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업 실무자 글쓰기 모임 두 번째 만남.
상수역 인근 '포도먹는 여우'에 모였습니다.
2시부터 3시까지.
창 밖에 비가 내렸습니다.
촛불 켜고 둘러 앉았습니다.
인사했습니다.
그동안 글 쓰며 느낀 이야기 나눴습니다.
각자 준비한 간식 나눠먹었습니다.
윤은경 선생님이 노틀담베이커리 빵을,
공유선 선생님이 도넛 가져왔습니다.
최정아 선생님이 대추토마토 씻고 다듬어 와 맛있게 나눠먹었습니다.
한수현 선생님 준비한 빵은 간식이 넉넉해 먹지도 못했습니다.
한수현 선생님 빵은 오늘 나눔 공간 빌려준 분에게 선물했습니다.
만들 책 모습
여섯 명이 함께 쓴 글을 묶습니다.
여섯 사회복지사 실천 이야기입니다.
한 명이 약 30쪽 정도 씁니다.
주제는 자유로우나
반드시 실천 이야기여야 합니다.
<일곱 제주 사회복지사 이야기>와 같은 모습입니다.
글 구성
오늘 각자 어떤 글을 쓸지를 나누고
그 글의 구성을 어떻게 할 지 나누고 싶었습니다.
선생님들이 써 온 글 읽고 나누니
세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각자 몫입니다.
오늘 나눈 이야기처럼,
30쪽 분량의 글이지만 그 글 안에서도 전개의 흐름이 있습니다.
단편들을 묶는다면 전체 글을 관통하는 주제가 있어야 합니다.
다음 7월 모임에서는 글의 제목과 소제목(목차)을 완성합니다.
7월까지 쓴 글을 정리해 가져와 나눕니다.
글 다듬기
여섯 선생님의 글을 하나 씩 읽으며 나눴습니다.
글 쓰면서 지켜야 할 원칙,
자주 틀리면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도 (아는 만큼) 조금 살폈습니다.
안내
- 독자를 상상하면 쓰면 좋습니다.
- 쓴 글을 소리내어 다듬으면 좋습니다.
소리내며 읽으면 어색한 문장이 보이기도 합니다.
- 쓰기 전에 많이 읽어야 합니다.
호모스크립투스 필독서, 다시 확인하세요.
http://cafe.daum.net/coolwelfare/RpOF/3
여기다 오늘 <신입 사회복지사의 좌충우돌 실천 이야기>까지 선물했습니다.
읽을 과제가 많습니다. 조금 미안합니다.
- 다음 모임은 7월 21일 2시부터 5시입니다.
(윤은경 팀장님 복지관 대청소 하는 날)
소박하고 정겨운 모임, 고맙습니다.
임병광 선생님 글 가운데 밑줄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어르신이 들어오셨습니다.
따뜻한 커피를 드리고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밀린 가스비를 지금 납부하고 오는 길이라는 어르신.
내일은 전기세를 납부하러 한전에 가실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반찬’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원래 오후 4시에 반찬을 전해주는 의료사협에서 오기로 했는데 이미 시간이 지났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전화가 왔는데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저는 무심코 말했습니다.
“집에 아무도 없는걸 알면 문고리에 걸어놓고 가겠죠~”
이 말을 들은 어르신은 지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이전에 반찬을 주러 왔다가 내가 없으니 문고리에 걸어놓고 갔는데
이후 그 담당자가 다시 왔을 때 무척 화를 내셨다고 합니다.
이렇게 문고리에 걸어놓고 가는 것은 짐승에게 밥을 주는 것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비록 얻어먹는 처지이지만 받는 사람에게도 염치와 자존심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문고리에 걸려 있는 반찬을 보면 이웃 주민들이 보고 손가락질 하지 않겠냐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기도 했다고 합니다.
순간 경솔하게 이야기 한 제 자신이 매우 부끄러웠습니다.
도움을 받는 사람이라고 하여 염치와 자존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르신은 ‘반찬’ 하나에 자신의 인격을 버리고 싶지 않으셨습니다.
그럴거면 차라리 반찬을 받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누구에게나 인격이 있습니다.
복지사업이라고 하여 ‘주는 대로 받으라’고 한다면 상대방의 인격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업이든 일방적으로 하기보다, 당사자에게 방법과 의견을 여쭙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계수훈 선생님 글 가운데 밑줄
지난 날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울 쯤 약속했던
(다른 기관 사례관리 실무자) 일행들이 도착하였습니다.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으려는 순간, 한분이 질문하였습니다.
“집 좀 둘러봐도 되요?”
어머님께서 고개를 끄덕이자 이방 저방을 열어본 후,
“아이고, 여기에 짐을 왜 이렇게 쌓아놨데, 집을 좀 치우셔야지요.
개수대에 설거지도 안되어 있고."
둘째를 보고 말했습니다.
"너 몇 살이니? 중학교 1학년이나 되었으면 다 컸네.
엄마가 못하면 설거지랑 방청소는 너라도 해야지, 안 그래?
어머님, 동주민센터 자주오시죠? 2~3일에 한번씩 본 거같아요.”
순간 당황스러워 제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찾아온 일행은 자리에 앉자 방문하게 된 이유를 전문가처럼 설명하고는
준비해 온 서류를 꺼내어 이러한 질문들을 하였습니다.
“요새 어려운 점은 없으신가요?, 필요한 것은 없으신가요?”
어머님은 조심스럽게 가사에 대한 지원과 나들이를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셨고,
그 말을 들은 그들은 저를 보고 질문하였습니다.
“장애인복지관에서 활동보조인 가사지원 가능하죠? 장애인가정 나들이도 지원하죠?
이전에 알고 계시던 가정이니, 우리보다 더 잘하시겠네.”
가정에 들어온 순간부터 펼쳐지는 무례함과 가벼움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어머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니
오늘은 이정도로 하고 돌아가시면 어떨지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한분이 가방에서 흰 가운을 꺼내어 입고 옆에 앉아계신 분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어머님께 얼굴은 안 나오고 본인이 필요하여 찍는 것이라 설명하는 순간
사진을 찍고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갔습니다.
그들이 돌아간 후,
방안에 어머님과 저, 둘째는 한동안 말없이 앉아있었고
선풍기의 모터소리와 넷째의 옹알이 소리만 들렸습니다.
공유선 선생님 글 가운데 밑줄
글쓰기를 하겠다는 다짐을 한 뒤 어느 어르신과의 이야기를 기록해 할지 궁리했습니다.
머릿속에는 두 분의 어르신이 떠올랐습니다.
지난 달 새롭게 만난 할머니 한 분과 2년 동안 사례관리로 함께 한 할아버지 한 분입니다.
궁리하던 때 두 어르신 모두 만나고 돌아오며 본말전도 된 내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실천을 위한 글쓰기가 아닌, 글쓰기를 위한 실천을 하려고 하였습니다.
이런 자신의 모습을 바로 발견하여 감사했습니다.
이 또한 기록을 위해 성찰하는 과정에서 보게 된 모습이기에 다시 한 번 글쓰기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사회사업과 글을 쓰며 성장 통은 계속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아프고 고민하는 만큼 성장하게 될 제 모습을 기대해 보려고 합니다.
셋이면 충분하다
박노해
헐벗은 에티오피아 시미엔 산맥에서
비스듬히 한 방향으로 머리를 맞대고 서있는
세 그루 나무를 보았다
해발 4천 미터 텅 빈 산정에
찬 바람은 거세게도 몰아치는데
셋은 바람을 거슬러 저항하듯
검푸른 머리를 들이밀고 있었다
셋이면 충분하다
혼자면 너무 외롭고
둘이면 불안하지만
시작은 작아도 셋이면 충분하다고
머리를 맞댄 세 그루 나무들은
고독한 최후의 게릴라들처럼
아니 최초의 전사들처럼
헐벗은 산맥이 푸른 숲을 이룰 때까지
시작은 셋이면 충분하다고
검푸른 새벽 여명 속에서
뜨거운 침묵으로 소리치고 있었다
첫댓글 본격적인 글쓰기의 시작.
어렵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한 발 더 내딛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병광 선생님 의미있게 이뤄온 일들, 그렇게 이루려 하는 일들
차곡차곡 모아 나눠주세요.
힘 보태고 싶어요.
촛불이 있어 따뜻했던 분위기를 사진으로 남기지 못해 아쉬워요~
또 한 달이 훌쩍 지나가겠지요??
윤은경 팀장님 대청소 날 뵙겠습니다: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