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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도시”Fabricated City
한국영화, 장르:범죄,액션 개봉:2017.02.09
감독:박광현, 각본:박광현,오상호, 각색:이상현, 제작:TPS컴퍼니
주연:지창욱,심은경,안재홍, 관객:2,513,294명(2017.03.23.현재)
“3분16초”라는 아주 짧은 순간속에서 진실과 거짓이 뒤바뀔수 있다면 그것은 가상의 세계일까? 아니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일까? 우리가 경험하고 바라보는 세상속 현실의 세계에서 행여 조작되거나 허구인 것은 없는 것일까? 마치 사이버 세계처럼 누군가에 의해 프로그램화 되고 연출된 장면은 없는지 우리는 무엇을 보고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여기 권대장 권유라는 보통의 한 청년이 겪어야 했던 고통의 세월도 바로 이러한 조작된 허구에 묻혀 진실은 왜곡되고 그의 주장도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었다
ID “권대장 권유”(지창욱역)는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게임속 세상에서는 민첩하고 날렵한 정통파 리더이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그저 어머니에게 용돈이나 구걸하며 PC방을 전전하는 실업자일 뿐이다 게임계의 신으로 통하며 탁월한 전략전술을 가진 20대 백수 청년, 권유는 어머니의 근심거리로 살아가는 우리시대 보통의 캐릭터다
ID “털보 여울”(심은경역)은 게임속에서 어슬픈 움직임과 둔감한 성격에 민폐만 끼치는 캐릭터이지만 현실은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바로 앞에서도 전화로만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대인기피증이 심하고, 인스턴트를 혐오하여 건강식단을 추구하며 한국인의 밥힘을 보여주는 네티즌 수사대의 헤드뱅크다 해커능력이 탁월하고 두뇌회전이 빨라 권유의 결백을 밝혀내는 가장 핵심적인 추적자인 동시에 브레인이다 그녀의 아지트는 국정원을 능가하는 모든 정보망이 담겨져 있다 80년대의 시골밥상을 연상케하는 밥힘은 그녀의 순진함과 소박한 정서를 보여주는 가족의 정을 보여준다 그들이 함께하는 식탁보를 치우면 그들의 식탁은 세상의 온갖 정보를 읽을 수 있는 모니터로 변신한다
ID “데몰리션”(안재홍역)은 게임속 프로 스나이프로 백발백중 저격수로 통하지만 현실세계에서는 특수효과 말단 스태프로 실수 투성이일 뿐이다 ID “여백의 미”(김기천역)와 “용도사”(김민교역) 또한 노년과 청년의 조화를 이루며 권대장의 일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권대장 권유는 여느때와 같이 PC방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 그의 작전능력은 탁월성을 넘어 게임계의 신으로 통할 만큼 자존감이 높아 있다 그러나 그의 현실은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어머니에게 용돈을 구걸해야 할 만큼 처지가 비관적인 청년백수이다 그러던 어느날 PC방에 두고간 한 여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휴대폰을 갖다주면 30만원의 사례를 하겠다는 매혹적인 거래였다 권유에겐 지금 돈이 필요하다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는 권유가 그녀의 집을 찾았을 때 현관문은 열려있고 그녀는 유리벽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있었다 그녀의 폰을 2층 침대위에 올려놓고 수표 30만원을 챙겨 나가려다 범죄를 우려한 나머지 문을 닫고 자리를 떠난다
그리고 12시간도 되지 않은 시간, 권유는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된다 사회적 초미의 관심사가 된 강도강간 살인사건의 주범으로 내몰린 권유는 여론의 압박을 받은 재판에 의해 신속하게 처리되고 무기징역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누군가 알지 못하는 덫을 놓고 그 함정에 빠뜨린다면 그가 누구이든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을까? 권유가 아무리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도 시신에서 발견된 각종 증거들은 어느것 하나 없이 권유를 살인범으로 몰고 갔다 그의 변호를 맡은 국선변호인 “민천상”(오정세역)은 1%의 예외없는 증거물앞에서 무기력한 태도를 보여주며 선처를 바랄뿐 그 어떤 적극적인 변호도 하지 않았다 “권유의 어머니”(김호정역)가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 애원을 하였지만 “사무장”(이하늬역)은 그녀의 귀가를 재촉할뿐 속 시원한 해답은 들을 수 없었다
일사천리로 진행된 재판의 결과에 따라 권유는 흉악범들만 수용중인 강원도 태백의 1급범죄자 수용소로 향한다 그곳은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채 인권유린의 극악을 보여주는 아오지였다 철옹성의 맞추피추를 연상하듯이 사방은 온통 절벽으로 뒤덮여 있고 바깥 세상은 어느곳에서도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권유의 재판은 교도소 투옥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그곳에는 세상보다 더한 고통의 시간이 주어졌다 살인마 “마덕수”(김상호역)는 교도관들과의 유착관계를 이용하여 교도소내 모든 권력을 장악하고 무법천지의 세상을 노략질하고 있다 그 어떤 희망조차 찾을 수 없었던 권유는 마덕수에 의해 폭력의 희생자가 되었고 결국 그는 자살을 결심하지만 그 또한 박탈당하는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께서 민천상 변호사와 함께 면회를 왔다 어머니는 새로운 증인을 찾았고 그를 통하여 아들의 결백을 증명하겠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남겨 주었다 희망의 실마리를 찾은 어머니로 인하여 권유의 교도소 생활은 예전과 달라졌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살아야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얼마 후 자신을 면회온 민천상 변호사로부터 어머니의 자살 소식을 접하게 된다 늘 자신에게 희망을 이야기 하였던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자살은 권유에게 믿겨지지 않은 의문을 가지게 하였다 새로운 증인의 희망은 물거품이 되고 권유는 뒤죽박죽 뒤엉켜있는 실타래를 풀어내기 위해 교도소에서의 탈출이 필요했다 살인죄로 인하여 무기수가 된 한 “노인”(우현역)의 팁으로 권유는 세상밖으로 탈출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교도소내 제왕 마덕수를 자극하고 그를 이용하여 교도관과 그들의 음모속으로 들어가 조작된 자살 행위를 감행한 것이다 환급히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그들이 탔던 차량이 전복되며 권유는 탈출을 감행한다 마덕수와 함께 권유를 자극하였던 “간수장”(최귀화역) 또한 권유를 향하여 겨누었던 총을 내려 놓으며 탈출을 묵인한다
그 어떤 단서도 갖고 있지 않은 권유는 이제 어디에도 갈 곳이 없다 PC방을 찾은 권유는 자신의 게임방에서 의문의 영상 하나를 발견한다 바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는 추적물이었다 민천상 변호사를 찾아간 권유는 어머니의 유품 목걸이 외에 어떤 단서도 얻어낸 것 없이 오히려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전후좌우가 막혀버린 상황속에서 우연하게 만난 “외국인 부부”(아피아, 아게망역)의 재치로 도주로도 확보하고 그들이 타고 다니는 마티즈 중고차도 얻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에게 메시지가 뜬다 털보가 그를 찾는 것이다 게임속 세상속에서만 만났던 털보는 시내인근 다방으로 권유를 오라고 하고 그곳에서 그동안 남자로만 알고 있었던 털보를 만나게 된다 가녀린 성품의 20대 초반의 소녀로 보이는 털보는 바로 눈앞에서 조차 휴대폰으로 통화를 해야만 하는 대인기피증 환자였다 그녀를 따라 찾은 곳은 도시 재개발 확정 구획내에 있는 빈민가 였지만 건물안 세상은 최첨단 정보의 중심이었다 이곳의 모든 운영체계를 개발하고 만들어낸 게임속 아이디 털보는 “여울”이었다 게임속에서는 우둔하고 한발 더딘 그녀가 현실속에서는 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며 조작된 도시의 괴물을 추적하는 탐정가인 것이다
이 엄청난 조작의 뒤편에는 과연 누가 왜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인근 CC-TV를 통하여 발견된 중요한 단서들은 누군가 영상조작 기술을 통하여 하나의 진실을 왜곡하고 “파티 플래너”들에 의해 모든 진실은 다른 사람에게로 전이되는 마술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일의 배후에는 본 사건의 주범인 “추예리”(배민정역)와 그의 아버지이며 재벌가인 “추상덕회장”(권태원역), 그리고 모든 시나리오를 완벽하게 제공하는 민천상 변호사가 있었다 그러나 아직은 진실이 왜곡 되었다는 사실 외에 어느것 하나 명확하지 않다
게임속 세상에서 언제나 드림팀을 구성하며 일치단결하였던 권대장의 조직원이 현실의 세계에서 초청을 받으며 한 자리에 모이게 된 것이다 그들을 부른 것은 바로 털보 여울이었다 인스턴트를 격멸하고 자연밥상을 추구하는 여울은 끼니때 마다 남산만한 밥을 제공한다 사이버 게임에서 누구보다 강력한 조직을 구성하였던 이들의 추적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하나의 단서는 또 다른 단서를 찾아내는 도화선이 된다 바로 “목소리”다 폰사례를 하겠다던 똑같은 목소리가 여울의 탐지기에 도청된 것이다 그녀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쫓기는 신세가 되었지만 실마리는 하나씩 모습을 드러낸다 국선변호사로 자신을 변호하였던 민천상 변호사가 오히려 자신을 주범으로 몰아간 사이코패스라는 사실에 접근한 것이다
창작 예술가 데몰리션이 드론을 만들고 각종 신무기들을 개발하여 조작극을 일삼는 무리와의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약방의 감초같은 여백의 미는 감칠맛 나는 역할로 팀의 조화를 이루어 낸다 자신을 향하고 있는 권유를 궤뚫고 있는 민변호사는 감옥에서 마덕수 일당을 가석방하는 능력을 보여주며 조작된 도시의 완전범죄를 시도한다 마덕수를 활용하여 권유 일당을 궤멸시키고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이들이 벌이는 대도시 활주극은 사이버 게임을 연상케 한다 추적자와 쫓기는 자의 사이에는 언제나 긴장감이 감돈다 치열한 싸움의 끝에는 폭발음과 같은 도시의 광란이 존재한다
살인사건에 연루된 추예리의 사건을 조작하며 시작된 추상덕 회장과 민변호사간의 밀약은 다른 사건에도 끊임없는 조작극을 연출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작동시켰다 유사사건 뒤에는 언제나 파티플래너들의 연출된 가짜가 숨어 있었다 청소하고 운반하고 데이터와 언론을 조작하는 치밀한 작전은 매번 성공을 거두며 민변호사의 쾌감을 자극시켰다 이러한 사이코패스의 증상에 심기를 건드려 놓은 권유와의 한판 승부는 범죄의 절정을 이룬다 민변호사의 전산망 그 중심에 까지 도달한 권유가 민변호사를 넉다운시키는 장면은 그야말로 통쾌하지만 민변호사의 더러운 미소는 살인보다 더 끔찍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권유가 민변호사의 사무실을 급습할 때 마덕수 일당 또한 권대장의 일원들을 급습하여 인질로 잡고 있었던 것이다 권유가 데이터 전송망을 가동시킨채 자신의 일원들을 구하기 위해 도로를 질주하지만 민변호사는 이미 그들을 제거하라는 지령을 내린 후 였다 때로 운명은 그들의 마지막을 연장시켜 주기도 한다 마덕수의 시계가 더디 움직일 무렵, 권유는 사이버 게임의 시나리오처럼 혜성같이 나타나 그들을 구원하는 지략을 보여준다
세상은 권력자들의 손에서 움직이고 자라간다 진실은 또다시 왜곡되고 모든 것은 아수라장이 되지만 마지막 승자가 악이 될수는 없다 이들의 손에 놀아나는 언론과 여론의 무지함은 언제나 왜곡에 묻혀 버린다 결국 데이터 전송망을 뚫고 들어간 여울과 방송 드림팀의 활약으로 전국 방송은 이 사건의 모든 실체를 드러내며 왜곡된 진실의 민낯을 보여준다 인질과 인질의 연속을 보여주며 모든 것은 조작에서 끝나버릴 듯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웃는 것은 진실의 승리다
거대한 그래픽쳐스로 시작되는 영화는 그야말로 액션의 초절정이다 할리우드 영화를 연상케하는 메머드 스케일은 관객을 압도하며 시작부터 집중포화를 날려 댄다 한순간도 스크린에서 손을 뗄수 없는 장면들은 힘찬 사운드와 함께 신나게 부수고 박살내며 관객의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낸다 썩지않은 나무로 시작되는 하나의 인생은 어떻게 가꾸고 키워 가는가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 이 영화는 단지 액션물이 아님을 여러 곳에서 증명하려 한다 인간을 보여주고 조작의 힘에 굴종하지 않으려는 소시민들의 노력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님을 증명한다
영화는 끝이 났다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에 관객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그리스도인은 이 영화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스피드와 현란하게 전개되는 시나리오에 매혹되어 있었을 뿐일까? 가려진 세상 속 권유는 보통의 사람이다 어쩌면 그들 모두는 낙오자의 대열에 서 있는 3류시민일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소모품처럼 사용되는 권력가들의 인형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에게도 작은 꿈이 있고 그 꿈은 크든 작든 스스로에게는 소중한 것이다 우리도 현란한 물질의 풍요로움과 바쁘게 돌아가는 현실의 무게로 인하여 조작된 일상과 쇼윈도와 같은 삶이 반복되는 가운데 진실이 왜곡되거나 도외시 되어버린 것이 있을 것이다 복음과 신앙이 우선이라고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괴리감을 느끼며 전혀 다른 일상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다람쥐 수레바퀴같은 현실의 카테고리속에서 순응하며 그저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옳은 일은 아니다 우리 자신의 삶 가운데 방치되거나 조작된 진실과 마음이 있다면 이제 그것을 정상화시켜야 하는 과제와 정면으로 마주쳐야 할 것이다 이것이 회개의 본질이고 복음의 진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