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돈은 쫓는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돈을 번다는 게 쉬운일이 아니지요. 그게 쉬우면 세상사 뭐가 걱정이겠습니까. 물론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그건 배부른 사람들 하는 얘기고 대다수의 서민들에겐 'MONEY'야말로 구세주지요. 저도 솔직히 돈 벌기가 쉽지 않다는 걸 알아차린 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유년시절엔 대다수 시골마을이 호구지책에 시달렸지요. 아침은 생략하고 점심은 고구마로 건너뛰고 저녁은 깡보리밥에 된장으로 한끼를 때워도 모든 사람이 다 이렇게 사는 거구나, 누굴 원망할 일도 서러울 것도 없었지요.
그러다 군대를 가고 제대 후 취직을 해서 주는 월급으로 평생을 살았으니 언제 돈 벌기 어려운 줄 알았겠습니까. 더구나 주제에 풍류는 알아갖고 일찍이 88올림픽에 맞춰“9인회”라는 문학동오회를 맹글어 스스로 회장에 취임한 이후 시간만 나면 회원들과 술자리요 잡기에 능하고 귀가 얇은 덕분에 주식이란 놈 가까이 하다가 쌈지돈 다 털어먹고 한 수 더 떠 단골 술집마담 일수 쓰는 게 안쓰럽다고 대출 도움주고 2년만에 모다 뒤집어썼으니 오늘날 삼시세끼 보전하고 마누라 눈총에 오갈데 없는 신세 면한 것은 그래도 월급 차압당할 일 미연에 방지한 덕분이고요. 노후 대책용이라고 눈감고 인수한 나무 자세히 보니 모두 땔감용이라 그거 잘라내느라 전기톱 수십 개 잡아먹고 결국 산신령님의 계시 받자와 하산한 지 햇수로 5년째, 헛되이 버린 지난 인생이 한심해서 이리저리 뛰다보니 마음과 몸을 다치게 되고요 직원들 봉급 걱정에 술 맛 잠맛 떨어지면서
“아! 돈 벌기 참으로 만만챦구나!”
제4장 나무를 키우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
가) 귀가 두꺼워야 합니다.
지난 날을 생각하면 참으로 어리석었습니다. 모름지기 거래라는 건 역설적으로 당사자들의 각기 다른 생각 때문에 성립이 가능합니다. 갖고 있으면 돈이 되는데 지 물건 내놓는 사람 없습니다. 양면입니다. 파는 사람 입장에선 별 볼일 없어 손해를 줄이려는 것과 이익의 한계점에 왔을 때입니다. 물론 돈이 필요한 개개인의 사정이 있습니다만 지금 제가 언급하고자 하는 관점의 포인트가 아니라서 배제했습니다. 그렇다면 답은 나왔습니다. 사는 사람은 한계점에 도달한 물건에 대하여 그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확신이 서야 합니다. 대상의 효용을 증진할 특별한 기술을 보유했다거나 남다른 정보가 있어 수년 뒤를 예측할 수 있다거나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어 등 비빌 언덕 등 좌우지간 처방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결론입지요. 이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아시다시피 “나사연”이라는 카페는 나무를 키우고 판매하면서 회원들간의 우의를 다지는 참으로 좋은 공간입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회원들간의 신뢰와 전문가들의 정보를 이정도 얻을 수 있는 곳도 없을 겁니다. 회원들의 스팩도 다양합니다. 마구잡이 분류방식을 취하면 투잡형, 전업형, 기업형, 가정형, 조경재배합작형, 단순재배형, 유통재배합작형, 유통전문형, 자작형, 소작임대형, 생계형, 취미형, 기술연구형, 보통작물합작형, 과수조림합작형, 묘목추구형, 성목위주형, 가족쉼터형, 노후휴식형, 심심풀이견문형, 입문준비형, 여기에 한 술 떠뜨면 남부수종전문형, 한대온누리합작형, 약초수종전문형, 상록수전문형, 낙엽수전문형, 더나아가면
포포나무, 황금사철 배롱나무, 팥배나무 녹차나라 등 보유수종 홍보형도 있고요. 수십년 경력자에서 한달이내 새내기까지 실로 다양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다양한 회원들의 농장을 소개받고 나무재배현황과 판매정보들을 접하다보면 동경의 대상이 되고 아주 쉽게 손에 곧 잡힐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때가 조심할 때지요. 선무당 사람잡는다는 말 흘려듣지 마십시오. 적어도 초보자가 동경하는 대상들은 이 업계에서 갈고닦아 선구안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귀가 얇으면 저도 모르게 사고를 칩니다. 뒤를 돌아보는 순간 이미 해는 서산으로 넘어갑니다. 농장의 인수도 나무업계 입문도 똑같은 룰이 적용됩니다.
1.7일 제4장 가)호 .끝
실패작의 애물단지 중의 하나인 해송입니다. 700주 넘었는데 다 잘라내고 200주정도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 3년전 전지를 했는데 시간없어 놔뒀더니 천지를 모르고
뻗어가네요. 15점에서 20점정도 되는데 공사목이라도 만들어야죠
요즘 이거 하느라 주말에 꼼짝못합니다. 컨디션 좋으면 하루 5개정도, 막걸리 한 잔
걸쳐뿔면 3개도 못합니다.
보시다시피 사다리높이가 3m, 고공공포증 있으면 다리가 떨려서 못합니다.
그래도 손을 봐놓으면 그런대로 볼만합니다. 6년째 정을 준 제 자식들이지요.
높이를 5m 정도로 조절해서 1~2년 더 키우면 그 정성을 봐서라도 누가
데려가겠지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 예. 주말이면 이놈들 때문에
중노동에 시달리지만 막걸리 맛 하나는 기가막힙니다.
이 나이에 제가 어디로 가겠습니까. 배낭지고 산에 오르면 초라해지는데
전문가답게 사다리 타고 있으면 사람들이 부러워합니다. ㅎㅎ~~
첫댓글 어휴~무서워요.
전지하실때 조심하세요^^
달인 실장 선수의 엄살이었습니다.
느티나무 밭 2곳(안동,경산) 500주 산딸나무(강원,문막) 3000주 올 3월 말까지 비워야 하는데 강원도는 땅이 늦게
녹아 3월 중순에야 작업이 가능하고 중순 이후엔 묘목판매,식재 ,주변에서 들어 오는 조경도 해야 하고 머리 속이
복잡하네요 다른 업에 비해 조경업은 정리를 하기가 참 어렵고 후유증이 크네요 수익으로 생각 되었던 밭들이
비용으로 바뀌고 관리를 할 수도 안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고 있네요 저질러 놓은 것만 아니면 공사쪽에서는 자리가
조금 잡힌것 같은데 이곳은 3월에서 5월까지 일이 집중 되어 있어 계획을 세우기가 참 어렵네요 가격이 너무 폭락한
느티가 문제네요 님의 글을 읽으며 돌파구를 찿아보겠습니다
안전전지하세유^^
예, 바람에 흔들리면 나무위에 올라가서 작업합니다 . 경사지라 사다리가 자빠지면
위험하겠지요
.
강사장님은 저보다 전문가이십니다.
땅은 정직하고 땀은 실망을 주지않는다. 그래서 나무는 심어놓으면 돈이 된다는 것은 옛말이라는 것.
그리고 수익의 관점에서 비용의 부담으로 바뀐다는 말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제가 하려고 준비했던 얘기를
먼저 진단해버렸으니 지 설 자리가 없읍니다. 제가 한 수 배워야지요.
산딸나무3000주, 적은 수량이 아니지만 돈되는 종목이니 방법을 찾아야겠지요.
느티나무도 문제지만 급하면 A급만 챙기고 나머진 과감히 버리면 됩니다.
처음 시작하기가 망서려지지 몇백주 내버리니 오히려 후련하던데요.해송처럼 전지 부담이 없는게 다행입니다.
조경업까지 하시니정말 바쁘시겠슴다.
표현하는 글 섬씨가 좋아서 감동이 더 하네요.
그래요 할 일 없이 TV와 소파에서 시간 을 보내는 것 보다는 훨 자위가 되지요.
수익이 목적이여야 맞지만 그것은 요원하다고 느낄때는 아름다운 나무나 키워 보자고 되뇌이지요.
사다리를 타는 일, 기계톱을 쓰는 일등 모두 안전을 염두에 두어야 하더이다.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정말 무지했고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님의 이야기를 함께하며 올 한해 누적된 문제를 해결하는 한해가 되고자 합니다. 나무를 기르는 사람들의 유형을 분류 하신것 하나만 보아도 님이 얼마나 정확한 시각을 가지고 계신지
알것 같습니다 저 같은 실수를 줄이고자 후진들을 위해 펜을 들어 주신 님께 감사드립니다 님의 글을 읽고 나무를 시작
하시는 분들은 참 다행이다 싶습니다 저도 최선을 다해 위기를 극복하고 나무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듭 송구스럽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막걸리 드시는 성품에
주막거리 술집 주인에게 돈도 빌려주시고
문학동호히 회장도 겸임하시구요
주식도 겸사겸사 하셨네요
왜 바보들이 대화 같은 걸 좋아하는가
'무한한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지"
이러한 관능에 몸을 내 맡겨서는 않된다하지만
이처럼 솔직한 글을 올려주셔서
그 안으로 뛰어 들기보다는 멀리 피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사실 나무시장이 제가 입문했던 시절보다 10배이상 어려워 졌습니다.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아마추어에겐 답이 없다고 하는게 답입니다.
@보헤미안(최병희)
저도
뜨내기로 조경일을 하지만
업자들 말로는
4대강 사업으로 조졌다는 말은 일관되게 적용됩니다
무슨 숲을 만든다
그러면 전국에 심을 나무가 얼마나 많겠냐
경북의성의 낙단보 라고
나룻터 하나 만들고
나무는 군데군데 느티와 벚나무 십여주가 전부입니다
나머지는
보도블럭에 잔디깔아 놓은 평원이 전부이구요
나무쟁이는 큰 덕이라도 볼까
여기저기 포지임대료 들여가며 늘여 심어놓는 나무가 애물단지로
'벼'내는 지금의 현실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ㅎㅎ
전문가라고 보아주셔 다행이네유 ㅎㅎ
글안허면 쓸쓸하고 외로웠을건디유
예, 고사장님, 사실 제가 전문가입니다.
입문 6년만에 선수자격증 넘었죠.
소나무 전정 할 줄 알면 선수 된거 아닌가요? ㅎ~~
6년전 저하고 비슷한 시기에 느티 시작하셔서 느티 수형잡기 고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올리시는 글마다 가슴에 와 닿는 깨우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느티는 첫 시작이라 그렇다치고, 모쪼록 해송으로 큰 보답 받으셨음 좋겠습니다.
정사장님, 반갑습니다. 저도 청계농장 느티 몇 번이나 보고 나는 왜 저렇게 못만들었을까 부러워했습니다.
지금 다시 느티 식재한다면 A급 만들 자신 있습니다.
안그래도 제 느티 소개하면서 못 다한 풀 생각입니다.ㅎ~
노고가 많으시네요. 뭔가를 바로잡아 가시는 것에 대해 응원을 보냅니다. 화이팅~
감사합니다.
왜 그랬을까? 그정도 안목도 없었나? 지금도 날마도 한이 맺쳐서요
@보헤미안(최병희) 안녕하세요 그간 평안 하셨는지요?
나무학교 다녀 왔습니다 이주일 강사님께 여쭈어
산딸나무 처리 방향을 정리 하고 있습니다
키워서 조경용으로 직접 시공 할 것
10점,12점으로 키워 납품 할 것
동양산딸 대목으로 쓸 것
폐기처분 할 것 으로 나누어
분을 뜨지 않고 털어서 이동 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타당성이 있겠는지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노력의 댓가가 꼭 금전으로 성취 되는 날이 빨리 다가오기를 기원해 봅니다..
허허..
지금 제농장은 금전과는 먼나라 얘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제 이야기 읽어보시면
아실 겁니다. 그러나 아직 기회는 있을듯 합니다. 제 회사가 안정되어 가는 중이니
금년까지 집중하고 여유를 가져보고 싶습니다. 다시 시작한다면 두번 다시 실패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정말로 자신있습니다.
추운데 욕봅니다
우야든동 몸 조심하시면서 천천히 하이소
구태여 실패담으로 제목을 정하셔서 그렇지,.
참 어려운 나무농사에 잘 적응하시는 분같습니다.
저도 연초에 이것저것 손댄다고 허둥대다 이 좋은 글을 이제야 보고 댓글 다네요.ㅎㅎ
멋지십니다....여러모로 멋지십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