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쿠시야마 전철 사고 (福知山線 電車 脫線 事故)
지하철이나 전철(일본에서는 電車), 신칸센의 운행 시각표가 각 역마다 비치되어 있다.
각 운송기관은 정확히 예정된 시간을 지킨다. 어찌보면 바늘구멍 하나 여유 없는 느낌이 든다. 사카이시에 있는 사카이히가시(堺東)고교에서 한국어 강좌를 담당할 때의 이야기다.
이 학교의 위치는 이즈미가오카(泉ヶ丘)역에서 도보로 약 30분 걸린 거리에 있다. 버스 편이 자주 있지 않고 강의 시간과 맞물려 있지 않아 주로 걸어서 다녔다. 강의가 끝나면 빨리 전철을 타고 난바(難波)역의 OCAT빌딩까지 가서 한글 강좌를 해야 했다. 점심을 먹을 사이도 없거니와 전철을 타기 위해 사카이히가시 고교에서 빠른 걸음으로 시계를 보며 언덕길을 넘고 넘어 이즈미가오카(泉ヶ丘)역까지 도착해서 간신히 전철을 타던 기억이 새롭다.
일본 드라머 중에는 살인 사건 수사물이 많다. 열차나, 버스, 신칸센의 시간과의 다툼으로 알리바이 조작과 그 조작 시간을 해결해서 미궁의 사건 범인을 검거 한다는 식이 많다.
항상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운행하는 도로 교통기관의 바늘 구멍 하나 들어갈 여유 없는 운행과 사고 등으로 인한 시간의 흔들림으로 바늘 구멍의 헛점을 찾아낸다는 식이다.
2005년 4월 후쿠시야마 전철 사고 (福知山線 電車 脫線 事故)가 있었다. 커브길을 돌면서 차량이 탈선하여 인근 맨션아파트의 1층 주차장으로 곤두박질한 사건이다. 사망자가 100명이 넘고, 부상자가 500명이 훨씬 넘은 대참사의 사고였다. 운전기관사는 사망하였다.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온 매스컴이 떠들썩하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실시되기 전 당초에 사고 원인으로 승용차 충돌설, 철로선상의 자갈 방치설, 열차 속도 초과설, 비상 브레이크설, 차륜 상승설, 횡전복설, 유압 댄버 고장설 등 많은 원인설이 있었다. 그런데 민간 방송이나 주간지에서 이 사건을 다루는데 있어 JR서일본(西日本)철도 회사의 경영자세와 관련되었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회사는 기관사의 운행에 있어 도착과 출발 시간 엄수를 하지 못하는 경우 인간적 수모감을 느낄 정도의 과도한 직원 재교육연수를 한다는 것이다.
하여튼 운송기관의 정시 운행은 버스든 철도든 바늘 구멍 같은 여유 하나 없이 정확히 맞물려 돌아가는 시계톱니바퀴 속에 살아간다는 느낌이 든다.
첫댓글 개미집단 같은 생각이 드는군요.
일본에 많이 가본진 못하고 세번 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일본의 문화(상대방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 도시의 깔금함, 약속철저등)를 무척 좋아하지만
엄격한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저들의 삶에 무척 피곤하고 답답함을 느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