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대승부사의신통경계경 상권
[묘길상보살의 무구보광삼매]
그때 묘길상보살이 다시 생각하기를,
‘나는 이제 나 혼자 저 사바세계에 가지 않으리라.
왜냐하면 그 세계에 있는 온갖 중생들은 선하지 못한 업을 짓고, 본 것이 적고 들은 것이 적어서 청정한 믿음을 내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장차 갖가지 형상과 희유한 일을 나타내면서 저곳에 가서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보고 믿음을 내게 하여 일찍이 있지 않았던 일을 얻게 할 것이며, 그들로 하여금 매우 큰 이익을 얻게 하리라’고 하였다.
묘길상보살은 이렇게 생각하고 즉시 무구보광(無垢普光)삼매에 들어갔다.
이 삼매 가운데서 무수한 백천의 보살마하살이 함께 빙 둘러싸고, 대범천왕(大梵天王)과 제석천주(帝釋天主)는 각각 보배 불자(拂子)를 가지고 좌우에 모시고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이때 묘길상보살은 낱낱의 털구멍에서 하늘 연꽃을 내었는데, 그 크기가 수레바퀴만하였다. 낱낱의 꽃 가운데에는 불세존이 가부좌(跏趺坐)를 하고 앉아 계셨고, 한 분 한 분의 세존마다 모두 보배 연꽃을 들고 계셨다.
이때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에 살고 있는 중생들은 큰 쾌락을 얻었다.
묘길상보살은 즉시 일체 중생들을 두루 다 보았고, 그 중생들도 똑같이 묘길상보살을 보고서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뵤길상보살이 여러 부처님 세계를 보다]
그때 묘길상보살은 이러한 모습을 보이고 나서 삼매[三摩地]에서 나와 저 동방(東方)에 계신 대보(大寶)부처님의 세계로부터 이 사바세계로 왔다.
그가 지나오는 모든 부처님의 국토마다 죄다 이와 같은 신통 변화를 나타내어 널리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큰 이익을 얻게 하였다.
그 여러 부처님 세계마다 모두 여래께서 보배 연꽃을 가지고 각각 그 세계 중생들을 위하여 설법하시는 모습을 보였고,
혹은 부처님 세계에서 현재 고통을 받는 지옥 중생들을 위하여 부처님이 그들을 구원하여 모두 고통을 여의게 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저 축생(畜生)ㆍ아귀(餓鬼) 등의 세계에서 서로 잡아먹으면서 극심한 괴로움을 겪는 중생들도 모두 그 고통을 여의었다.
나아가 염마(閻魔)세계에서 현재 온갖 고통을 받는 중생들까지 부처님은 각각 그들을 위하여 근기에 맞추어 설법해 주어서 그 중생들 하나하나가 다 고통을 멀리 여의고 각각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에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어떤 부처님의 세계에서는 혹은 여래께서 일체 아수라(阿修羅) 대중을 위하여 그 근기에 맞추기 위해 각각 아수라의 몸으로 바꾸는 것을 보이기도 하였고,
어떤 부처님의 세계에서는 혹 여래께서 묘길상의 신통경계에 머물러 저 모든 찰제리(刹帝利)의 큰 종족ㆍ바라문(婆羅門)의 큰 종족ㆍ장자(長者)의 큰 종족들을 위하여 그들의 근기에 맞게 설법하여 저마다 이익을 얻게 하는 것을 보이기도 하였다.
혹은 사대왕천(四大王天)의 여러 천자들을 위하여 그들의 근기에 맞게 설법하였는데,
그 천자들에게 말씀하기를,
‘그대들은 저 일체의 행(行)은 모두 무상(無常)한 것임을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니, 망상을 일으켜 구경(究竟)의 법이라고 말하지 말라’고 하여,
이 법을 들은 이는 모두 이익을 얻기도 하였다.
어떤 부처님의 세계에서는 혹 여래께서 묘길상의 신통경계에 머물러 삼십삼천과 제석천의 군주 등 여러 천자들을 위하여 그들 근기에 맞게 설법하였는데,
그들에게도 역시 말씀하시기를,
‘모든 행은 무상(無常)한 것이어서 구경(究竟)의 법이 아니니, 모든 지혜 있는 이들은 사실 그대로를 꼭 알아 그 가운데에서 구경이라는 생각을 짓지 말아야 하느니라’고 설하여,
이 법을 들은 이는 모두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을 보이기도 하였다.
어떤 부처님의 세계에서는 혹 여래께서 묘길상의 신통 경계에 머물러 야마천(夜摩天)의 여러 천자들과 지족천(知足天)의 천자들과 화락천(化樂天)의 천자들과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천자들과 범중천(梵衆天)의 천자들과 범보천(梵輔天)의 천자들과 대범왕천(大梵王天)의 천자들과 이와 같이 하여 나아가 색구경천(色究竟天)의 천자들에 이르기까지 각각 그들 근기에 맞게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여 그 설법을 듣고 모두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을 보이기도 하였다.
혹은 여래께서 묘길상의 신통경계에 머물러 초지(初地)의 모든 보살마하살들을 위하여 그들의 근기에 맞게 설법하기도 하고,
혹은 2지(地)를 위하여, 혹은 3지를 위하여, 혹은 4지를 위하여, 혹은 5지를 위하여, 혹은 6지를 위하여, 혹은 7지를 위하여, 혹은 8지를 위하여, 혹은 9지를 위하여, 혹은 10지를 위하여 저 모든 큰 보살마하살들과, 혹은 일생보처(一生補處)로서 장차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성취할 이들을 위하여
각각 저들 근기에 맞게 설법하여, 반드시 저들로 하여금 더욱 정진하여 불퇴전에 머무르게 하고, 내지는 두루 원만하여 큰 열반의 경계에 편안히 머무르게 하는 것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때 묘길상보살은 이와 같은 갖가지의 신통 변화를 나타내면서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지나쳐 왔으므로,
그 국토에서 이러한 형상을 본 일체 중생들은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5백의 비구[苾芻]들도 온갖 번뇌[漏]가 다하여 마음에 해탈을 얻었으며,
8천 보살들은 무생법인을 얻었고, 십천(十千)의 천자들도 번뇌[塵垢]를 영원히 여의고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그때에 이익을 얻게 된 모든 보살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게송을 읊었다.
이러한 신통 변화의 일을 보고서
일체가 일찍 없었던 것을 구족했나니
묘길상보살의 경계 안에서
일체 중생들은 다 이익 얻었네.
[묘길상보살이 석가모니부처님을 뵙다]
그때 시방 모든 부처님의 세계로부터 벌써 와서 모여 있던 여러 보살들은 각각 신통력으로 이와 같은 매우 희유한 일들을 보고, 모두 함께 세존 석가모니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에 광명이 두루 비치고 희유한 일이 있는 것은 누구의 신력(神力) 변화로 그렇게 된 일이옵니까?
바라옵건대 불세존(佛世尊)이시여, 저희들을 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여러 보살마하살들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대들은 꼭 알아야 한다. 어떤 보살이 있는데, 그 이름이 묘길상이니라.
그 보살은 불퇴전(不退轉)에 머물러 이미 관정(灌頂)을 얻었느니라.
동방으로부터 와서 이 모임에 들어오려고 하는데, 바로 그의 신통에서 이러한 상서로운 감응[瑞應]이 나타난 것이니라.
또한 선남자여, 만일 어떤 사람이든 그 묘길상의 이름을 듣기만 하여도 모두 불퇴전의 마음에 머무를 것이거늘, 하물며 또 만나 보게 되는 것이겠는가. 매우 어려운 일이니라.”
이때 세존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여러 보살마하살들을 위하여 이렇게 말씀하실 때에 저 묘길상보살이 곧 신통으로 부처님의 모임에 들어왔다.
부처님의 모임에 오자마자, 땅에 엎드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 석가모니부처님이시여, 병이 적고 고뇌도 적으시며[少病少惱], 홀가분하시고 두루 평안하시며[輕利調適], 쾌락(快樂)하시나이까?
저는 동방 대보(大寶)세계의 보당부처님 세계[寶幢佛剎]로부터 세존을 뵙고 예를 올리고 친근히 모시면서 말씀하시는 바른 법을 들으려고 이 모임에 왔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