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1월 25일 토요일, 맑음 비.(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막 다리를 건너 말레이시아로 들어왔다. 버스에서 내려 자기의 모든 짐을 들고 입국 신고 사무실에 들어가 신고서와 여권을 제시했다. 입국 허가 도장을 받았다. 이 다리를 걸어서 건너는 사람들도 많다. 이제는 말레이시아다. 다시 말레이시아 땅을 밟은 것이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다. 우리 차는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잘 달린다. 태양 볕이 조용하게 그러나 뜨겁게 내리쬔다. 휴게소에 잠시 들러 점심을 먹는다. 도로나 건물은 깨끗한데 식당 메뉴 스타일과 운영하는 사람들을 보면 싱가포르보다는 한 수 아래다. 고속도로는 멋지게 정비되어있다. Kuala Lumpur 콸라룸푸르에는 오후 3시 30분경에 도착했다. 푸드라야 버스 터미널 옆길에서 모두 내린다. 시간이 여유가 있어 몇 군데 숙소를 방문해 가며 적당한 곳을 찾았다. 숙소는 많이 있었다. 우리는 PUDE Hostel(Jalan Pudu 거리)을 발견했다. 맘에 쏙 드는 호텔이다. 값도 저렴하고 교통도 좋고 깨끗하다. 알고보니 주인이 한국 사람이란다. 직원들도 친절하다. 번화가라 사람도 많고 주변에 7-up, 맥도널드, KFC 등 유명 상점과 식당도 많다. 숙소에 들어와서 짐을 풀었다. 샤워장에서 시원하게 샤워도 했다. 오후에 여유 있어 KL Tower를 방문하기로 했다. 시내 지도와 책을 들고 숙소를 나와 걸어간다. 찾기는 쉬웠다. 성 엔드류 교회를 만났다. 회교권 국가에서 만나는 교회는 반가웠다. 깨끗하고 깔끔한 교회다. 20분 정도 걸어가니 부킷나나스 공원이 있다. 언덕길을 올라간다. 남산 타워 같이 약간 언덕 위에 KL Tower는 세워져 있다. 해발 421m의 높이다. 정식 명칭이 Menara K.L인데 1996년 5월에 완성되었다. 입장료 15RM(링깃4,500원)을 내고 들어간다. 엘리비에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귀가 멍멍하다. 전망대에 들어서니 영어 이어폰을 준다. 시내의 빌딩들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콸라룸푸르 시가지 전체가 펼쳐진다. 숙소 옆에 있는 메이 뱅크도 보이고 메르데카 경기장도 성냥 상자 같이 작게 보인다.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쌍둥이 빌딩이 압권이다. 멀리 바투 동굴도 희미하게 보인다. 전망대 안에는 세계의 타워들이 전시되어있다. 서울타워는 237m, 이곳 타워는 421m로 네 번째다. 첫 번째는 캐나다의 토론토 CN타워로 553m이고 러시아의 Ostankino 타워로 540m, 중국 상하이의 타워가 468m로 세 번째란다. 놀라운 빛의 정원 도시 콸라룸푸르의 심볼로 우뚝 서 있다. 전망대는 약276m 높이에 있다. 스넥 코너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 야경을 보고 싶었다. 매점에는 먹을 것이 거의 떨어져 텅 비어있다. 약간 배가 고프다. 날이 어두워지니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여러 가지 색깔의 조명으로 도시의 빌딩들이 저마다 모습을 자랑한다. 온백색의 쌍둥이 빌딩이 역시 볼만하다. 에어컨이 있는 곳에 오래 있으니 춥다. 배도 고프고 피곤하기도 해서 전망대를 나왔다. 1층 중앙 홀의 천정은 보석을 박아 놓은 듯 화려하다. 독특한 회교 문양이 인상적이다. 걸어오자니 힘이 없어서 택시를 타고 숙소로 왔다. 저녁은 아래층에 있는KFC에서 엑스라지 햄버거 세트로 먹었다. 푸짐하고 흐뭇한 미소가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