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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관불삼매해경 제2권
3. 관상품 ②[2]
부처님께서 대왕께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모든 뛰어난 모양과 일들은 다만 보살의 미간백호(眉間白毫)에서 나온 것이요, 다른 신분의 공덕을 빌린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모든 사부대중이 만일 능히 잠시라도 산란한 생각을 떠나고 마음을 묶어서 마(魔)에게 항복받은 보살의 백호상을 바로 관찰하는 자는 무수한 겁(劫)의 흑업(黑業)과 악장(惡障)을 없앨 것이며, 또한 10악(惡)의 모든 번뇌장(煩惱障)을 제거하고, 능히 현세에서 부처님의 영상을 보는 것이 또렷하고 분명하리니, 이와 같은 갖가지 관찰하는 모양과 경계는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만일 내가 멸도한 후에 여래께서 마를 항복시킬 때의 백호상을 관찰하고자 하는 자는 이러한 관찰을 지을 것이니,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할 것이요, 만일 다르게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할 것입니다.
[성불할 때의 흰 털 모양의 광명]
어찌하여 여래께서 성불하실 때의 대인상(大人相)ㆍ각인상(覺人相)ㆍ부동인상(不動人相)ㆍ해탈인상(解脫人相)ㆍ광명인상(光明人相)ㆍ만지혜인상(滿智慧人相)ㆍ모든 바라밀다를 구족한 상[具足諸波羅蜜相]ㆍ수릉엄(首楞嚴) 등을 모든 삼매의 바다인 상[三昧海相]이라 이름합니까?
보살마하살이 승의자(勝意慈)삼매에서 일어나서 멸의정(滅意定)에 들어가며,
멸의정에서 일어나서 도로 수릉엄(首楞嚴)에 들어가며,
수릉엄에서 일어나서 혜거(慧炬)삼매에 들어가며,
혜거삼매에서 일어나서 제법상(諸法相)삼매에 들어가며,
제법상삼매에서 일어나서 광명상(光明相)삼매에 들어가며,
광명상삼매에서 일어나서 사자음성(師子音聲)삼매에 들어가며,
사자음성삼매에서 일어나서 사자분신(師子奮迅)삼매에 들어갑니다.
사자분신삼매에서 일어나서 해의(海意)삼매에 들어가며,
해의삼매에서 일어나서 보지(普智)삼매에 들어가며,
보지삼매에서 일어나서 다라니인상(陀羅尼印相)삼매에 들어가며,
다라니인상삼매에서 일어나서 보현색신(普賢色身)삼매에 들어가며,
보현색신삼매에서 일어나서 법계성(法界性)삼매에 들어가며.
법계성삼매에서 일어나서 사자후력왕(師子吼力王)삼매에 들어가며,
사자후력왕삼매에서 일어나서 멸제마상(滅諸魔相)삼매에 들어가며,
멸제마상삼매에서 일어나서 공혜(空慧)삼매에 들어가며,
공혜삼매에서 일어나서 해공상(解空相)삼매에 들어가며,
해공상삼매에서 일어나서 대공지(大空智)삼매에 들어가며,
대공지삼매에서 일어나서 변일체처색신(遍一切處色身)삼매에 들어가며,
변일체처색신삼매에서 일어나서 적심상(寂心相)삼매에 들어가며,
적심상삼매에서 일어나서 보살마하살 금강상(菩薩摩訶薩金剛相)삼매에 들어가며,
금강정삼매에서 일어나서 금강정(金剛頂)삼매에 들어갑니다.
금강정삼매에서 일어나서 일체삼매해(一切三昧海)에 들어가며,
일체삼매해에서 일어나서 일체다라니해(一切陀羅尼海)삼매에 들어가며,
일체다라니해삼매에서 일어나서 일체불경계해(一切佛境界海)삼매에 들어가며,
일체불경계해삼매에서 일어나서 일체제불해탈해탈지견해(一切諸佛解脫解脫知見海)삼매에 들어가며,
해탈해탈지견해삼매에서 일어난 후에 바야흐로 한량없는 작은 티끌 수의 모든 삼매해문(三昧海門)에 들어가며,
모든 삼매해문에서 일어나서 적의멸의(寂意滅意)삼매에 들어가며,
적의멸의삼매에서 일어나서 금강비정대해탈삼매문(金剛譬定大解脫三昧門)에 들어갑니다.
그때에 도량(道場)의 땅은 변하여 금강과 같아서 80리에 가득 차며, 그 빛은 바르고 희어서 가히 다 볼 수 없으니,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엔 보살의 미간 백호의 모양과 광채도 단정하고 결백하며 바르고 곧아서 우뚝하게 동쪽으로 향하여 길이는 한 길 다섯 자이며, 열 개의 모서리가 나타나고, 미가(彌迦) 여인과 동류인 오녀(五女)와 무수 만억인 하늘ㆍ용ㆍ귀신ㆍ미륵(彌勒)과 현겁(賢劫)의 여러 보살들과 발타바라(跋陀波羅) 등과 한량없고 가없는 아승기(阿僧祇) 작은 티끌 수인 여러 큰 보살은 또한 이러한 모양을 보았습니다.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 불보리(佛菩提) 나무에서 흰 털의 힘으로 저절로 뿌리 밑에서 보배로운 꽃이 화생(化生)하였는데, 길이와 넓이는 똑같이 40 유순이었습니다.
그 꽃은 금빛이요 금강으로 대(臺)를 이루었는데, 부처님 미간의 광명이 이 꽃의 대를 비추니, 그 광명은 바로 내려가서 금강제(金剛際)에 이르며, 금강제에서는 저절로 두 금강의 자리[座]가 화생(化生)하여 서로서로 부딪쳐서 그 소리가 삼천대천세계를 진동하였으며, 이 대지(大地)를 여섯 종류로 진동케 하였습니다.
그 금강 자리는 위로 연꽃에 마주치고 연꽃 뿌리에 이르렀으며, 그 연꽃 뿌리도 역시 금강이어서 세 가지 금강이 서로서로 부딪쳐서 바로 금강제까지 휘돌아 갔다가 되돌아오기를 열 번하였고, 흰 털의 광명이 열 겁으로 에워싸서 금강 자리로 하여금 조금도 움직이지 않게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자리에 앉으셔서 3장(障)을 소멸하시고 보리도를 이루셨으니, 불심(佛心)의 경계는 말로써 다할 수 없습니다.
만일 자세히 말한다면 모든 중생이 10지(地) 보살에 이를지라도 또한 능히 알지 못하는 것이며, 또한 알 바가 아닐 것이니, 이 백호상 가운데에서는 숨기고 말하지 아니합니다.
이와 같은 흰 털의 광명의 힘으로 보리수로 하여금 금강이 줄기가 되고, 뿌리도 또한 금강이며, 수술도 7보로 되게 하였고, 수술 위에는 광채가 나며, 각각 일곱이 있어서 부처님 몸을 에워싸고 변화하여 보배로운 비단[縵]을 이루게 하였습니다.
나뭇잎은 금빛이요, 꽃은 온갖 보배의 빛이며, 위에는 광채가 있는데 백천의 보배로운 빛이어서 여러 하늘의 보배 빛으로도 비유할 수 없으며,
과일은 흰 보배의 빛깔을 띠고 있으니, 야마천상(夜摩天上)의 미묘한 흰 보배에도 비할 수 없고,
그 과일의 광명은 마니 그물로 변화하여 나무 위를 두루 덮고, 그 그물 사이에는 마치 흰 실과 같이 예쁘게 아래로 드리워서 보배 방울을 변화로 이루었습니다.
방울의 네 각 머리엔 큰 보배 대[寶臺]가 있으니, 그 대는 높이 드러나서 상방(上方)의 한량없는 세계를 지나며, 이 세계를 지나고서 또한 다시 변하여 큰 보배 대를 이루니, 그 대의 높고 묘함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으니, 빛나고 미묘함을 비유하면 백천만억인 수미산(須彌山)을 화합함과 같았습니다.
그 대 위에는 큰 보배 일산이 있으니 순전히 금강으로 이루어졌고, 여러 색이 사이사이로 얽혀서 미묘한 광명이 있으며, 광명이 아래로 드리워져서 번기와 장막을 화생시키며,
번기와 장막 가운데에는 보배 일산의 구름이 비 내리듯 하고,
보배 일산 구름 가운데에는 당기와 번기의 구름[幢幡雲]을 비 내리듯 하였습니다.
당기와 번기의 구름 가운데에는 기악(妓樂)의 구름이 비 내리듯 하고,
기악의 구름 가운데에는 보배 광명의 구름이 비 내리듯 하며,
보배 광명의 구름 가운데에는 모든 향의 구름이 비 내리듯 하였습니다.
모든 향의 구름 가운데에는 사자자리 구름이 비 내리듯 하며,
사자자리 구름 가운데에는 꽃다발의 구름이 비 내리듯 하며,
꽃다발의 구름 가운데에는 묘한 음성의 구름이 비 내리듯 하였습니다.
묘한 음성의 구름 가운데에는 게송의 구름이 비 내리듯 하며,
게송의 구름 가운데에는 보배로운 공양구(供養具)의 구름이 비 내리듯 하니,
이와 같은 갖가지 공양구는 모두 보리수와 흰 털 모양의 광명 속으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그때 흰 털 광명이 아래로 드리워져 땅을 비추고, 도량 주변 금강의 땅 위로 하여금 변화하여 일곱 개의 못[池]을 만들고, 못에는 일곱 개의 물이 나오며, 물은 일곱 빛깔이 있어서 일곱 빛깔이 분명하고 빛은 열 광채[十光]가 있어서 위로 나무를 비추는데, 그 못의 네 언덕은 뭇 보배로 합하여 이루어졌으며, 한 언덕마다 온갖 보배가 함께 합하여 이루어졌는데, 한 보배마다 백억 광명이 흘러내렸습니다.
못의 바닥은 모래가 순전히 금강 마니로 되었으며, 물에는 여러 꽃이 피었는데 잎새는 황금이며, 잎 위에는 천 광채로 광륜(光輪)을 변화하여 이루며, 못에는 일곱 도랑물[渠水]이 저절로 솟아나오며, 못 가운데에서 꽃이 생기는데 잎마다 서로 차례로 생겼습니다.
연꽃 수술에서는 모든 물이 흘러나와 유리구슬과 같이 비춤이 분명하며, 도랑의 양쪽 가에는 여러 꽃이 줄지어 나와서 팔만사천 뭇 보배로 장엄하여 꾸몄으며, 이 도랑 가운데의 물은 번갈아 서로 솟아나오니, 물이 흐를 때면 광채도 또한 따라서 보리수를 비춥니다.
이 나무 광명 가운데 낱낱의 잎사귀 위에 보배 연꽃이 생기고 그 꽃이 두루 일체 세계를 덮었으며, 그 꽃 위에서 흰 보배 대가 화생하여 두루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에 이르렀습니다.
그 흰 털 광명은 부처님의 미간으로부터 보배 연꽃이 생기게 하는데, 둥글며 바르고 평등하여 1유순에 차고 이와 같이 서로 차례로 생기게 하여 상방(上方)의 한량없고 가없고 계산할 수 없는 수의 티끌 세계를 지나서 꽃과 꽃이 서로 차례를 지어 낱낱 꽃 위에 한 부처님께서 앉아 계시는 것이 보였는데, 몸은 황금빛이며, 신장은 한 길 여섯 자요, 가부좌(跏趺坐)하시고 연화대(蓮華臺)에 앉아 계셨습니다.
그 금강 자리와 보리수는 위에서 말한 바와 다름이 없으며, 시방 세계에도 또한 다시 이와 같습니다.
흰 틸 가운데에서 또한 보배로운 꽃이 나오는데, 전의 보배 꽃보다 백천만 배나 빼어나며, 꽃 위에 부처님께서 계시는데 석가문(釋迦文) 등과 다름이 없고, 한 꽃 수술 머리엔 또한 한 부처님께서 계시는데 신장이 한 길 여섯 자요, 깊은 선정(禪定)에 들어가서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은 광명이 동방의 한량없고 수없는 백천세계를 비추어서 모든 세계로 하여금 모두 금빛을 내게 하는데, 저 중생은 화불(化佛)의 털구멍에서 광명을 열어 나타냄도 또한 다시 이와 같이 한량없는 백천 보배 광명을 내며, 낱낱 광명 가운데에는 또한 한량없는 백억 화불이 계시는 것을 봅니다.
그때 하늘ㆍ용ㆍ귀신ㆍ야차ㆍ건달바들은 이 광명이 부처님을 천 겹으로 두르고, 시방 국토를 비추어서 시방 국토가 보이되, 높고 낮고 크고 작음이 또렷하고 분명하여 거울을 가지고 제 얼굴을 보는 것과 같음을 보았습니다.
이 모든 대중과 파순의 권속인 8만억 대중과 모든 귀신ㆍ하늘ㆍ응ㆍ야차들은 각각 흰 털이 단정하고 곧으며, 한 길 다섯 자로서 시방에 광채가 드러나서 뭇 눈[目]을 비추고 가린 것이 만억의 해와 같아서 다 볼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광명가운데에 한량없고 수없는 백억천만의 변화한 석가문만 보이는데, 미간의 흰 털은 바로 길이가 한 길 다섯 자이며, 낱낱 털 가운데에는 한량없는 광명을 내고, 낱낱 광명 가운데에는 한량없는 화불이 있으며, 화불의 미간(眉間)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았습니다.
이 흰 털 광명의 윤곽 가운데에서 뭇 광명을 흘러내어 위로는 부처님의 이마에 이르러서 이마가 넓고 평탄하고 바른 모양을 나타내며, 이마 위에 모든 털은 모두 위로 쓰러지고, 그 털뿌리 밑은 범마니(梵摩尼) 빛이어서 중생의 마음에 적합하며, 털끝에 흐르는 광채는 녹은 붉은 금과 같고, 광채의 모양은 위로 쓰러져서 털끝에 들어가고 예쁘게 드리워서 아래로 귓바퀴에 이릅니다.
그러한 후에는 흩어져서 위로 털 사이에 들어가서 소라[蠡]의 형상으로 꼬부라져 수백천 겹을 하고, 침골(枕骨)로부터 나와서는 금 연꽃[金蓮花] 잎과 같아서 해가 비추면 피어나고, 연꽃과 잎사귀 사이와 연꽃 수술은 제석의 그림과 같이 또렷하고 분명하며, 뭇 색깔이 달리 나타납니다.
그 빛깔 사이에는 한량없는 화불(化佛)이 계시는데, 한 부처님과 일곱 보살과 여러 하늘이 시자(侍者)가 되어서 손에는 보배 꽃의 흰 것 중에서 가장 흰 것을 잡았으며, 꽃은 다섯 색이 있고, 다섯 색은 분명하여 화불을 따라서 그 처소를 잃지 않으니,
이를 여래의 처음 성불할 때의 흰 털 모양의 광명이라 이름합니다.
흰 털의 광명으로 인하여 처음으로 목[項]의 광명이 나왔으니, 왕궁(王宮)에 날 때에 이 광명은 해와 같았으나 보기에는 또렷하지 아니했습니다. 그리고 둥근 광명이 한 길[一尋]임은 별도로 말해야겠습니다.
그때 모든 8부(部)대중은 흰 털의 광명을 보는 바가 같지 아니했으니, 어떤 이는 흰 털을 부처님과 같이 보기도 했고, 어떤 이는 흰 털을 보살과 같이 보기도 했으며, 어떤 이는 흰 털을 자기 부모와 일체 세간의 존경할 만한 것과 같은 것으로 보기도 하였습니다.
모두 털끝에서 또렷하게 얻어 보고, 보고 나서는 기뻐하여 위없는 보리 마음을 발하는 자도 있었으며, 성문과 연각의 마음을 발하는 자도 있었으며, 이와 같은 모든 귀신으로서 흰 털을 보는 자는 자연히 자비한 마음에서 악한 뜻이 없어졌습니다.”
부처님께서 부왕께 말씀하셨다.
“여래의 흰 털은 처음 날 때부터 성불함에 이르기까지 그 중간에 미세한 작은 일로 볼 수 있으며, 이미 성불하여서는 흰 털의 광명과 뭇 모양이 구족했음을 수다라 가운데에서 이미 자세히 말했습니다.
흰 털의 모양과 광명의 구경(究竟)인 곳은 10지 보살이라야 얻어 볼 수 있을 것이요,
먼저 말함은 작은 것이어서 세간을 따른 것이니, 이 일은 보기가 쉽습니다.”
[아난에게 부촉하시다]
부처님께서 부왕께 말씀하시고, 아난에게 명령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잘 생각할 것이며, 말을 후세의 모든 제자들에게 전하여 모두가 얻어 알게 할지어다.
만일 내가 멸도한 후에 모든 비구들이 만일 이 일, 즉 흰 털의 모양이 보살이 본래 옛적부터 어떠한 행을 닦아서 얻은 것임을 묻는다면, 너는 마땅히 답하여라.
‘부처님의 흰 털 모양은 한량없는 겁(劫)으로부터 놓아 버린[捨] 마음이 인색하지 않아 앞의 모양도 보지 않고 재물도 생각하지 않으며, 마음이 봉착(封着)함 없이 보시(布施)를 행하며,
몸과 마음의 법으로써 몸과 위의(威儀)를 거두고, 금계(禁戒)를 보호하고 가지기를 두 눈을 아끼는 것과 같이 하나, 그 마음속은 활연(豁然)하며 비고 고요하여 범(犯)함과 일으킴(起)과 버리는[捨墮] 법을 보지 않고, 마음이 편안하기가 땅과 같고 동요함이 있지 않느니라.
설령 어떤 사람이 수많은 칼로 그 몸을 죽이고 끊으며, 설령 또한 어떤 사람이 가시가 박힌 몽둥이로 그 몸을 매질할지라도 보살은 처음부터 한 생각도 성냄이 있지 않으며,
설령 다시 어떤 사람이 머리에 있는 천(千) 개의 혀로는 천 가지의 말을 내어 가지가지 다른 말로 꾸짖고 욕할지라도 보살은 낯빛도 변치 않느니라.
깨끗한 연꽃과 같이 마음에 집착한 바 없이 몸과 마음이 게으르지 않고, 피곤한 마음도 없이 머리가 불타는 것을 끄려고 함과 같이 하며,
몸의 털구멍에 부스럼이 생기매, 좋은 의사를 찾는 것과 같이 하여 밤낮으로 정진하여 마음은 물들고 더러움 없는 것이 유리구슬과 같아서 겉과 속이 모두 깨끗하며,
몸을 거두고 뜻을 거두어서 눈을 감으며,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단정히 앉아서 정수(正受)하면 그 마음은 바다와 같이 맑아 움직이지 않으며, 금강산과 같아서 무너뜨리지 못하니라.
비록 이러한 뜻을 지으나 선(禪)을 따라 나지 않으며,
마음이 재로 되고 지혜가 멸할지나 적(適)과 막(莫)이 없으며,
또한 각관(覺觀)도 없으나 법을 관찰하지 않은 것은 아니며,
마음과 지혜가 맹리(猛利)하여 모든 방편을 거두어들이며,
법 있는 것을 보지 않고 크고 작은 것이거나 미세한 모양이 있는 것인 이와 같은 여러 잡다한 것은 바라밀다라 이름하느니라.
또한 37칠조도품(助道品)을 따른 것이며, 또한 10력(力)ㆍ4무소외(無所畏)와 대자(大慈)ㆍ대비(大悲)와 3념처(念處)인 모든 묘한 공덕으로부터 이 흰 털이 얻어진 것이니,
만일 내가 멸도한 후에 부처님의 여러 제자들이 모든 악을 떠나고 시끄러운 모양을 버리며, 말이 적은 법을 좋아하여 많은 일을 힘쓰지 않고, 밤낮 여섯때에 능히 1시(時)에서나 1시 가운데에서도 나누어서 소분(少分)으로 하며, 소분의 가운데에서도 능히 잠시 동안이라도 부처님의 흰 털을 생각하여 마음으로 하여금 또렷하게 하고, 헛갈리고 어지러운 생각이 없이 분명히 바로 머무르고 뜻을 쏟아 쉬지 않고, 흰 털을 생각하는 자는
만일 상호(相好)를 보거나 만일 보지 못한다 하여도 이와 같은 사람들은 96억 나유타(那由他) 항하사(恒河沙) 미진수겁(微塵數劫)에 생사(生死)의 죄를 없애리라.
또한 설령 어떤 사람이 다만 흰 털에 대하여 듣고서 마음으로 놀라 의심하지 않고, 기뻐하고 믿어 받기만 하여도 역시 80억 겁 생사(生死)의 죄를 없애리라.
만일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優婆塞)ㆍ우바이(憂婆夷)들이 4근본죄(根本罪)와 불여죄(不如罪) 등과 5역죄(逆罪)를 범했더라도, 방등(方等)을 비방한 죄를 제외한다면,
이와 같은 여러 사람이 만일 참회(懺悔)하고자 하여 밤낮 여섯때로 몸과 마음이 게으르지 않기가,
마치 사람이 깊은 굴속에 있는데 사면에서 불이 일어나고 맹렬한 바람이 불어 와서 그 몸을 태운다면
이 사람은 생각하기를,
‘만일 불이 나를 태운다면 죽기도 전에 뼈마디가 흩어질 것인데, 내 마땅히 어떻게 이 불을 끌 수 있을까?
만일 꾀를 내지 않는다면 목숨은 결코 건져내지 못하리라.
만일 어떤 지혜로운 사람이 방편이 많아서 능히 나의 목숨을 구출하여 목숨만이라도 온전히 건져 준다면 그 사람에겐 아낄 것이 없겠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이,
태산이 무너지듯 오체(五體)를 땅에 던지고 울부짖어 눈물이 비 내리듯 하며,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서 여래의 가지가지 덕행(德行)을 찬탄(讚歎)하고는 참회하는 법을 외우며,
생각을 묶어서 앞에 두고 부처님의 미간 백호의 모양을 생각하기를
1일에서 7일에 이르면 전의 네 가지 죄는 가히 가볍고 적어질 것이며,
3ㆍ7일에는 죄의 모양이 차츰 없어질 것이요,
7ㆍ7일 후에는 이에 갈마(羯磨)할 것이니, 그 일은 다른 경에 있느니라.
만일 비구가 불여(不如)의 죄를 범하여 흰 털을 관찰하여도 어두워서 나타나지 않는다면, 마땅히 탑(塔)에 들어가서 불상의 미간을 관찰하되,
하루에서 3일 합장하고 울며, 한마음으로 정성껏 관찰한 후에 스님들 가운데에 들어가서 저지른 죄의 내용을 말할 것이니, 이를 일러서 죄를 없애는 것이라고 한다.
그 전의 다섯 가지 죄에 대해서는 흰 털의 광명을 생각하여 8백 일을 지난 후에 또한 따로 없애는 법이 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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