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육왕전 제2권
3. 아서가왕제본연(阿恕伽王弟本緣)
[아서가왕의 동생 숙대치]
아서가왕 동생의 이름은 숙대치(宿大哆)였는데, 외도를 믿어 불법을 설하는 것을 나무라며 이와 같이 말하였다.
“출가 사문 가운데 해탈한 자가 없다.”
이때 아서가왕이 숙대치에게 말하였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알고 있느냐?”
숙대치가 대답하였다.
“모든 사문들은 고행을 닦지 않고 즐거운 일에 집착하기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아서가왕이 숙대치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신심을 내서는 안 되는 곳에서 강한 믿음을 내지 말고, 가히 신심을 내어야 할 곳에서 신심을 내지 않는 일을 하지 말아라.
불(佛)ㆍ법(法)ㆍ승(僧)에 마땅히 깊은 믿음을 내어야 할 것이다.”
아서가왕은 일찍이 한때 숙대치와 함께 사냥을 나갔다가 한 바라문이 5열(熱)로 몸을 달구고 있는 것을 보았다.
숙대치는 마음에서 믿음이 생겨나 그 옆에 이르러서 발에 예를 올리고는 물었다.
“고행을 시작한 지 지금 얼마나 지났습니까?”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12년이 지났습니다.”
“항상 어떤 음식을 먹습니까?”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열매나 뿌리를 먹습니다.”
“어떤 옷을 입습니까?”
“풀로 만든 옷을 입습니다.”
“어떤 물건을 깔고 있습니까?”
“풀을 깔아 자리를 만듭니다.”
다시 물었다.
“지금 당신이 행하는 것에서 어떤 것이 가장 괴롭습니까?”
“벌레나 사슴이 짝을 이루는 것을 보면 욕심의 불길이 치솟아 오릅니다. 이것이 괴로움입니다.”
숙대치가 말하였다.
“그대가 나쁜 옷을 입고 나쁜 음식을 먹으면서도 오히려 탐욕이 생기는데, 하물며 사문인 석가모니의 제자들은 좋은 의복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으니 어찌 욕심이 없겠는가? 나의 형 아서가왕은 구별할 줄 아는 지혜가 없어 모든 사문들의 속임에 속는구나.”
이때 아서가왕이 동생의 말을 듣고 보상(輔相)에게 말하였다.
“좋은 방편을 써서 숙대치로 하여금 믿음을 갖도록 해야겠다.”
보상이 대답하였다.
“왕의 교칙(敎勅)을 따르도록 하십시오.”
왕이 천관(天冠)과 구슬로 장식한 옷을 벗고 목욕할 때 입는 옷을 입고 욕실에 들어가자 보상이 숙대치에게 말하였다.
“왕이 만약 죽는다면 당신이 마땅히 이를 이어야 합니다. 지금 이 천관과 영락(瓔珞)을 입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니겠습니까?”
숙대치는 곧 그 말을 따라서 천관과 영락을 입고 임금의 자리 위에 앉았다.
왕이 욕실을 나와 숙대치가 임금의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내가 아직 죽지 않았는데 네가 이미 왕이 되었구나.”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여기에 누가 없느냐?”
이때 진타라(眞陀羅)는 한손에 검을 잡고 한손에는 방울을 잡고 있었는데 왕 앞에 나아가 말하였다.
“어떠한 명령을 하고자 하십니까?”
왕이 말하였다.
“내 이제 숙대치를 버리고자 하니 너는 그 죄를 다스리도록 하라.”
보상이 말하였다.
“숙대치는 왕의 친동생입니다. 오직 청하옵건대 참회하여 그 허물을 고칠 수 있도록 하십시오.”
왕이 말하였다.
“너의 말을 들어 7일간 왕이 되는 것을 허락하겠다. 그런 연후에 처형하여라.”
7일 동안 10만의 음악이 연주되었고, 10만의 바라문(婆羅門)이 합장하고 선(善)을 칭하였고, 10만의 기녀가 주위를 에워싸고 시중을 들었다. 네 명의 진타라(眞陀羅)는 손에 피를 묻히고 얼굴에는 살기를 띠고 있었다.
네 곳의 문 아래에서는 고성이 울려 퍼졌다.
‘하루가 이미 지나갔고 6일이 남았다. 너의 신체를 도살하여 팔다리를 나누어 너의 목숨을 끊겠다. 죽음이 멀지 않았다.’
이와 같이 하루가 지났다. 7일에 이르기까지 또한 이처럼 울렸다. 7일째가 되자 숙대치를 이끌고 왕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왕이 동생에게 물었다.
“너는 7일 동안 매우 즐거웠느냐?”
숙대치가 대답하였다.
“저는 7일 동안 눈으로는 빛깔을 보지 못하고, 귀로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코로는 냄새를 맡지 못하고, 혀로는 맛을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진타라가 검을 잡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너는 하루 동안의 왕을 마쳤다. 나머지 6일이 남았다.’
하루하루가 이와 같고 7일째가 되니 열이 뇌를 압박해서 죽을 것만 같았습니다. 두려운 생각만 들어 밤새도록 잠을 잘 수가 없었으니, 어찌 즐거웠겠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너는 한 몸의 죽음을 걱정하느라 왕위(王位)의 즐거움을 즐기지 못하였는데, 하물며 사문인 석자(釋子)들은 태어남[生]ㆍ늙음[老]ㆍ병듦[病]ㆍ죽음[死]ㆍ근심[憂]ㆍ슬픔[悲]의 괴로움을 관찰하며, 지옥에서 갖가지 타는 괴로움과 축생(畜生)이 무거운 짐을 지고 서로 잔학하게 해치는 공포의 두려움과, 모든 아귀(餓鬼)들이 목말라하는 괴로움과, 사람들 가운데 풍요함을 즐기지만 그 몸을 따르는 8고(苦)가 있으니 하물며 복이 없는 사람은 어떻겠느냐?
모든 하늘들[諸天]이 비록 즐거우나 쇠퇴할 때에 괴롭고, 일체 삼계(三界)에서 생명을 받는 것은 몸의 괴로움[身苦]ㆍ마음의 괴로움[心苦] 등 이 같은 괴로움에 몰려 있다.
5음(陰)은 진타라이고, 6정(情)은 공(空)이 쌓인 것과 같고, 5진(塵)은 원수와 같으니 삼계는 모두 무상(無常)의 큰불에 타는 것과 같다.
일체는 무상하고 괴로움이고 공이고 무아(無我)이다.
이런 까닭에 어찌하여 사문인 석자가 능히 고행을 하지 않고 해탈하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 사문의 뜻은 모든 즐거움에 있어도 모두 물드는 바가 없느니라.
비유하자면 연꽃이 물에 집착하지 않는 것과 같다. 생사(生死)를 싫어하고 세간(世間)을 버리고자 하는 것도 역시 그와 같다. 어찌 해탈(解脫)의 과(果)를 얻지 못한다고 할 수 있겠느냐?”
아서가왕이 갖가지 방편으로 숙대치를 가르치자,
숙대치는 이에 합장하고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저는 지금 마땅히 3보(寶)에 귀의하겠습니다.”
아서가왕이 곧바로 동생의 머리를 만지며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너로 하여금 불법(佛法)을 믿게 하고자 이런 방편을 행하였다. 너를 죽이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
숙대치는 곧 향기 나는 꽃으로 불탑(佛塔)에 공양하였다. 그리고 설법을 청하면서 많은 승려들에게 공양하였다. 그리고 계두마사(雞頭摩寺)로 향해 상좌(上座)인 야사(夜奢)의 처소에 이르렀다. 앞에 나아가 앉으면서 설법을 청하였다.
이때 야사가 숙대치의 과거세(過去世)를 관찰하고는 갖가지 선근(善根)이 지금 성숙되어 마땅히 현신(現身)에서 열반(涅槃)에 들 수 있을 것이라 말하고는 출가(出家)의 법을 찬탄하였다.
숙대치는 이 말을 듣고 나서 다시 환희심이 생겨 불법 가운데로 출가하고자 하여 곧바로 일어나서 존자에게 합장하고 말하였다.
“지금 원하옵건대 불법 가운데로 출가하여 도(道)를 배우고자 합니다.”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당신은 먼저 마땅히 왕에게 아뢰어야 합니다.”
숙대치가 왕에게로 가서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청하옵건대 출가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본래 미치고 취한 나쁜 코끼리 같아 잡아둘 수 없었습니다. 왕께서 방편으로 저를 잡아두어서는 부드럽고 복종하며 조화롭고 따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연민의 마음을 주셨습니다.
청하옵건대 제가 저 큰 밝음이 있는 곳에서 출가법(出家法)을 수행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왕이 이 말을 듣고 머리를 껴안고 슬피 눈물을 흘리면서 동생에게 말하였다.
“그런 마음을 내지 마라. 왜냐하면 출가하게 되면 추루법(醜陋法)을 받게 되므로 옷은 분소의(糞掃衣)를 입게 되고 걸인들이 버린 음식을 먹어야 된다. 잠은 나무 아래에서 자며 자리는 풀과 나뭇잎이다. 병이 나면 진기약(陳棄藥:腐爛藥)을 복용해야 한다.
너는 어렸을 때부터 즐거움을 누렸기 때문에 이러한 기갈과 추위와 더위를 견딜 수 없을 것이다. 너의 마음을 억제하도록 하라.”
숙대치가 말하였다.
“저는 지금 왕위에 대해 애착을 갖지 않습니다.
또한 천상의 즐거움을 구하지도 않고, 또한 머리를 짓누르는 많은 괴로움이 있지도 않으며, 재물이나 진기한 보배를 탐하지도 않습니다.
또한 원수 같은 적들의 어려움 때문에 두려워서 출가(出家)하고자 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직 생로병사의 괴로움이 두려워 출가하고자 하는 것이며, 열반을 얻고자 출가하는 것입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큰소리로 통곡하였다.
숙대치가 말하였다.
“왕이시여, 통곡하지 마십시오. 생사(生死)의 돌고 돎은 일찍이 끊임이 없었습니다. 만나면 반드시 이별이 있는 것인데 어찌하여 통곡하십니까?”
왕이 말하였다.
“너는 지금 걸식(乞食)을 익히도록 하라. 이 나무 아래에 앉아 풀을 깔고 위에서 잠을 자도록 하라.”
그리고 발우와 석장(錫杖)을 주고는 궁인들에게 걸식하도록 하였다. 궁인들이 모두 좋은 음식들을 주자 왕은 궁인들을 책망하였다.
“어째서 그에게 좋은 음식을 주는 것이냐? 거친 음식을 주어 익숙해지도록 하라.”
궁인들이 분부대로 거친 음식을 주었다. 이를 얻었어도 또한 음식에 대한 많고 적음을 생각하지 않았다.
왕이 이를 보고 즉시 동생에게 말하였다.
“너의 출가를 허락하노라. 너는 출가하더라도 반드시 와서 나를 보도록 하라.”
숙대치는 자신의 바람이 이루어지자, 계두마사(雞頭摩寺)로 향하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약 내가 이곳에서 출가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방해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주 먼 다른 나라에 가서 출가하여 도를 배워야겠다.’
그는 열심히 노력하여 아라한(阿羅漢)의 도를 얻고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옛날에 아육왕이 나에게 당부하던 말이 있었다.
만약 출가하거든 반드시 돌아와서 자신을 찾도록 하였으니, 내가 지금 가서 마땅히 뵈어야 하겠다.’
그런 가운데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화씨성(花氏城)으로 향하였다.
걸식을 하면서 왕궁의 문에 이르러, 문을 지키는 사람에게 말하였다.
“숙대치가 왕을 뵙고자 합니다.”
문을 지키는 사람이 즉시 왕에게로 달려가 말하였다.
“숙대치가 지금 문 밖에서 왕을 뵙고자 합니다.”
왕이 말하였다.
“빨리 가서 데리고 들어오너라.”
숙대치가 왕문(王門)에 들어섰다.
아육왕은 동생을 보자 임금의 자리에서 내려와 오체투지하여 예를 올리고 일어나면서 합장하고 숙대치를 보았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게송으로 설하여 말하였다.
일체의 모든 중생들이
모여 기뻐하는구나.
내가 지금 너의 눈을 보니
사사로운 갈애의 모습을 볼 수 없도다.
너는 필시 뛰어난 과보를 얻어
감로(甘露)가 너의 마음에 가득하구나.
나제국다는 숙대치가 분소의(糞掃衣)를 입고 와발(瓦鉢)을 가지고 평등하게 걸식하면서 좋고 나쁜 음식을 받는 것을 보고 왕을 향해 게송으로 설하였다.
숙대치를 보니
작은 것에 만족하며
지을 것을 판단하니
능히 기뻐하는구나.
왕족의 출신을 버리고
화씨성의 창고에 있는
진기한 보배들을 버리고
영광스런 행복도
눈물과 침처럼 버리네.
성스러운 종자를 닦아
번뇌를 영원히 끊으니
왕족들이 만족하고
대명칭(大名稱)을 얻으니
어찌 환희하지 않으리오.
이때 아서가왕은 숙대치를 붙잡고 임금의 자리 위에 앉히고는 가장 뛰어나고 맛있는 음식을 손수 그에게 주었다. 공양이 끝나자 청정한 물을 올리고는 앞에 있는 작은 자리에 앉아 설법을 구하였다.
숙대치가 게송으로 설하였다.
왕과 존귀한 귀족들
방일하지 마십시오.
3보(寶)란 만나기 어려운 것
마땅히 공양하십시오.
이 게송을 설하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가버렸다.
왕과 5백 명의 보상(輔相), 그리고 성안의 백성들이 주위를 에워싸고 공경하면서 문 밖까지 전송하였다.
이를 사문(沙門)의 과보를 깨닫는 것이라 이른다.
숙대치가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옛날에 형이 여러 가지 방편으로 나로 하여금 불법(佛法) 가운데 들어가도록 교화하셨다.
지금 마땅히 저들로 하여금 믿음을 증진시키도록 해야겠다.’
그리고는 몸을 허공으로 솟구쳐 갖가지 변화를 보였다.
아육왕과 모든 군신들은 손을 들고 게송을 설하였다.
형제의 은혜와 사랑을 단절하고는
새처럼 하늘을 날아가 버리는구나.
나는 왕위에 묶여
세상일에 더욱 애착하는구나.
이처럼 천박한 나를 꾸짖고 싫어하여
스스로 혼자 해탈하고자 하지만
이와 같은 과보는
마음에 자재함을 얻을 때 가능하구나.
선정(禪定)의 과보는
어리석은 맹인은 볼 수 없으니
너는 지금 날아가 버리면서
나의 교만을 깨뜨리는구나.
나의 지혜의 힘 역시 미세하지만
나로 하여금 애착함을 버리게 하는구나.
이때 숙대치는 변두리로 날아갔는데, 다른 나라에 도착해서는 곧 큰 병을 얻어 머리카락이 모두 빠졌다. 왕이 그 병환이 있음을 듣고 의사와 약을 보내어 그를 치료하게 하였다. 병에 차도가 있어 머리카락이 예전처럼 되었기 때문에 파견된 의사가 되돌아왔다.
뒤에 숙대치가 낙(酪)을 먹었는데, 몸이 안온(安穩)해지자 낙을 쉽게 얻을 수 있는 광야로 나아가 방목하는 주위에 머물렀다.
[니건자의 제자와 숙대지의 죽음]
이때 불나반달(弗那槃達)에는 니건타(尼乾陀)의 제자가 있었는데, 그는 부처님이 니건자(尼乾子)에게 예배하는 모습을 그렸다.
이때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우바새(優婆塞)가 아서가왕에게 말하였다.
“외도인 니건자의 제자가 부처님이 외도인 니건자에게 예배하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왕이 이를 듣고 분노해서 즉시 사자(使者)를 보내 위로 40리(里)에 있는 야차[夜叉鬼]와 아래로 40리에 있는 모든 용들로 하여금 하루 동안 화씨성(華氏城)에 있는 1만 8천의 니건타의 제자들을 죽이게 하였다.
화씨성 안에는 다시 니건자들이 있었는데, 역시 부처님이 외도 니건타에게 예배하는 모습을 그렸다.
이때 어떤 우바새(優婆塞)가 왕에게 말하니, 왕이 이를 듣고 크게 진노하여 니건타와 그 권속들을 잡아들여 불에 태워 죽이도록 하였다.
그리고는 북을 울리고 큰소리로 만일 니건자의 머리를 획득한다면 마땅히 금전으로 보상한다고 하였다.
후에 숙대치는 니건자의 집에 머물고 있었다. 허름한 옷을 입고 머리카락은 유난히 길어 니건타의 제자들과 차림새와 모습이 비슷하였다.
어떤 귀신이 칼을 들고 바로 앞에 서 있자,
숙대치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나의 과거 인연 때문에 마땅히 이 귀신에게 살해를 당해야 되는구나.’
이때 귀신이 이 니건타의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머리를 잘라 왕이 있는 곳으로 가서 금전을 타야겠다.”
왕은 이것이 숙대치의 머리임을 알아보았다.
다시 한 신하에게 들으니 외도 이외의 사문(沙門)으로서 살해된 자가 많고 외도로서 살해된 자는 적다고 들었다.
왕은 지극히 고민스럽고 절망하여 땅에 쓰러졌다. 얼굴에 물을 뿌리자 오래지 않아 깨어났다.
보상(輔相)이 왕에게 말하였다.
“지금 사문 가운데 헛되이 죽는 자가 많습니다. 왕께서는 마땅히 사문들에게 무외(無畏)를 베풀어야 합니다.”
그러자 왕은 곧 명을 내렸다.
“지금 이후로는 일체 사문들을 살해하지 마라.”
[숙대치의 인연]
모든 비구들이 마음에 의문이 생겨 존자인 우바국다에게 물어 보았다.
“어떠한 인연이 있어 숙대치가 귀신에게 살해됐습니까?”
우바국다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알고자 하는 사람들은 잘 들으라.
과거세에 한 사냥꾼이 있어 물가에 그물을 쳐놓았는데, 벽지불(辟支佛)이 걸식하고 돌아오면서 그물 옆의 나무 아래에 앉았다.
이때 사냥꾼은 사슴을 잡지 못했기에 스스로
‘무슨 일일까? 사슴들이 지금 도무지 내 그물 근처에는 오지 않으니’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다가 다시 사방을 둘러보다 벽지불이 그물 근처의 나무 아래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곧바로 칼을 가지고 머리를 베었다.
그 때 사냥꾼이 지금의 숙대치이다.
이렇게 지난날 벽지불을 벤 까닭에 지옥 가운데 떨어져서 무량억겁(無量億劫)의 큰 고통을 받았으며,
나아가 도(道)를 얻고서도 이와 같이 귀신의 죽임을 받게 된 것이다.”
비구가 물었다.
“다시 어떠한 인연으로 귀족으로 태어나서 아라한(阿羅漢)이 될 수 있었습니까?”
우바국다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과거 오랜 옛날 가섭(迦葉)부처님께서 계실 때 많은 스님들을 공양하였다. 이 복의 과보로써 귀족으로 태어난 것이다.
또한 그 때 신심(信心)으로 출가하여 1만 년 동안 범행(梵行)을 수행하였다. 이러한 선인(善因)으로 말미암아 지금 아라한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