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4일
땡땡책협동조합에서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에 맞서서 싸우는 분들에게 힘이 될수 있는 글을 쓰고, 모여서 이야기하자고 했을 때 전 한 줄도 쓸 수 없었습니다. 밀양 송전탑 기사들을 읽으며 안타까운 마음은 들었지만 내 문제처럼 와닿진 않았던거에요. 무딘 제가 부끄럽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래서 밀양에 내려갔습니다.
... 새벽2시 산꼭대기 공사현장에 올라 포크레인 체인 바퀴 아래 머리를 뉘이는 어르신들을 봤습니다. 나무가 다 뽑힌 모래자갈 땡볕에서 할머니들 곁에 앉아 억울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손을 꼬옥 잡아드리고서야 알았어요.
밀양에 계신 어른신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다. 내가 이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저항하지 않는다면 다수의 이익을 위해 나와 내 소중한 사람들이 희생되는 것에 동의하는 것이다. 참 무디게도 밀양에 닿아서야 알았습니다. 그래도 다행이죠 내 문제처럼 느낄수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밀양에서 살면서 싸울 수는 없으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을 해야겠다. 주변에는 아직도 이 일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자. 더 자세히 밀양에 대해서 알자.
숨겨진 밀양책 찾기 모임에서 밀양 송전탑 문제에 대한 팜플릿을 만들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저는 밀양 송전탑 투쟁이 언제 어떤 식으로 전개 되었는지 찾고있었는데, 그 내용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정리한 곳이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시간 순으로 밀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전은 어떻게 했는지, 주민들은 어떻게 대응했는지 정리하고 그 상황을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동영상과 사진 등을 링크한 페이지를 만들면 어떨까 이야기를 했는데요. 그러자 한전의 거짓말을 드러내는 논리. 밀양에서 직접 투쟁했던 이야기를 담으면 좋겠다. 밀양 송전탑 문제와 관련 책 리스트를 알리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출판편집자 분들이라 후다닥 누가 무엇을 할지 분배하고 기획되어서 놀랐습니다. 함께 만들 생각을 하니 즐거워요. 물론 완성이 되는 게 중요하지만요. ㅋ
땡땡책협동조합을 만나니 지식도 같이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밀양 송전탑 뿐만 아니라 의미있고 또 관심이 가는 다른 주제로 뭔가 함께 만들수 있겠다 생각하니 두근두근 !
밀양 송전탑 정리한 파일 첨부해봅니다.
밀양 분신대책위 이전의 내용을 알 수있는 카페 http://cafe.naver.com/kinyug
밀양 분신대책위 이후의 내용을 알 수있는 카페 http://cafe.daum.net/dure-madang
첫댓글 기철샘 고생하셨어요.. 뭉클!
모임 때 호철씨가 "그래서 밀양에 내려갔습니다."라고 말했을 때도 그랬지만, 이 글에서 같은 구절을 읽을 때도 몸에 피가 도는 듯한 느낌이 생깁니다. 긴 싸움의 경과를 읽을 수 있게 해주셔서 또 감사!
진규씨도 자발적 환대자로 넣어야겠군요. 아니 야근전문이라 칭해야 하나. ㅋ
저 원래 '유미샘과 함께 자발적 환대를 맡고 있는' 진균데요... 그동안 게을러서 티가 안 났던 거예요 ㅠㅠ
맞아맞아, 인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