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여행 첫 여행. 고창 은사리 단풍나무숲과 장성 축령상 편백나무숲으로 다녀왔습니다.
얼마나 설레고 떨렸는지 모릅니다.
3년 여 부모님을 도와 여행일을 해왔지만 저를 아는 분들을 모시고 제 이름을 걸고 떠나는 첫 여행이라 더 긴장하고 걱정도 많이 되었어요. 모두가 즐기는 알찬 여행이 되길 소망하면서 이번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참석해서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30명이 채 안되는 인원으로 좌석은 빈자리도 꽤 있었지만 저에게는 꽉 찬 좌석만큼이나 든든하게 다가왔어요. 여행에는 참석 못했지만 지인여행의 시작을 축하하고 성원해주신 많은 분들의 격려도 큰 힘이 되었지요.
날씨도 화창하고, 점심식사도 다들 맛있게 드셔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고창 은사리단풍나무숲이 예년에 비해 단풍이 제대로 물들지 못하고 떨어진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으나, 다갈색으로 펼쳐진 싱그러운 숲이 주는 감동은 여전했습니다. 축령산 편백나무숲은 역시나 상쾌한 공기와 마음까지 뻥뻥 뚫리는 장관으로 최고의 숲길 트래킹의 기쁨을 안겨주었고요.
제게는 감동이고 감사 그 자체였던 이번여행이 참가하신 모든 분들에게는 어떠셨을지 궁금합니다. 부디 바쁜 일정과 회색빛 콘트리트에 매여 지내던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초록의 싱그러움과 상쾌함을 불어넣어준 즐거운 여행이었길 바랍니다.
11월 12일 토요일, 7시 정각에 서울을 출발한 버스는 쌩쌩달려 고창 은사리단풍나무숲에 도착합니다. 그리 넓지 않은 주차장에는 벌써 차들이 많이 있더군요. 그래도 숲길을 걷기에 번잡할 정도는 아니어서 다행.
단풍나무숲길을 오르는데, 작년 딱 이맘때의 노랑, 주황, 빨간색으로 빛나던 단풍숲의 장관을 예상했던 저로서는 채 물들지도 못하고 갈색으로 변해 땅에 떨어진 단풍잎들이 애처롭게 느껴졌습니다. 그 아름다운 장관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기도 했구요. 어쩌면 내년을 기약하라고 남겨두는 여지인지도 모르지요.






새벽녘에 비가 왔는지 바닥이 촉촉하고 숲은 더 싱그럽습니다. 국내에서는 단풍숲으로 유일하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답게 100년에서 400년 가까이 된 밑둥 굵은 단풍고목이 세월의 깊이를 헤아리게 합니다. 나무 한가득 감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감나무가 붉은 꽃송이마냥 화사합니다. 어쩌면 오랜 가을가뭄과 변덕스런 날씨에도 저 열매를 만들어 내기 위해 잎들이 단풍으로 물드는 것도 희생하고 땅으로 떨어진 것은 아닐까 상상해 봅니다.
은사리 단풍숲과 문수사를 둘러보고 점심식사를 하러 장성시내로 이동합니다.
우리가 간 식당은 호박찌개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곳이라는데, 그리 크지 않은 작은 식당이지만 반찬은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났습니다. 한 회원님이 막걸리를 후원해주셔서 모든 일행이 막걸리 잔을 높이 들고 지인여행의 시작을 축하하는 건배를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식사 후에는 전라도 장성 추암마을에서 축령산 편백나무숲길 트래킹을 시작합니다. 축령산은 1956년부터 21년 동안 ‘나라를 살리는 길은 나무를 심는데서 시작한다’는 뜻으로 홀로 조림을 시작한 춘원 임종국씨에 의해 조성된 숲입니다. 당시에는 아무도 그 가치를 알아주지 않는 고달픈 길이었지만 결국 후대의 우리들은 아름다운 치유의 숲을 선물로 받게 된 것입니다. 축령산숲의 주종인 편백나무와 삼나무는 피톤치드를 많이 발산하는 나무로 인간에게는 유용한 성분을 많이 내뿜는 치유의 숲입니다. 특히 아토피나 기관지가 약한 분들에게 좋으며 항암효과도 좋다하여 몸과 마음이 아픈 분들이 많이 찾는 착한 숲입니다.
숲이 많이 알려지면서 점점 찾는 이들이 늘어서인지, 작년과 또 다르게 숲길 안에 나무데크 등 많은 시설들이 들어서있더군요. 많은 이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편의시설을 갖추는 것은 필요하나 숲을 오래도록 보존할 수 있는 방향에서 최소한의 설치와 개발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암마을에서 시작하는 편백숲트래킹은 처음 30분 가량이 오르막입니다. 오르막을 다 오르면 춘원 임종국 선생의 기념비가 나옵니다. 선생의 일생과 업적이 새겨져 있는 기념비를 한번씩 읽어보시면 더 유익하겠지요. 기념비 옆에 위치한 치유의 숲 안내센터에는 각 나무별로 어떤 소리가 나는지 두들겨 볼 수 있도록 해 놨는데, 정말 소리와 그 느낌이 다 다르더군요. 우리 일행들도 한번씩 나무의 소리를 비교해 보며 즐거운 나무체험을 해 봅니다.










볼 때마다 헛갈리는 편백나무와 삼나무. 이번에는 꼭 차이를 파악하고 나무를 알아봐야지 마음먹고 일행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습니다. 편백나무는 잎 모양이 눌린 형태인 반면 삼나무는 뾰족합니다. 특히 편백나무의 열매형태는 축구공모양으로 특이하고 귀엽습니다. 이번에 트래킹에 참가하신 분들은 이제 편백나무와 삼나무는 구별하게 되지 않았나 자부합니다.^^
숲을 관통하는 임도를 따라 걷는데 양 옆으로 나무데크 탐방로 또는 축령산 정상트래킹 길이 잘 닦여 있더군요. 나중에는 중앙 임도가 아닌 숲 사잇길 코스로 걸어봐도 색다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나무를 구경하고 숲길을 걸으며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숲을 빠져나와 금곡영화마을에 다다릅니다. 장성이 고향인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촬영지로도 유명한 고즈넉한 마을입니다. 최근에는 축령산 편백나무 치유의 숲을 찾는 환자들이 와서 장기간 머무는 베이스캠프가 된 곳이기도 하지요. 아쉬웠던 것은 금곡영화마을이 축령산을 배경으로 한 다랑이논과 초가집이 정겨운 풍광이었는데 관리하기 어려워서인지 초가지붕 대신 인공 기와로 교체된 것입니다. 한번씩 이곳을 찾는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아쉽지만 여기 사는 주민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이렇게 해서 고창과 장성일대로 떠났던 단풍트래킹이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서울로 올라오는 길이 다소 정체되어 예정보다 1시간 가량 늦어지긴 했지만 토요일이란 점을 감안하면 큰 문제없이 잘 도착한 편이었습니다.
이번 고창으로 떠났던 첫 번째 지인여행에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한 분 한 분이 다 지인여행에 따뜻한 맘으로 성원하며 함께하신다는 걸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여행이었습니다. 앞으로 매달 1회 토요여행을 목표로 여행을 추진해보겠습니다. 처음이라 순탄하지만은 않겠지만 긴 호흡으로 좋은 분들이 모이는 즐거운 여행모임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은사리 단풍숲과 축령산 편백숲에서 받은 초록의 에너지가 다시 돌아온 일상에 작은 활력이 되길 바랍니다. 기분 좋게 한 주일을 시작하시고 다음달에 진행하는 지인여행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대표님의 글과 사진을 보니 다시 한번 더 다녀온 듯합니다. 준비한다고 수고 많았습니다.
매림님 다음에 숲길을 걸을때는 나무랑 풀이야기도 좀 들려주세요.
이번에도 내심 부탁하고 싶었는데, 제가 처음이라 이것저것 챙기느라 부탁을 드릴 여유도 없었어요.^^
숲길을 걸으면서 풀과 나무의 이름 하나라도 알면 더 재미있고 즐겁잖아요.
나무랑 풀이야기를 잘 아시나보네요. 걸으면서 이름을 뭘까?하고 궁금한 꽃과 풀과 열매가 많았는 데...
내년 야생화트레킹을 준비해서 꼭 매림님의 이야기를 듣고 싶네요.
초록별님! 그런 기회를 만들어주세요.
역시 초록님의 후기는 담백하면서도 정이 뚝뚝 떨어지는군요.
저도 첫번째 지인여행에 참여해서 너무 기쁩니다.
다음번에도 기대할께요~
배꽃공주님, 첫 지인여행의 숨은 공로자 중 한분이시죠.
주변에 지인여행을 두루 알려주시고 좋은 분들 모시고 같이 오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알찬코스의 즐거운 여행을 잘 준비해보겠습니다.^^
첫 여행을 무사히 마치게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빈말이 아닌듯 싶습니다.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편백나무숲과 같은 청량한 기운을 팍팍 불어넣어주는 지인여행이 되길 다시한번 소원해 봅니다. 지인여행 화이팅!
참석은 못하였지만 마음은 함께하였습니다.
시작이 좋은니 앞으로 좋은 길잡이가 되시리라 믿습니다.
다음여행이 기다려지네요.
마아가렛님, 지인여행에 보내주신 따뜻한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다음에 좋은 코스 갈 때 함께 갈수 있길 바랍니다.^^
제 1 회 지인여행을 무사히 성공적으로 치루어내심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100회 200회 까지 쭈~욱 성장하시기를...
이쪽 물(?)이 훨 더 좋아 뒷줄 악당들은 앞으로는 뜨는 해(?)쪽에 붙기로 하였답니다...
애나님!
막걸리 아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동행이 있어서 앞에 있었지만 저도 뒷줄악당들팀에 붙여주세요.
애나님, 지인여행에 보내주시는 따뜻한 격려와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언제든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