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제작 1997년작. 이강훈 연출.
주연 김남주. 한재석. 장동건. 염정아.
내용 모델계와 모델들의 이야기
언제나 드라마 이야기들을 쓰려고 하면 늘 이 드라마로 먼저 시작한다.
그러면 계속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고 반복하며 괴로워하다가 포기해버리고...
결국 모두 다 접어버렸다. ㅋㅋ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라서, 가장 아끼는 드라마라서 어떤 글도 쉽게 쓰기 어렵다.
하지만 이번엔 꼭 시작하리라. 서툴더라도 그대로 남겨둘 생각이다.
이젠 기억만으로 남겨두기엔 너무 먼 옛날의 드라마가 되어버렸다.
화려한 모델들. 처절한 결말.
이 드라마는 지금까지 나온 드라마들 중 여전히 최고의 직업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아닌가? ㅋㅋ)
모델들의 그 시작부터 끝까지 정말 긴 과정을 잘 그린 드라마다.
의상디자인과 학생인 송경린(김남주)은 자신의 졸업작품발표회에
이미 유명 모델인 조원준(한재석)을 섭외하고 함께 모델로 런웨이에 처음으로 오르게 된다.
모델이 아닌 경린이 파트너로 마땅치 않던 원준은 이내 능숙하게 경린을 이끌어주고
경린은 그 짧은 순간의 경험으로 모델이라는 직업에 빠져들어버리고 만다.
그렇게 경린은 하루아침에 모델이 되겠다고 결심하고 뛰어들기 시작한다.
어디든 운 좋은 사람은 누구도 못 이기는 것 같다. ㅠㅠ
경린은 그렇게 무작정 모델이 되겠다고 학원에 등록하지만 금방 두려움을 느끼고 포기한다.
본업인 디자이너로 돌아가 한 유명 회사에 취직하는데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입고 사장님 앞에서 왔다갔다 선보이다가 눈에 들어 덜컥, 회사 대표 모델이 되어버린다.
별 노력 없이 시작하자마자 최고의 모델로 등극해버리는 경린.
경린과 함께 시작한 학원 동기들은 모두 그녀를 질투하고.
그중 집념의 노력파 박수아(염정아)와 이후 질기고도 질긴 경쟁자가 된다.
계속 무시하고 구박만 하던 원준은 경린을 좋아하게 되지만
경린은 힘들 때마다 다정하게 도와주던 이정(장동건)과 연인 사이가 된다.
모델뿐만 아니라 디자이너로서도 하는 일마다 승승장구하던 경린은 금방 최고의 정점을 찍은 후
이후 빠르게 바닥으로 추락하기 시작한다.
이정이 연인으로서도 사업파트너로서도 경린에게 상처를 주고 관계가 끝나버리고
모델로서도 최악의 상황까지 내몰린다.
그런 경린 곁에 끝까지 남아 있던 원준의 사랑에 드디어 눈을 뜨고 함께하려는데
그 마저도 절망으로 끝난다.
주인공들 모두가 처음엔 활기차고 희망찬 꿈을 향해 도전하여 재밌고 웃음 나기만 했는데
서로 간의 경쟁과 생각지 못한 상황들 속에서 절망을 겪고
마지막엔 누구 하나 웃는 사람 없이 모두 눈물 속에서 드라마가 끝난다.
감수성 예민했던 중3시절의 난, 이 드라마를 볼 때마다 눈이 퉁퉁 붙게 울어댄 기억은 아직도 선명하다.
재방송까지 다 챙겨보며 계속 울어댔다.
한두 명도 아니고 등장인물 십여 명 모두의 비극적 결말이 어린 나이에 너무 충격이었다.
드라마가 끝나고도 계속 그들을 위해 울어대며 슬퍼했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가슴 아프다. ㅠㅠ
왜 그렇게 절망적인 결말이어야 했을까. 어쩜 그러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다.
이 드라마 후에 '내 마음을 뺏어봐'에서 김남주와 한재석이 다시 함께 나오지만
또 두 사람이 이뤄지지 않아서 너무너무 슬펐다. ㅠㅠ
그 당시 한재석이 대부분 서브남주라 무조건 짝사랑하고 한 번도 사랑 안 이루어지는 캐릭터들만 해서
한재석이 너무 불쌍하고 마음이 쓰였었다. ㅋㅋㅋ
그 당시에는 연기력을 그리 크게 평가하지 않던 시절이라 ㅋㅋㅋ
김남주가 연기를 못했음에도;; 그 느낌만으로도 좋게 보이던 때였다.
보이시하고 통통 튀던 매력, 역할에 잘 어울렸다.
장동건은 당시에 좀 나쁜 역할들도 많이 하고 날카로운 느낌을 좀 냈던 것 같다.
여기에서도 복수에 눈이 멀어 사랑하는 사람까지 잃는 역할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나는 지고지순했던 한재석의 팬. ㅠㅠ
아이까지 낳은 유부녀 모델이라는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악착같았던 염정아도 잘 어울렸고
김남주 동생으로 나왔던 소지섭도 신선했다. 위에서 말했듯이 연기력을 크게 평가하지 않던 시절임에도 어색함이 줄줄. ㅋㅋㅋ
송선미도 백치미에 파격 삭발까지 감행하며 열심히 했지만 결말이 너무 슬퍼서 기억에 많이 남고 ㅠㅠ
정동환도 요상하게 외모와 말투를 꾸민 채 악독한 역할로 나와서 꽤 기억에 많이 남는다. ㅋㅋ
이선진도 농구선수하다가 그만두고 모델로 뽑히게 되는 역할이었고 ㅋㅋ
이석이라는 배우가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좀 여러 드라마에 나왔던 사람인데,
장동건의 삼촌으로 그의 복수의 대상이었고,
김남주가 처음에 모델학원 때려치우고 나와서 디자이너로 들어간 회사에서 다시 모델로 선발해준 사장역이다.
나중에 염정아와 썸씽이 생기고 이 분도 슬픈 결말을 갖게 되는. ㅠㅠ
그리고 이 드라마를 쓰면 늘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는데, ㅋㅋ
여기에 전광렬이 디자이너로 출연하여 경린의 재도약을 도와주는 역할로 나온다.
근데 그 사진들이 최근에 돌아다니며 느끼하다고 이상하다고 ㅠㅠ 막 그러는데 ㅠㅠ
그때 은근히 멋있었다는 점!! 꼭 말하고 싶다. ㅋㅋㅋㅋ
스타일이 달라져서 그래, 유행 스타일. ㅋㅋㅋㅋ
그래서 나는 전광렬 하면, 이때의 모습과 '청춘의 덫' 모습이 가장 좋다. 매력적이다. ㅋㅋ
저화질이지만 아직도 이 드라마를 소장하고 있다.
그런데 다시 볼 엄두가 잘 나지 않는다.
화질도 너무 좋지 않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이 너무.... 닭살돋는다. ㅋㅋㅋㅋㅋ
내가 가지고 있던 환상이 깨질까봐 못 보고 있는 중이다. ㅋㅋ
어떻게든 대본이라도 구해서 읽고 싶지만, 너무 옛날 드라마라 도저히 구할 수 없었다. ㅠㅠ
이젠 약 20여년 전 드라마라 아련한 기억으로 가득 남아 있는데
이 드라마 때문에 내 청소년기의 감수성이 풍부해진 느낌이 든다.
나도 언젠가 처절하게 슬픈 드라마 한번 써보고 싶다. ㅠㅠ
하지만 아무리 잘 쓴다고 해도 이 드라마보다 더 슬프게 쓸 수 있을까?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ㅠㅠ
그만큼 내겐 정말 대단하고 처절한 기억으로 남은 드라마. ㅠㅠ
언젠간 꼭 다시 보고 말테야~ ㅋㅋㅋㅋ
드라마만큼이나 슬펐던 OST
지금 들어도 드라마 장면이 떠오를 만큼 강렬한 삽입곡들.
1. 나 (메인 타이틀)
2. 하루만 - 황선웅
3. 너 하나만 사랑해 - 고한우
4. 마지막 선택 - 커넥션
5. 내 안의 천국 - 김재령
6. Hold me - Ebba Forsberg
7. 세상과 입맞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