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별공덕론 제2권
[증일아함경의 서두]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증일아함경>은 맣은 경들이 이와 같이 시작한다.] |
‘모든 소설(所說)을 가한다’는 것은 다음과 같다.
[‘이와 같이 들었다’]
아난이 여쭈었다.
“무엇을 일컬어 마땅히 듣는다고 하며, 본다고 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셨다.
“후에 이르러 사부대중에게 법을 말할 때, 마땅히 듣는다고 말하며 본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만약 본다고 말한다면 곧 허망이다.
왜냐하면 들은 것은 이미 과거이고, 보는 것은 현재이기 때문이다.
과거 7불이 실로 가히 들었다고 말을 하며 보았다고 말하지 않는 것과 같다.
너도 장래에 있어서 또한 이와 같다.
그런 까닭에 ‘이와 같이 들었다’라고 말한다.
내가 은근히 아난에게 부촉하는 까닭은 과거의 모든 부처님께 비록 시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아난만큼 부처님의 뜻을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옛날 옛적에 이미 20억의 부처님을 공양하여 항상 시자가 되었고, 누(漏)가 다함을 구하지 않고, 항상 등지(等智)를 얻어 부처님의 뜻을 알고자 원했다.
그런 까닭에 지금 그 과보를 얻어 모든 것을 보며 그 원칙을 잃지 않는다.”
모든 부처님들 가운데 용맹정진하는 것은 석가문(釋迦文)을 능가하는 자가 없다.
형제 가운데 미륵이 마땅히 앞에 있어야 한다.
지금 도리어 뒤에 있는 것은 어째서인가?
옛적 30겁 전에 세 보살이 있었다.
함께 산에서 유행할 때, 굶주린 호랑이가 그 자식을 잡아먹으려고 하는 것을 보았다.
한 사람이 생각해 말하였다.
“이 호랑이는 축생이다. 또 그 자식을 먹으면 죽어서 고통이 있게 될 것이다. 어미 또한 자애롭지 못하다.
나의 이 몸은 4대(大)가 합성한 것으로 마땅히 죽음으로 돌아갈 것이니, 곧 이 몸으로써 그 자식의 목숨을 구하리라.”
다른 두 사람은 수긍하지 않고, 시장에 가서 고기를 사서 자식의 목숨을 구하려 하였다.
한 사람은 이렇게 생각했다.
‘만약 돌아오면 자식의 목숨은 온전하지 않을 것이다. 마땅히 산에서 몸을 던져 그 자식의 목숨을 구하리라.’
그리고 곧 산 위에서 아래로 몸을 던졌다. 호랑이 입에 이르렀지만, 몸은 곧 안온하여 호랑이가 감히 먹지 못했다. 그 까닭은 대저 자비의 삼매에 들어간 자는 사물이 능히 해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나무로 자신을 찔러 호랑이로 하여금 먹게 하였다.
말하자면
“이 용맹은 곧 9겁을 초월하여 지금 미륵 앞에 있는 까닭에 이렇게 그것을 말한 것이다.
도(道)에는 전후가 없고 뜻이 반드시 앞서게 된다.
이러한 까닭에 나는 지금 성불하며, 그런 까닭에 남겨진 가르침을 아난에게 위촉한다.
너는 마땅히 미래에 이와 같이 들었다고 말해야 한다.”
[‘어느 때’]
어찌하여 또 일시라고 말했는가? 이것은 일월(日月)의 수인가? 사람의 이름인가?
대답하면 이것은 시절의 수이기도 하며, 또한 사람의 이름에도 있는 것이다.
혹은 말하기를, 또 두 이름이 있으니, 혹은 찰제리, 혹은 바라문이다.
또 두 이름이 있으니, 혹은 장자 종(種), 혹은 거사 종이다.
혹은 천상에 있는 것과 인간에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모든 것은 이 한 곳[一處]이 아니다. 따라서 일시라고 말한다.
[바가바]
바가바(婆伽婆)란 세존을 칭하는 것이다.
결사(結使)가 모두 다해 능히 그를 뛰어넘는 자가 없는 까닭에 칭하여 존(尊)이라 한다.
삼계의 모든 천이 모두 와서 스승으로 받들며, 8부의 귀신 또한 종경(宗敬)하는 바인 까닭에 세존이라 칭한다.
능히 악마를 항복시키므로 또 존이라 한다.
이와 같이 칭하는 바를 가히 헤아릴 수 없는 까닭에 세존이라 부르는 것이다.
[기수급고독원의 기타 태자]
기수급고독원의 기타(祇陀) 태자는 바사닉왕(波斯匿王)의 적자이다.
그에게는 원전(園田) 80경(頃)이 있었는데, 땅은 평평하며, 나무는 무성하고, 갖가지 금수(禽獸)가 많았으며, 해가 뜨면 모두 모여들었다.
기타의 마음은 부처님께 있어 항상 정사를 지어 바치고자 하였다.
1년도 되기 전에 수달(須達) 장자가 또 와서 사기를 청했다.
기타는 어려서부터 장자와 친해 매일 서로 즐겁게 놀았었다.
태자가 농담으로 허가한다고 말하였다.
수달은 뜻을 이루어 몹시 기뻐하며 시자를 돌아보며 말했다.
“빨리 코끼리에 가마를 달아 금을 싣고 땅에 뿌려라.”
곧 금을 싣고 나와 금을 땅에 뿌렸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40경에 가득 찼다.
기타는 말하였다.
“그만해라. 그만해라. 내가 한번 해본 말일 뿐이었다. 다시 뿌리지 말라.”
수달은 곧 태자와 함께 왕의 처소에 이르러 이 뜻을 말했다. 왕이 말하였다.
“법에는 두말 하는 법이 없다. 이미 허락을 결정했으면, 후회하는 법은 없다.”
기타가 말하였다.
“나는 나무를 가질 테니, 그대는 땅을 취하라. 우리 둘이 함께 정사를 짓도록 하자.”
강당 72개와 방을 1,250개 지었으며, 그곳은 평정(平正)하였으며, 과일 나무가 풍성했으며, 흐르는 샘물과 목욕할 만한 못이 있었고, 추위와 더위가 적절했으며, 네 곳의 전망이 탁 트였고, 겨울과 여름이 다르지 않았다. 그곳을 모두 고쳐 함께 세존을 청했다.
세존은 곧 1,250명의 비구와 함께 그곳에 오셨다.
단월이 네 가지를 공양하기를 부족함이 없게 하였다. 아난빈지(阿難邠坻)는 이 나라의 신하인 까닭에 양보하여 앞에 있게 하였다.
이러한 까닭에 모든 경(經)에서는 매번 기타를 상수라고 칭한다. 공덕이 서로 이어지는 까닭에 이름도 서로 떨어짐이 없이 항상 합쳐서 부르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에게 고했다’라고 하는데, 어찌하여 청신사와 청신녀에게는 고하지 않았는가?
단지 비구에게 고했다는 것은 4부중에서 비구가 가장 으뜸이 되기 때문이다.
또 비구는 악을 깨뜨리는 주(主)이다. 무루법으로 모든 유루를 끊는 까닭에 먼저 비구에게 고하는 것이다.
또 사문(沙門)이라고도 한다. 사문이란 마음에 휴식을 얻어 그 욕심을 바꿔 적연하고 집착함이 없다.
또 제근(除饉)이라고도 한다. 세인은 색욕에 굶주려 있는데, 비구는 이 애근(愛饉)의 기상(飢想)을 없앤다.
세존의 설법을 비구는 능히 받으며, 생사를 끊어 없애 열반문에 이른다.
이러한 까닭에 비구에게 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