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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경요집 제1권
1.1.6. 염불삼매연(念佛三昧緣)
오직 범부들은 생각이 뒤바뀌어 감정에 따라 부질없이 집착하기 때문에 여섯 도적[六賊:眼ㆍ耳ㆍ鼻ㆍ舌ㆍ身ㆍ意]이 번갈아 침노하고 다섯 갈래 세계[五道:地獄ㆍ餓鬼ㆍ畜生ㆍ修羅ㆍ人間]를 돌고 돌아 업장의 노끈이 서로 얽어매 괴로움의 보(報)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런 까닭에 큰 성인께서 사랑하고 불쌍하게 여겨 기미를 보아 인접(引接)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정토(淨土)의 미묘한 국토를 들어 여래의 뛰어난 모습을 보게 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마음을 쏟아 게을리하지 않게 하고, 기쁜 마음으로 공경하고 흠모하게 하여 굽어 보거나 우러러보면 누구나 다 볼 수 있게 하고, 마음의 넓고 좁음을 따라 모두 깨달아 알게 하신 것이다.
선과 악에 대해서는 마음이 향하거나 등짐을 따라 이루어지고 업종(業種)에 대해서는 죽음에 임박하여 부처님 뵙기를 기약하고 기뻐 날뛰게 하여 그 생각을 따라 생(生)을 받게 하였다.
만약 이 복을 미리 닦지 않는다면 덧없는 세월이 홀연히 흘러 두루 두려워하고 무서움을 느끼게 될 것이니, 마음의 길이 창망(蒼芒)하고 깨끗한 업이 이미 비어져서 어디에 몸을 던져 기탁해야 할지 알지 못하게 될 것이다.
눈빛을 잃고 의지하는 업마다 재앙만 받으니, 그런 까닭에 죄를 짓고 복을 지어 비록 다시 함께 한 가지 몸이 되기를 경영한다 하더라도 선행을 닦느니만 못하다. 선행을 닦으면 부처님을 뵈올 수 있으며 악을 지으면 재앙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화엄경J의 게송에서 말하였다.
차라리 일체의 괴로움을 받으면서라도
부처님의 음성을 들을지언정
일체의 즐거움을 받으면서
부처님의 이름을 듣지 못하는 일은 하지 않으리.
왜냐 하면 한량없이 많은 겁 동안
이 모든 고뇌(苦惱)를 받으며
생사 가운데 흘러 다니면서
부처님의 이름을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무량수경(無量壽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하였다.
‘가령 대천세계를 맹렬한 불이 가득 채웠다 하더라도 아미타부처님의 이름을 들었기 때문에 반드시 그 가운데를 바로 통과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관불삼매경(觀佛三昧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대자(大慈) 대비(太悲)로 일체를 가련하고 불쌍하게 여기십시오.
미래 세계에서 살게 될 많은 중생들은 착하지 못한 업을 지을 것이요, 부처님께서는 그 세계에 계시지 않을 것이니,
어떤 것을 의지하고 믿어서 죄와 허물을 없앨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께서 멸도(滅度)하신 뒤에 많은 중생들이 부처님을 뵙지 못하는 까닭에 여러 가지 악한 업을 지을 것이니, 이와 같은 사람들은 마땅히 형상을 관찰하게 해야 하느니라.
만약 형상을 관찰하는 사람이라면 나의 몸을 관찰하는 것과 다름이 없을 것이니라.’
이런 말씀을 하실 때에 공중에서 여러 부처님께서 칭잔하여 말씀하셨다.
‘홀륭하구나.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니 삼가 의섬하거나 망설이지 말아야 하리라.’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여래는 지금 미래 세상의 다섯 가지 괴로움 속에 살게 될 중생들로서 금계(禁戒)를 범한 비구들과 착하지 못하고 악한 사람들파 오역(五逆)의 죄를 짓거나 남을 비방한 사람들이며 열여섯 가지 악한 율의(律儀)를 행한 사람, 이와 같은 사람들을 위하여 죄를 없애는 법을 말씀해 주시라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떻게 여래께서는 죄들 없애는 법을 말씀하신다고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세상에 살아 있을 적에 나에게 귀의(歸依)하는 사람은 부처님께 귀의한다고 말할 컷이요, 법(法)에 귀의한다고 말할 것이며, 승가에 귀의한다고 말할 것이니라.
불상을 관찰하려는 사람은 먼저 불탑(佛塔)에 들어가서 좋은 향을 이겨 깨끗한 흙과 합하여 땅에 발라 깨끗하게 하고 그의 힘과 능력에 따라서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리며 불상에 공양하고 자가의 허물과 악을 말해야 한다.
부처님께 예배하고 참회하여 이와 같이 마음을 조복하고 일칠일(一七日)을 지나 다시 대중 가운데에 이르러서 승가의 땅을 바르고 쓸어 모든 더러운 것을 없애고 승가를 향하여 참회하며, 여러 승가의 발에 예배하기를 또한 칠 일을 지내야 한다.
이와 같이 공양하여 마음 속으로 싫어하거나 지치지 않아야 하느니라.
만약 출가(出家)한 사람이면 마땅히 비니(毘尼:戒律)를 외워 잘 통달하여 이롭게 해야 할 것이요,
만일 속가에 있는 사람이라면 부모님께 효도하고 봉양하며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고 마음을 조복하여 부드러워지게 해야 하느니라.
마음이 만약 부드럽게 못하면 마땅히 더더욱 굳세게 절복(折伏)시켜 끝내 마음을 조복하여 순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스스로 고요한 곳에 머물러서 갖가지 이름 있는 향을 피우고 석가문(釋迦文)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이러한 말을 해야 한다.
〈크게 되이 있으산 우리의 큰 화상(和尙)이시고, 응공(應供)ㆍ정편지(正遍知)이시며 크게 자비하신 세존께 귀의합니다. 바라건대 부디 사랑과 거룩한 마음으로써 제자들을 덮어 보호해 주십시오.〉
이렇게 말하고 나서 온몸을 땅에 던져 형상 앞에서 울고, 땅에서 일어나서는 의복을 잘 정돈하고 가부좌(跏趺坐)를 하고 앉아서 생각을 한곳에 붙들어 매되 앞에 있는 중생들 따라서 마음을 코 끝에 두고, 마음을 이마 위에 두며, 마음을 발가락에 두어 이와 같이 갖가지로 뜻을 따라 생각을 묶어서 오로지 한곳에 붙들어 매고 마음이 치달려 흩어지지 말게 하며, 마음이 동요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니라.
마음이 만약 동요하거든 혀[舌]를 들어 잇몸 위에 대고 입을 다물고 눈을 가늘게 뜨고 손을 끼고 단정히 앉아서 하루에서 이레에 이르도록 몸으로 하여금 안온하게 해야 한다.
몸이 안온해진 뒤에는 불상을 생각해야 할 것이니라.
만약 거슬러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불상의 발가락에서부터 차례로 추켜서 관찰할 것이니,
처음에 발가락을 관찰하되 마음을 묶어 전일하게 하고 부처님의 다섯 발가략을 반연하여 일칠일이 지나 눈을 뜨거나 눈을 감아도 또렷또렷하게 금불상의 발가락이 보이게 하고
다음에 두 발등 위를 관찰하여 또렷또렷하게 보이게 해야 할 것이니라.
다음에 넙적다리를 관찰한 뒤에 차례차례 관찰하여 상투에까지 이르게 해야 하느니라.
상투로부터 얼굴을 관찰하되 만약 분명하고 또렷하지 못하면 또한 다시 참회하고 배나 더 자기 스스로 고통스러워하고 질책해야 하느나라.
계율이 깨끗하기 때문에 불상의 얼굴을 볼 수 있나니, 순금의 거울과 같아서 또렷또렷하고 분명해질 것이다.
이렇게 관찰하고 나서 눈썽 사이의 백호(白毫) 모습이 마치 파려(頗黎)구슬과 같아서 오른쪽으로 완전(婉轉)하게 돈 것을 관찰해야 할 것이다.
이 모습이 나타년 때에는 부처님의 눈썹과 눈이 하늘 화사(畫師:畫家)가 그림으로 그려 만든 것과 같음을 볼 것이다.
이러한 일들을 보고 나서 다음엔 정수리의 광명을 관찰하여 분명하고 또렷하게 할 것이니, 이와 같은 여러 모양을 거슬러 관찰한다[逆觀]고 하느니라.
만약 순서대로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부처님의 정수리 위에서부터 여러 소라 무늬[螺文]에 이르기까지의 마치 검은 실과 같이 완전(婉轉)하게 돈 모습을 보아야 한다.
다음엔 부처님의 얼굴을 관찰할 것이니, 부처님의 얼굴을 관찰한 뒤에는 구족(具足)하게 몸을 관찰하여 점점 내려가서 발에까지 이르러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가고 오기를 열네 번 반복하여, 한 불상을 자세히 관찰하되 지극히 또렷또렷하게 하여 하나를 관찰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선정에서 나오거나 선정에 들어감에 있어서도 항상 저 계시는 부처님의 상이 수행자의 앞에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한 형상을 또렷또렷하게 보면 다시 둘의 형상을 생각할 것이요,
두 형상을 보고 나면 다음에 세 형상을 생각할 것이며,
이렇게 열의 형상에 이르기까지 생각하여 모두 또렷또렷하게 관찰해야 하느니라.
열의 형상을 보고 난 다음 온 방 안에 부처님의 형상이 가득해서 문 안에 공간이 없음을 생각해야 하느니라.
온 방 안에 가득함을 보고 난 다음에 다시 더욱더 정진(精進)하여 향을 사르 고 꽃을 뿌리며 탑을 쓸고 땅을 고르며, 많은 스님을 목욕시키고 사승(師僧)과 부모 등을 공양한 다음,
큰 서원을 발하되
〈제가 지금 부처님을 관하였으니, 이러한 공덕으로써 인간과 천상(天上)과 성문(聲聞)과 연각(緣覺)을 원하지 않고 바로 부처님의 보리도(菩提道)를 온전하게 구하고자 하옵니다〉라고 해야 한다.
이러한 발원을 하고 나서 대승(大乘)을 구하는 데에까지 이르게 되면 마땅히 참회를 하고 모든 부처님께 권청(勸請)할 것이며, 따라 기뻐하면서 회향하고 몸을 바르게 하여 단정하게 앉아서 생각을 묶어 앞에 두고 부처님의 경계를 관찰하되 점점 넓고 크게 해야 할 것이다.
한 승방(僧坊) 가운데에 가득한 부처님의 형상은 방정(方正)한 몸이 열여섯 자[丈六]이며, 발 아래에는 연꽃이 있고 둥그런 광명이 한 길[一尋]이요, 또 온 몸의 광명과 숱한 화신부처님 [化佛]과 화산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과, 그 광명의 갖가지 많은 색깔에 대하여 모두 또렷또렷하게 관찰해야 하느나라.
온 승방을 생각하고 난 뒤에는 다시 더 넓혀서 한 이랑[一頃]ㆍ백 이랑의 땅에서부터 멀리 백 유순(由旬)에까지 가득 메운 일체 부처님 형상의 상호(相好)가 찬란함을 생각해야 할 것이니,
이런 형상이 이루어진 뒤에는 한 염부제(閻浮提)에 가득한 불상이 그 밖에 세 천하에도 또한 모두 두루 가득함을 생각하면 몸과 마음 이 환희(歡喜)할 것이니,
배나 더 정진하여 정수리에 십이부(十二部)의 경전을 이고 공경하며,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 앞에서 온몸을 땅에 던지고 성심(誠心)으로 참회해야 할 것이니라.
이러한 염상(念想)이 이룩되고 나면 눈을 감고 손을 끼고 단정히 앉아서 선정 [正受]을 닦고 다시 심원안 생각을 하되 시방 세계에 가득한 일체 부처님의 형상이 몸은 순금 빛이요, 온몸의 털 구멍에서는 모두 광명을 놓는데 하나하나의 광명마다 백억 보배의 색깔이며, 하나하나의 색깔마다에는 미묘한 경계가 저절로 솟아 나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런 염상이 이루어지면 서 있는 부처님의 형상을 관찰하였다고 말하느니라.
이와 같이 관찰하는 사람은 육십억 겁 동안 생사의 죄를 없앨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부처님을 보는 것이라고도 말하나니, 미래의 세상에 현겁(賢劫)의 천 부처님을 만나게 되어 그의 화상(和上)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부처님의 법 가 운데에 차례로 출가할 것이고, 부처님의 설법을 듣게 되면 기억하고 지녀서 잊지 않을 것이며, 성수(星宿)겁 동안 광명(光明)부처님의 처소에서 현전(現前)에 수기(授記)를 받게 될 것이다.
거친 마음으로 부처님 형상을 관찰하여도 오히려 이와 같이 한량없는 공덕을 얻을 것이거늘, 더구나 다시 생각을 묶어서 부처님 눈썹 사이의 백호상(白毫相) 에서 나오는 광명을 관찰하는 것이겠느냐?’
그 때 세존께서 다시 중생들을 위하여 앉아 있는 불상을 관찰하는 법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불상이 앉아 있는 자리로 하여금 보배 꽃이 피는 것을 생각해야 하나니, 많은 불상이 앉아 있을 때에 대지(大地)에서 저절로 크고 흰 광명이 나오는데, 마치 유리빛과 같이 희고 깨끗하여 사랑할 만하다.
여러 흰 광명 사이에는 백억이나 되는 보살이 설산(雪山)처럼 하얀데,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부처님의 형상이 털구멍에서 나오느니라.
낱낱 보살의 몸에 있는 털구멍에서는 금빛 광명이 나오는데, 그 광명은 시방 세계를 크고 융성하게 비추어서 모두 금빛으로 만든다.
만약 어떤 중생이 불상이 앉아 있는 모습을 관찰한다면 오백억 겁 생사(生死)의 죄를 없앨 것이며, 미래 세계에서 현겁(賢劫)의 천 부처님을 만나며, 성수겁(星宿劫) 중에는 여러 부처님을 만나되 그 수효가 시방 세계를 가득 메울 것이다.
한분 한분의 처소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받아 지니고, 몸과 마음이 안온하여 마침내 어지럽지 않을 것이요, 한분 한분의 세존 앞에서 현전(現前)의 수기를 받을 것이며, 산수겁(算數劫)을 지나면 마침내 부처가 될 수 있으리라.’
그 때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중생이 부처님께서 앉아 계시는 형상을 관찰하고 나서는 마땅히 부처님의 형상이 다니시는 것을 관찰해야 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다니사는 형상을 관찰하는 사람은 시방 세계에 가득한 부처님 형상이 행하시는 것을 보나니, 허공과 땅 위에도 한분 한분의 불상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보게 된다.
한분 한분의 불상이 일어나실 때에는 오백억 보배의 꽃이 있고, 하나하나의 꽃마다 그 가운데 수없이 많은 광명이 있으며, 하나하나의 광명 중에는 수없이 많은 화신부처님[化佛]께서 마음에 생각하는 것을 따라서 나타나신다.
한분 한분 화현하신 부처님마다 금빛 광명을 뿜어내어 수행하는 사람의 몸을 비춘다.
이 때에 수행하는 사람은 선정에 들 때 스스로 자기 몸의 서른여섯 가지 물건과 오로(惡露)의 깨끗하지 못함을 본다.
깨끗하지 못한 것이 나타날 때에는 마땅히 빨리 제거하여 없애야 한다. 이 부정관(不淨觀)은 탐애(貪愛)로부터 생겨나는 것이니, 헛되고 거짓되어 진실하지 못한 것이다.
이렇게 관찰함으로 해서 모든 깨끗하지 못한 것을 변화시켜 흰 옥이 되게 해야 할 것이고, 스스로 자기 몸이 흰 옥으로 만든 병과 같아져서 안팎이 다 공(空)함을 보게 될 것이다.
이렇게 관찰할 때엔 마땅히 소약(蘇藥)을 먹어서 몸을 허약하게 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여러 행하는 형상을 청하여 손으로 머리들 만지게 하고 큰 광명을 놓아 나의 몸을 비추게 해야 한다. 이 때에 수행하는 사람이 스스로 제 몸을 보면 마치 황금빛과 같으리라.
이런 생각이 성취되고 나면 선정에서 나와 환희하며, 여러 부처님께 예배하고 공경하며, 모든 공덕을 낚고 보리(菩提)에 회향(廻向)하느니라.
그 때에 모든 부처님께서 이구동음(異口同音)으로 각각 다 수행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면, 아무리 도를 증득하지 못했다 해도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들어 다 지니고[摠持]잃어버리지 않나니, 이것을 범부의 염불삼매(念佛三昧)라고 말한다.
이 삼매를 증득한 사람은 찰나(刹那)의 순간에도 항상 여러 부처님을 보며, 말씀하신 대승 경전을 하룻 낮 하루 밤에 곧 통리(通利:통달)하게 될 것이다.
한분 한분의 모든 부처님께서 다 결정된 말씀을 하시되
〈네가 염불한 까닭에 성수겁(星宿劫)을 지나서 부처가 될 수 있을 것이요, 몸의 모습과 광명이 나와 다름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셨다.
이 말씀을 마치고 나서 팔십억 부처님께서 일사에 광명을 놓으시자, 그 광명 가운데에는 한량없이 많은 화신부처님이 계셨고 모두 다 이런 말씀을 하셨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이 염불삼매를 성취하는 사람이라면 다섯 가지 인연이 있다.
무엇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계를 지녀 범하지 않음이요,
둘째는 삿된 견해들 일으키지 않음이며,
셋째는 교만을 내지 않음이요,
넷째는 성내지 않고 질투하지 않음이며,
다섯째는 용맹 정진하되 마치 머리에 불타는 것을 끄는 것과 같이 함이니,
이 다섯 가지 일을 행하고 바로 여러 부처님을 생각하며, 마음으로 하여금 물러나지 않게 하여 마땅히 시방의 모든 부처님을 공양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공양하는가?
이 사람은 선정에서 나와 탑묘(塔廟:사찰)에 들어가서 불상을 보며, 경전을 염송(念誦)할 때엔, 만약 한 부처님을 예배하더라도 마땅히 이런 생각을 하여야 한다.
〈정변지(正遍知)이신 여러 부처님의 마음과 지혜는 걸림이 없으시다. 그러나 내가 지금 한 부처님께 예배하는 것은 곧 일체 부처님께 예배하는 것이요, 만약 한 부처님을 생각하면 곧 일체 부처님을 보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한분 한분의 부처님 앞에서 어떤 수행자가 발에 대고 예배하는 것은 모두가 곧 자기 몸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한 송이 꽃을 부처님께 공양할 때에는 마땅히 이런 생각을 해야 한다.
〈여러 부처님 법신(法身)의 공덕은 한량이 없고 머무르지 않고 무너지지 않으며, 담연(湛然)하여 항상 편안하시니, 나는 지금 이 꽃을 여러 부처님께 받들어 올라옵니다. 부디 부처님께서는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다시 마땅히 생각을 일으키되
〈내가 가지고 있는 꽃은 풀과 나무로부터 나온 것이지만, 이를 가져다가 공양하는 것은 가히 보고 비교하여 생각해 볼 만하다〉라고 하면서,
곧 생각을 하되
〈몸의 모든 털구멍에서 한 털구멍으로 하여금 수없이 많은 꽃구름을 내게 하고, 이 꽃구름에서 수없이 많은 향 연기와 향기 구름이 나와 시방 세계에 두루 불사를 베풀어 지으신다〉고 한다.
도로 금대(金臺)를 이루어서 수행하는 사람의 앞에 머물러야 할 것이다. 만약 범부의 사람으로서 공양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손에 향로를 받들고 꽃을 가져다가 공양하되 마땅히 이런 서원을 내어야 한다.
〈바라건대 이 꽃과 향이 시방세계에 가득한 것으로 일제 부처님과 화신부처님, 그리고 보살들과 수없이 많은 성문(聲聞) 대중에게 공양하오니, 이 향과 꽃구름을 받으시어 광명대(光明臺)로 삼으시옵소서. 널리 끝없는 세계에서 가없고 한량없는 불사(佛事)를 할 것입니다.〉
하나하나의 털구멍마다 당기[幢]와 번기[幡]를 흘러 나오게 하고 또한 한량없이 많은 음악과, 이름 있는 옷, 훌륭한 옷, 온갖 종류의 음식과 여러 잡된 공양을 유출(流出)하되 모두 앞의 법과 같이 하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미래의 중생들로서 이 염불삼매를 얻은 사람이 있으면 마땅히 이 사람을 시켜서 몸과 입과 뜻을 치밀하게 하고 삿된 견해를 일으키지 말며, 높은 체하는 마음을 내지 말게 할 것이니,
만약 삿된 생활[邪命]과 높은 체하는 마음을 일으키면 마땅히 이 사람은 곧 증상만(增上慢)이 있는 사람이라서 부처님 법을 파멸하여 대부분 중생으로 하여금 착하지 못한 마음을 일으키게 하고 화합된 승가를 어지럽히며, 이상한 행동을 나타내 대중들을 미혹케 하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악한 마군의 무리로서 이와 같이 악한 사람은 비록 또한 부처님을 생각한다 하더라도 감로(甘露)의 맛을 잃을 것이니, 이 사람이 태어나는 곳은 높은 체 했기 때문에 몸이 항상 전하거나 작으며, 하천한 집안에 태어나서 가난하고 궁색하며 여러 가지 쇠약함과 한량없이 많은 악한 업으로써 장엄하고 꾸미게 되느니라.
이와 같은 갖가지 잡다하면서도 악한 일들을 마땅히 스스로 방어하고 보호하여 영원히 생겨나지 않게 해야 하느니라.’
게송을 말한다.
법신(法身)은 형상이 없고
지극한 가르침은 아무 말이 없다.
근기를 따라 마땅히 나타나며
생각을 반연하여 흘러 퍼진다.
이 물에 빠진 중생을 불쌍하게 여기시어
이렇게 미묘한 문 크게 펴셨네.
기식(器識)이 서로 감응하고
실제(實濟)가 거듭 혼미해졌네.
여덟 가지 공덕의 물과
일곱 가지 보배의 나무 생겨나며
상서로운 새는 못에 노닐고
맑은음악흘러 퍼지네.
법의 북 온화하게 울리고
아름다운 바람 길을 인도하네.
몸소 미묘한 말씀 받들고
우러러 현묘한 법도로 법을 삼네.
빛나는도솔천이요
아득하신 자존(慈尊)이시네.
빛은 천묘(天廟)에 흐르고
위험은 여원(黎元:중생)에 떨쳤네.
선화(仙華)는 펄펄 나부끼고
보배 궁전 구름이 휘감네.
복조(福祚) 있는 이를 천거하니
그 공이 외로운 혼[焭魂]을 적시네.
많은 사람 가서 저기에 의탁하니
서원한 말 저버리지 않네.
몽매한 번뇌 [夢塵]이미 고요해졌고
도로 유정(有情)의 바탕이 되네.
글로 써서 전하니
하늘처럼 영원하고 땅처럼 오래 가리.
글이야 혹 없어질 수 있을지라도
서원한 마음이야 어찌 없어지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