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들꽃연구회 10주년 기념 작은 음악회 (3)

[김진수]

행사 때 찍은 사진을 원했더니 새벽까지 신문 편집을 마치고 또 부랴부랴

부산 국제영화제 건으로 출장 간 김양순국장님이 신문사에 연락하여 '웹하드로 띄워놓으라' 해놨다네요...

거기서 보내줄 요량인 것 같아서 일이나 잘하세요 하고 그냥 카페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시계줄이 광주비엔날레, 해남명량축제로 이어지는 행차시라니 바람 같습니다...

사진이 오면 차근차근 싣기로 하고, 후일담은 지금 당장 풀어놓는 것이 마땅한 날짜이니 적지요뭐.

저도 이런 '집들이' 같은 행사는 처음 맞은 일이라 입이 딱 들러붙어 말이 새나오지 않습니다.

하루 전에 작품 걸고 다음 날 저녁에 오픈하는 것이 미술쟁이들의 전시회인데,

오전에 마치고 점심 먹으면 3시 음악회라니! 공간과 행사의 특성상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지만

마음이 앞서고 일은 뒤쳐지니 애달아서 오시는 손님께는 제 손과 미소가 다 허깨비였습니다. 

열이고 스물이어야 할 교감의 공간은, 쉰이고 백이 되면서 멀리 달아나버리는 것을 제가 모를리 있겠습니까.

아니 할 행사의 중심에서 몹시 번거로웠습니다. 모신 분이 안 오시면 왜 안 오셨을까 염려하고,

후딱 가시는 손님은 내가 공연한 짓을 했구나 싶기도 하는데, 그 먼 데서 오신 분은 또 반갑다 손을 잡아야할까

공연히 오셨소라 말하며 포옹을 풀까 망설여지는 것을, 여기에 대입해도 괴롭고 저기에 대고 풀어도 안 풀리는

골치 아픈 인수분해문제였답니다...

(오십에 가까워가는 우리 첫 제자 창규와 종군이군.^^ 홍현주 작곡가님이 친구의 아기를 보며 활짝 웃어요.)

(화순들꽃 회장님으로 잘 이끌어주셨던 미남 강양구샘 앉으셨군요. 서재준샘은 음악에 취하셨고, 뒤에 최혜숙선생님 공

주처럼 예뻐요. 그 옆은 이영희샘의 예쁜 따님이시고, 오른쪽 끝에 아기를 안고 있는 새색시가 최민임(사막) 방송작가세요.)

그러니 횟감을 일곱박슨가를 놓고 가는 제자들은 쑥스러운갑다 하여 아쉬워하고, 다른 음식들을 들고 오신

분들껜 뭘로 공을 다 위로할 것이며, 사회 보느라 먹지도 못한 두 분껜 뭔 농담 같은 것으로 떼울까 

싶기도 하였으니, 오랫만에 만났거나 어렵게 만난 회원들은 모두 아심찮아서 대회가 아무 것도 아닌 것이었습니다.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저는 지금 '전남들꽃연구회 10주년 기념 가회'의 시나리오를  다시 쓰고 있습니다.

불 꺼진 무대 위에 앉아서 시간의 거죽을 쿡쿡 찌르기도 하고 째기도 하면서 아쉽고 못 난 것들을

발라내기도 하고 덧입혀주기도 하여야 하니 시간의 사슬이 무겁기만합니다.

(박인숙 교장선생님은 작품감상이 진지해서 작가들이 멋적겠어요.?^^ 문행주의원은 광역의원이 되셔선지 더 멋진 것 같아요.)

서울 김순종 회장님께는 조금 긴 메시지를 폰으로 날렸으나 정상적으로 발송 되지 않았어요.

오지 말라 할 걸 오시게 가만 둔 것이 잘 못이었다고 띄웠고, 그래도 감사하고 행복했고 아쉬웠단 말을

서울 식구들에게 꼭 전해주라고도 물었어요.

도도클럽(도암 도곡의 나병후샘내외, 은우근교수내외, 김용인님 내외)는 수요일 저녁이나 하자

문자를 띄웠고, 그 날 밤에야 작품을 지인의 손에 들려 도착시킨 화가 문인상님에게 감사 메시지를 날렸죠. 

조카 정지수에게 감동적인 키타 연주가 외삼촌의 자리를 빛나게 했는데 개런티도 못 챙겼다며

메시지 끝에 도장처럼 '하트'를 쏘았어요. 또 서울서 버스로 도착한 정라진 시인께

'덕분에 제 집과 제 생의 행운이 별자리처럼 또렷해지고 달처럼 환해졌'다고 감사했고,

지금 새로 집을 짓기 위해 옛터를 헐고 닦고 있는 김금자샘께는, 어느 한 켠 양지쪽으로 앉은 

아직 꽃미소 잃지 않은 허브꽃의 위로를 이해한다며, 몸을 아끼라 당부 드렸어요.

(소설가 한상준교장선생님 항상 멋져요! 그런디 오픈 테이프커팅 사진에 안 나오셨넹? 윽, 마이미스테이크...)

(김길희 형이 내 뒤에 계셨군요.. 백귀덕 장학사님 포스가 넘 귀여우셔~~)

제 실수로 정혜숙 시인님을 뒤이어 초대된 이봉환시인의 순서가 빠지는 바람에 손님들이 다 가고 난

뒤풀이에서 휴대폰 라이트 속 시낭송을 하게 한 이 장난의 운명^^을 널리 눈감아달라며 못 다한

아쉬움을 숙제로 남기겠다 얼버무렸답니다.

정양주 시인껜 "이 꿈같은 날은 비로소 자네 같은 우리가 있기 때문이야. 이, 시낭송같은 사람!^^" 이렇게

먼저 걸려온 그미의 메시지에 답신을 적었어요.

(박인숙교장샘은 얼굴을 볼 수가 없어잉~)

(신근홍샘에게 뒤의 조창익샘 서예작품의 해설을 좀 부탁할 걸 그랬네... 한문이 능하신데...)

바부 두선이, 백두선은 두 차로 실어온 탁자며 의자를 또 두 번 곡성으로 실어날라야 하는 바, 그 밤 누구 집이고

잠을 얻어 자야 하는데 내가 미리 챙겨 말을 하지 않자 전에 한 학교에 나란히 앉아 "누님"하던

김수현 샘께 "나 좀 재워주쑈!" 하여 도곡 한옥을 청했더랍니다. 아침에 나병후샘과 왔는데, 또 간밤에

차를 두고 갔던 서재준아우는 자전거를 1시간 반 달려 막 마을에 도착하였죠. 마치 일하러 모인 산업역군답게

탁자와 의자를 실어올렸답니다.

(신근홍샘, 황우현샘, 김홍렬교감, 이시근형...)

40권의 시집을 보내오신 정혜숙시인껜 편지 한 장에 증정판화를 담아 방금 우체국에 다녀왔고, 받아야 하는데

그걸 못 받은 누구에겐 메시지를 날려 주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베터리가 다 되었다고 방금 경고음이 울렸습니다.

이장님께 부탁한 오름 길의 블루베리 농장 주인이 저와 인사 나누고 싶다는 연락을 흔쾌히 받고 오늘 카페에 띄우는

교신의 마지막을 마치려 합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님은 어데서나 마이크를 건네 받을 수밖에 없는 오롯한 자리에 계시니

나날이 힘드시겠어요. 그러매 조금 안다는 자로서 휴일이라도 이분을 쉬게 하는 것이 더 미쁜 일이겠으나

이렇게 오시게 하였지요. 감사해요. 오늘 뵈니 신수가 환하여 오신 손님과 우리 집 뜰이 한결 빛이 났습니다. 

조카가 찹찹하여 하나도 안 떨고 잘 할 것이라 지 엄마에게 물었지요. 그랬더니 실은 엄청 긴장하고 떨린다고 대답했대요.

항, 그렇구나... 누구나 무언갈 사람들 앞에 내놓을 땐 최선을 다하면서 그 시련을 견디어 내는 거로구나...

저 어린 고등학생 손가락도 그 감성과 집중력과 훈련을 다 감수하고 숨가쁘게 무대에 서는것이로구나...

<엄마는 아이에게 배운다>를 펴낸 동생 책의 주인공, 정지수. 개런티 받을만큼 훌륭했다.

차를 두고 간 정태석선생님은 다음 날 아침 버스편으로 내게 와서는 지수가 음악인의 꿈이 있는 것으로 보고

기타리스트 당신 아들과 매치?를 시켜보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