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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1년초, 국내 자원개발의 총사령부격인 대한광업진흥공사(이하 광진공)의 자원탐사처 사무실. 장병두 자원탐사처장은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사진자료를 보고받았다. 프랑스의 인공위성 스폿(SPOT)-XS가 전남 해남 부근의 지형을 찍은 사진들이었다. 장처장의 지휘 아래 광진공 기술진은 며칠 동안 사진을 면밀하게 조사한 끝에 금광이 있음을 의미하는 여러 간접 증거를 찾아냈다. 놀랄 만한 결과였다. 원래 이곳은 납석을 채굴하던 광산이 있던 곳으로 15년 전부터 금이 있다는 소문만 나돌았을 뿐 그 누구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버려둔’ 곳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통적인 광상(鑛床)이론에 의하면 해남과 같은 화산지대에서는 금이 나올 수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금맥이 있다니…. 과거에는 자원을 개발할 때 사람이 직접 자원을 탐사하거나 비행기로 사진을 찍는 정도였다. 그러나 요즘의 자원탐사에서는 거의 인공위성을 이용한다. 인공위성의 카메라는 1m 크기의 물체까지도 식별할 정도로 성능이 발전해, 금이나 은 등 땅속에 묻혀 있는 보물을 찾는 데 필요한 자료들을 제공해준다. 물론 인공위성이 직접 금을 찾아주는 것은 아니다. 첨단 컴퓨터 탐사 기기를 장착한 인공위성은 조사 대상지역에 존재하는 단층, 절리, 암맥의 구조선 등을 찾아낸다. 땅 위의 틈은 눈에는 쉽게 보이지 않지만 위성 사진에서는 뚜렷하게 드러난다. 바로 이런 틈 속에 지하자원이 숨어 있거나 틈을 따라 지하자원이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사진에서 이런 틈이 나타나면 지하자원 탐사가들은 환호성을 지르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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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산성 없는 금은 그림의 떡 | ||
다음에 해야 할 일은 현장 지질조사다. 예를 들어 금을 찾는 탐사가들은 주변의 지질환경은 어떤지, 차돌 속에 금이 들어 있는지, 지하수에 금이 녹아 있는지 등을 조사한다. 광물에 박혀 있는 미세한 금 입자를 찾기 위해 전자현미경을 들이대고, 전파를 땅밑에 쏘아 지하구조를 측정하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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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지는 “노 터치” | ||
사실 금은 개도국이나 중위권 국가보다는 선진국에서 더 많이 생산해낸다. 전통적으로 다이아몬드와 금광으로 유명한 남아공이 2000년 기준으로 428t으로 1위를 기록했고, 그 뒤를 이어 미국(328.4t), 호주(290.8t), 중국(172.8t), 캐나다(158.4t), 러시아(125.9t) 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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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에 매료당하는 이유 | ||
여기서 금이 하고많은 광물 중에서 왜 통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사람들은 왜 황금에 매료되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기로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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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지 금광의 조건 | ||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은 수요의 측면에서 여전히 희소성을 자랑한다. 지질학자들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금의 양을 10억∼20억t 정도로 추정한다. 지각 1t당 함유량으로 환산하면 2∼5mg에 지나지 않는 희귀한 금속인 셈. 따라서 암석 1t당 금이 5g 이상 들어 있으면 광산으로 개발할 가치가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광진공의 장병두 처장은 이번에 개발된 해남의 은산광산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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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나라가 될까 | ||
이렇게 과거 금의 산출이 전혀 없거나 희박하다고 생각하던 암석이나 광물에서 대량으로 금이 함유돼 있음을 밝혀내는 방법을 이른바 ‘신(新)광상이론’이라고 한다. 광진공의 장병두 처장은 천열수 광상도 신광상이론에 의해 인공위성을 동원해 포착해낸 쾌거라고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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