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태민입니다.
무허가 야영지 수두룩 이라는 기사의 타이틀을 접하면서 이 메일을 쓰고 있습니다.
국가와 정부는 용어자체를 의도적으로 혼용해서 사용할 정도로 사람들의 인식에 깊이 자리잡은 '해결사' 혹은 '책임자'입니다.
한편,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비트코인을 영어로 검색하면 가장 많이 눈에 띄는 말이
'the currency is not backed by any government'입니다.
정부가 보장하지 않으니 알아서 조심하라는 경고로 읽히지요? ㅋㅋㅋ
4월에는 국가와 관련한 논제를 중심으로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단일 주제로 따진다면 ‘국가’는 논술에 가장 많이 출연하는 인기 스타입니다.
인문계 학생들이라면 국가를 중심에 놓고 학자들이 고민하는 쟁점을 숙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의 국가의 특징을 잘 드러내주는 사건을 저는 개인적으로 '장병두 할아버지 재판'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 다닌 적조차 없었으니 한의사 면허를 기대할 수도 없는 100세나 되는 장병두 할아버지는 말기암 환자들을 비롯해 불치병 환자들에게 치료의 희망을 주는 시술을 하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검찰은 할아버지를 기소했고 지지자들은 법원에 다니며 현대판 화타의 손발을 묶지 말아달라고 매달렸습니다. 물론 법원은 법에 따라서 유죄를 선고했고 장병두 할아버지의 의료행위를 중지시켰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이 사건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삼국지에 등장해 관우와 조조의 주치의로 활약했던 화타는 법원의 기준에서는 무면허 진료를 한 셈이라는 해석도 근본적인 차원에서는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는 반론일 수도 있습니다. 국가가 무엇이관데 불치의 병에 걸린 환자들의 자기 결정권을 제약하는 것일까요?
제 책 ‘인문학적 상상력’의 책 말미에서 이 사건을 소개하며 문제만 던지고 끝냈다면 이번 세미나에서는 선생님들과 같이 과감하게 해결의 실마리까지 고민해 보겠습니다. 국가를 둘러싼 논술논제들은 장병두 할아버지 사건을 다루면서 만나는 모퉁이와 이정표들과도 엮여 있기 때문입니다.
4월 연수부터는 서울 서쪽 지역에서 오시는 선생님들을 위해 부천여고와 풍문여고에서 진행합니다.
한 주 단위로 다루는 내용은 동일하기 때문에 그날 그날 사정을 보시면서 옮겨 가시면서 참여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건강문제에 한번 직면하고 나서는 뭔가를 약속하는 걸 주저하게 되지만
선생님들의 편의를 위해 감히 말씀드리자면 6월말까지는 부천여고, 풍문여고 체제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7월에는 제 개인 사정을 고려해서 최소한 한 곳에서라도 세미나를 진행하도록 해보겠습니다. ^^
그럼 세미나에서 뵙겠습니다.
오태민 드림
마중물 논술 교사 세미나 4월 계획
풍문여고, 3회
4월 3일, 10일, 17일 (금요일)
시간: 7시 30분 ~10시 30분
장소: 정보관 2층 영어교과실
부천여고, 3회
4월 2일, 9일 16일 (목요일)
시간: 7시 30분 ~ 10시 30분
장소: 도서관
국가 정부 (논제모음).hwp
회비: 60,000원 (한국시티은행 325-72443-260 오태민)
※회비는 회당 2만원입니다. 결석으로 과월된 회비를 감안하셔서 입금하시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