날짜 하루를 손해 보게 되었으니 Roraima 산 정상을 3일 걸려서 오르는 것을 하루 땅겨서 2일에 올라야 한다고 가이드 Roy가 말을 한다. 정상까지 12시간이 걸린다니 하루에 4시간 씩 3일을 걸으면 되는 것을 이제는 하루에 6시간 씩 2일을 걸어야 한단다. 나와 Makoto는 좀 손해 보는 기분이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이곳 숙소에서 아침식사를 한 다음에 Steve와 Julie는 숙소에서 쉬고 나는 오랜만에 뜀뛰기를 하러 나갔다. 차도를 따라서 30분 정도 뛰니 강과 다리가 나왔다. 다리 위에서 강 상류 쪽으로 보이는 폭포를 구경하며 좀 쉰 다음에 숙소로 뛰어서 돌아왔다. 날씨는 구름, 비, 햇빛이 엇갈리는 별로 좋지 않은 날씨였다. 햇빛이 나올 때는 더워서 뛰기가 힘들지만 가랑비가 뿌릴 적에는 더운 날에 시원한 샤워를 하는 기분이었다. 내가 뛰러 나갈 때 Makoto는 곤충을 잡아먹는 식물을 채집하러 간다며 장화를 신고 나갔다. 땅이 질어서 발이 빠지기 때문에 장화를 신어야 하는 것이다. Makoto는 아마추어 사진 작가인줄 알았더니 이제 보니까 아마추어 식물 채집가인 모양이다. San Francisco de Yuruani는 아주 조용한 마을이다. 숙소 뒤에 조그만 학교가 있는데 오늘은 쉬는 날인지 아주 조용했다. 금요일인데 학교가 쉬다니 아마 방학인 모양이다. 이곳은 지도상으로 보면 오지 중에 오지인데 외국 배낭 여행객들이 제법 많다. 한국보다도 더 많은 것 같다. 그 이유는 Roraima 산 때문이다. Roraima 산은 베네수엘라, 브라질, 가이아나, 세 나라의 국경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산인데 고도 2,700m로 별로 높지는 않으나 이 지역에 많은 소위 “table mountain - 식탁 같은 산”이어서 산정에는 넓은 벌판이 있고 그 벌판에 자라는 식물들은 산 밑 벌판에 자라는 식물들과 수백만 년, 수천만 년 동안 격리된 채로 진화되어서 전 세계에서 많은 식물학자들이 그 차이를 연구하러 찾는 산이란다. Makoto도 아마추어 식물학자인 모양으로 이번이 세 번째 등반이란다. 이곳은 식물학자들 뿐 아니라 배낭 여행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곳이다. 나 같은 사람까지 다 오니 말이다. 뜀뛰기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니 오전 11시 반 정도였다. 가이드 Roy는 Ciudad Bolivar에 있는 여행사 주인 Leland에게 Steve 부부 문제로 전화를 건다고 아침에 나갔는데 아직 돌아오지를 않았다. 이 마을에는 전화기가 없는 모양으로 Santa Elena까지 간 것 같았다. 아픈 Steve는 마을 의사에게 갔다 온 모양인데 침대에 누어있고 그의 부인 Julie는 밀린 빨래를 하고 있다. Makoto는 식물 채집하러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우리는 점심도 못 먹고 가이드 Roy를 기다렸는데 오후 4시가 되어도 나타나지를 않았다. 오후 4시 반쯤에서야 나타났는데 미안하다는 말도 없었다. 나는 아무 말도 안 했지만 Steve는 점심 못 먹은 것을 불평한 모양이었다. 오후 6시 반쯤에야 점심 겸 저녁을 해내왔다. 가이드 Roy는 트레킹 동안 식사도 책임지는데 음식을 제법 맛있게 해내왔다. Santa Elena에서 짐꾼 한 명을 데려왔는데 이름이 Lopez라는 22세 청년인데 가이아나 인디언 출신이란다. 여행사 주인 Leland와 가이드 Roy는 가이아나 흑인 혼혈인데 이곳은 가이아나가 가까워서 가이아나 사람들이 많이 산단다. 가이아나는 원래 영국 식민지이었고 그래서 현재도 영어가 공용어인 나라다. 짐꾼 Lopez는 나에게 다가와서 계약금이 얼마냐, 자기 임금은 얼마냐, 가이드 Roy 임금은 얼마냐 등 돈에 관한 질문을 한다. 자기는 대학을 좀 다녔고 내년에 미국으로 유학을 갈 예정이라는 등, 그런데 이제는 나하고 한국에 가고 싶다는 등, 독일 여자 걸프렌드가 있다는 등 묻지도 않는 이상한 말을 늘어놓는다. Julie가 어느 나라 여자냐고 물어서 영국여자라 하니 그러면 영어를 할 줄 알겠네 하는 등 실실 웃어가며 농담을 지껄인다. 얼굴 표정도 정상이 아닌 좀 이상한 젊은이다. 술에 취한 것 같기도 하고 마약을 한 것 같기도 하다. 경계해야할 젊은이다. 여행지도 San Francisco de Yuruani 마을 근처 차도를 따라서 뜀뛰기를 했다 San Francisco de Yuruani 마을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 폭우가 멎은 후 먹이를 찾아 나온듯한 도마뱀 마을 아이들, 백인 피가 약간 섞인 것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