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가 국제화 시대에 맞춰 귀하신 몸이 됐다. 이미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영어가 정식과목이 됐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영유아들에게 영어 몰입교육을 시키기도 한다. 교회도 세계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해 영어주일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예배와 교육의 또 다른 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교회 속 영어. 한국교회의 영어교육을 점검하고 영어목회의 잠재력과 전망, 그리고 효과적인 운영방안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예배도 드리고 영어도 배우자." 교회에 영어 열풍이 거세다. 10여년 전 서울의 일부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시작된 영어예배가 중형교회 및 지방교회들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어린이나 청소년을 위한 영어예배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영어주일학교에 성공한 교회들의 특징은 '전문화'에 있다.
성석교회, 인프라 구축으로 성공
▲ 제대로 준비된 영어주일학교는 전도와 교회 성장의 견인차가 된다. 사진은 성석교회 영어예배 모습.
성석교회(편재영 목사) 영어교육은 한국교회 내에서도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성석교회는 2001년 영어예배를 시작했다. 영어교회를 통해 영어교육에 힘을 받은 성석교회는 2002년에 어린이 영어주일학교를 설립했다. 이어 2004년 영어중등부 주일학교와 2005년 영어영아부까지 개교하는 등 외연을 키워갔다.
규모 확대와 함께 인프라도 구축해 나갔다. 가장 눈에 띠는 부분은 전문인 사역자 배치와 전용 예배공간 마련. 성석교회는 사역 초기부터 외국인 선교사를 초빙해 영어교육 전문화를 도모했다. 또 2001년 준공한 선교관을 외국인교회로 독립시켜 주일학교 학생들이 마음껏 영어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했다. 성석교회 영어주일학교의 효과는 기대이상이라는 표현이 맞다. 처음 50명으로 시작한 영어예배는 현재 재적인원이 250명으로 늘었다. 그리고 부모의 손에 마지못해 끌려오던 아이들이 이제는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예배가 됐다.
영어주일학교는 교회 성장에도 큰 힘이 됐다. 당장 주일학교의 부흥이다. 영어주일학교 설립 당시 담당 교역자였던 김재영 강도사는 "주일마다 자리가 모자라 아이들이 앉을 의자와 공간 확보하느라 진땀을 흘리곤 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영어주일학교는 장년예배까지 부흥시키는 '전도 매개체'가 됐다.
어린이 영어주일학교인 '킹스키즈워십'은 현재 9시 30분 본예배 직후인 11시 30분에 드린다. 예배의 형태는 일반예배와 비슷하다. 찬양단의 영어찬양에 이어 대표기도, 설교 순으로 진행된다. 물론 예배 때 사용하는 모든 언어는 영어다. 특히 아이들의 영어 노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표기도를 학생들이 직접 쓰고 외워서 하고 있다.
설교는 파워포인트와 같이 오감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는 시청각 자료를 활용한다. 또 말씀을 기억하게 할 수 있는 자그마한 선물도 준비하는 세심함이 영어주일학교 성공의 열쇠다.
영어주일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권영희 전도사는 "처음에는 어색하고 외국어라는 장벽 때문에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진행하다보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욕심을 내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이어 "교사는 어린이들의 모델이 되기 때문에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꽃동산교회, 교육의 전문성 시도
어린이 선교에 남다른 열정과 그만큼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꽃동산교회(김종준 목사)도 영어교육 전문화로 승부를 본 경우다.
한국인이 외국어인 영어로 예배를 드린다는 것은 성인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은 꽃동산교회도 마찬가지였다. '교회가 아이들에게 영어와 만날 기회(장)를 제공해야 하는 시대가 됐음'을 인식했기에 주저하고만 있을 수도 없었다.
일단 교회는 주일 영어교육을 골자로 교회가 지닌 인적 자원에 집중했다. 외국어학원의 운영 경험이 있는 장로에게 영어주일학교 위원장을 맡기고 영어교육 현장에 있는 대학 교수와 교사들을 교재 개발팀 등 적소에 배치했다.
또한 어학교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훌륭한 외국어 선생을 만나는 일이기에 '표준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외국 목회자를 찾아 오랜 기간 기도했다. "한마디의 영어라도 제대로 듣게 해 주자"는 차원이었다. 이러한 꽃동산교회의 고급화 전략은 현실이 되어 두 명의 미국 원어민 목사가 유치·초·중·고 등 주일학교와 청장년을 오가며 영어 예배를 인도하게 했다.
꽃동산교회 현재 영어국(국장:박병균 집사)으로 독립했으며, 산하에 4개 부서로 구성되어 있다. 꽃동산교회의 영어주일학교는 영어구사능력이 아닌 학년별로 부서를 나눴다는 점이 특징이다. 학교나 학원에서는 능력이 곧 수준이 되고, 이는 경쟁으로 귀결된다. 그러나 꽃동산교회는 또래 아이들 간에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협동학습을 유발하고 있다.
영어 교역자는 영어담당 Gary W. Pare목사와 함께 4명의 교역자가 각 부서를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교회에서 직접 개발한 교재를 사용할 정도로 꽃동산교회 영어주일학교는 전문성에 초점이 맞춰있다.
이처럼 꽃동산교회는 외국어의 교육의 근본적인 원칙을 붙들고 양질의 영어 밥상을 교인과 교회 밖 불신자들에게 제공해 주고 있어 점차 지역사회 내에서 영어기관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주일학교 전문가들은 "영어예배의 열매를 따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투자와 인내가 필요하다"면서 "전문성을 갖춘 교역자를 세우고 양질의 교사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