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비트코인은 익명성을 보장하지 않으며, 오히려 웬만한 금융사에 뒤지지 않을 만큼 투명하다. 애초에 Tor나 기타 서비스들처럼 익명성을 염두에 둔 것도 아니고, 그저 새로운 종류의 화폐일 뿐이다. 단지 실제 거래자와 비트코인 주소 간의 연관성을 찾는 게 문제일 뿐, 거래자의 비트코인 주소를 찾기만 하면 언제 얼마만큼의 돈을 누구에게로 보냈는지 경찰이 아니라도 누구나 손쉽게 알 수 있다. 다만 여러 주소를 사용하는 경우 이 거래자와 비트코인 주소 사이의 연관성을 찾기 힘들어진다.
일반적으로, 비트코인을 현금화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을 실제 화폐로 교환해 주는 거래소를 거쳐야 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비트코인을 통한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거래소 이용자의 실명 확인을 강제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환전하기 위해 거래소를 이용한다면, 국가기관은 간단히 그 비트코인 소유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
꼭 익명성을 보장받아야겠다면, Tor 네트워크 같은 데 연결된 컴퓨터에서 직접 비트코인을 채굴한 뒤 사용하고, 사용한 뒤엔 새 지갑을 생성해 쓰는 방법도 있긴 하겠다. 비트코인 채굴의 난이도(difficulty)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는 판이니 별로 현실적인 방안이라곤 할 수 없지만.
그러나 실제로 이런 식으로 익명성을 획득한 해커들이 랜섬웨어가 붙잡은 인질들의 몸값을 지불하는 곳으로 비트코인을 악용하고 있다. 2017년 5월 발생한 워너크라이 사태는 거의 전 세계적으로 피해를 입히고 있지만 거래내역만 추적될 뿐 이 해커들이 누군지 알 수가 없는 실정이다. 단 이 해커들에게 지급된 비트코인 자체는 세계 각국 정부와 수사기관들이 계속 추적하고 있으며, 해당 비트코인을 '거래소에서 실물 화폐로 교환하려 하는 경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