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글 이준관 (동시인)
박예분 시인의 동시집 『엄마의 지갑에는』은 따뜻한 사랑의 마음으로 가득 찬 시집입니다. 가족 간의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 동물에 대한 사랑, 자연에 대한 사랑, 친구에 대한 사랑을 가득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동시를 읽으면 마음이 사랑의 빛깔로 물들여지고 가슴이 훈훈해집니다.
박예분 시인의 동시는 여름이면 텃밭에 심은 봉숭아꽃잎을 따다가 엄마가 물들여주는 봉숭아꽃물처럼 우리의 마음을 봉숭아꽃빛 사랑으로 곱게 물들여줍니다. 손톱에 곱게 물든 봉숭아꽃물을 보면서 엄마의 사랑을 느꼈듯이 박예분 시인의 동시도 사랑의 마음을 담뿍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 나는 박예분 시인의 동시를 ‘엄마가 물들여주는 봉숭아꽃물 같은 사랑의 동시’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글쓴이 박예분
전북 임실에서 태어나 지금은 전주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동문예문학상에 <하늘의 별따기>외 1편(2003년)이, 동아일보신춘문예에 <솟대>(2004년)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발표한 작품으로는 동시집『햇덩이 달덩이 빵 한 덩이』『엄마의 지갑에는』, 아동청소년 역사논픽션『뿔난 바다』가 있고, 그림책『검꼬의 똥침』『별이 된 반딧불이』『한낮의 두더지 게임』, 초등글쓰기 교재『박예분 선생님의 글쓰기 교실』『글 잘 쓰는 반딧불이①』『글 잘 쓰는 반딧불이②』등이 있습니다.
전북아동문학상(2008년)을 수상하였습니다. 아동청소년들에게 건강하고 당당한 삶을 꾸려갈 수 있는 글쓰기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및 문학관에서 학부모님들과 함께 동시를 읽으며 동심을 회복하고, 어린이의 세계를 이해하고 '우리 아이 마음 읽기'라는 따뜻한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그린이 김휘녕
한국전통문화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앞으로 대학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하고 아트디렉터가 되어 멋진 작품을 만들고자 열심히 푸른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목차
제 1부 엄마의 지갑에는
빈병 줍는 할머니 / 그 꽃 / 종이상자 집 / 맹물 / 깊은 강 / 엄마의 지갑에는/ 시래깃국 / 마중물 / 꽃물들이기 / 엄마 없는 날 /문패 / 만남 / 흔적 /우체국에서 / 도돌이표 아저씨
제 2부 억울한 까치
시소놀이 /얼음 땡 /흉터 /억울한 까치 //바이올린 켜는 집 /엄마의 배춧잎 / 얼음덩이의 악수 /무거운 잔소리 /매미와 삼촌 / 고물상 / 길에서 만난 엄마 / 꿈나라 가기 전 /
숨바꼭질 / 타작마당 /고인돌 앞에서 /옆집 강아지
제 3부 개구리들은 다 어디로
매미 허물 /담쟁이덩굴 /열매 /개구리들은 다 어디로 /방패연 /시루 속 콩나물 /다람쥐 가족 / 개들의 말 /외발수레 / 내 몸은 내가 지켜요 / 호박꽃 / 그만 울어 / 한치 / 내가 바다에 살면 / 연밥 / 풍경 소리
제 4 부 구봉이는 내 친구
동물학교 시험 / 김밥 아줌마 / 편지 / 은행나무 선생님 / 눈 깜짝할 사이 / 구봉이는 내 친구 / 꼬꼬닭 심부름 / 엄마가 된 진순이 / 경기전 나무거북이
동시집 해설 ----이준관
동시야, 고마워 ----정찬미 외
########### 해 설 ############
엄마가 물들여주는 봉숭아꽃물 같은 사랑의 동시
이준관 (동시인 )
1.
박예분 시인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어 좋은 동시를 쓰고 있는 시인입니다. 첫 번째 펴낸 동시집 『햇덩이 달덩이 빵 한 덩이』는 여러분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햇덩이 달덩이 빵 한 덩이』가 특별히 여러분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것은 어린이다운 생각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표현을 했기 때문이었지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이건 내 마음을 표현한 거야’ ‘이것은 내 이야기야’하고 공감을 했기 때문이었지요. 박예분 시인이 이번에 두 번째 동시집 『엄마의 지갑에는』을 펴내게 되었습니다. 이번 동시집도 동심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썼기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를 읽고 좋아합니다. 왜 그럴까요? 시를 읽으면 마음이 맑아지고 깨끗해지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힘들고 슬플 때 우리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힘이 되어주기 때문이지요. 아, 또 있어요. 시를 읽는 또 하나 중요한 이유는 시를 통해 이웃과 자연과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어서랍니다. 동시집 『엄마의 지갑』에는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담겨 있는 시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읽으면 마음이 사랑의 빛깔로 물들여지고 엄마의 따뜻한 품속처럼 가슴이 훈훈해집니다.
2.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은 누군가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남을 돕고 이해하려는 마음입니다. 부모에 대한 사랑. 친구에 대한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 동물에 대한 사랑, 자연에 대한 사랑 등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사랑이 있습니다. 사랑이 없다면 우리는 살 수 없지요.
사랑 중에 가장 높고 순수한 것이 무엇일까요? 바로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입니다. 특히 엄마의 사랑은 가장 높고 깊지요. 엄마가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느끼고 싶으면 다음의 시를 읽어보세요.
항상 두둑한 엄마 지갑
만날 돈 없다는 건 다 거짓말 같아.
엄마는 두꺼운 지갑을 열어 보며
혼자서 방긋 웃기도 하지
돈이 얼마나 많이 들었을까
나는 몹시 궁금해서 살짝 열어봤지
에계계
달랑 천 원짜리 두 장뿐이었어
대신 그 속에 어릴 적 내 사진이
활짝 웃고 있지 뭐야
거기에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랑 누나 사진까지 들어 있지 뭐야
「 엄마의 지갑에는 」전문
엄마의 지갑을 본 일이 있나요? 엄마의 지갑에는 물론 돈이 들어 있고 카드도 들어 있겠지요. 이 시에 나오는 엄마의 지갑엔 달랑 2천원이 들어 있네요. 살림이 넉넉하지 못한 엄마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그런데 왜 지갑이 두툼했을까요. 그것은 바로 가족들의 사진이 들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엄마의 지갑엔 가족에 대한 사랑이 가득 들어 있었던 것이지요. 이런 엄마라면 길을 가다 마주쳐 보고 또 봐도 언제나 반갑겠지요. 다음 시를 읽어보면 엄마와 딸이 서로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지요.
길을 가다 뜻밖에 엄마를 만나면
어쩜 그리 반가울까요.
아침에 일어나서 보고
학교 다녀와서도 봤는데
마트에 간 엄마를
뜻밖에 집 앞 횡단보도 앞에서 만나면
우린 서로 맞은편에 서서
신호가 바뀔 때까지 손을 흔들지요
보고 또 보고 또 봐도
언제 어디서나 반가운 우리 엄마
「 길에서 만난 엄마 」전문
엄마는 아침에도 보고 학교 다녀와서도 보고 만날 봅니다. 그런 엄마를 횡단보도 앞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어쩜 그리 반가운지 서로 신호가 바뀔 때까지 서로 손을 마주 흔듭니다. 정말이지 엄마는 ‘보고 또 보고 또 봐도 언제 어디서나 반가운’ 엄마입니다. 박예분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엄마의 사랑을 느껴볼 수 있는 것이 이 동시집을 읽는 큰 즐거움입니다. 여러분도 이 시들을 읽고 엄마를 더욱 아끼고 소중히 생각하기 바랍니다.
3.
사랑은 남을 돕고 이해하려는 마음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박예분 시인은 그런 불쌍한 이웃의 어려움을 못 본 체하지 않고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돕고 싶어 합니다. 다음에 소개하는 시는 종이로 만든 상자 집에서 곡식과 야채를 파는 할머니의 딱한 처지를 보고 쓴 시입니다.
은행 담벼락에
종이상자를 접착테이프로 이어 붙여
겨우 겨우 칼바람을 막은
조그만 집
참깨, 콩, 팥, 마늘, 생강 따위를
맨땅에 늘어놓고 파는 할머니가
주인이다.
사 주는 사람도 없는데
종일 좁은 곳에 웅크리고 앉아
콜록콜록 기침하던 할머니.
오늘은 종이상자 집이 텅 비었다
무슨 일일까
무슨 일일까
핼쑥한 할머니 얼굴 떠올라
자꾸자꾸만 뒤돌아보며 걷는다.
「종이상자 집 」전문
여러분은 종이상자로 이어 붙여 만든 집에서 참깨 콩 팥 수수 등을 놓고 파는 할머니를 본 일이 있나요? 여러분이 만약 콜록콜록 기침까지 하는 그런 불쌍한 할머니를 보았다면, 그리고 어느 날 텅 빈 종이상자 집을 보았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아마 이 시에서처럼 “무슨 일일까’하고 걱정이 되었을 거예요. 그래서 핼쑥한 할머니 얼굴이 떠올라 자꾸만 텅 빈 종이상자 집을 뒤돌아보았을 거예요. 종이상자로 만든 집에서 참깨 콩 팥 등을 파는 불쌍한 할머니에 대한 사랑을 담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는 시입니다. 불쌍한 할머니를 측은한 눈으로 바라보고 그들의 아픔을 따스하게 감싸 안으려는 애틋한 마음이 담겨 있는 시입니다.
박예분 시인은 이웃뿐만 아니라 동물에 대한 사랑도 많습니다. 다음에 소개하는 시는 억울하게 야단을 맞은 까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집 없는 고양이들
오래된 기와지붕 오르내리며
멍멍이 밥그릇에 가득 담긴
생선대가리를 보고 군침 흘린다.
멍멍이가 꼬리 빳빳이 치켜세워
의심스레 살피는데
지붕 위 고양이들 우르르
쏜살같이 달려들어
생선대가리 냉큼 물고
기와지붕을 타고 멀리 달아난다.
컹컹, 커겅,
빈 그릇 달그락 달그락거리며
멍멍이가 울어대자
달아난 고양이들 나무라는데
주인아저씨 뛰어나와
시끄럽다며 까치만 혼낸다.
아무 잘못 없는 까치
멀뚱멀뚱 하늘만 올려다보며
눈물 글썽인다.
교실에서 친구들과 장난치다
나만 선생님께 걸려
복도에 무릎 꿇고 앉아
두 손 번쩍 들고 벌서는
꼭 나 같다.
「억울한 까치 」전문
고양이가 생선대가리를 물어갔는데 아무 잘못도 없는 까치가 야단을 맞았어요. 까치는 얼마나 억울할까요. 속이 상하고 분하기도 할 거예요. 그래서 까치는 멀뚱멀뚱 하늘을 쳐다보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네요. 마치 친구와 같이 장난을 쳤는데 나만 걸려 억울하게 벌 서는 나처럼요. 눈물을 글썽이는 까치의 불쌍한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하네요. 여러분도 그런 일을 당한 일이 있었다면 까치의 마음이 이해가 갈 거예요. ‘까치야 울지 마’ 하고 등이라도 토닥여 주고 싶은 시입니다. 박예분 시인은 이처럼 까치의 마음까지도 헤아려 시를 쓰고 있습니다.
4.
친구 간의 사랑을 우리는 우정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도 사귀는 친구가 있을 것입니다. 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랍니다. 다음에 소개하는 시는 우정을 다룬 시로서 구수한 이야기로 되어 있어서 아주 재미있습니다
그 때 마당에 있던 구봉이가 잽싸게 달려와
내 팔을 잡아주다 그만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구봉이 팔뚝도 똥통에 푹 빠지고 말았지요.
나도 구봉이도 온통 똥 범벅이 되었지요.
우리는 징겅징겅 앞개울을 향해 달렸지요
종일 맑은 물에 푸하푸하 똥물을 씻었지요
하늘 아래 구봉이와 나만 아는 비밀이지요
첩첩산중 나랑 구봉이만 아는 비밀이지요.
「 구봉이는 내 친구 」일부
구봉이와 덕배는 첩첩산중 산골에 삽니다. 둘은 장난스럽게 놀리기도 하는 친구 사이지요, 그런 어느 날 덕배가 똥통에 구슬을 빠뜨리지요. 덕배는 구슬을 주우려고 몸을 숙이다 똥통에 빠져 버립니다. 아뿔사! 덕배 팔을 잡아 주다가 구봉이도 똥통에 빠져버립니다. 구봉이는 정말 좋은 친구이지요. 왜냐하면 어려울 때 도와주었으니까요. 똥통에 빠진 두 친구는 앞개울로 달려가 맑은 물에 몸을 씻습니다. 이 사실은 둘만이 아는 비밀이지요. 이 시는 이야기처럼 쓰여 있어서 재미가 있습니다. 친구 간의 사랑을 익살스럽고 재미있게 이야기처럼 쓴 시입니다.
5.
박예분 시인의 동시집 『엄마의 지갑에는』은 따뜻한 사랑의 마음으로 가득 찬 시집입니다. 가족 간의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 동물에 대한 사랑, 자연에 대한 사랑, 친구에 대한 사랑을 가득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동시를 읽으면 마음이 사랑의 빛깔로 물들여지고 가슴이 훈훈해집니다.
박예분 시인의 동시는 여름이면 텃밭에 심은 봉숭아꽃잎을 따다가 엄마가 물들여주는 봉숭아꽃물처럼 우리의 마음을 봉숭아꽃빛 사랑으로 곱게 물들여줍니다. 손톱에 곱게 물든 봉숭아꽃물을 보면서 엄마의 사랑을 느꼈듯이 박예분 시인의 동시도 사랑의 마음을 담뿍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 나는 박예분 시인의 동시를 ‘엄마가 물들여주는 봉숭아꽃물 같은 사랑의 동시’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박예분 시인의 동시를 읽는 가장 큰 즐거움은 그의 시를 통해 사랑을 배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동시집『엄마의 지갑에는』을 읽고 여러분도 남을 아끼고 소중히 여길 줄 알며 남을 돕고 이해하는 사랑의 마음으로 가득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동시야, 고마워! #########
동시는 내 친구
이리 동남초등학교 2학년 정찬미
동시 속에는 이야기보따리가 가득 숨어 있어서 재미있는 생각이 많이 납니다. 동시는 나의 다정한 친구입니다. 동시는 내게 행복과 슬픔과 기쁨을 선물해주는 영원한 친구입니다.
동시야, 고마워!
정찬미 어린이의 엄마 이정은
마한교육문화회관에서 박예분 선생님의 '동시로 우리 아이 마음읽기'라는 강의를 들었습니다. 동시가 그렇게 좋은 것인 줄 처음 알았습니다. 직장생활ㆍ자녀 교육ㆍ가정 살림 등에 쫓겨 바쁘게만 살다가 동시를 읽으며 쉼터를 만난 듯 마음이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잊고 살았던 동심의 세계와 순수했던 내 학창시절이 가슴 속에 새록새록 새순처럼 돋아났습니다.
이렇게 좋은 동시를 혼자만 읽을 수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가서 저녁상을 물리고 남편과 딸이랑 앉아서 오순도순 동시를 읽었습니다. 같은 동시를 서로 다른 목소리로 바꿔 읽으며 동요도 불렀습니다. 동시 속에 담긴 내용들이 우리 가족의 이야기와 같을 땐 깔깔거리며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동시에 담긴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성에도 감탄을 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은 동시가 친구처럼 좋다며 생각날 때마다 직접 시를 써서 제게 자랑을 합니다. 그뿐 아니라 집 안 곳곳에 동시를 적어서 붙여두었더니, 딸아이가 오가며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한 번씩 읽고 미소를 짓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 제 마음이 포근해졌습니다.
저의 동시사랑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좋은 동시들을 몇 편 골라서 주위에 사는 어머님들과 교회모임에 나가서도 소개를 합니다. 동시를 읽고 함께 공감하며 웃는 즐거운 삶을 나누는 시간도 가질 수 있어서 무척 기뻤습니다. 항상 일과 가정의 반복되는 삶속에 동시는 제게 활력이 되고 기쁨이 되었습니다. 삶의 에너지를 준 동시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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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대장
이리동남초등학교 5학년 박승현
엄마랑 누나랑 자주하는 '동시제목 맞히기' 대장은 나다.
엄마는 누나보다 내가 맞히면 더욱 좋아하신다.
그런데요, 엄마, 가끔 문제를 못 맞힐 때도 맛난 치킨 사주면 안 될까요?
우리 집 동시 놀이
박승현 어린이의 엄마 오미숙
아이들과 함께 우리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뿍 담겨 있는 동시를 만났다.
" 어! 그 동시 제목이 뭔지 알겠다!"
내가 소파에 앉아 동시를 읽을 때, 컴퓨터를 열심히 하던 아이가 문득 고개를 돌렸다.
"그래? 내용만 들어도 제목을 알겠단 말이지? 좋아, 그럼 이 동시 제목이 뭘까?"
"으음, 그건 000 일거야!"
이렇게 아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시작된 '동시놀이'는 계속 되었다.
다음 날도, 내가 동시를 읽으면 아이들이 제목을 맞혔는데, 어려울 때는 단어 몸짓으로 힌트를 주고받기도 했다. 그렇게 즐겁게 제목을 맞히고, 빈칸도 마련해서 그 안에 들어갈 말도 맞혀보는 놀이를 했다. 아들은 눈치 빠른 자기 누나 몰래 먼저 힌트를 달라며 내게 눈짓을 했다가 이크, 누나한테 걸리기도 했다. 반칙은 절대 안 돼! 이젠 서로 바꿔가면서 문제를 내고 맞히면서 <동시 놀이>를 했다.
초등 4학년이라기엔 덩치가 상당히 큰 아들이 <동시 제목 알아맞히기>문제를 낼 때이다. 제 딴엔 우리들에게 힌트를 주느라 큰 몸짓으로 아기 흉내를 내는데, 그 모습을 보며 우리는 배꼽 쥐고 웃느라 힌트를 그만 놓쳐버리기도 했다. 그래서 못 맞힌 벌로 엉덩이로 가족에게 사랑 고백을 했다.
"아들, 사랑해."
"하하하 호호호."
우리 방에 굴러다니던 웃음이 사방 벽에 부딪쳐서 배로 늘어다더니 저녁내 웃음바다가 되었다. 우리 가족은 함께 동시를 읽으면서부터 즐거운 <동시 놀이>에 푹 빠져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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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는 놀이동산
전주기린초등학교 3학년 강민서
동시를 읽을 때면요, 재미있어요. 강아지를 볼 때도 재미있는 말들이 생각이 나고요, 꽃들을 볼 때도 예쁘게 꾸미고 싶은 낱말들이 마구마구 떠올라서 제 마음이 더욱 예뻐지는 것 같아요. 가끔은 엄마 아빠한테 자랑을 하면서 시를 써보기도 하지요. 동시는 제게 놀이동산 같아요. 동시는 재미있고 가족이랑 함께할 수 있으니까요.
동심으로 교감하기
강민서 어린이의 아빠 강도헌
각종 영상 매체나 미디어의 발달로 요즘 아이들은 생각하는 시간 보다는 보고 듣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화려하고 자극적인 화면과 컴퓨터 게임 등으로 우리 아이들의 깨끗해야할 영혼의 눈들이 삭막해지고 있습니다. 풍부한 상상력으로 달나라에 가보고, 뭉게구름으로 솜사탕도 만들어보며 놀아야 할 우리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경쟁사회의 부추김으로 점점 서정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어른들 또한 사회적 불확실성에 따른 스트레스로 우리 아이들을 이해하거나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몇 년 전, 아내가 동시를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우리 아이들과 동시를 함께 읽고 있습니다. 온가족이 동시를 읽으며, 때로는 미소를 짓기도 하고 가끔 박장대소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또한 좋은 동시들을 따로 뽑아서 한지 공책에 일일이 베껴 쓰기도 하고, 거기에 삽화까지 곁들여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우리 가족 동시집'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우리 부부는 아이들과 함께 동시를 읽으며 어린이들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동시를 읽으며 '한때 나도 이런 생각을 하며 자랐었지.' 하고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것은 곧 우리 아이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였고, 아이들과 동심으로 서로 교감할 수 있었습니다.
동시는 무엇보다 현시대의 생명을 동심으로 이어갈 씨앗과 같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맑은 영혼을 지켜 줄 좋은 동시를 많이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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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는 마음의 보약
울산 남목초등학교 4학년 박예림
나는 동시가 참 재미있다. 왜냐하면 동시 속에는 꽃도 별도 다 살아있고 이야기도 나눈다. 우리 엄마가 시는 마음의 보약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매일 매일 읽은 동시 중에 마음에 드는 동시를 그대로 공책에 옮겨 쓴다. 처음엔 귀찮았지만 어느새 더 예쁜 말을 쓰게 되고 글씨도 예뻐졌다.
내 마음 잘 알아주는 동시
서울 봉천초등학교 5학년 황하운
동시를 읽을 때면 반복되는 말, 흉내 내는 말 등 여러 가지 표현들이 재미있게 느껴진다. 동시를 읽으면 그 속에서 나와 똑같은 마음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서 좋다. 나는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동시가 참 고맙다. 내가 동시한테 느끼는 고마움이 다른 친구들에게도 전해지면 좋겠다.
세상 모든 어린이들의 행복을 위하여
한국전통문화고등학교 2학년 김휘녕
제 꿈은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아트디렉터가 되어 멋진 작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동시집에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그저 기쁘기만 했습니다. 박예분 선생님의 동시를 읽고 또 읽으면서 따뜻한 마음을 느꼈습니다. 세상 모든 어린이들은 행복해야하기에 그림에 행복을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동시집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 처음이라 조금 어렵기도 했지만 제겐 큰 경험이 되었습니다. 푸른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박예분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동시집 『엄마의 지갑에는』을 읽는 많은 어른들과 어린이들에게 제가 드리는 행복이 잘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