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덕호장자경 하권
[부처님의 신통]
그때에 세존께서는 시방의 모든 큰 보살들과 아승기의 보살 권속들이 각기 불찰로부터 여기에 모여온 것을 보시고 곧 가부좌를 푸셨으니 덕호 장자의 집에 가시기 위한 때문이었다.
때마침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종(種) 열여덟 모양으로 움직였다.
동(動)ㆍ변동(遍動)ㆍ등변동(等遍動)과 용(踊)ㆍ변용(遍踊)ㆍ등변용(等遍踊)과 후(吼)ㆍ변후(遍吼)ㆍ등변후(等遍吼)와 각(覺)ㆍ변각(遍覺)ㆍ등변각(等遍覺)과 진(震)ㆍ변진(遍震)ㆍ등변진(等遍震)과 기(起)ㆍ변기(遍起)ㆍ등변기(等遍起)였다.
이때에 아승기의 연꽃이 땅에서 솟아 나왔으며 아승기의 향과 아승기의 광명과 아승기의 불꽃과 아승기의 보배 화만과 아승기의 마니 잡보의 꽃줄기와 아승기 마니 잡보의 꽃받침과 아승기 비로자나 장(藏)과 아승기 덕(德)ㆍ색(色)을 다 헤아릴 수 없었다.
그때에 세존께서 보배꽃 위에 올라 옷을 바로 하시고 신통력으로써 백천만억 연꽃잎을 변화로 만들자 땅에서 갖가지 섞인 색깔이 솟았다.
줄기는 푸른 유리 덕장(德藏)이요 잔뿌리는 감로미보(甘露味寶)였으며 꽃받침은 순[正] 마니장보(摩尼藏寶)였는데, 용견(龍堅)ㆍ전단나향 광명이 백천 불꽃을 내었다.
이와 같은 연꽃이 차례로 늘어서서 기사굴산에서 덕호 장자의 집까지 보배 연꽃이 두루 덮어 다 충만하였으며,
다시 신통력으로 일체의 몸의 마디에서 널리 광명을 놓아 두루 동방의 일체 불찰을 비추었으며,
이와 같이 동ㆍ남ㆍ서ㆍ북방 네 쪽과 위와 아래의 일체 불찰에 광명의 비춤이 모두 이와 같았으며,
이 왕사성의 일체 궁전과 일체의 집과 성벽과 안팎 거리와 담장 내지 평상 밑에까지 다 비추었는데 일체 인민이 일찍이 보지 못한 것이었다.
그때에 여래께서는 큰 보살 대중과 큰 아라한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서 허공에 두루 가득히 보배 연꽃을 밟으면서 기사굴산에서 내려와 왕사성으로 들어가 덕호 장자의 집에 들어오셨다.
부처님께서 내려오실 때에 아뇩달라 용왕과 한량없는 온갖 빛깔의 용자(龍子) 5백과 한량없는 백천 용왕들이 한량없는 향구름을 놓아 한량없는 향비[香雨]를 내려 여래를 시종하였다.
그때에 네 하늘 대왕은 세존을 모시고 다시 한량없는 보배 구름과 비를 쏟아 길 사이에 흩어 씻었으며, 길 양가에다 7보 난간을 만들고 갖가지 장엄으로 다 가득 채웠으며,
이와 같이 일체 천왕ㆍ일체 용왕ㆍ일체 야차왕ㆍ일체 건달바왕ㆍ아수라왕ㆍ가루라왕ㆍ마후라가왕ㆍ긴나라왕ㆍ범천ㆍ대범천ㆍ불괴범천과 한량없는 천만 나유타 권속들이 공경히 둘러싸서 노래로 칭송하고 찬탄하였으니,
곧 실다운 찬탄ㆍ가장 실다운 찬탄ㆍ뒤바뀌지 않는 찬탄ㆍ둘 없는 찬탄ㆍ수승한 찬탄ㆍ가장 수승한 찬탄ㆍ희한한 찬탄ㆍ불법과 맞는 찬탄이었다. 이와 같은 찬탄을 지어 두루 허공에 가득했으며,
다시 이와 같이 공경하는 공양ㆍ수승한 공양ㆍ가장 수승한 공양ㆍ아승기 공양ㆍ아승기를 벗어난 공양 등을 하면서 허공에 날아올라 여래를 따르고 모시며 왕사성에 들어와 장자의 문에 이르렀다.
4대 천왕ㆍ아수라왕ㆍ야차왕 등도 또한 왕사성의 길에서 걸으면서 모시고 덕호 장자의 문에 이르렀다.
[월광 동자의 찬찬]
그때에 월광 동자는 부처님의 광명과 큰 신통 나아가 열여덟 가지 모양의 흔들림을 보고 크게 환희하고 마음과 뜻이 온화하고 즐거워졌으며 모든 근이 쾌락하고 온몸이 만족하였으며, 환희심을 내어 7층 누각 위에 올라 열 손가락과 손바닥을 합하여 부처님께 향하여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처님 가부좌 푸시고
이내 오시려 할 때
두려움 없기가 사자 같은 이
그 여래 여기 오셨네.
이 여래 나라연(那羅延)
무너지기 어려운 양족존
마와 그 권속들 부수고
저 보리수 일으키셨네.
이 여래 금강 같아서
일체가 무너뜨릴 수 없지만
일체 삿된 소견과 모든 외도들
능히 무너뜨리네.
비유컨대 큰 역사
모든 원수와 적 무너뜨리듯
우쭐대는 것과 모든 번뇌
자비로 흩어 없애네.
이 여래 파괴하기 어려운
그들 꺾고 스스로 이기신
지혜로운 큰 길잡이
능히 일체를 구제하시네.
여래는 죽일 수도 없고
어떤 불도 태울 수도 없으며
여래는 이미 죽음 여의었나니
온갖 독이 해치지 못하네.
여래는 대장부요,
가르치시는 큰 길잡이
삼계의 가장 수승한 몸
일체가 미칠 수 없네.
둥근 어깨 총명하고 어지신 이
자비하신 성인의 무리
일체의 중생들은
아무리 수승해도 미칠 수 없네.
온갖 색상 다 갖추시고
80종호로 장엄하셨고
몸의 광명 다 비추시어
조복함에 깨끗하고 번뇌 없네.
이 허공 타고 오신 이
죄를 여의어 집착함이 없고
잡된 각관(覺觀)에 머무르지 않아
언제나 진실한 도에 머무르시네.
이 다함없는 데서 오신 이
온갖 법과 부사의한 법륜
온갖 차별지(差別知)를
널리 설하셨네.
여기 오신 일체지
능히 일체의 법과
10력과 큰 자비 깨달으시어
편안히 4변재에 머무셨네.
여래의 견(見) 공하지 않아
중생들에게 안온함 주시니
한량없는 억만 겁에
듣기도 어려운데 더구나 보랴.
여래는 조복된 용이요
장부며 사람 중 사자라
중생 가엾이 여김 부사의하고
행(行)을 이루기 무량겁일세.
여래는 자재하신 이
중생이 막을 수 없고
크게 자비하신 길잡이로서
구하는 자의 원을 채워 주시네.
여래는 선지식
법계에 머물러 가장 수승하고
끝없는 허공 같으며
한 순간에 모든 법 깨달으셨네.
여래는 둘을 여의신 이
모든 법 피안에 이르시고
모양 없는 땅 가운데서
가장 위고 수승함 깨달으셨네.
여래는 깨끗이 보시하시니
재물보시 법보시 두 가지일세.
지난 세상에서 목숨 버리셨나니
중생을 불쌍히 여기신 때문이네.
여래는 길잡이
일체에게 편안함 주시고
한량없는 겁 닦아 익힘은
보리를 구하는 이 위함이었네.
평등하고 큰 지혜ㆍ마음
법 가운데서 항상 닦으니
원수와 친함 둘이 아니고
마음의 깨끗함도 분별이 없네.
사자처럼 분신하시어
신통력으로 중생 건지니
모든 한량없는 국토에
광명이 모두 두루 비쳤도다.
여래의 공덕은
겁을 쌓아 찬탄하여도
한 터럭도 다하지 못하겠거늘
어찌 더구나 온 몸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