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 벽라춘의 가공 – 유념
앞서 설명한 살청은 150~180도의 온도에서 약 2~3분 정도 진행된다.
살청이 끝난 이파리는 바로 유념과정에 들어가는데, 벽라춘은 살청, 유념, 건조 모두
솥 위에서 진행된다.
이런 벽라춘의 특이한 가공을 설명한 글이 있다.
手不离茶,茶不离锅
가공과정 중 손에서 차가 떨어지지 않고 차는 솥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揉中带炒,炒中有揉
유념을 하면서 덖어지기도 하고 덖는 과정에서 유념이 되기도 한다.
连续操作,起锅即成
과정이 연속적으로 이뤄지며 차가 솥에서 나올 때가 바로 완성이 된 차다.
설명에서는 건조과정이 빠졌지만, 건조 역시 솥에서 진행된다.
벽라춘을 외형적으로 보면 미(眉)차에 속한다.
미는 눈썹을 뜻하는데, 완성된 차의 모양이 굽었으며,
가늘고 얇아 눈썹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미차의 굽은 형태를 만드는 과정이 바로 유념과 차단이다.
유념(揉捻)이라는 단어를 풀이해보면 비비다라는 뜻의 유(揉)
그리고 역시 비비고 꼬다라는 뜻의 념(捻)이라는 문자의 결합이다.
단어만 봐도 유념이라는 과정이 뭘 하는 과정인지 알 수 있다.
즉 유념은 차를 비벼주는 과정을 말한다.
유념의 목적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이파리 조직에 기계적인 손상을 주어 차를 우릴 때 맛, 향, 색을 이루는
성분들이 잘 용출되어 나오게 해준다.
둘째, 원래 기다란 상태의 이파리 모양을 구부려주어 부피를 줄여준다.
부피를 줄여주면 운송과 저장에 편리하다.
사진에서 보면 생엽과 완성된 차의 부피가 많이 차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나저나 엄청 미인이다.
셋째, 이파리 내부의 성분을 잘 섞이게 해준다.
세 번째 목적은 녹차보다는 홍차에 적합한 설명이다.
이파리 내부 성분이 잘 섞이게 해준다는 것은 폴리페놀과 그 산화효소가 잘 섞이게끔 해줘서
산화가 잘 이뤄지게 해주는 작업이니 말이다.
녹차는 산화를 유도하지 않는 차니까 세 번째 목적은 빼고 생각하면 되겠다.
벽라춘의 가공 중 유념은 솥 온도를 내리면서 시작된다.
150~180도였던 살청과정 중의 솥 온도를 100도까지 내려준다.
그리고 솥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한 손, 혹은 두 손으로 찻잎을 굴리듯 말아준다.
이때 손바닥과 솥 사이에서 찻잎이 구르는 듯한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과한 힘을 가하면 어린 이파리가 쉽게 찢어지니 힘 조절을 잘해야 한다.
방향은 유념이 끝날 때까지 같은 방향으로 비벼준다.
중간에 다른 방향으로 비비게 되면 잘 말려지던 찻잎이 다시 풀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한 쪽 방향으로 잘 말다가 보면 이파리 표면이 미세하게 손상되고,
곧 끈적거리는 성분인 펙틴성분과 당 성분이 나와서 이파리끼리 뭉쳐지기 시작한다.
이때, 뭉쳐진 찻잎을 장시간 두게 되면 이파리에서 나오는 수증기가 잘 빠지지 않아
수증기로 찻잎이 쪄지는 듯한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작용은 찻잎을 노랗게 변하게 하는데, 완성된 벽라춘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이유가 된다.
따라서 뭉쳐진 찻잎은 두 손으로 빠르게 털어주어야 하는데,
손가락을 이용해서 솥 위에 뿌리듯 털어내면 된다.
펙틴과 당 성분은 차가 손에도 잘 달라붙게 하는데,
손에 붙은 찻잎은 유념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차와 붙어서 떨어지니
별다른 문제는 되지 않는다.
유념 시간은 대략 12~15분 정도 소요되며 유념이 적당하게 될 때는
찻잎이 더 이상 손에 붙지 않는다.
유념이 끝나면 다음 단계인 차단(搓團)과정에 들어간다.
첫댓글 유념 // 맛 성분 용출 용이 &부피 감소~~!
한 방향으로만 비벼주기 & 손가락 털기 신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