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여명을 타고 썰물을 배웅하며
금빛 백사장을 거닐던 갈매기 들과
아주 작은 집게들의 새벽 나들이가 하루를 부풀리려 솟아 나오는
아침햇살을 작은 몸짓으로 조용히 두드리고
희뿌연 밀물을 타고 노닐던 파도 소리의 작은 뭉치들이
슬금슬금 금빛 해변을 나서 동산 기슭으로 밀고 오를 때쯤이면
산허리로 뭉게뭉게 꽃구름 피여나듯 물안개가 뒤덮이어
하늘 높은 곳을 찾아 오르며 그간의 일상들이 남겨두고 간
세상의 슬픈 누더기들을 곱게 곱게.. 다듬어
세상들이 알지 못하도록 아주 고요스럽게
푸른 바다에 포근히 안겨 있는 모래언덕 해당화 무리들 사이로
조용히 눕혀주던 내 고향
여름 아침햇살에 이슬 가득 머금고
바다를 향해 목을 한껏~늘어트리며 해풍들에 꽃잎 흔들리다
연민 가득한 붉은 열매가 되어
노오란 아픔을 잉태한 작은 사연들을 솜털로 곱게 싸서
잊지 못한 애달픈 그리움의 푸른빛으로
진분홍 꽃잎들에 켜켜이 새겨주다
여린 몸이 녹아 쓸쓸히 흘러갔을 내 고향 그 바다 언덕
해를 가르기를 몇 번이었고
달을 가르기를 몇 번이었을까...
폭풍의 몸부림에 얼마나 헤매고 뒤척이었나...
수면을 적시던 선홍빛 노을 아래서
잠기는 그리움에 울음 삼키기를 몇 번이었을까...
또...철 지난 휑한 바다에서
계절의 외로움에 떨기를 몇 번이었을까...
지금도 그 바다 그 언덕 그 금빛 모래들 위에서
해당화 줄기의 모질게 아픈 가시들을 보듬고서
또다시 불어드는 계절 빛깔 바람 소리에
아련한 기억의 몸부림으로 세월의 등위에 올라앉아 늦은 봄
여린 꽃잎 내밀다, 결국 붉은 꽃잎 휘날려갈 해당화들
세월이 셀 수 없을 만큼 흘러 흘러 갔어도
내 고향 해당화 그 숨결들 아직도 잊지 못하고
그 고운 바다 잊지 못하며
또한 변함없이 고향 바다 여전히 그렇게 푸르러 갈 테니
잿빛이 가득한 느막한 이 오후
불현듯 밀려드는 내 가슴속의 푸르른
내 살던 고향, 또한 그 시절 내 그리운 이들을
나는 소중히 기억하며 정녕...........
내 결코 잊지 못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