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 표 백광현 <마의> 뒷이야기 5 - 어의(御醫)와 수의(首醫)
10회, 이천 지방의 역병을 해결하고 온 고주만과 이명환 앞에서
임금 현종은 이렇게 말한다.
"이토록 출중한 인재가 둘이나 되다니, 이거 다음 수의(首醫) 자리를
누구에게 내줘야 할지... 과인이 아주 골머리를 썩는다네"
임금의 말에 놀란 정성조와 이명환.
다음 수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던 중
결국 정성조는 고주만을 만나 과연 수의 자리에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그의 의중을 떠보기로 한다. 그런데 왠걸,
능구렁이 고주만은 자신은 수의 자리에 아주 관심이 많노라 하는 것이 아닌가?
"저, 수의 자리에 관심 많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요."
이명환과 고주만이 눈에 불을 켜고 서로 차지하려는 수의(首醫)의 자리!
그런데 여기서 좀 의문점이 있다.
보통의 사극에서는 다 어의(御醫) 자리에 오르려고 안달인데
왜 <마의> 드라마에서는 어의는 등장하지 않고 수의, 수의 하는 것일까?
자,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의원의 조직 구도를 이해해야 한다.
조선 후기 효종 대로 들어오면서 내의원은 본청, 침의청, 의약동참청이라는
3개의 산하 기구로 분화된다.
본청(本廳)은 의과시험을 통해 들어온 의관들로 구성되며, 내의원의 핵심이다.
여기에서 근무하는 의관들을 내의(內醫)라고 부른다.
침의청(鍼醫廳)은 천거를 통해 들어온 의관들로 구성되는데,
주로 민간에서 침술로 이름을 날리던 의원들이 추천을 통해 들어온다.
여기에서 근무하는 의관들을 침의(鍼醫)라고 부른다.
(실존인물 백광현은 이 침의청 소속의 침의였다.)
의약동참청(議藥同參廳)은 유의나 중인 중에서 의술로 명망이 높은 이들로 구성된
일종의 자문기구이다.
여기에 소속된 이들은 의약동참의(議藥同參醫)라고 부른다.
이렇게 본청, 침의청, 의약동참청의 3개의 산하기구가 바로 내의원을 구성하고 있다.
그리고 각 청에는 가장 우두머리가 되는 의관을 1명씩 두었는데
그것이 바로 수의(首醫)이다. 3명의 수의 중에서 내의원 본청의 수의가 가장 으뜸이 된다.
결국 내의원의 최고 우두머리는 본청의 수의가 되는 것이고,
이 수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이명환이 분통을 터트렸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의(御醫)란 무엇인가?
기존의 사극에서는 어의가 내의원의 최고 실세인 것처럼 그려지지 않았나?
특히 허준 드라마에서는 어의 양예수가 내의원의 모든 인사발령을 좌지우지하는
막대한 권력을 손에 쥐고 있는 것으로 그려지지 않았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의는 내의원의 실권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내의원의 내의 혹은 침의가 품계가 올라 정3품 이상이 되거나
혹은 의술이 뛰어나 임금의 지목을 받게 되면 어의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내의원의 의관들은 여러 잡무를 병행해야 하는데
어의는 그러한 번잡한 잡무에서 벗어나 오직 임금의 질병을 보살피는 일을 하는 자리이다.
말하자면 임금의 질병 전담 주치의로서 우대받는 자리일 뿐이다.
내의원을 인사발령권을 쥐고 있는 자리가 절~~~대 아니다.
또한 그 인원수에도 제한이 없다. 어의는 오직 1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의는 여러 명이다. 또한 그 인원수에도 제한이 없다.
하지만 수의는 오직 3명이고, 그 중 가장 실세인 본청의 수의는 오직 1명이다.
그래서 이명환과 정성조 일당이 본청 수의 자리에 그렇게 눈독을 들였던 것이다.
(6번째 이야기 곧 이어짐)
백광현도 어의가 되고 수의도 되었을까?
드라마 <마의> 주인공 실존인물 백광현의 역사 기반 오리지널 리얼 스토리
첫댓글 드라마 허준이 끼친 엄청난 영향력을 느낄 수 있는 단어.. '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