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0일, 월요일, Puerto Cardenas, Hotel Yelcho (오늘의 경비 US $124: 숙박료 $110, 점심 11,000, 환율 US $1 = 800 peso) 오늘은 정말 힘든 하루였다. 아침 8시에 Chaiten을 떠나서 오후 6시에 Puerto Cardenas에서 7km를 더 간 Hotel Yelcho까지 52km를 달렸다. 점심시간을 포함해서 10시간을 달렸는데 고작 52km를 달리다니 너무 적게 달렸다. 자전거를 타는 첫날이라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충분하게 테스트 운전을 하면서 문제점을 찾아서 고쳤어야 했는데 오늘에야 달리면서 힘들게 고쳤다. 우선 어제 Chaiten에서 잠깐 달렸을 때는 몰랐는데 오늘 달리다 보니 달리는 몸자세가 불편해서 자전거를 여러 번 세우고 안장 높이를 5cm 정도 올리고 안장 위치를 뒤쪽으로 끝가지 옮긴 다음에야 몸자세가 좀 편해졌다. 엉덩이 아픈 것은 계속되었다. 안장 때문인지 패딩 팬츠의 패딩이 얇아져서 그런 것인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사위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Brooks 안장을 사주어서 Brompton 자전거에 따라온 안장 대신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이 문제인가? Brooks 안장은 제일 편한 안장으로 알려져 있고 가격도 비싸다. 떠나기 전에 인터넷에 들어가 봤는데 Brooks 안장이 맞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나와 있었다.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인가? 그냥 Brompton 안장을 사용했더라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까? 떠나기 전에 Brooks 안장과 Brompton 안장을 비교해보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된다. 좀 더 달리면 제절로 나아질 수도 있으니 좀 더 달려보면서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다. 오늘도 맞바람이 불었다. 그래서 자전거가 잘 나가지 않았다. 속도계를 보니 시속 9km 정도였다. 이런 식으로는 자전거 여행을 계속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를 돌려서 북쪽으로 달려보니 잘 나간다. 그래서 아예 Carretera Austral 자전거 여행을 그만두고 Puerto Montt로 되돌아가서 Puerto Montt 동북쪽에 있는 Lake District 자전거 여행을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르헨티나에서 경치가 제일 아름답다는 Bariloche 지역이 바로 국경 너머로 있는 곳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여러 번 남쪽과 북쪽으로 달려보았다. 그런데 오늘 만난 자전거 여행자들 사오십여 명 가운데 두어 사람만 빼놓고는 모두 남쪽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래서 우선 오늘의 목적지인 Puerto Cardenas까지는 가보기로 하고 남쪽으로 달렸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자전거가 잘 안 나간 것은 맞바람보다는 지형 때문인 것 같았다.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오르막 경사를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한참 가니 도로 옆 냇물이 얼마 전까지와는 반대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달리기도 수월해졌다.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언덕을 막 넘은 것이다. 과거 자전거 여행 때도 그런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리고 오후에는 바람도 뒷바람으로 바뀌었다. 이제 바람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원래 계획대로 남쪽으로 계속 달릴 것이다. 오늘 날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웠다. 아침 8시에 출발할 때는 13도 정도의 쌀쌀한 날씨여서 옷을 많이 입고 출발했는데 10시경에는 다 벗고 자전거 재킷 차림으로 달렸다. 오후에는 그것도 더워서 티셔츠만 입고 달렸다. 오후에는 땀을 많이 흘렸다. 오늘 이곳 대낮 최고 온도가 20도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느낌 온도는 25도 이상인 것 같다. 그리고 정남으로 달리는 길이고 길가에는 계속 철조망이 쳐있어서 쉴 수 있는 그늘을 찾기가 어려웠다. 마을도 생각보다 없어서 흡사 시베리아 길을 달리는 것 같았다. 오늘 더위 말고 또 힘들었던 것은 Chaiten을 떠나서 얼마 후부터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왕벌과 왕파리의 공격을 받은 것이다. 그렇게 심한 공격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쉴 때도 달릴 때도 공격을 받았다. 주로 팔과 손을 공격했는데 얼굴도 여러 번 공격했다. 그리고 몇 번 물렸다. 왕파리도 물었다. 한 번은 손등이 찔려서 피까지 나왔다. 도로는 대부분 평지였다. 양쪽 산맥 가운데 있는 평지였다. 차도 별로 많지 않았다. 가끔 버스가 달릴 뿐 시베리아에서 같이 대형 트럭은 없었다. 왕복 2차선 도로에 갓길이 별로 없었지만 자전거를 타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가끔 언덕이 있었는데 경사도 별로 가파르지도 길지도 않아서 넘는데 별 어려움은 없었다. 12시 반경에 24km 지점에 있는 El Armarilo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 값이 약 $14로 너무 비싸다. 이곳 음식점들은 대부분 여행객 상대이고 여름 한철 장사라 비싼 것인 모양이다. 보통 가격보다 배는 받는 것 같다. 방값도 마차가지인 것 같다. 특히 방값이 문제다. 2004년 배낭여행할 때는 그런 경험을 못했는데 이번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배낭여행객 상대의 저렴한 호스텔은 소도시나 큰 마을에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소도시나 마을들은 멀리 떨어져 있다. 중간에는 캠핑장이나 오늘 숙소인 리조트 형 호텔들이 있다. 오늘 호텔 방값이 $110인데 그보다 비싼 곳들도 많은 것 같다. 너무 비싸다. 오늘 숙소에 도착해서 처음에는 10,000 peso를 (약 $12) 받는 호텔에 소속된 캠핑장에 들려고 했는데 캠핑장을 둘러본 다음에 호텔 방으로 바꾸었다. 오늘 10시간 자전거를 달리며 너무 고생을 해서 좀 편한 잠을 자고 싶었다. 그리고 내일 아침에도 피곤이 풀릴 것 같지 않고 Yelcho 호반에 위치한 경치가 너무 좋아서 이곳 호텔에서 하루 더 묵고 가기로 했다. 방값이 좀 비싸지만 너무 무리해서 탈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내일은 푹 쉬면서 호숫가 산책이나 하고 다음 여정이나 준비할 것이다. 가능하면 캠핑하는 것을 피하고 싶다. 여행지도 어제도 찍었던 Carretera Austral 도로표지판 아직 해가 덜 나왔다 교통사고로 사람이 죽은 곳에 세운 것이다 오늘 달리면서 자전거여행자를 사오십 명은 만난 것 같다 사람 사는 집 같지는 않다 쉴 때는 이렇게 세워놓을 수 있으니 편하다 경치가 좋아지기 시작한다 24km 지점이었던가에 처음으로 나온 소도시 이 소도시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멀리 설산이 보인다 도로표지판, Coyhaique는 Carretera Austral 중간 지점에 있는 제일 큰 도시이다 언덕 너머로 설산이 보인다 탁 트인 내와 설산 경치 언덕길이 많아지고 있다 언덕을 넘자 나타난 설산에는 빙하도 있는 것 같다 도로표지판에 오늘의 목적지 Puerto Cardenas가 보인다 Puerto Cardenas를 지나서 7km 지점 호숫가에 있는 비싼 리조트 호텔에서 이틀을 보내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