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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도량참법 제1권
1.3. 참회(懺悔)
[장차 보리심을 발하려면 반드시 참회를 해야 하므 로 세 번째 차례로 참회법문을 설하였다.]
오늘 이 도량의 동업대중이여, 경에 말씀하기를
“범부는 속박이라 하고, 성인은 해탈이라 한다”고 하였으니,
속박은 삼업으로 일으킨 악이요, 해탈은 삼업이 무애한 선(善)이니라.
모든 성인들은 여기에 안심하고, 지혜와 방편의 무량한 법문으로 중생의 선악의 업을 분명히 알고는 한 몸으로 무량한 몸이 되고, 한 형상으로써 갖가지로 변화하기도 한다.
한 겁을 줄여서 하루를 만들기도 하고, 하루를 늘려서 한 겁을 만들기도 하며, 수명을 정지하여 영원히 멸하지 않게도 하고, 무상을 나타내어 열반을 보이기도 한다.
신통과 지혜로 출몰이 자재하고 날아다니기를 성품에 맞게 하여 공중에서 앉거나 눕기도 하며, 물 위에서 거닐기를 땅과 같이 하여 험난하지 아니하나니, 끝까지 공적한 데에 깃들어 있고 온갖 법을 통달하여 공과 유를 함께 밝히며, 변재(辯才)를 성취하고 지혜가 걸림이 없느니라.
이러한 법들은 악업으로부터 나는 것이 아니며,
탐심ㆍ진심ㆍ질투심으로부터 나는 것이 아니며,
어리석은 사견(邪見)으로부터 나는 것이 아니며,
게으르고 해태함으로부터 나는 것이 아니며,
교만하고 방자함으로부터 나는 것이 아니니라.
오직 삼가고 조심하여 악업을 짓지 아니하고,
부지런히 선업을 행함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니라.
어디서나 모든 선업을 닦고 부처님 말씀을 순종하는 사람으로서 빈궁한 이를 보았는가?
누추한 이를 보았는가?
여러 가지 고질로 폐인이 된 이와 비천한 데 태어나 여러 사람의 업신여김을 받는 이와 무슨 말을 하거나 남의 신용을 얻지 못하는 이를 보았는가?
이제 이 몸으로 증명하리니, 한 사람이라도 부처님 말씀을 순종하여 여러 가지 공덕을 닦으면서 제 몸을 위하지 않는 이로서 나쁜 과보를 받는 이가 있다면, 차라리 내 몸이 아비지옥에 들어가 가지가지 고통을 받을지언정 이런 사람이 나쁜 과보를 받게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라.
오늘 이 도량의 동업대중이여, 만일 범부를 버리고 성인의 자리에 들어가려거든,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행을 닦되 조그만 괴로움 때문에 해태한 생각을 내지 말고, 스스로 노력하여 죄업을 참회할지니라.
경에 말씀하기를
“죄는 인연으로 부터 나고 인연으로부터 멸한다” 하였느니라.
이미 범부를 면치 못하였으니 가는 데마다 아득함이 많으니라. 스스로 참회하지 않고야 어떻게 벗어나리오? 오늘날 서로서로 용맹심을 일으켜 발로참회할지니, 참회하는 힘은 불가사의 하니라.
어떻게 아는가? 아사세왕이 대역죄를 지었다가 크게 뉘우치고 참회하여 무거운 죄의 고통을 가볍게 받았느니라.
또 이 참법은 수행하는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안락을 얻게 하나니, 만일 스스로 수행하되 지성으로 노력하여 머리를 조아리며 참회하고 귀의하여 끝까지 다하면 부처님을 감동시키지 못함이 없으리라.
악업의 과보는 메아리와 같아 어긋나지 않나니, 마땅히 두려운 줄을 알고 끝까지 참회하되 각각 지극한 마음으로 다 같이 간절하게 오체투지하고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이렇게 말할지니라. 간절히 부처님께 청하옵나니 평등한 자비로써 가엾게 여기소서.
우리의 고액(苦厄)을 구해주시고
대자대비로 감싸주시며
깨끗한 광명을 놓아
어리석고 캄캄함을 없애주소서.
나와 여러 사람들
지옥의 괴롬을 받나니
우리들에게 먼저 오시어
안락을 얻게 하소서.
저희들 머리를 조아려
구원해주시는 이에게 예배하오며
세간의 자비하신 부처님께
다 함께 귀의하나이다.
나무 미륵불(彌勒佛)
나무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
나무 금강불괴불(金剛不壞佛)
나무 보광불(寶光佛)
나무 용존왕불(龍尊王佛)
나무 정진군불(精進軍佛)
나무 정진희불(精進喜佛)
나무 보화불(寶火佛)
나무 보월광불(寶月光佛)
나무 현무우불(現無愚佛)
나무 보월불(寶月佛)
나무 무구불(無垢佛)
나무 이구불(離垢佛)
나무 사자번보살(師子幡菩薩)
나무 사자작보살(師子作菩薩)
나무 무변신보살(無邊身菩薩)
나무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또 거듭 다함없는 모든 삼보께 귀의 하옵나니,
바라옵건대 꼭 오시어서 저희 삼독의 고통을 가엾이 여기사 안락을 얻게 하시며, 대열반을 베풀어 주시며, 자비하신 물로 더러운 때를 씻어주시어 보리에 이르게 하여 끝까지 청정케 하옵소서.
6도ㆍ4생 중에 이런 죄업이 있는 이도 다 같이 청정함을 얻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여 구경에 해탈케 하여지이다.
서로서로 지극한 마음으로 다 같이 간절하게 오체투지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입으로 말하나이다.
저희들이 무시이래로 오늘에 이르도록 무명에 덮이고 애욕에 얽매이고 성내는 데 속박되어 어리석은 그물에 걸려서 삼계에 두루 다니고 6도를 헤매면서 고해에 빠져서 스스로 벗어나지 못하였사오며,
지나간 죄업과 과거의 인연을 알지 못하여
자기의 깨끗한 생활도 파하며 다른 이의 깨끗한 생활도 파하며,
자기의 범행도 파하고 다른 이의 범행도 파하며,
자기의 계행도 파하고 다른 이의 계행도 파한,
이러한 죄업의 무량무변한 것을 오늘 참괴하여 참회하오니 소멸하여 주옵소서.
저희들이 거듭 애민하심을 구하여 참회하나이다.
또 무시이래로 오늘에 이르도록 몸과 입과 뜻으로 열 가지 나쁜 업을 지었사오니,
몸으로는 살생ㆍ투도ㆍ음행이며,
입으로는 망어ㆍ기어ㆍ양설ㆍ악구며,
뜻으로는 탐심ㆍ진심ㆍ우치로써 스스로 10악을 행하고,
다른 이로 하여금 10악을 행케 하였으며,
10악을 찬탄하고 10악을 행하는 이를 찬탄하였나이다.
이렇게 일념동안에 40가지 악업을 지었으니 이러한 죄가 무량무변한 것을 오늘날 참회하오니 소멸하여 주옵소서. 저희들이 거듭 지성으로 오체투지하나이다.
또 무시이래로 오늘에 이르도록 육근을 의지하여 6식(識)을 행하면 6진(塵)을 취하옵는데,
눈은 빛을 애착하고 귀는 소리를 애착하고, 코는 향기를 애착하고, 혀는 맛을 애착하고, 몸은 보드라운 것을 애착하고, 뜻은 법진(法塵)을 애착하여 여러 가지 업을 지었으며,
[법진: 6塵의 하나. 意根의 대상인 여러 가지 법ㆍ집착을 일으키는 현상]
나아가 8만 4천에 달하는 번뇌의 문을 열었사오며, 이러한 죄악이 무량무변한 것을 오늘 참회하오니,
바라옵건대 소멸하여 주옵소서. 저희들이 거듭 지성으로 오체투지하나이다.
또 무시이래로 오늘에 이르도록 몸과 입과 뜻으로 불평등한 일을 하면서
내 몸이 있는 줄만 알고 다른 이의 몸이 있는 줄을 알지 못하며,
나의 고통이 있는 줄만 알고 다른 이의 고통이 있는 줄은 알지 못하며,
나의 안락을 구할 줄만 알고 다른 이도 안락을 구하는 줄은 알지 못하며,
내가 해탈을 구하는 줄만 알고 다른 이가 해탈을 구하는 줄은 알지 못하며,
나의 집과 권속이 있는 줄만 알고 다른 이에게 집과 권속이 있는 줄은 알지 못하며,
다만 자기 몸은 가렵거나 아프더라도 참기 어려워하면서 다른 이를 매질할 때는 고통이 심하지 않을까 걱정을 하며,
자기 몸의 조그만 고통은 매우 두려워하면서도 악업을 짓고, 지옥에 들어가서 여러 가지 고통을 골고루 받을 것은 무섭게 생각지 아니하며,
나아가 아귀와 축생과 아수라와 인간과 하늘의 세계에 여러 가지 고통이 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아니하였나이다.
이와 같이 불평등한 연고로 나다 남이다 하는 마음을 일으켜 원수와 친한 이란 생각을 내었으니, 원수가 6도에 두루하였나이다.
이러한 죄가 무량무변한 것을 오늘날 발로 참회하오며 소멸하여 주시기를 발원하오며, 저희들은 지극한 정성을 다하여 거듭 오체투지하나이다.
또 무시이래로 오늘에 이르도록 마음이 뒤바뀌고 생각이 뒤바뀌고 소견이 뒤바뀌어 선지식을 여의고 악지식을 친근하며,
팔정도를 등지고 8사도(邪道)를 행하며,
법이 아닌 것을 법이라 말하고, 법을 법이 아니라 말하며,
불선을 선이라 말하고 선을 불선이라 말하면서
교만한 짐대를 세우고 우치한 돗대를 달고서 무명의 이름을 따라 생사의 바다에 들어갔나이다.
이런 죄악이 무량무변한 것을 오늘날 참회하고 소멸하기를 원하오며, 저희들은 거듭 뼈가 닳도록 오체투지하나이다.
또 무시이래로 오늘에 이르도록 3불선근(不善根)으로 4전도를 일으키고 5역죄를 지으며,
[3불선근: 탐심과 진심과 치심의 셋]
10악업을 행하여 3독이 치성하고 8고를 키우며,
8한(寒)ㆍ8열(熱)의 지옥에 갈 원인을 지었고, 8만 4천 격자지옥(隔子地獄)의 일을 지었으며,
[적자지옥: 이 지옥은 호리병 모양으로 몸은 크고 입이 작아 지옥의 고통을 받는 중생이 서로 밖으로 빠져나오려 하나 나올 수 없게 되어 있다.]
모든 축생의 인과 모든 아귀의 인과 인간ㆍ천상에서 생로병사 할 인을 지었으므로 6도의 무량한 괴로움을 받게 되었으니, 견딜 수도 없고 보고 들을 수도 없나이다.
이러한 죄악이 무량무변한 것을 오늘날 참회하고 소멸하기를 바라오며, 저희들은 뼈가 닳도록 오체투지 하고 간절히 뉘우치나이다.
또 무시이래로 오늘에 이르도록 3독의 뿌리로 3유(有) 중에서 25유로 돌아다니면서 간 곳마다 죄악을 짓고 업풍(業風)을 따르면서도 스스로 깨닫지 못하나이다.
[3유: 색계ㆍ욕계ㆍ무색계의 셋]
[25유: 중생이 윤회하는 생사의 세계를 25종으로 나누고 있는데 욕계에 14, 색계에 7, 무색계에 4가 있다.)
다른 이가 계행을 지니고 정과 혜를 닦고 공덕을 짓고 신통을 수행하는 것을 장애하였사오니, 이러한 죄로 보리심을 장애하고 보리원(菩提願)을 장애하고 보리행을 장애한 것을 오늘날 참회하여 소멸하기를 원하면서 저희들이 거듭 다시 뼈아프게 오체투지하나이다.
또 무시이래로 오늘에 이르도록 탐욕과 진심으로 6식을 일으키고 6진을 따르면서 많은 죄를 일으켰는데, 혹은 중생에게 일으키고, 혹은 비(非)중생에게 일으키고, 혹은 무루(無漏)의 사람에게 일으키고, 혹은 무루의 법에 대해 일으켰으니, 이렇게 탐욕과 진심으로 일으킨 죄악을 오늘날 참회하여 소멸하기를 원하나이다.
또 어리석은 마음으로 전도된 행을 일으키되 삿된 스승을 믿고 삿된 말을 받아서 단멸(斷滅)에 집착하고,
[단멸: 이승이나 자기는 한번 죽으면 끝나 없어지고 다시는 생하지 않는다는 주장, 인과와 윤회를 믿지 않는 소견]
항상(常ㆍ常見)한 데 집착하며,
[항상: 단멸에 상대되는 말. 즉 세계와 자아는 영원히 불멸한다고 믿어 집착하는 소견]
나를 집착하고, 소견에 집착하여 어리석음을 따라서 행하면서 무량한 죄를 지었사오며,
이러한 인연으로 보리심을 장애하고 보리원을 장애하고 보리행을 장애한 허물을 오늘날 참회하여 소멸하기를 원하여 저희들이 다시 지성으로 오체투지하나이다.
또 무시이래로 오늘에 이르도록 몸으로 짓는 세 가지 악업과 입으로 짓는 네 가지 악업과 뜻으로 짓는 세 가지 악업으로써
비롯함이 없는 무명과 주지번뇌(住地煩惱)와 항사(恒沙)의 상번뇌와 지(止)의 상번뇌와 관(觀)의 상번뇌와 4주번뇌(住煩惱)와 3독과 4취(取)와 5개(蓋)와 6애(愛)와 7루(漏)와 8구(垢)와 9결(結)과 10사(使) 등의
이러한 모든 번뇌장(煩惱障)들이 무량무변하여 보리심을 장애하고 보리원을 장애하고 보리행을 장애하였기에 오늘날 참회하여 멸제하기를 원하면서 저희들이 거듭 지성으로 오체투지하나이다.
또 무시이래로 오늘에 이르도록 자비심을 닦지 못하고, 희사심(喜捨心)을 닦지 못하고,
보시바라밀을 닦지 못하고, 지계바라밀을 닦지 못하고, 인욕(忍辱)바라밀을 닦지 못하고, 정진바라밀을 닦지 못하고, 선(禪)바라밀을 닦지 못하고, 지혜바라밀을 닦지 못하였사오며,
또 모든 조도법(助道法)을 닦지 못하였으므로,
[조도법: 바른 견해를 갖도록 돕는 수행 방법]
방편이 없고 지혜가 없어서 보리심을 장애하고, 보리원을 장애하고 보리행을 장애한 것을 오늘 참회하면서 멸제하기를 원하며 저희들이 거듭 간절하게 오체투지 하나이다.
또 무시이래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삼계에 윤회하고 6도에 두루 돌아다니면서 4생의 몸을 받되,
남자도 되고 여자도 되고 비남비녀(非男非女)도 되어 모든 곳에 두루하여 한량없는 죄를 지을 적에,
혹 큰 중생이 되어 서로 잡아먹고, 혹 작은 중생이 되어 서로 잡아먹으며,
이렇게 살생한 죄가 무량무변하여 보리심을 장애하고 보리원을 장애하고 보리행을 장애한 것들을 오늘날 참회하여 멸제하기 위하여 저희들이 거듭 지성으로 오체투지하나이다.
의식이 있은 후부터 오늘에 이르도록 여섯 갈래[六道]로 다니면서 4생의 몸을 받되, 그 중간에서 지은 죄악이 무궁무진하옵니다.
이러한 죄를 시방의 부처님과 대보살들이 모두 아시고 모두 보았을 것이오며, 이렇게 부처님과 보살들이 알고 보시는 많은 죄를 오늘날 지극한 정성으로 머리 조아려 애원하면서 참회하옵니다.
이미 지은 죄는 영원히 소멸되고, 아직 짓지 아니한 죄는 다시 짓지 아니하리니,
바라옵건대 시방의 부처님께서 대자대비하신 마음으로 저희들의 참회를 받아주시며, 대자대비한 마음으로 저희들이 보리를 장애하는 모든 죄업을 씻어 주시어 도량에 이르러 끝까지 청정케 하여지이다.
또 원컨대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부사의 한 힘과 본래 서원하신 힘과 중생을 제도하시는 힘과 중생을 감싸주시는 힘으로 가피하시어 저희들로 하여금 오늘부터 보리심을 발하게 하시며,
오늘부터 시작하여 도량에 앉을 때까지 끝내 성취하여 다시는 퇴전치 말게 하시며,
저희들의 서원이 모든 보살의 행하는 서원과 같게 하여지이다.
원하옵건대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대보살께서 자비하신 마음으로 가피하시고 섭수하시어 저희들로 하여금 소원이 여의하여 보리원을 만족케 하시며, 모든 중생들도 각각 구족하게 보리의 원을 원만히 성취케 하여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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