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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망경 노사나불설 보살심지계품 제10 하권
사십팔경계(四十八輕戒)
부처님께서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미 열 가지 바라제목차를 말하였으니, 이제 마흔 여덟 가지 가벼운 계를 설하리라.”
1. 스승과 벗을 공경하라
불자들아, 왕위(王位)를 받으려고 할 때나, 전륜왕의 자리를 받을 때나, 벼슬자리에 나아 갈 때는 먼저 보살계를 받아야 하느니라.
그러면 일체의 귀신들이 임금의 몸과 벼슬아치의 몸을 구호(救護) 할 것이며,
부처님들도 기뻐하실 것이다.
계를 받으면 효순하는 마음과 공경하는 마음이 생겨 상좌(上座)와 화상(和上)과 아사리(阿闍梨)와 훌륭한 함께 공부하는 이와 지견(知見)이 같은 이와 수행이 같은 이를 보면 응당 일어서서 맞이하고 예배하고 문안을 여쭈어야 할 것인데,
보살이 도리어 교만한 마음과 게으른 마음과 어리석은 마음을 내어,
일어서서 맞이하여 예배하지 않고, 하나하나 법대로 공양하지도 않으며,
자기 몸이나 나라의 땅이나 아들이나 딸이나 7보(寶) 등 여러 가지 물건을 직접 팔아서 공급(供給)해야 하는데,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가벼운 죄[輕垢罪]를 범하는 것이니라.
2. 술을 마시지 말라.
불자들아, 일부러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니, 술이란 것은 무량한 허물을 짓게 하느니라.
자기 손으로 술잔을 들어 다른 이에게 주어 마시게 한 탓으로 5백 생(生) 동안 손이 없는 과보를 받았거든, 하물며 스스로 마시는 데 있어서 이겠는가.
모든 사람들이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여러 중생들도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인데,
하물며 스스로 술을 마시겠는가.
만일 일부러 마시거나, 남이 마시게 하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3. 고기를 먹지 말라.
불자들아, 일부러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하니, 어떠한 중생의 고기도 먹지 말아야 하느니라.
고기를 먹으면 자비의 종자가 끊기므로 중생들이 보고서 버리고 도망가니,
그러므로 일체 보살들은 고기를 먹지 않아야 하느니라.
어떠한 중생의 고기라도 먹는다면 한량없는 죄(罪)를 짓는 것이며,
일부러 먹는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4. 5신채(辛菜)를 먹지 말라.
불자들아, 너희는 다섯 가지 매운 채소를 먹지 말아야 하느니라.
마늘ㆍ부추ㆍ파ㆍ달래ㆍ흥거(興蕖) 이 다섯 가지는 어떠한 음식에도 넣어 먹지 말아야 하니,
만약 일부러 넣어 먹으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5. 계를 범한 이는 참회하게 하라.
불자들아, 너희는 일체 중생들이 8계를 범하거나, 5계(戒)와 10계를 범하거나, 3보를 헐뜯거나, 일곱 가지 역적의 죄를 짓거나, 8난(難)에 태어날 죄를 짓거나, 온갖 계를 범하는 죄를 지은 사람을 보면 마땅히 참회하도록 해야 하니,
보살이 이 같은 사람을 참회시키지 않고 함께 있으면서 승가의 이양(利養)을 같이 받으면 안 되느니라.
또 함께 포살(布薩)하여 대중 가운데서 계를 말하되, 그 죄를 지적해서 참회하도록 하지 않으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6. 법사에게 공양을 올리고 법을 청하라.
불자들아, 너희는 대승의 법사와 대승을 함께 공부하는 이와 지견이 같은 이와 수행이 같은 이가 백 리ㆍ천 리를 걸어 절이나 마을 집이나 성읍에 오는 것을 보면, 곧 일어서서 맞이하고 보내며 예배하고 공양해야 하느니라.
매일같이 세 때를 공양하되,
하루에 금 석 냥 값어치의 맛있는 온갖 음식을 차려 공양하고,
앉는 상(床)과 먹는 약 등을 법사에게 공양하며,
그 밖에 필요한 물건은 무엇이든 다 공급하고,
항상 법사에게 아침ㆍ점심ㆍ저녁으로 설법을 청하되,
그 때마다 예배하고, 성내거나 괴로워하지 말며,
법을 위해서는 몸도 잊고서 부지런히 법을 청해야 하니,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7. 법문하는 곳에 가서 들으라.
불자들아, 너희는 경법(經法)과 계율을 강(講)하는 곳이 있거나, 큰 집에서 불법을 강하거든 가서 들어야 하느니라.
이제야 배우기 시작한 보살은 마땅히 경이나 율의 책을 가지고 법사에게 가서 듣고 물어야 하니,
예컨대 숲과 나무 아래와 절 등, 불법을 설하는 모든 곳을 찾아가 듣고 받아야 하느니라.
만약 그곳에 가서 듣고 받지 않는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8. 대승을 잘 못 알지 말라.
불자들아, 너희는 항상 머무는 대승의 경과 율을 잘 알지 못하여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라 하고,
2승(乘)과 성문(聲聞)의 경과 율과, 그리고 외도의 나쁜 소견으로 지은 금계(禁戒)와 삿된 소견에서 나온 주장을 따른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9. 병든 사람을 잘 간호하라.
불자들아, 너희는 모든 병든 사람을 보면 마땅히 부처님과 다름없이 공양해야 하니,
여덟 가지 복전(福田) 가운데 첫째가 병 든 사람을 간호하는 복전이니라.
부모와 스승과 스님과 제자가 병들어 팔ㆍ다리와 6근(根)이 온전치 못하고 여러 가지 병으로 고생한다면 모두 공양하여 잘 낫게 해야 하는데,
보살이 나쁜 마음으로 성을 내어 가지 않으며,
절이나 성읍(城邑)ㆍ들판ㆍ산ㆍ숲ㆍ도로에서 병든 사람을 보고도 구원하지 않으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10. 죽이는 기구를 준비해 두지 말라.
불자들아, 너희는 칼이나 몽둥이 활과 화살 창과 도끼 등 싸움에 필요한 온갖 기구를 준비해 두지 말며,
그물이나 올가미 덫 등 산 것을 잡거나 죽이는 기구는 무엇이건 준비해 두지 말아야 하느니라.
보살은 설사 부모를 죽인 사람에게도 원수를 갚지 않거늘, 하물며 중생을 죽이겠는가.
만약 일부러 일체의 칼이나 몽둥이를 준비해 두었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이 열 가지 계를 마땅히 배우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받들어 지녀야 하느니라.
아래 6품(品) 가운데서 자세하게 밝히리라.
11. 나라의 사신이 되지 말라.
불자들아, 너희는 이양(利養)을 구하는 나쁜 마음 때문에 나라의 사신(使臣)이 되어 싸움터에서 회의를 하거나, 전쟁을 일으켜 서로 공격해서 무량한 중생을 죽이지 말아야 하느니라.
보살은 군사가 오가는 곳에도 들어가지 않아야 하거늘, 하물며 일부러 나라를 해롭게 하는 일을 하겠는가.
만약 짐짓 그러한 일을 한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12. 나쁜 마음으로 장사하지 말라.
불자들아, 너희는 일부러 양민(良民)이나 종, 그리고 여섯 가지 짐승을 사고팔지 말며,
시장에서 관(棺)과 관을 만드는 판자와 시체를 담는 기구를 바꾸지 말라.
스스로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인데, 하물며 남을 시키겠는가.
만약 일부러 그렇게 한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13. 비방하지 말라.
불자들아, 너희는 나쁜 마음으로 일부러 양민이나 착한 사람 법사ㆍ스님ㆍ임금이나 귀한 사람을 까닭 없이 비방하여, 그가 일곱 가지 역적의 죄나, 열 가지 큰 죄를 지었다고 말하지 말라.
부모와 형제와 6친에 대하여 응당 효순하는 마음과 자비로운 마음을 내야 하는데,
도리어 해롭게 하는 일을 해서 좋지 못한 곳에 떨어지게 하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14. 불을 놓지 말라.
불자들아, 너희는 나쁜 생각으로 일부러 큰 불을 놓아, 산과 들을 태우거나, 4월부터 9월 사이에 불을 놓거나, 남의 집과 도시와 절과 전답과 나무와 그리고 귀신의 물건과 공공(公共)의 재물과 일체의 주인이 있는 물건은 일부러 불태우지 말아야 하니,
만약 일부러 태운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15. 딴 법으로 교화하지 말라.
불자들아, 너희는 부처님 제자이거나 외도의 사람이거나 6친(親)이거나 일체의 친구를 가리지 말고 응당 하나 하나 대승경전과 대승계율을 가르쳐 받아 지니게 하며,
응당 글의 뜻과 이치를 일러 주어서 보리의 마음과 10발취ㆍ10장양ㆍ10금강의 마음을 내게 하며,
이 같은 마음에 대해 그 차례와 법의 작용을 하나하나 알게 해야 하느니라.
만약 보살이 나쁜 마음과 성내는 마음으로 그에게 2승ㆍ성문의 경율(經律)이나 외도의 삿된 소견과 학설을 멋대로 가르친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16. 이양을 탐내지 말고 바르게 가르치라.
불자들아, 너희는 마땅히 좋은 마음으로 대승의 위의(威儀)와 경과 율을 먼저 배우고, 널리 열어 보여 그 뜻을 이해할 것이며,
뒤에 새로 발심한 보살이 백 리ㆍ천 리를 와서 대승의 경율을 배우려 하는 것을 보거든,
법대로 온갖 고행(苦行)을 말하되, 몸이나 팔ㆍ손가락을 태우는 것을 일러 줄 것이며,
만약 몸이나 팔ㆍ손가락을 태워 부처님께 공양하지 않으면, 출가한 보살이 아니라고 하라.
또 굶주린 호랑이나 이리ㆍ사자ㆍ일체의 아귀에 이르기까지 몸ㆍ살ㆍ손ㆍ발을 모두 던져 주어 공양할 것을 말해 주고,
그 다음에 하나하나 올바른 법을 차례로 말해주어서 마음이 열리고 뜻이 통하게 해야 하느니라.
그러나 보살이 이양을 위하여 일부러 대답할 것을 대답하지 않거나,
경과 율을 뒤바뀌게 설해서 앞도 뒤도 없거나,
삼보의 말씀을 비방하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17. 권력을 믿고서 달라고 하지 말라.
불자들아, 자신이 음식이나 재물이나 이양(利養)과 명예 때문에 임금과 임금의 아들과 대신과 벼슬아치들을 친하게 가까이 하여 그 형세(形勢)를 믿고서, 묶거나 때리고 협박하면서 돈이나 재물을 멋대로 취하여 이익을 구하면,
이를 악한 방법으로 구한다고 하며, 지나치게 많이 구한다고 하느니라.
남을 시켜 구하면서 자비로운 마음과 효순하는 마음이 전혀 없으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18. 아는 것 없이 스승이 되지 말라.
불자들아, 너희는 마땅히 열두 가지 경전을 배워야 하며,
계를 외우는 사람은 날마다 여섯 번 때맞춰 보살계를 외워야 하고,
그 뜻과 부처님의 성품까지를 잘 알아야 하느니라.
그러나 보살이 한 구절의 경과 한 마디의 게송조차 알지 못할 뿐 아니라,
계율의 인연도 알지 못하면서 제가 아는 척 하는 것은 자기와 남을 속이는 것이니라.
온갖 법 가운데 그 하나도 모르면서 남의 스승이 되어 계를 일러준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19. 두 가지로 말하지 말라.
불자들아, 계행을 닦는 비구가 향로를 들고 보살행을 하는 것을 보고,
나쁜 생각으로 이간질을 해서 싸움을 빚어내지 말아야 하니,
어진 이를 비방하고 속여서 나쁜 짓을 하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20. 산 것은 놓아 주고, 죽게 된 것은 구제하라
불자들아, 자비로운 마음으로 산 것을 놓아 주어야 하느니라.
일체의 남자(男子)는 모두 나의 아버지였거나 아버지일 수 있고,
일체의 여인(女人)은 모두 나의 어머니였거나 어머니일 수 있으니,
어느 때 내가 날 적에는 그들에게서 났거나 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6도의 중생이 모두 나의 아버지이며 어머니이니,
그들을 죽여서 먹는 것은 곧 나의 부모를 죽이는 것이며,
또한 나의 옛 몸을 죽이는 것이니라.
일체의 땅과 물은 바로 나의 옛날 몸이며,
일체의 불과 바람은 바로 나의 본체(本體)이니,
그러므로 항상 산 것을 놓아 주어야 하느니라.
세세생생(世世生生)에 몸을 받아 나는 것은 곧 내가 상주(常主)하는 법이니,
내가 죽임을 당하지 않으려면 남을 시켜서도 산 것을 놓아 주게 할 것이며,
사람들이 짐승을 죽이려는 것을 보면, 응당 방편을 다해서 구호(救護)하여 고난을 면하게 해 줄 것이며,
항상 보살계를 일러 주어 교화해서 중생을 제도해야 하느니라.
부모와 형제의 제삿날에는 응당 법사를 청하여 보살계와 경전을 읽어 죽은 이의 내생의 복을 빌어주어 모든 부처님을 뵙고 인간과 천상에 나게 해야 할 것이니라.
만약 위와 같이 하지 않으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이 열 가지 계를 마땅히 배우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받들어 지녀야 하느니라.
멸죄품(滅罪品) 가운데서 하나하나의 계상(戒相)을 자세하게 밝힌 것과 같으니라.
21. 성내지 말고 때리지 말며 원수를 갚지 말라.
불자들아, 성내는 것으로 성냄을 갚거나 때리는 것으로 때림을 갚지 말아야 하느니라.
설사 부모나 형제와 6친(親)을 남이 죽였다 해도 원수를 갚지 말 것이며,
임금을 남이 죽였더라도 원수를 갚지 말아야 하니,
산사람을 죽여서 원수를 갚는 것은 효도에 맞는 일이 아니니라.
종을 꾸짖고 때려 날마다 세 가지 업을 일으켜 한량없는 죄를 쌓지 말아야 할 것인데,
하물며 일부러 일곱 가지 역적의 죄를 지을 것인가.
출가한 보살로서 자비한 마음이 없이 원수를 갚되 마침내 6친의 원수에 이르기까지 원수를 갚는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22. 교만한 생각을 버리고 법문을 청하라.
불자들아, 처음 출가하여 아직 이해를 못하면서 스스로 지혜가 총명하다고 믿거나,
지위가 높고 나이가 많은 것을 믿거나,
문벌이 훌륭한 것을 믿거나,
복이 많고 재물이 넉넉한 것을 믿어서,
이런 교만한 생각으로 먼저 배운 법사에게 경과 계율을 배우기를 꺼려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법사가 비록 낮은 집안에 나이가 젊고, 문벌이 보잘 것 없고, 가난하고, 감관(感官)이 온전하지 못하더라도,
진실로 도덕이 있고, 경과 율을 잘 알면,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보살은 이런 법사를 찾아가 그의 종성(種姓) 등을 보지 말고, 제1의제(儀諦)를 배워야 하느니라.
만약 그렇지 않으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23. 교만한 생각으로 편벽(偏僻)되게 설하지 말라
불자들아,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 좋은 마음으로 보살계를 받으려면 불ㆍ보살의 형상 앞에서 서원을 세우고 계를 받되,
7일 동안 부처님 앞에서 참회하여 좋은 징조가 보이면 계를 얻은 것이 되느니라.
만약 좋은 징조가 보이지 않으면 14일, 21일, 1년이라도 좋은 징조가 보일 때까지 참회해야 하느니라.
그리하여 좋은 징조가 보이면 불ㆍ보살의 형상 앞에서 계를 받을 것이지만,
좋은 징조를 보지 못하였다면 아무리 불상 앞에서 계를 받더라도 계를 얻은 것이 아니라.
그러나 먼저 보살계를 받은 법사에게 계를 받는다면, 좋은 징조가 필요 없으니,
왜 그런가?
이 법사에게서 법사에게로 서로 전하여 받은 것이기 때문에 좋은 징조가 필요하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법사에게서 계를 받으면 계가 얻어지며,
계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내기 때문에 곧바로 계가 얻어지느니라.
만약 천 리 안에 계를 일러 줄 법사가 없으면,
불ㆍ보살의 형상 앞에서 서원을 세우고 계를 받되 반드시 좋은 징조를 보아야 하느니라.
만약 법사가 경과 율과 대승법을 잘 아는 것과 임금이나 태자나 벼슬아치와 친하다는 것을 빙자하여,
새로 배우는 보살이 와서 경의 뜻과 율의 뜻을 묻는데 업신여기는 마음과 나쁜 마음과 교만한 마음으로 낱낱이 잘 일러 주지 않는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24. 불법을 잘 배워라.
불자들아, 부처님의 경과 율과 대승의 바른 법과 바른 소견과 바른 성품과 바른 법신(法身)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지런히 배우고 닦아 익히지 않아서,
7보(寶)를 버리고 도리어 삿된 소견으로 2승의 아비담론(阿毘曇論)과 외도의 학설과 세속의 학문과 잡된 글을 배운다면,
이 같은 일은 불성을 끊는 것이며 도를 장애하는 인연으로, 보살도를 행하는 것이 아니니,
만약 일부러 그런 일을 한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25. 대중을 잘 통솔하라
불자들아,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 법을 말하는 주인이 되거나, 절의 주인이 되거나, 교화하는 주인이 되거나, 참선하는 주인이 되거나, 나다니는 스님에 대한 일을 맡게 되거든,
마땅히 자비로운 마음으로 다투는 것을 화해시키고, 3보의 물건을 잘 수호하여 자기의 물건처럼 여겨 함부로 쓰지 말아야 하느니라.
만약 대중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다투게 하며, 3보의 물건을 함부로 쓰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26. 혼자만 이양(利養)을 받지 말라.
불자들아, 어느 절이 되었던지 먼저 와서 있을 때 보살이나 비구가 손님으로 오거나, 집이나 도시나 임금이 지은 절과 안거(安倨)하는 곳에 먼저 와서 있을 때 보살이나 비구가 손님으로 오면,
먼저 와 있던 대중은 일어나 맞고 보내야 하며, 음식을 공양하고, 방과 이부자리와 평상과 좌복 등 필요한 것을 주어야 하느니라.
만약 줄 물건이 없거든 자기의 몸이나 아들ㆍ딸의 몸을 팔아서라도 필요로 하는 것을 다 공급해 주어야 하고,
만약 신도가 와서 대중을 청하면 손님으로 온 스님도 공양 받을 자격이 있으므로 절의 주지(住持)는 차례대로 손님으로 온 스님도 공양을 받도록 해야 하느니라.
만약 먼저 있던 사람들만 초청을 받고 손님으로 온 스님은 초청을 받지 못하게 되면,
절의 주지는 한량없는 죄를 얻을 것이며, 짐승과 다를 것이 없고, 사문(沙門)이 아니며, 불제자가 아니니,
만약 일부러 그렇게 한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27. 자기만을 따로 청하는 초청을 받지 말라.
불자들아, 자기만을 따로 청하는 초청을 받아 자기만의 이양을 취하지 말라.
모든 이양은 시방의 스님들이 함께 받아야 할 것인데 혼자만 초청을 받는다면, 시방의 스님들의 몫을 자기 혼자서 차지하는 것이니,
부처님과 성인과 한 분 한 분 스님들과 부모님과 병든 이 등 여덟 가지 복전의 물건을 혼자서 수용(受用)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28. 스님들을 따로 초청하지 말라.
불자들아, 출가한 보살이나, 집에 있는 보살이나, 모든 신도들이 복전인 스님을 초청하여 소원을 이루고자 할 때는 응당 절에 가서 소임을 맡고 있는 이에게,
‘저는 지금 스님들을 차례대로 초청하고자 합니다’ 하면,
곧 시방의 거룩한 스님을 초청할 수 있느니라.
저 세속의 사람들은 5백 나한이나 보살을 따로 청하는데, 이것은 차례에 따라 한 사람의 보통 스님을 초청하는 것만 못하니,
따로 스님을 청하는 것은 외도들의 법이며, 7불(佛)은 따로 청하는 법이 없으며, 효순하는 도가 아니니라.
만약 일부러 스님들을 따로 초청하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29. 나쁜 직업을 갖지 말라.
불자들아, 나쁜 마음으로 이양을 위하여 남색(男色)과 여색(女色)을 팔거나, 자기 손으로 음식을 만들어 직접 맷돌에 갈고 방아를 찧거나,
남녀의 상(相)을 보고 점을 치거나,
길흉(吉凶)을 해몽하거나,
아들ㆍ딸을 예언하거나,
주문과 술법을 쓰거나,
남의 눈을 속이기 위해 재주를 부리거나,
매를 길들이는 일을 하지 말며,
백 가지 독약이나 천 가지 독약이나 뱀독이나 금은(金銀)의 독과 벌레의 독을 만들지 말라.
여기에는 전혀 자비로운 마음과 효순하는 마음이 없으니,
만약 일부러 범한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30. 좋은 때(齊時)를 공경하라.
불자들아, 나쁜 마음으로 자신이 3보를 비방하면서도 겉으로는 좋아하는 척하며,
입으로는 공(空)하다고 말하면서 행은 유(有)에 있고,
속인을 위하여 남녀를 모아서 음란한 짓을 하여 온갖 속박을 지으며,
6재일(齋日)과 3장재월(長齋月)에 산 것을 죽이고 도둑질 등을 해서 재(齋)를 깨뜨리고 계를 범하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이 열 가지 계를 마땅히 배우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받들어 지녀야 하느니라.
제계품(制戒品) 가운데서 자세하게 풀어놓았느니라.
31. 값을 치르고 구해 내라.
불자들아,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 나쁜 세상에서 만약 외도와 나쁜 사람들과 도둑들이 부처님과 보살과 부모의 형상을 팔고,
경전과 율문(律文)을 팔고,
비구와 비구니와 발심한 보살과 도인을 팔아,
관청의 하인이 되게 하거나,
사람들의 종이 되게 하는 것을 본다면,
보살은 이런 일을 보고서 응당 자비로운 마음을 내어 방편을 다해 구원하되,
가는 곳마다 교화하여 값을 구해서 부처님의 형상과 보살의 형상과 비구니와 비구와 발심한 보살과 온갖 경전과 율문을 사야 하느니라.
만약 사지 않는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32. 중생을 해롭게 하지 말라.
불자들아, 칼과 몽둥이와 활과 화살을 쌓아두지 말며,
속이기 위한 저울과 말(斗)을 팔지 말며,
관청의 세도를 믿고 남의 재물을 빼앗거나,
해롭게 할 생각으로 결박하거나,
남의 성공을 깨트리지 말며,
고양이ㆍ살쾡이ㆍ돼지ㆍ개 따위를 기르지 말아야 하느니라.
만약 일부러 그런 일을 한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33. 나쁜 것을 보지도 말라.
불자들아, 너희는 나쁜 마음을 가지고 남녀가 싸우는 것과 군대가 진을 치고 싸우는 것과 도둑들이 사우는 것을 보지 말라.
또 소라를 불고 뿔을 두드리고 거문고를 타며 비파를 뜯고 피리를 불고 공후(箜篌)를 튕기면서 노래하고 춤추는 소리를 듣거나 구경하지 말라.
또 투전ㆍ바둑ㆍ장기ㆍ탄기(單朞)ㆍ쌍육(雙六)ㆍ격구(擊毬)ㆍ투석(投石)ㆍ투호(投壺)ㆍ견도(牽道)ㆍ8도행성(道行城) 등을 하지 말라. 또 조경(爪鏡)ㆍ시초(蓍草)ㆍ버들가지나 발우ㆍ해골 등으로 점을 치지 말며, 도둑의 심부름을 하지 말라.
이러한 것들은 하나라도 하지 말아야 하니, 만약 일부러 한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34. 잠깐이라도 소승(小乘)을 생각하지 말라.
불자들아, 금계(禁戒)를 잘 지켜야 하니,
걷거나 섰거나 앉았거나 눕거나 밤낮으로 여섯 때에 계를 외워 잘 지녀서 금강과 같이 해야 하며,
구명대(救命袋)를 타고 큰 바다를 건너는 것과 같이 해야 하며,
풀에 묶였던 비구와 같이 하여 항상 대승에 대한 신심을 낼 것이며,
‘나는 아직 이루지 못한 부처이며, 부처님은 이미 이루신 부처님이다’라고 스스로 알아 보리심을 일으켜,
생각 생각마다 이 마음을 버리지 않아야 하느니라.
만약 잠깐이라도 2승이나 외도의 마음을 일으킨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35. 원(願)을 내어라.
불자들아, 너희는 마땅히 항상 부모와 스승과 3보에게 효순하기를 원하고, 좋은 스승과 도반과 선지식을 만나 항상 나에게 대승의 경전과 계율과 10발취와 10장양과 10금강과 10지를 가르쳐 주어서,
나로 하여금 환히 알아 법대로 수행하게 해서 부처님의 계를 굳게 지니어,
차라리 몸과 목숨을 버릴지언정 잠깐 동안이라도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기를 원하라.
만약 모든 보살들이 이러한 원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36. 서원을 세우라.
불자들아, 이 열 가지 큰 원을 일으키고 나서, 부처님의 금계를 지니고,
‘차라리 이 몸을 사나운 불 속이나 깊은 구덩이나 날카로운 칼날 위에 던질지언정, 결코 3세 부처님의 경율(經律)을 어겨 온갖 여인들과 부정한 행위를 하지 않으리라’고 서원을 세우라.
또 ‘차라리 이 몸을 뜨거운 무쇠 그물로 천 겹을 얽을지언정, 결코 파계한 몸으로 신심이 있는 신도가 보시 하는 옷을 입지 않으리라’고 서원을 세우라.
또 ‘차라리 이 입으로 뜨거운 철환(鐵丸)이나 타오르는 불덩이를 백천 겁 동안 삼킬지언정, 결코 파계한 입으로는 신심이 있는 신도의 모든 음식을 먹지 않으리라’고 서원을 세우라.
또 ‘차라리 이 몸을 사납게 타오르는 불의 그물로 둘러싸인 뜨거운 쇠판 위에 눕힐지언정, 결코 파계한 몸으로는 신심이 있는 신도의 온갖 의자와 좌복(座服)을 받지 않으리라’고 서원을 세우라.
또 ‘차라리 이 몸이 한 겁이나 두 겁 동안 3백 자루의 창에 찔리는 고통을 받을지언정, 파계한 몸으로는 신심이 있는 신도의 여러 가지 약을 결코 받지 않으리라’고 서원을 세우라.
또 ‘차라리 이 몸이 끓는 가마솥에 들어가서 백천 겁을 지낼지언정, 파계한 몸으로는 신심이 있는 신도가 제공하는 모든 방과 집과 숲과 땅 등 일체를 결코 받지 않으리라’고 서원을 세우라.
또 ‘차라리 쇠망치로 이 몸을 깨뜨려 머리에서 발끝까지 가루를 만들지언정, 파계한 몸으로는 신심이 있는 신도의 공경과 예배를 결코 받지 않으리라’고 서원을 세우라.
또 ‘차라리 백천 자루의 뜨거운 칼이나 창으로 나의 두 눈을 도려낼지언정, 파계한 마음으로 다른 예쁜 모양을 결코 보지 않으리라’고 서원을 세우라.
또 ‘차라리 백천 자루의 송곳으로 귀를 찌르면서 한 겁 두 겁을 지낼지언정, 결코 파계한 마음으로 아름다운 소리를 듣지 않으리라’고 서원을 세우라.
또 ‘차라리 백천 자루의 칼로 코를 벨지언정, 파계한 마음으로는 좋은 냄새를 결코 맡지 않으리라’고 서원을 세우라.
또 ‘차라리 백천 자루의 칼로 혀를 끊을지언정, 파계한 마음으로는 결코 맛있는 음식을 탐하지 않으리라’고 서원을 세우라.
또 ‘차라리 날카로운 도끼로 나의 몸을 찍을지언정, 파계한 마음으로는 결코 부드러운 감촉을 탐하지 않으리라’고 서원을 세우라.
또 모든 중생이 다 같이 부처가 되기를 서원해야 하니, 만약 보살이 이러한 서원을 세우지 않는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37. 위험한 곳에 가지 말라.
불자들아, 보살은 봄ㆍ가을의 두타행(頭他行)을 할 때나 여름ㆍ겨울에 좌선(坐禪)을 할 때나 여름에 안거(安倨)를 할 때,
언제나 양지(陽枝)ㆍ비누[澡豆]ㆍ3의(衣)ㆍ물병ㆍ발우ㆍ좌구(坐具)ㆍ지팡이[錫杖]ㆍ향로ㆍ물 거르는 주머니ㆍ수건ㆍ칼ㆍ부싯돌ㆍ족집게ㆍ노끈으로 만든 평상ㆍ경전ㆍ율문(律文)ㆍ불상ㆍ보살상을 지녀야 하느니라.
보살은 두타행을 할 때나 만행을 할 때, 백 리 천 리 떨어진 먼 곳을 가더라도 이 열여덟 가지 물건을 지니고 다녀야 하느니라.
두타행을 하는 때는 정월 15일로부터 3월 15일까지와 8월 15일부터 10월15일 사이이니, 이 두 철 동안 열여덟 가지 물건을 마치 새의 두 날개처럼 몸에서 떠나지 않게 해야 하느니라.
포살하는 날은, 새로 발심한 보살에게 보름마다 포살해서 10중계(重戒)와 48경계(輕戒)를 외우되 불ㆍ보살의 형상 앞에서 해야 하고,
한 사람이 포살 할 때도 한 사람이 외우고 두 사람이나 세 사람 내지 백천 사람이 포살하더라도 한 사람이 외우며,
외우는 이는 높은 자리에 앉고 듣는 이는 낮은 자리에 앉아야 하며,
저마다 지위에 따라 9조(條)ㆍ7조ㆍ5조의 가사를 입어야 하며,
여름 안거 때도 하나하나 법대로 해야 하느니라.
두타행을 할 때는 험난한 곳에 들어가지 말아야 하니,
나쁜 임금이 통치하는 나라나, 땅바닥이 고르지 않은 곳과, 초목이 무성한 곳과, 사자와 호랑이가 있는 곳과, 물과 불과 바람의 재난이 있는 곳과, 도둑이 나오는 길과, 독사가 많은 곳 등, 온갖 위험한 곳에는 가지 않아야 하느니라.
두타 행을 할 때만이 아니고, 여름에 안거할 때도 이와 같이 위험한 곳에는 모두 들어가지 말아야 하니,
만약 일부러 들어간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38. 높고 낮은 차례를 어기지 말라.
불자들아, 마땅히 법이 정한대로 높고 낮은 차례를 찾아 앉되,
먼저 계를 받은 이가 앞에 앉고, 뒤에 계를 받은 이는 뒤에 앉아야 하느니라.
나이가 많고 적음을 가리지 말고, 비구ㆍ비구니ㆍ귀인(貴人)ㆍ임금ㆍ임금의 아들ㆍ내시(內侍)ㆍ종 등은 저희끼리 모여 앉되,
모두 저마다 먼저 계를 받은 이가 앞에 앉고, 뒤에 계를 받은 이는 차례를 따라 앉아야 하느니라.
어리석은 외도들이 하는 것처럼 나이가 많은 사람이나 나이가 적은 사람 할 것 없이 서로 선후를 가리지 않고 마치 병졸이나 종들처럼 차례 없이 앉지 말라.
우리 불법에는 먼저 받은 사람이 앞에 앉고 뒤에 받은 사람이 뒤에 앉으니,
만약 보살이 법답게 낱낱이 차례를 찾아 앉지 않으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39. 복과 지혜를 닦으라.
불자들아, 항상 일체 중생들을 교화하여, 절을 짓고, 산과 숲과 동산과 토지에 탑을 쌓으며, 겨울과 여름 안거에 좌선하는 곳과 도를 행하는 모든 곳에 다 세워야 하느니라.
보살은 일체 중생을 위하여 대승경전과 대승계율을 설해야 하며, 병이 유행하거나 나라에 재난이 닥쳤거나 도둑이 날뛰면 부모ㆍ형제ㆍ화상ㆍ아사리가 죽은 날과 죽은 지 21일이나 49일에 또한 대승경과 율을 읽고 설해야 하느니라.
또 여러 가지 재(齋)를 차리고 복을 구할 때나, 일상생활을 위해서나, 화재를 만나 불에 타거나 수재를 만나 물에 떠내려 갈 때나, 배가 폭풍을 만난 때나, 강이나 큰 바다에서 나찰의 난을 만났을 때에도 경과 율을 읽고 설해야 하느니라.
그 밖에 온갖 죄보(罪報)를 받거나, 세 가지 나쁜 세계에 나고, 여덟 가지 액난을 만나며, 일곱 가지 역적의 죄를 짓고, 수갑과 쇠고랑과 칼과 오랏줄에 묶였을 때에도 경과 율을 읽고 설해야 하느니라.
또 음탕한 마음과 성내는 마음과 어리석은 마음이 치성하고, 병이 들었을 때에도 이 경과 율을 읽어야 하니,
이제 막 배우는 보살이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이 아홉 가지 계를 마땅히 배우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받들어 지녀야 하느니라. 범단품(梵壇品)에서 설하리라.
40. 가려서 계를 일러 주지 말라.
불자들아, 다른 이에게 계를 일러 줄 때는 사람을 가리지 말아야 하느니라.
임금ㆍ임금의 아들ㆍ대신ㆍ벼슬아치ㆍ비구ㆍ비구니ㆍ남자 신도ㆍ여자 신도ㆍ음란한 남자ㆍ음란한 여자ㆍ18범천ㆍ6욕계천(欲界天)의 사람ㆍ근(根)이 없거나 둘인 사람ㆍ내시ㆍ종ㆍ일체의 귀신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계를 받도록 해야 하느니라.
몸에 입은 가사는 모든 빛깔을 합하여 본래의 빛깔을 잃게 해서 법답게 해야 하며,
청(靑)ㆍ황(黃)ㆍ적(赤)ㆍ흑(黑)ㆍ자(紫) 색으로 물들일 것이며,
온갖 의복과 이부자리에 이르기까지 빛깔을 없앨 것이며,
몸에 걸치는 옷은 모두 물을 들이되, 모든 나라의 속인들이 입는 옷과 비구의 옷이 다르게 해야 하느니라.
보살이 계를 받고자 할 때는 법사는 마땅히 계 받는 사람에게,
‘그대는 현재의 몸으로 일곱 가지 역적의 죄를 짓지 않았는가?’라고 물어야 하며,
보살계를 주는 법사는 일곱 가지 역적죄를 지은 사람에게는 계를 일러 주지 않아야 하니,
일곱 가지 역적죄란, 부처님 몸에 피를 내게 한 것과, 아버지를 죽인 것과, 어머니를 죽인 것과, 화상을 죽인 것과, 아사리를 죽인 것과, 승단의 화합을 깨트린 것과, 성인을 죽인 것이니라.
이 일곱 가지 역적죄를 지은 사람은 현재의 몸으로 계를 받을 수 없으며,
그 밖의 사람은 누구나 계를 받을 수 있느니라.
출가한 사람의 법에서는 임금에게 절하지 않으며, 부모에게 절하지 않으며, 6친(親)에게 예경(禮敬)하지 않으며, 귀신에게 예를 올리지 않느니라.
다만 법사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이 백 리ㆍ천 리를 걸어와서 계법(戒法)을 구하는데, 법사가 나쁜 마음으로 모든 중생이 받을 수 있는 계를 곧바로 일러주지 않는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41. 이양(利養)을 위하여 스승이 되지 말라.
불자들아, 사람을 교화하여 신심을 내게 하고자 할 때, 보살이 다른 사람에게 계를 일러 주는 법사가 되었으면,
계를 받고자 하는 사람에게 화상과 아사리를 청(請)하도록 해야 하며,
이 두 계사(戒師)는 반드시,
‘그대는 계를 받을 수 없는 일곱 가지 역적죄를 짓지 않았는가?’라고 물어야 하느니라.
만약 현재의 몸으로 일곱 가지 역적죄를 지었으면, 법사는 계를 일러 주지 않아야 하며,
일곱 가지 죄를 짓지 않았으면, 계를 일러주어야 하느니라.
만약 열 가지 큰 계를 범하였다면, 불ㆍ보살의 형상 앞에서 참회하게 하되, 밤낮으로 여섯때에 열 가지 큰 계와 마흔여덟 가지 가벼운 계를 외우게 하며, 3세의 1천 부처님께 정성을 다해 예배하여, 좋은 징조가 보이도록 해야 하느니라.
만약 좋은 징조가 나타나지 않으면 7일 14일ㆍ21일ㆍ1년까지라도 반드시 좋은 징조를 보아야만 하니,
좋은 징조란, 부처님이 오셔서 정수리를 만져주시는 것이며, 광명이나 연꽃 등 기이한 일이 나타나는 것으로, 이러한 일이 나타나면 죄가 소멸한 것임을 아느니라.
그러나 그러한 좋은 징조가 없으면 참회해도 소용이 없으니, 그러한 사람은 현재의 몸으로는 계를 얻지 못하지만, 내생에서 계를 받을 이익을 얻느니라.
만약 마흔여덟 가지 가벼운 계를 범하였으면, 법사에게 참회하여도 죄가 없어지니, 계를 아주 받을 수 없는 일곱 가지 역적죄와는 다르니라.
계를 일러 주려고 하는 법사는 이러한 법을 하나하나 잘 알아야 하니,
만약 대승의 경과 율 가운데서 가볍고, 무겁고, 옳고, 그른 것을 잘 알지 못하거나, 제1의제(諦)를 알지 못하거나, 습종성(習種性)ㆍ장양성(長養性)ㆍ불가괴성(不可壞性)ㆍ도종성(道種性)ㆍ정성(正性)과 그 가운데 들고 나는 여러 가지 관행(觀行)과 10선지(禪支)와 온갖 수행법을 알지 못하고,
이러한 법들의 참뜻을 하나도 알지 못하면서,
이양과 명예를 위하여 제자를 굳이 구하고 탐욕스럽게 구하며,
제자를 탐내어 모든 경과 율을 아는 척하면,
이는 공양을 받기 위하여 자기와 남을 속이는 것이니,
일부러 계를 일러 준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42. 계를 받지 않은 이에게 포살하지 말라.
불자들아, 불법을 부촉 받은 국왕을 제외하고는, 이양(利養)을 위하여 보살계를 받지 않은 사람과 나쁜 외도와 삿된 소견을 가진 나쁜 사람들 앞에서 이 1천 부처님께서 설(說)하신 큰 계를 설하지 말라.
이 나쁜 사람들은 부처님의 계를 받지 않았으므로 축생(畜生)이라 이름하니, 세세생생에 삼보를 보지 못하며,
나무와 돌 같이 마음이 없으므로 외도라 하고 삿된 소견을 가진 사람들이라 하며, 나무토막과 다를 것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보살이 이런 사람들 앞에서 7불께서 가르치신 계를 설한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43. 계를 벌할 생각을 말라.
불자들아, 믿는 마음으로 출가하여 부처님의 바른 계를 받았으되, 짐짓 생각을 내어 성스러운 계를 파괴한 이는,
모든 신도의 공양을 받지 못하며,
불법을 부촉 받은 임금의 국토에 다니지 못하며,
그 나라의 물도 마시지 못하느니라.
5천의 귀신들이 항상 그 앞을 가로 막고 ‘큰 도둑’이라고 말하면서,
방에 들어가거나 성읍(城邑)의 집에 들어가면 그 발자국을 쓸어버리고,
세상 사람들은 ‘불법을 도둑질 하는 사람’이라고 꾸짖으며,
일체 중생들은 계를 깨트린 이 사람을 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니,
그러므로 축생과 다를 것이 없고, 나무토막과 다를 것이 없느니라.
만약 바른 계를 깨뜨린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44. 경전에 공양하라.
불자들아, 항상 한결같은 마음으로 대승의 경과 율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야 하니,
가죽을 벗겨서 종이를 삼고, 피를 뽑아 먹으로 삼고, 골수(骨髓)로 벼루의 물을 삼고, 뼈를 쪼개어 붓으로 삼아서 부처님의 계를 써야 하며,
나무껍질과 종이와 비단과 흰 천과 대나무에도 또한 다 써서 지녀야 하며,
항상 7보와 제일 좋은 향과 꽃과 온갖 보배로 주머니나 함을 만들어 경전과 율문을 담아야 하느니라.
만약 법답게 공양하지 않는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45. 중생을 항상 교화하라.
불자들아, 항상 자비로운 마음을 일으켜서, 만약 성이나 마을의 집에 들어가 온갖 중생들을 보면 큰소리로,
‘너희 중생들은 모두 삼보에 귀의하여 열 가지 큰 계를 받으라’고 할 것이며,
소ㆍ말ㆍ돼지ㆍ양 등의 이 같은 짐승들을 보면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기를,
‘너희들 축생은 보리의 마음을 내라’고 해야 하느니라.
보살은 산과 숲과 강과 들을 갈 때, 그 곳에서 중생들을 만나면, 그들로 하여금 보리의 마음을 내도록 해야 할 것이니,
만약 중생을 교화하지 않는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46. 높은 상에 앉아서 법문을 하라.
불자들아, 너희는 항상 교화를 행하며 크게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라.
귀한 신도의 집에 들어가서 법을 설할 때,
사람들 가운데 서서 설법하지 말며,
속인들 앞에서는 반드시 높은 자리에 앉아서 법을 설해야 하며,
법사인 비구는 땅에 서서 4부중에게 법을 설하지 말라.
법을 설할 때는 반드시 법사는 높은 자리에 앉아 향과 꽃으로 공양하도록 해야 하며,
듣는 사부대중은 아래 앉아 마치 부모를 섬기고 스승을 공경하듯이 하며,
불을 섬기는 바라문처럼 해야 하느니라.
만약 법을 설할 때, 법답게 설하지 않으면, 가벼운 죄를 범하느니라.
47. 옳지 못한 법으로 제재를 가하지 말라.
불자들아, 모두 신심으로 부처님 계를 받아야 하느니라.
만약 임금이나 태자나 벼슬아치나 사부제자들이 자기가 고귀(高貴)하다는 것을 믿고,
불법과 계를 없애기 위하여 제재하는 법을 만들어 우리 사부제자를 막아서, 출가하여 도 닦는 것을 허락하지 않거나,
불상과 탑과 경과 율을 만들지 못하게 하고,
삼보를 파괴하는 죄를 범하지 말아야 하니,
만약 일부러 불법을 파괴하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48. 불법을 파괴하지 말라.
불자들아, 좋은 마음으로 출가한 너희가 만약 명예와 이익을 위하여 임금과 벼슬아치들 앞에서 일곱 부처님의 계를 설하되, 멋대로 비구와 비구니와 보살계를 받은 사람들을 구속하면,
마치 이것은 사자의 몸에서 생긴 벌레가 사자의 살을 먹는 것과 같아서,
외도나 천마(天魔)가 불법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니라.
만약 부처님 계를 받았다면, 부처님 계를 보호하기를 마치 외아들을 사랑하듯이 부모를 섬기듯이 해야 하느니라.
보살은 외도와 나쁜 사람들이 부처님 계를 모욕하는 것을 들으면,
마치 3백 자루의 창이 심장을 찌르는 듯이 여겨야 하며,
수 천 수 만 개의 칼과 몽둥이로 몸을 찌르고 때리는 것과 다름없이 여겨서,
‘차라리 내 몸이 지옥에 들어가 백 겁을 지낼지언정, 나쁜 말로 부처님의 계를 비방하는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지 않겠다’고 해야 할지언정,
하물며 스스로 부처님 계를 깨뜨리고, 남을 시켜 불법을 깨트리는 인연을 짓게 하며,
또한 효순하는 마음이 없음에 있어서 이겠는가?
만약 일부러 이 같은 일을 한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이 아홉 가지 계를 마땅히 배우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받들어 지녀야 하느니라.
“불자들아, 이 마흔 여덟 가지 가벼운 계를 너희들은 받아 지닐 지니라.
과거의 보살들이 이미 배웠고, 미래의 보살들도 배울 것이며, 현재의 보살들도 지금 배우고 있느니라.
여러 불자들은 자세히 들으라. 이 열 가지 큰 계와 마흔 여덟 가지 가벼운 계는,
3세의 모든 부처님께서 이미 외우셨고, 외우실 것이며, 지금도 외우고 계시니, 나도 지금 이 같이 외우고 있느니라.
너희 대중들과 임금과 임금의 아들과 벼슬아치와 비구와 비구니와 믿음이 있는 남자와 믿음이 있는 여자 등, 보살계를 받은 모든 사람은 부처님의 법이 항상 머무는 이 계를 마땅히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해석하여 설하고, 붓으로 써서 3세의 중생들에게 널리 펼쳐 교화하는 일이 끊이지 않게 하라.
그러면 1천의 부처님을 뵙고 부처님마다 수기(授記)하실 것이니, 세세생생에 세 가지 나쁜 세계와 여덟 가지 액난 속에 떨어지지 않으며, 항상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리라.
내가 지금 이 보리 나무 아래서 일곱 부처님의 법계(法戒)를 대략 설하였으니, 너희들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이 바라제목차를 배워서 기쁘게 받들어 행해야 하느니라. 무상천왕품(無相天王品)에서 배우기를 권하는 가운데 하나하나 자세하게 밝혔느니라.”
이때 앉아서 듣고 있던 3천의 비구[學士]들이 부처님께서 직접 외우시는 것을 듣고는 마음에 간직하고 머리로 받들어 기뻐 껑충껑충 뛰면서 받아 지녔다.
이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위와 같이 연화대장세계의 노사나불께서 설하신 심지법문품(心地法門品) 가운데 열 가지 다함이 없는 계법(戒法)을 설하여 마치시니,
천백억의 석가모니도 또한 이와 같이 설하였고,
마혜수라천왕궁(摩醯首羅天王宮)으로부터 이 보리수에 이르기까지 10주처(住處)에서 계법품(戒法品)을 설하였다.
일체의 보살들과 말할 수 없이 많은 대중들이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게 하기 위하여 그 뜻을 풀어 설하심도 또한 이와 같았다.
천백억의 세계와 연화장세계의 티끌 같이 많이 세계에서도 모든 부처님의 심장(心臟)ㆍ지장(地藏)ㆍ계장(戒藏)ㆍ무량행원장(無量行願藏)ㆍ인과불성상주장(因果佛性常住藏)을 여여(如如)하게 모든 부처님께서 한량없는 일체의 법장(法藏)을 설하여 마치시니, 천백억의 세계에 있는 모든 중생들이 받아 지니고 기쁘게 받들어 행하였다.
총명한 이는 지혜가 많아
이런 법을 지닐 수 있으니
부처되기 전이라도
다섯 가지 이익을 얻네.
첫째로는 시방의 부처님이
불쌍히 여겨 항상 수호하시고,
둘째로는 죽을 때에
바른 소견 기뻐하고,
셋째로는 태어나는 곳마다
보살들의 벗이 되고,
넷째로는 공덕이 모여서
계바라밀을 성취하고,
다섯째는 오는 세상에서
불성과 계와 복이 가득하네.
이를 일러 불자라 하니
지혜로운 이는 잘 생각하라.
‘나’라는 상(相)에 집착한 이는
이러한 법을 믿을 수 없고,
깨달음만 취하는 이는
보리의 종자도 심지 못하리니,
보리의 싹을 자라게 하려면
밝은 빛이 세간을 비추듯이
고요하게 관찰해야 하네.
모든 법의 참된 모양은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으며
항상 하지도 않고 끊어지지도 않으며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으며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니
한결같은 한 마음으로
방편을 다해 장엄하고,
보살들이 하는 일을
차례대로 배워야 하며,
유학(有學)과 무학(無學)에 대해
다르다는 생각을 내지 말아야 하네.
이를 일러 제일도(第一道)라 하고
마하연나(摩訶衍那)라고 하니,
일체의 희론(戱論)하는 곳이
모두 이곳으로 말미암아 없어지고
부처님의 살바야(薩婆若)는
모두 이로부터 생겨나네.
그러므로 불자들아,
큰 용맹 어서 일으켜
부처님의 청정한 계율을
밝은 구슬[明珠]처럼 보호하세.
지난 세상 보살들도
이것으로 공부했고
미래에도 배울 것이며
현재에도 배우고 있으니,
이것이 바로 부처님 행하시고
찬탄하신 일이므로
나도 이미 따라 설하였네.
한량없는 이 복덕을
중생에게 돌려주어
모두 함께 일체지(一切智)로 향하니,
이 법문 듣는 이는
속히 성불하여 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