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톱 이야기
구상:
1인칭 관찰자인 “나”가 전해 주는 형식의 단편소설이다.
절필의 시간을 보내다가 제자로 통해 조마이 섬의 부조리한 사회를 고발하고
일제강점기 때부터 1960년 초까지 점철된 척박한 시대의 생활상을
필부필부들의 생각들을 리얼리즘적으로 고발하는 형태의 작품이다.
지천명의 마지막 연도인 1966년 발표했다.
구성:
나: 제자인 건우를 통해 조마이 섬의 부조리한 현실을 보고 좌시할 수 없는
작가적인 사명감을 가진 인물
건우: 조마이 섬에서 나룻배로 통학하는 머리가 영특한 학생
건우 어머니: 부지런하고 친절한 아녀자. 건우를 먼 1류 중학에 보내는
60년대의 어머니상
건우 할아버지: 두 자식을 먼저 가슴에 묻고 외압으로 부터 조마이 섬을
목숨 걸고 지키려는 억세고 외골수 어부. 별명은 갈밭새영감
윤춘삼: 별명 “송아지 빨깽이” “나”와 옥살이를 같이 했던 인연이 있음
의리가 있고 불의에 투합하지 않는 인물.
전개:
비가 많이 오던 날. 지각한 건우의 이야기를 듣고 조마이 섬에 관심을 가짐
건우네 집을 가정방문함. 현실을 외면하고 살았던 세월에 대한 죄책감을 가짐
명지에 간 건우집의 어머니는 깔끔하고 관리 정돈을 잘하는 여인으로 생각했음.
건우가 쓴 “섬 애기”는 슬픔과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애환을 읽고
건우에게 이 땅을 꼭 되찾게 될 것이라고 격려함.
건우 어머니로부터 조마이 섬에 과거 옥살이를 같이 했던 ‘윤춘삼’이 살고 있음을 알게 되고,
윤춘삼과 건우 할아버지(갈밭새 영감)의 이야기와 조마이 섬의 사연과
가족 이야기를 듣고 연민을 느낌
그날 나루터로 돌아가다가 우연히 만남. 같이 있던 건우 할아버지까지 셋이 술을 마시게 됨.
취한 갈밭새 영감과 윤춘삼은 조마이섬 이야기를 개탄조로 들려줌. 선조 때부터 개척해 죽 살아오던 땅인데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 유력자에게 빼앗긴 것.
이들의 비극이 개인적인 게 아니라 사회‧역사적 맥락에 얽혀 있음이 제시됨
이어 문둥이들이 섬으로 보내짐. 섬사람들을 몰아내기 위한 계략이라고 여긴 갈밭새 영감을 비롯한
주민들은 폭력으로 저항했고, 섬을 지켜냄.
갈밭새 영감은 ‘나’에게 썩어빠진 글 대신 조마이섬에 대한 이야기를 써달라고 했고,
가끔 잡문을 쓰던 ‘나’는 자책을 하는 터에. 건우 할아버지 曰
“선생도 시인 아입니꺼.
그런데 와 우리 농사꾼이나 뱃놈들의 이바구는 통 안 씨는기요? 추접다꼬? 글 베린다꼬 그라능기요?”
현실 참여적인 문학을 주저했던 ‘나’(또는 작가 자신)에 대한 일침
이어지는 갈밭새 영감의 가족 이야기. 큰아들(건우 아버지)은 전쟁통에 실종됐고(사망했고),
작은 아들은 고기잡이하다가 바다에 빠졌다고. 갈밭새 영감은 가래를 뱉으며 사람은 이래 죽고 저래 죽는다고 내뱉음.
‘나’는 가래 뱉는 소리가 근심 걱정을 잊고 분노를 참는 소리가 갈밭새의 처량한 울음소리처럼 들림.
홍수가 나 조마이섬이 위험해졌는데, 사람들은 걱정보다 구경 또는 재물 욕심에 몰두함
방학 중 임시 소집일에 다시 만난 건우는 수박 먹으러 오라고 ‘나’를 집에 초대함. 언제 올 것이냐며 꼭 모시고 오라 했다는
건우에게 ‘나’는 오늘은 안 되고 언제 한번 가겠다고 함.
처서께 가려고 했는데 처서 날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폭풍우가 됨. 위태로운 상황인데,
도시 사람들은 홍수를 그저 구경거리나 이야깃거리로 여김.
이웃의 고통에 무관심한 사람들
‘나’는 건우네 걱정에 나루터로 가는 버스를 탐. 버스 안 사람들은 눈앞의 사정에 정신을 파는 듯 떠들어댐.
나루터에 도착했으나 배가 없음. 물이 점점 더 불어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데, 사람들은 떠내려가는 재물을 건지는 데만 관심.
이들은 그저 물 구경을 나온 것이 아니라, 그런 가운데서도 접낫짓을 보고 원초적인 생활을 보게됨
건우네 집이 잠겼을까봐 조마이섬 사정을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니, ‘어젯밤에 소동이 일어나 탈이 안 났다’고.
소동이란, 조마이섬을 매립하기 위해 쌓은 둑을 섬사람들이 나서서 물길을 터 홍수를 막았다는 것.
‘나’는 마침 작은 쪽배가 가까스로 기슭에 닿는 것을 보고, 용감하다기보다 처참한 광경이라고 생각함.
“나"는 거기서 누구에게도 보장을 받아 오지 못한 절박한 생활을 읽었다.
그것을 경계하거나 방해하는 힘을 물리침으로써만 오히려 목숨 그 자체를 이어 갈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갈밭새 영감이 조마이섬을 지키다가 살인으로 잡혀간 이야기를 들음
갈밭새 영감이나 윤춘삼도 그와 같이 저항했을 것으로 믿으며, 조마이섬 다리 건너까지 가는 버스를 탐.
그러나 다리는 통금이 돼서 한국인 순경과 미군이 버티고 있었음.
그때 윤춘삼을 마주쳐 건우네 안부와 갈밭새 영감이 잡혀간 이야기를 들음.
둑을 무너뜨리는 섬사람들을 깡패들이 와서 방해하자,
갈밭새 영감이 ‘이 개 같은 놈아, 사람의 목숨이 중하나, 네 놈들의 욕심이 중하냐?’며 한 놈을 물에 던져버려,
살인죄로 잡혀갔다는 것. 법과 유력자의 배짱과 선량한 다수의 목숨이 대비되었다.
건우네와 조마이섬의 최후
폭풍우는 끝나고 모두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갈밭새 영감은 결국 투옥되었고
황폐해진 모래톱을 군대가 정지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리고 9월 새 학기가 되어도 건우 군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그의 일기장에는 어떠한 글이 적힐는지.
감상 후기“
하단 나루터, 명지 나루터는 지금 을숙도 하구언이 연결된 자리다.
낙동강이 범람하는 장마가 오면 구포다리는 그나마 먼 길이지만
선후배와 동기들이 통학의 길이었다. 지금도 자주 만나는 친구도 있지만
연락이 없는 친구도 있다. 건우도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사라호 태풍”, “접낫을 한 장대” 모처럼 생각 키우는 단어 들이다.
그러나 마지막 여운이 남는 글은
“그리고 9월 새 학기가 되어도 건우 군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그의 일기장에는 어떠한 글이 적힐는지“
라고 마지막 서술한 글이었다.
창작의 3대 요소인 정확성. 구체성. 명료성이 잘 나타난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