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통합 교단의 차세대 교회
“복음과 예배에 집중된 목회로 다 되어졌습니다”
2004년 교회 부임해 2년 만인 2007년 2월에 교회건축 일궈
예배당 앞마당 정원으로 가꿔 성도들의 안락한 교회생활 제공
목회 중 올해 당회 배려로 안식년 갖고 새 힘 얻어, 60주년 준비
▲오정교회 최세영 담임 목사가 인터뷰 내내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자신의 목회철학을
소신있게 밝혔다.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223-12번지에 위치한 오정교회가 내년이면 60주년을 맞는다. 이 교회 담임 최세영 목사는 최희관 원로 목사 후임으로 지난 2004년 부임해 올해로 7년째 임기를 맞았다. 대전지역 통합 교단의 대표할만한 교회로 몇몇 교회가 있는 가운데 오정교회도 이름이 올라와 있다. 이 교회에 들어오면 깨끗하게 정돈 된 정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계절마다 아름다운 꽃들이 교회 주변을 수놓을 때면 지친 심신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도 든다.
최세영 담임 목사는 지난 2007년 2월에 노후 된 교회 건물을 허물고 새롭게 교회를 건축했다. 25년 된 교회 시설을 리모델링할 계획이었지만 주변 지인들의 조언과 기도 끝에 성도들의 생활에 맞게 교회를 재건축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을 했다.
교회 건축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이곳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다. 성도들로부터 가장 존경받으며 실력을 겸비한 장로님을 건축위원장을 세운 덕이다. 그래서 교회탐방차 오정교회를 방문하는 목회자들에게 꼭 ‘교회건축의 팁’으로 이 부분을 강조한다.
“교회 건축에 대해서 비판적인 말도 있지만 교회 건물은 교인들이 생활하는 가정공간과 맞춰져야 ‘선교적’이라고 봅니다. 너무 시설이 낙후되어 있으면 기존의 성도들은 익숙하지만 새신자들에게는 이질감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건물이 선교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처음 최 목사가 교회 건축을 하게 된 동기는 낙후된 유치부실에서 아이들이 지내는 것을 보고 결심했다고 한다. 천장에는 못이 나와 있었고 너무 추웠다.
“이곳에서 어떻게 젊은 부부들이 아이들을 맡기고 예배를 드릴 수가 있겠습니까? 병원이나 공공시설에만 가봐도 안락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교회건축을 하고 나니깐 교회 성장측면에서도 월등해졌습니다. 교인들이 좋은 환경 속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으니까 꾸준히 새신자가 오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앞마당의 정원 때문에 주차장이 협소하지만 이 또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주차 문제는 교회 주변에 있는 대전신학대학교 주차장을 쓴다. 교단 신학교라는 이점과 학교의 배려로 주차의 불편함을 해결했다. 대신 학교에 ‘학교발전기금’이나 ‘장학금’으로 협력하고 있다.
최세영 담임 목사는 부임하면서 지금까지 오로지 ‘복음과 예배’에 모든 걸 쏟아 부었다.
“6년 동안 해 온 것이 이것 말고는 한 것이 없다”는 게 최 목사의 고백이다. 일주일의 목회 스케줄이 오로지 ‘예배설교’에 집중되어 있다.
▲감동과 감격이 살아있는 오정교회의 예배모습.
“성도들이 복음을 알고 그 복음을 복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또한 그 안에서 생활하는 것도 어려운 가운데 목회자인 저 또한 복음적으로 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일설교를 복음적 설교에 맞추려고 노력했고 그런 목회를 해 왔습니다.”
율법적이지 않는 개념이다. 오정교회에는 새신자들을 위한 ‘확신반’이 있다. 원래 취지는 신천지 이단 세력들 때문에 시작됐다.
최 목사는 “교회에 부임했을 때부터 복음을 설교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성도들이 신천지에 빠져드는 이유는 결국 성도들이 복음에 대한 지식과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최 목사의 주장이다.
“교회에 복음이 없으니까 그동안 그냥 다니던 성도들이 신천지에 빠집니다. 예전에 진용식 목사님의 개종교육을 받아봤는데 제가 훨씬 더 잘 가르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새가족들을 위한 확신반을 개설했죠.”
오정교회의 확신반은 4주 과정으로 최세영 담임 목사가 직접 인도한다. 주목할 점은 1·2부 예배 후인 오후 예배 사이에 이 성경공부가 진행된다. 확신반에서는 복음과 구원에 관한 명쾌하고 분명한 확신을 심어준다.
새가족들 입장에서 담임 목사와의 만남이 부담스럽고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 시간이 새가족들에게는 매우 유익하고 기대가 되는 시간이다.
“구원의 확신을 공부 하고 나면 ‘처음으로 이런 공부를 했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구원에 대해서 이렇게 가르쳐 준 것이 처음이다’는 분도 있습니다. 설교와 성경공부는 다릅니다. 설교는 선포이지만 성경공부는 대화로 주고받으며 피드백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밑바탕이 되어서 설교도 복음적으로 하고 있고 그 바탕 위에 예배가 있습니다.”
최 목사에게 지난 6년간의 목회는 예배 중심이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성도들이 교회의 안과 밖에서 많은 역할을 하지만 결국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과 감격들을 맛 봐야 한다는 게 최 목사의 목회적 견해다.
“성도들이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이 두려운 분’인줄을 알 수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게 모든 삶의 기초인데 예배를 통해서 ‘예배가 참 행복하구나’ ‘하나님 말씀이구나’라는 걸 깨닫습니다. 이 시대와 단절된 공간속에서 참된 예배를 드리고 그 안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면 밖에서도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 수 있습니다.”
그게 안 되면 교회도 세상 생활의 연장일 수밖에 없다. 공간만 다를 뿐이다. 이중생활이 될 수밖에 없다.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경험하면 세상 속에서 구별된 삶을 살 수 있다.
최 목사는 개인적으로 ‘복음과 예배’가 목회의 전부라고 강조했다. 교회에서 성도들에게 충성을 강조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복음과 예배’속에서 나오는 충성이어야 한다는 것.
“한국교회가 너무 충성입니다. 예수그리스도 안에서 나오지 않는 율법적인, 습관적인 충성인 게 많습니다. 그래서 그 밑바탕을 은혜로 회복하는 것이죠. 정말 그것 하나밖에 없습니다.”
최 목사는 지난 6년간의 시간을 설교 준비에 다 투자했다. 일주일이 길다면 길지만 그 일주일은 그에게 설교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굉장히 바쁜 일정이었다. 그 만큼 예배에 선포되어지는 말씀에 혼혈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만 했는데 “다른 것은 다 되어졌다”고 최 목사는 감사했다.
“다 되어졌다”는 게 무슨 뜻일까? 인터뷰 도중 최 목사의 고백에서 궁금증이 생겼다.
최 목사는 올해 당회의 배려로 4달간의 안식년을 가졌다. 그 기간 동안 목회를 뒤돌아보니 자신은 ‘복음과 예배’에만 집중했는데 나머지는 다 되어졌다고 했다. 서두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최 목사는 담임 목사로 교회에 부임한지 2년 만에 교회를 건축했다.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223-12번지에 위치한 오정교회 전경.
처음 교회 건축을 하자고 했을 때 교인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는 것도 ‘다 되어진 것’에 해당된다. 건축예산이 0원이었다. 그런데 40억 되는 공사를 시작하면서 건축 중간에 한마디의 잡음도 없었다. 건축 후에도 잡음은 없었다. 건축 후 성도들이 행복하게 잘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때면 “이것이 다 되어진 것”이라고 최 목사는 말한다.
예배 시간의 불필요한 요소도 없앴다. 예배의 처음과 시작이 깔끔하게 감격적으로 끝나고 가슴에 꽉 차 있는 감동으로 진행된다. 이 또한 ‘다 되어진 것’중의 하나이다.
또 한 가지는 푯대를 제시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하나님께 의지하며 그 분께 물어가는 삶이다.
“저는 비전이라는 말을 잘 못씁니다. 푯대가 저기 있다고 하면서 그 푯대를 제시하지 않습니다. 이게 제 약점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임하면서 지금까지 하나님 중심으로 살아왔습니다. ‘우리를 어디로 인도하고 계시는지’ 하나님께 계속 물어가며 왔습니다.”
하루살이 인생처럼 하나님만 의지하고 물어가며 달려오다 보니 나머지는 ‘다 되어졌다’는 것이다.
최 목사는 그러면서 “성도들의 리더십 관점에서 보면 달려갈 푯대를 담임 목사가 제시하는 게 맞지만 아직은 제가 조화를 못시키고 있다”며 “향후 그런 푯대를 제시할 기회와 감동을 주실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더불어 최 목사는 “안 되어 있는데 되어진 것처럼 못한다”면서 “내속의 내 것이 안 되어 있는데….”라며 낮은 모습을 보였다.
최 목사는 설교도 확신으로 다가온 것을 전한다. 그래서 성도들은 교회의 모든 공예배를 기대한다. 담임 목사가 일주일간의 모든 시간을 설교 준비에 몰두하는지 잘 알기에 성도들은 매주 설교에 대한 기대감이 남다르다.
“내년이 60주년입니다. 담임 목사로서 달려갈 푯대를 제시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올해 기도하고 있는 것이 60주년에 하나님이 어떤 길을 제시하실까? 저와 제 속에 어떤 감동을 주시고 교회가 어떻게 달려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 되어진 것’중의 또 다른 한 가지 중 가장 큰 역사로 대전극동방송에서 하고 있는 오정교회의 ‘11시 예배실황’을 최 목사는 꼽는다. 50분 동안 예배의 모든 실황이 중부권에서 전해지고 있다.
‘이 일이 왜 되어진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4년 전 정찬덕 지사장이 있을 때 10분 칼럼 계약차 대전극동방송을 방문했다.
정 지사장이 여러 교회에 ‘11시 예배’건을 요청했지만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누가 그 시간에 듣겠어요”라는 반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최 목사는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복음과 예배’에 집중한 최 목사에게 이 시간은 주일 날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또 다른 예배와 복음으로 다가왔다.
“4년째 이 방송을 하고 있는데요. 방송을 듣는 분들이 대부분 병원에 있는 환자와 가족들, 주일에도 어쩔 수 없이 일해야 하는 아파트 수위분들, 차를 타고 이동하고 분들 등 다양했습니다. 이 방송을 통해 교회가 많이 알려졌고 다른 교회 교인들도 이 방송을 듣고 근처에 사는 새가족들을 우리교회에 보내주셨습니다. 이게 진짜 복음과 예배에 힘써온 결과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라고 생각됩니다. 되어짐의 역사가운데 가장 큰 역사이죠.”
인터뷰 말미에 최 목사는 당회의 허락으로 올해 안식년을 다녀온 것에 크게 감사했다. 4달의 안식년을 당회에서 허락해 두 달씩 나눠서 가족들과 함께 이스라엘에서 한 달간을 머물렀다. 젊은 나이에 교회에 부임해 교회 건축과 여러 가지 사역들을 당회에서 밀어주고 뒷받침해 준 것 또한 ‘다 되어짐의 결과’이다.
“장로님들이 저를 믿고 안식년을 주신 것에 너무 감사합니다. 그로 인해서 다가올 60주년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정말 힘이 났습니다. 목회를 하는 중에 안식년을 주신 것은 다른 분들이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행복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장로님들과 당회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진·글=문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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