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록키산에 단풍 구경구경갔다가(상)
-다녀오신 분에게는 추억을 가보실 분에게는 꿈을 드립니다
* 설레이는 마음으로 우리 부부는 캐나다로 떠난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문장(紋章)이 단풍(maple)으로, 국기에까지 넣어 강조하고 있는 새빨간 단풍을 보러 캐나다 로키로 떠난다. 그러나 우리 부부의 들뜬 마음은 태평양 건너 벤쿠버 공항에 마중 나온 가이드를 만나자 마자 실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그의 말에 의하면 로키투어는 원래 단풍과는 관계가 멀다는 것이다. 단풍을 보려거든 서부 온데리오나 퀘백 쪽을 거쳐서 와야 했었다는 것이다. 떠나올 때 캐나다 서부 나이아가라와 로키를 함께 보는 코스를 택하자는 아내와 부부 싸움까지 하며, 같은 아파트에 사시는 분이 권유하는 대로 그분 동창생들 끼리의 여행에 덜컥 따라나선 내가 이제는 할 말을 잊게 된 것이다. 정년 퇴직하면 우리 부부가 가보고 싶은 곳에 함께 떠나자고, 아내가 몇 년을 별러 모은 그 경비로, 엉뚱하게 남들 따라 나서다니…. 밀물처럼 몰려오는 후회를 주체할 길이 없었다. '맞아 남의 구룹을 따라오는 게 아니었어. 그분들이 가본 곳을 빼고 그분들 끼리만 가고 싶은 코스로 짜는 것이 구룹여행이 아닌가? ' 솔직히 말해서, 이런 마음은 갸륵한 저축으로 다시 또 여행이 시작된다면, 다른 나라를 택할 수밖에 없는 우리네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 때문이었다.그러나 어쩌랴 몸은 이런 마음을 싣고도 벌써 캐나다 제3의 도시 벤쿠버에서 빅토리아 섬을 향하고 있는 것을. 그렇다, 로키가 지닌 멋을 통해 캐나다를 보자. 한 여자 한 아내를 맞아들여 평생을 살아 가며 세상을 보아 왔듯이. 우리의 여정은 빅토리아 섬에서 일박 한 후에 목재의 도시 캠룹스를 거쳐, 밴프, 재스퍼를 돌아 벤쿠버로 다시 돌아오는 캐나다서만 로키코치 7박 8일의 여행길인 것이다. 북미 대륙에서 제일 커서 남한의 3분의 1이나 되며, 일년 내내 꽃이 피는 빅토리아 섬(Victoria Island)에서도 가장 유명한 빅토리아의 상징이라는 부차드 가든(Butchart Gardens)은 어제 보았고 오전에는 인하버(In Harbor) 주변을 등을 들러본 다음, 오후부터 드디어 본격적인 로키여행이 시작되었다.
* 가자, 로키로 우리는 벤쿠버를 떠나 호프를 거쳐 코카할라 하이웨이를 따라 캠루프스(Kamloops)로 가고 있다. 그곳은 남북 두 곳의 톰슨강 합류점으로 캠루프스란 이름은 원주민 인디언어로 합류점이란 뜻에서 유래한다. 350km로 6 시간의 관광 길로 장장 900리의 먼길이다. 차는 벤쿠버를 벗어나 낯선 이국 땅을 달리고 있다. 벌써 로키산 가는 길에는 칠흑같은 어둠이 깔려있는데 길은 차소리도 숨 가빠 하는 오름 길이 계속되고 있다. 창 밖을 보니 검은 하늘에서 별들이 쏟아져 내리듯이 반짝이고 있다. 북극성, 북두칠성, 카시오피아, 오리온성좌…. 이국 땅에서 낯익은 별들을 바라보니 나도 모르게 시흥에 젖었다.
차(車) 소리도 숨가쁘게 로키산 오르는 길 내일 실컷 보라고 어둠도 깔렸는데 낯익은 별들도 좇아오며 앞장서고 뒷장서고.
캠루푸스컴포트호텔(Kamloops British Comport)에서 여독을 풀고,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인 밴프국립공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441km 천리 길을 달려 우리를 기다리는 카나디안 로키의 비경(秘境)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늙었다고 생각되기 시작한 언제부터인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되었다. 낯선 곳을 가게 되면 언제 다시 올까 하며 구석구석 보려 하였다. 정년이 가까워지니까 누가 어딜 가자고 하면 얼른 따라나서지 않고, 정년퇴직하고 시간이 많아지면 그때에 가지- 하고 망설였다. 그러다가 막상 정년퇴직을 하고 보니 해외여행이 아주 망설여지게 되었다. 그것은 지닌 마지막 원금을 까먹게 되는 길이라서 떨치고 떠나는데 여간 용기가 필요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여유가 있어도 못 떠나던 옛날의 우리네가 좋은 세월을 만나 금수강산을 넘어서 세계 명승지를 이렇게 찾아나섰다고 생각하니 나는 그래도 늦복을 타고난 선택된 사람 중에 하나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그래서 앞으로 만나게 되는 이 비경들을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그 모습을 더 가까이 보고 싶어서 카메라는 물론 비디오와 녹음기와 망원경 등 만반의 준비를 이 여행을 위하여 갖추어 왔다.
* 나무의 나라 캐나다 낙락장송처럼 꾸불꾸불 어렵게만 자라온 우리의 눈에 주욱주욱 곧게 위로만 크고 있는 저 울창한 나무들이, 눈이 닿는 곳마다 밀림을 이루고 있어 우리들을 놀라게 한다. 이 나무숲으로 난 길을 차로 한참 달리다 보면 착시 현상이 일어난다. 우리가 산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고 나무의 나라로 빠져들고 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커다란 전봇대 크기로 똑바로 자라서 90m에까지 이르는 이 로키산의 나무들은 어느 것이나 다 200년에서부터 600년 묵은 나무들로 하나 하나가 그대로 재목이요 이 나라의 자원이 된다. 캐나다 국민 전체가 아무 하는 일없이 이 나무만을 베어 팔아먹고 산다 해도 150년 이상을 거뜬히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이 나라는 임업 부국이었다. 그래서인가 혹 가다가 눈에 들어오는 집들마다 모두 다 나무로 지은 나무 집들이었다. 이런 나무들이 지천으로 총총히 높이 서서 계속 차창 밖의 아름다운 로키의 산을 향한 나그네의 카메라를 막아선다. 미국에도 로키산이 있다. 그래서 이곳 산을 캐나디안 로키라고 부른다. 로키는 영어로 바위(rock)라서 로키산이라 이름하였다. 이런 2,000m 이상의 성벽처럼 끊임없이 이어진 로키산맥이 바람을 막아 주어 이 나라에는 태풍이 전혀 없다. 나무의 입장에서 보면 바위뿐인 척박한 땅이라서 뿌리를 마음껏 펼 수 없도록 땅이 깊지 않아 생존경쟁을 위해서는 넘어지지 않는 한, 위로만 자랄 수밖에 없어서 이런 거대한 자연이 자생적으로 이루어 지게 된 것이다. 로키의 나무는 고산지대의 나무이라서 일년에 30일에서 50일 밖에 자랄 수 없다. 그 때문에 나이테가 촘촘함으로 하여, 강도가 세계적으로 알려져서 고급 가구는 로키산 나무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원목은 열대지방의 어느 나라 나무보다 그 가격도 아주 고가에 거래되는 모양이다.
* 호수의 나라 캐나다 차는 요호국립공원 속을 신나게 달리고 있다. 요호란 원주민이었던 인디안 말로 경이, 외경, 아주 좋은 곳을 의미하는 말이다. 에메랄드 호수(Emerald Lake)에 이르자 우리는 넋을 잃고 말았다. 긴 나무다리 넘어 펼쳐진 저 에메랄드 그린 물빛이며, 호반을 둘러싸고 있는 수림은 가까이서 보았을 때는 커다란 나무이더니, 멀리서 보니 널따랗게 깔아놓은 카페트 같기도 하고, 금잔디를 깔아 놓은 것 같기도 한데, 그 찬란한 모습으로 산을 오르고 오르다가 식물 성장한계선에서 문득 멈추어 선다. 식물성장 한계선은 2,200m에서 2,400m까지라서 이를 통해 산 높이를 대충 짐작할 수가 있다. 그 위로 만년설(萬年雪)을 인 회색빛 산과 눈을 품은 계곡들이, 지금도 눈을 녹여 이 호수의 물과 저 빛깔을 이렇게 아름답게 꾸미고 있었다. 나무다리가 끝난 곳에 있는 통나무집이 또한 자연과 그대로 한데 어울려 그 옆에 오솔길로 우리를 부르고 있는데, 호수에서는 유유히 울긋불긋한 구명조끼를 입고 보트를 저어가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신선들이 노니는 것 같다. 고려 때 평양 부벽루에 올라 대동강 경치에 취하여 "긴 성벽 한편으로 넘쳐 넘쳐흐르는 물, 넓은 들 동쪽에 점점이 산이로다" (長城一面溶溶水 大野東頭點點山)" 라 읊고 그 짝을 채우지 못하고 울며 내려왔다는 김 황원이 살아있어 이곳에 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이 황홀한 광경에 기절하여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고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을 껄 하는 엉뚱한 생각까지 들게 한다. 요호 계곡로를 따라 올라간 우리가 만나게 된 것이 그 웅장과 아름다움을 싣고 400m의 낙차로 우렁차게 떨어지는 타카카우 폭포(Takakaw Falls)다. 떨어지던 폭포가 그 도중에 용소에 부닥쳐 위로 튀어오르다가는 다시 떨어지는 모습이 있어 '카카'가 들어가 타카카우 이름이 된 것이 아닌가. 달력으로만 보아오던 고색 창연한 밴프스프링호텔 아래 있는 보우 폭포(BowFalls)에 이르니 수많은 물줄기가 용솟음치며 하얗게 흐른다. 그때 누군가가 "사슴이다" 외치는 소리 있어 보니 그 커다란 뿔을 자랑하는, 겁이 많기로 유명한 엘코사슴 한 마리가 공원에서 노닐고 있는데 오히려 내편에서 가까이 다가서기가 두려웠다. 크기가 작히 2m쯤 되는 것 같았다. 강 건너에서도 수십 마리 암수가 모여 풀을 뜯고 있다. 이 귀한 짐승은 보우강을 헤엄쳐 건너는 것을 촬영하는 기쁨까지 더하여 주었다. 마릴린 몬로의 '돌아오지 않는 강'의 촬영 장소가 이 보우강이었다는 인연으로 하여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보니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말이 실감난다. 밴프(Banff)는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로키의 대표적인 관광지며 거점 도시다. 우리는 해발 1380m 밴프에서 2박을 하게 되어 있다. 다음날 영원의 호수와 투잭 호수(Twojack Lake)를 지나 존슨협곡을 거쳐 곤돌라를 타고 해발 2,258m의 설퍼산에 올랐다. 밴프국립공원이 모두 한 눈에 들어오는데, 지나칠 때는 하늘에 주먹질하듯 보이던 그 우람한 런들산(Rundle Mt.)이 아득히 먼데, 저 건너 바라보이는 유난히 짙푸르게 보이는 것이 여기서 하산하는 대로 가 볼 루이스호수요, 그 앞에 성냥갑 만한 건물이 호화 샤토레이크루이스호텔(Chateau Lake Loues)이다.
* 술꾼의 지옥 캐나다 곤도라 타는 곳에 있는 통나무집에서 점심을 하면서 캔 맥주 둘을 시켰더니 둘을 다 따 주려 한다. 하나는 그냥 달랬더니 이 이국의 처녀가 섭섭하게도 머리를 젓는다. 캐나다에서는 누구든지 하늘이 보이는 어느 곳에서도 술을 마셔서는 안된다 그렇게 금주하는 것이 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었다. 캐나다에서는 지정된 리키어샵(liquer shop)에서만 술을 판다. 리키어샵(liquer shop)의 영업시간은 토요일과 일요일은 휴무이고 평일에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였다. 혹가다 만나게 되는 슈퍼마켓에서도 맥주 이외에는 팔지 않았다. 이 나라에서는 표시가 되어있는 허가된 음식점이나 라운지 이외에서 술을 마시면 안 된다. 열차나 버스나 심지어 음식점에서도 개봉된 술병을 가지고 다니면서 마시는 것은 위법이어서 적발되면 범칙금을 많이 물어야 된다. 술의 천국 한국에서 태어나 살아온 것을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것을 여기와 서야 깨닫겠다. 술 한 잔에도 비싼 세금을 따로 내고도 지정된 곳에서만 마셔야 하는 캐나다는 분명 우리네 같은 술꾼의 지옥이었다.
* 세계 10대 명승지 루이스 호수 드디어 루이스호수(Lake Louise)에 도착하였다. 빅토리아 여왕의 넷째 딸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루이스 호수는 길이가 2.4km이고 폭이 800m, 수심이 70m나 되는 빙하 호수이다. 아주 먼 옛날에 저 멀리 보이는 해발 3.624m 빅토리아산들에서 흘러 내려온 빙하의 침식으로 패어진 웅덩이에 그 표면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여 생긴 호수인데 그때 빙하 밑 지표에서 깎아낸 미세한 돌 부스러기와 진흙이 호수에 녹아 저와 같은 신비로운 그린 호수와 색깔을 만들어 내었다 한다. 이 색깔은 신비하게도 시간마다 계절마다 그 찬란한 색을 카메리온 처럼 바꿔 준다고. 여기서는 손으로 젓는 보트 이외에는 기름을 쓰는 어떠한 배도 띄울 수가 없다. 그만큼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고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나그네들 중에 복이 있는 사람들은 저 산에 쌓인 눈이 어느 날 갑자기 천둥소리 같은 굉음을 내며 무너져 내리는 그 소리와 그 모습을 보고들을 수 있다 한다. . 그러나 세계 10대 절경 가운데 하나인 이 빙하 루이스 호수 앞에서 갑자기 나는 그 감흥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저 멋진 자연의 장관을 더 가까이 보고 싶어서, 애지중지 준비하여 가지고 다니던 망원경을 찾으려고 주머니를 뒤져보니 없다. 웬 일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조금 전에 점심과 맥주를 먹고 온 설퍼산 통나무집 의자에다가 망원경이 든 잠바를 걸어놓고 그냥 온 것이다. 맞추어 눈이 무너져 내리며 내었다는 천재일우(千載一遇)의 천둥소리도, 그 앞에 서 있으면서도 듣지도 보지도 못하였다. 마음이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 법이다. 여기 아니면 다시는 볼 수 없는 캐나다의 대표적 절승인, 저 신비한 에메랄드 그린의 환상적인 짙은 청록의 호수 물빛을 바라보면서도 아까운 망원경 생각뿐이었다. '내가 준비해간 비디오를 이렇게 열심히 찍어온 것은 이런 경우를 위한 준비였구나.' 하며.거기서 얼마쯤 가다가 만난 탠픽스산(M.Ten Peaks)에서 무너져 내린 돌들이 쌓여 천연 제방이 되어 그 이름(moraine堆積)이 되었다는 곧 모레인 호수(Moraine Lake)의 절경도 시쿤둥 바라보고 있었다. 루이스 호수가 올려다보는 경치라면 모레인 호수는 내려다보는 경치로 그 물 빛과 모습의 서로 다른 아름다움을 보러 왔으면서도.
* 고맙다, 곰아 일행에게 미안하게도 온 길을 되짚어 가서 그 옷을 찾아 버스로 돌아올 때에는 의자 밑에 숨어버리고 싶도록 부끄러운 마음뿐이었는데, 뜻밖에도 나의 이 건망증이 오히려 새옹지마(塞翁之馬)가 되는 일이 될 줄이야. 미안한 승객이 되어 버스를 타고 한 10분쯤 되었을까 했을 때 갑자기 '곰이다'하는 소리가 났다. 지날 칠 정도로 과묵한 한국 기사 아저씨에게서 그 짧지 않은 여행하는 동안 들은 처음이자 마지막 외마디 소리였다. 곰이다, 곰. 오늘 아침 영원의 호수를 보고 돌아오는 우리를 한참이나 막고 길을 건너서 오줌을 싸고는 유유히 다시 건너던 앨코사슴 만한 곰이다. 귀에 달린 노란 표지가 선명하게 눈에 뜨이는 것으로 보면 이 나라의 보호를 받고 있는 놈 중에 하나인 것 같다. 길가에서 빨간 열매를 따먹으며 사라지는 곰의 모습을 비디오에 담을 때의 기쁨이란. 그냥 막 달려가서 악수를 청하고 싶었다. 물건을 잃고 찾아다니는 어리석은 바보의 체면을 돌려준 곰에게. 인생을 연극이라더니 오늘 일은 호사가가 일부러 꾸며낸 한 편의 드라마요, 거짓말 같은 한 편의 수필이 아닌가. 길을 가다 도중에 이유 없이 차들이 서있으면, 거기에는 반드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이 있고, 그 앞에는 영락없이 관광객들이 보고 싶어 열망하는 야생동물이 있다. 우리가 이 여행 중에 만난 야생동물로는 흰 산양, 잿빛 산양, 숲속에서 우리를 물꾸럼이 내려다보던 뿔이 달팽이처럼 말려 올라간 산양, 앨코사슴, 빅혼에다가 나그네에게 손을 벌리는 오소리에다가 곰을 더하게 되었다. 이 나라에서는 까마귀와 갈매기가 사람들의 1m 앞까지 날아와 먹이를 주워먹고 있었다. 동물이나 새에게 먹이를 주는 것도 법으로 금하고 있는 것은 자연적으로 모든 것이 순환되도록 하는 이 나라 위정자들의 배려였다. 캐나다는 나무의 나라요, 호수의 나라이더니 이제 보니 야생동물의 천국이요, 그들과 사람이 함께 사는 에덴 동산과 같았다.
* 로키의 푸른 보석 재스퍼 차는 밴프를 떠나 캐나디안 로키의 제2의 거점도시 재스퍼(Jasper)를 향하여 300km나 되는 거리를 달려가고 있다.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아름답기에 그 이름도 푸른 옥 재스퍼(Jasper碧玉)라 하였던가. 자연의 신비와 경이와 웅장함에 이렇게 놀랜 우리들에게 다시 또 어떤 것들을 숨겨두었다가 보여주려고 우리를 부르고 있는 것일까? 차는 스위스 50개의 경관을 이곳에 모아 두었다고 한 어느 등산가 말대로, 재스퍼주립공원의 경치 속의 경치를 달려 가고 있다. 아이스필드 파크웨이의 곁을 흐르는 보우강을 따라가다 보니 만나게 되는 것이 보우 호수(Bow Lake)이다. 여기서 강 건너 저 너머 여름에도 녹지 않는다는 만년설(萬年雪)이 보이는데 까마귀 발 세 개를 오른쪽으로 눕혀 놓은 것 같다. 저것이 모양 그대로의 까마귀발가락 빙하였다. 조금 더 가서 곰의 다리 모양처럼 생긴 초록빛 패이토 호수(Peto Lake)와 호수 속에 잠긴 주변 산들을 보고 난 후, 우리는 대빙원 콜럼비아 아이스필드(Columgia Icefield)에 도착하였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