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편하게 신었다고 산행에서도 운동화를 신어서는 안된다. 반드시 산에 갈 때에는 등산화를 챙겨야 한다.
• 화이트 마운틴은 6월이 지나야 눈이 완전히 녹는다. 간편한 옷차림을 준비하되 방풍의 등을 꼭 준비하자.
•먹을 수 있는 물과 초콜렛 등 간식거리를 챙긴다.
•평소 약을 먹는 사람이면 넉넉하게 챙겨둔다.
•산에 오르기 전 평소 준비 운동을 해둔다. 가벼운 조깅이나 걷기로 하체의 힘을 길러둔다.
‘산’은 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다. 그런데 꿈쩍 않고 있는 그 묵묵한 산이 비어있단다. 인간이 없어서 내가 없어서, 그저 산은 고독한 인간에게 고독함을 몸소 보여주는 것 같다. 내차 달려가고 싶지만 방법을 모른다. 어차피 자연으로 돌아갈 인간이지만, 산을 탐하지 않고서 어떻게 호락호락 자연의 마음을 배울 수 있겠는가.
보스턴 산악회 회장 김상호 씨(49)는 산에 이르는 방법을 전수하는 사람이다. 산이 좋아 산 찾아 다닌다는 사람들은 많이 있지만, 산 가는 길을 연구하고 조직을 만들어서 산행을 돕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산도 좋아해야 하지만 함께 오르려는 사람들을 향한 애정도 있어야 한다.
그저 취미라고 하기에는 살벌해(?) 보인다. 회원들을 위해 사전 답사하며 연구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닐 터이다. 뚝심이 없으면 못할 것만 같다. 본인 말로는 아마추어 등산객이라지만 보스턴 산악회를 공식 출범한 뒤 지난 주 첫 산행을 이끌어 온 김상호 씨는 산에 대한 예찬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는 영락없는 진짜 산사람이었다.
지난 해부터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산에 오르기 시작했으나 산행을 하고 싶어하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마음에 산악회가 만들어졌다. 이번 첫 산행은 초코루아(Mt. Chocorua) 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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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코루아산은 높다고 할 수는 없으나 장관 만큼은 일품이다. 초코루아산 정상으로 가는 길. | |
화이트 마운틴에서 100번 째로 높은 산이다. 4000피트가 넘는 산이 화이트 마운틴에만 48개. 초코루아는 3480피트로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경관만큼은 최상이다. 김 씨는 암석으로 펼쳐진 정상의 장관을 두고 “가 본 사람들만 아는 법”이라며 결국 말로 표현하는 것에 고개를 젓는다. 이번 산행에는 10여명이 함께 했다. 첫 참가들은 “이렇게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등산인 줄 몰랐다”며 감탄했다고 한다.
선두조와 후미조로 나누어 무전으로 서로 연락하며 정상에 이를 때까지 연락망을 구축하고 있는 시스템도 수준급이다.
“빨리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이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한다면 등산의 묘미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김상호 씨는 서로 이끌어주는 인간미 넘치는 팀워크야 말로 산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임을 강조했다. 산이 처음이라 마냥 두려운 신입 회원들을 잘 이끌어주는 것이 산악회의 임무, 그래서 김상호 씨는 ‘등반기록’보다 등반의 과정을 중시 여긴다.
나이도 성별도 체력도 다른 각양 각색 사람들이 서로 의지하며 정상에 이르고, 싸 온 도시락을 꺼내 나누어 먹는다. 산행을 통해 건강을 챙기는 것은 기본이요, 무엇보다 마음이 넉넉해진다는 것에 감사하다. 산에 오르면 고독한 것은 산이 아니라 내 자신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김 씨는 산에 오르는 것은 “소통의 기쁨”이라 했다. 어찌 보면 각박한 이민사회, 우리들은 서로 사랑하고 소통하며 사는 것일까. 산에서는 누구나 친구가 되고 마음을 터놓는다. 이해의 폭도 넓어진다. 미워할게 뭐가 있던가. 겸손해지고 부끄러워진다. 이번 첫 산행은 계곡 군데군데 눈 흔적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야말로 실록의 오월이라 모두가 마냥 행복하게 정상에 다다랐단다.
김상호 씨는 아내 김미선 씨와 늘 함께 산을 찾는다. 이민 생활 11년 차. 평일에는 레스토랑 주인이지만, 산행이 있는 주말에는 신입 회원들의 건강 상태까지 꼼꼼히 체크하며 조언하는 산행 리더로 변모한다.
다음 산행은 산행일 다음 달 7일 모나낙 산으로 떠난다. 회원끼리 교류하는 카페(
http://cafe.daum.net/bostonmountaineers)도 있다. 단, 함께 산행을 하지 않는 사람은 정회원이 될 수 없단다.
김 씨의 말처럼 산을 오르는 과정 속에 자연을 함께 배우는 기쁨, 그것은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함께 산에 오르면 체력이 좋으나 좋지 않으나,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보스턴 산악회 내에서는 평등하다. 자연 앞에서 모든 인간이 그러한 것처럼. 산에 오르기 전 만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산악회가 도와준다.
산은 쉽게 나다니기 힘든 학교다. 산은 그 자체로 교훈을 던져준다. 정상에서 브이자 폼 잡고 어린애된 듯 기념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도시락 까먹으며 정상에서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는 사람들이 마냥 부러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산행 문의: 978-569-3256
산행: 매달 첫째 일요일 , 세째 토요일.
(C)보스턴캡 한인연합신문 KAP, The Korean American Press, 7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