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반 이상을 파리와 서울을 오가며 지내는 솔리드 옴므(Solid Homme)의 디자이너 우영미 대표와 우장희 전무. 그들이 숨 고르기를 하는 공간은 당연하게도 디자인 알레가 둥지를 튼 과천의 농장이다. 숲을 닮은 농장 안에 오롯이 자리한 집같지 않은 집. 그들의 세컨드 하우스이자 패밀리 하우스인 새로운 공간을 찾았다.
1 간결한 직선과 미니멀한 마감으로 완성한 거실 공간. 정면에 보이는 TV장과 파티션형 스틸 수납장은 모두 디자인 알레에서 제작했다. 수납장 안에 놓인 오브제들은 에이치픽스와 무아쏘니에 제품. 벽처럼 서 있는 왼쪽 빌트인장 안으로는 제법 많은 수납이 가능하며 수납장의 문짝과 천장 마감에 사용한 레드 오크는 풍산목재에서 맞춤 제작했다. 화이트 도장은 벤자민 무어의 페인트다. 2 디자인 알레가 디자인한 스틸 수납장 너머로 솔리드 옴므의 디자이너 우영미(우) 대표와 우장희(좌) 전무가 보인다. 둘은 솔리드 옴므(Solid Homme)가 시작됐던 20년 전부터 함께한 동료이자 친자매 사이다. 감성적인 미니멀리즘 스타일의 남성복 ‘솔리드 옴므(Solid Homme)’와 ‘우영미(wooyoungmi)’는 오랜 세월을 관통해 여전히 유효한 스타일로 우영미만의 색깔을 구축했고 그들의 메인 테마인 ‘솔리드(Solid)’ 감성 역시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초 자리를 잡은 과천의 디자인 알레 농장. 그 사이 울창해진 숲과 농장 안에 여전히 평온한 두 개의 건축물이 서 있다. 디자인 조경업체 디자인 알레 우경미 사장의 집으로 소개됐던 이 공간은 디자인 알레의 작업실이자 농장, 워크숍 공간, 쇼룸으로 활용되는 열린 공간인데, 그중에서도 두 개의 동으로 나뉘어 있던 건축물은 디자이너, 아티스트 등 뜻이 맞는 이들과 함께 나누고자 기획했던 장소다. 올해 중순에는 레트로&스칸디나비안 스타일 가구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디자인 와츠가 2층에 자리를 잡았고 올해 말에는 한국적인 작업으로 정평이 나 있는 모노콜렉숀도 이곳으로 이사를 올 예정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하나 꾸려지고 다져지는 디자인 알레의 과천 농장에 또 한 번 새로운 가족을 들였다. 디자인 알레 우경미 사장의 친자매이자 패션 브랜드 솔리드 옴므의 디자이너인 우영미와 우장희 전무다.
몹시 활동적인 호두는 우장희 전무의 아침 산책길 길동무이자 이 집의 귀염둥이다. 우장희 전무의 옆 쪽으로 드레싱룸으로 통하는 문이 보인다. 거실의 넓고 편안한 소파는 플렉스폼, 주방 가구는 리바트 제품이다. 아일랜드 테이블 위 펜던트는 오래전 콘란숍에서 구입한 것.
“바쁜 스케줄 때문에 건강이 염려되는 솔리드 옴므 식구들이 이곳에 함께 지내게 됐어요. 1년에 반 정도는 파리에 머무는데, 한국에 와서도 바쁜 일정은 끝나지 않더라고요. 잠시라도 온전한 휴식이 있는 공간이 있으면 하던 차에,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던 이 공간이 제격이라고 생각했어요.” 솔리드 옴므 자매의 맏언니인 디자인 알레의 우경미 사장은 자신의 집과 데칼코마니처럼 마주하고 있는 이 공간에 그들의 세컨드 하우스이자 패밀리 하우스를 완성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전적으로 디자인 알레의 우경미와 우현미가 맡았는데 섬세하고 감성적인 미니멀리즘이 돋보이는 솔리드 옴므의 패션 스타일을 그대로 해석한 듯한 공간이다. 그 유창하고 명확한 해석은 거실부터 시작된다.
3m 길이의 애시 소재 테이블은 디자인 알레에서 디자인하고 제작한 것. 나무는 풍산목재. 그 앞으로 날것의 느낌이 그대로인 통나무를 스툴 삼아 놓았다. 테이블 앞으로 난 긴 창 덕분에 디자인 알레의 과천 농장이 병풍처럼 집 안으로 들어온다.
이 집의 메인 컬러인 화이트로 마감한 리바트 부엌, 아일랜드 테이블은 스틸 소재로 디자인 알레가 제작했다. 아일랜드 스툴은 칸디하우스 제품으로 웰즈에서 판매하며 주방 창가에 놓인 도자기 오브제는 에이치픽스와 무아쏘니에 제품이다. 바닥부터 이어지는 목재 마감 덕분에 거실의 빌트인장이 벽처럼 느껴진다.
레드 오크 우드로 바닥부터 천장까지 마감한 거실은 마당의 농장을 병풍처럼 들일 수 있는 넓은 창까지 이어진다. 스틸 판으로 제작한 화이트 컬러의 수납장과 애시 우드 소재의 테이블, 넓고 편안한 소파가 거실 가구의 전부다. 주방 역시 거실의 일부로 오픈된 형태. 바닥은 글로시한 타일로, 벽은 화이트 도장으로 마감했다. 과감한 건축적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고 장식은 최대한 덜어냈다.
서재는 재미있는 위치에 그림 같은 창을 가졌다. 블랙 컬러의 가죽 소파는 오래전 세컨드호텔에서 구입. 구조적인 디자인의 책상과 의자는 어라운드테이블 제품. 바닥 타일은 유로세라믹 제품이다.
디자인 알레 스타일의 자유로운 식물 연출 옆으로 서재의 입구가 보인다.
온 종일 집을 환하게 채우는 빛과 창 밖의 농장, 더 멀리 보이는 자연 풍경이 이 집의 장식적인 요소라면 요소랄까. 워낙 집같지 않은 구조의 건물인지라, 침실과 서재, 욕실 등 독립적인 공간마저도 유기적인 동선으로 연결된다.
풍경화를 들여놓은 듯 자리 잡은 낮은 창, 하늘이 그대로 열리는 천창이 자연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만들어주는 욕실. 디자인 알레 특유의 꾸밈 없는 조경 느낌도 살아 있다. 바닥과 벽 마감은 스기목을 사용했고 욕조와 세면대, 변기는 모두 아메리칸 스탠다드 제품을 사용했다. 세면대를 올려둔 욕실 가구는 디자인 알레가 제작한 것.
1 헤링본 패턴으로 마감한 마루는 구정마루 제품으로 사선형 천장 몰딩과 조화를 이룬다. 이 집의 다른 공간과 달리 침실은 짙은 원목과 거친 소재의 화기를 활용해 내추럴하게 꾸몄다. 2 침실 앞쪽으로 욕실이 자리한다. 욕실과 침실이 만나는 통로 왼쪽으로 서재가 이어지는 구조.
“따뜻하고 밝은 집이되 너무 복잡하지 않은 집이었으면 한다는 것이 디자이너 우영미와 우장희 전무의 유일한 요구였어요. 옷과 신발이 많아서 신발장과 드레싱룸 등 수납공간이 필요하다고 했고, 사는 공간이라기보다는 머무는 공간이라 서재나 침실이 있긴 하지만 개방적인 거실에 더 신경을 썼습니다.” 인테리어를 맡은 디자인 알레의 우경미, 우현미 대표는 이곳이 세컨드 하우스인 동시에 주말이면 휴식을 위해서 가족과 스탭들이 모이는 개방적인 공간이란 점을 놓치지 않았다. 공유와 가변성은 이 집에 꼭 필요한 미덕이었다.
1 벤자민 무어의 페인트로 어두운 벽돌색을 칠한 계단실. 집 안과 달리 어둡게 마감한 계단실에는 바닥부터 옥상까지 이어지는 긴 창이 인상적이다. 2 계단실을 통해 오르면 키가 낮은 다육식물과 친근한 돌나물이 물결 모양으로 퍼져 있는 옥상 정원이 나온다. 이곳에서 조경은 장식이 아니라 생활. 불쑥 솟아오른 갈대나 바람에 날려오는 씨앗에도 차별 없이 자리를 내어줄 준비가 된 인심 후한 공간이다. 청계산, 우면산, 관악산으로 둘러싸인 배경이 이 정원의 완성이다.
과감한 선과 미니멀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집을 나와 계단실로 향하면 이 집의 백미인 옥상 정원이 나온다. “굳이 관리해야 유지되는 정원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정원을 원했어요. 돌나물이나 구근식물처럼 혼자 꿋꿋하게 잘 지내는 낮은 키의 식물들을 심었고 주변의 산 풍경을 정원의 일부로 끌어들이도록 시야를 열어두었죠. 군데군데 비어 있는 공간에는 바람에 날려오는 씨앗들이 싹을 틔워도 좋겠다 싶었고요. 저희 농장만 해도 자연에 그대로 맡겨 지금의 모습을 얻었거든요. 물론 의도하고 심은 나무도 있고 때때로 잡풀을 뽑아주긴 하지만, 지력을 돋우어주기 위해서 농약이나 인공적인 관리는 일절 하지 않아요.” 디자인 알레 우현미 실장의 설명이다.
앤틱 스타일의 유리 상판을 덮은 철제 테이블은 디자인 알레에서 제작했다. 옥상 정원의 난간 옆으로는 잘생긴 에그 스톤이 두런두런 모여 있다.
각자의 영역에서 출중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네 자매는 겸손함과 꾸밈없는 성품까지 지녔다. 그리고 그들은 고맙게도 남들이 흉내내기 힘든 자기만의 감각을 부릴 줄 안다. “어릴 때 저희는 당시 ‘보보스’라고 표현하면 적당할 만한 부모님 덕분에 항상 좋은 것과 신기한 것을 주변에 두고 자랐어요. 집이 아무리 좁아도 늘 정원을 마련해두셨던 기억이 있어요. 어머니는 원단과 관련된 일을 하셨고 아버지는 건축가셨는데, 두 분의 재주와 취향이 저희에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싶어요. 지금도 대학생인 제 딸은 제 옷장보다 외할머니 옷장에서 탐내 하는 물건이 더 많을 정도지요. 알레가 사용하는 내추럴한 화기나 스타일링도 어릴 적 집에서 받던 느낌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경우가 많고요.” 촬영이 있던 다음날 파리로 출국할 예정이던 디자이너 우영미는 자매들이 어린 시절 공유하고 있던 기억이 지금의 자신들을 만든 밑거름이 아닐까라고 이야기했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을 벗 삼고 가치 있는 물건들을 일상 삼은 그들의 삶은 세월에 고스란히 흡수돼 지금에 이르렀다. 자연을 친구 삼는 삶, 가족의 소중함을 몸소 실천하는 삶, 그리고 자연스러움 그 자체를 존중하는 삶. 추억과 시간을 공유하는 평온한 이 공간이야말로 진정한 그들의 드림 하우스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1 리바트 미니멀한 모더니티가 돋보이는 이 집의 부엌은 리바트의 ‘크레존 글로시 화이트’를 적용했다. 최고급 친환경제품인 자작나무 보디를 사용해 내구성, 내수성이 뛰어난 리바트의 크레존 글로시 화이트. 물에 가장 민감한 주방의 특성을 감안해 불림 현상이 없고 무거운 식기류에도 휠 걱정이 없는 최고급 자작나무 보디만을 사용했다고. 또 글로시한 마감과 미니멀한 도어 디자인은 타일과 원목으로 마감한 공간 인테리어와도 조화를 이룬다. 문의 02-3480-8075, www.livart.co.kr 2 아메리칸 스탠다드 글로벌 욕실 전문 기업인 아메리칸 스탠다드는 120년의 노하우로 다양한 욕실 솔루션을 제공하는 브랜드다. 자연과 어우러진 풍부한 욕실을 완성하기 위해 디자인 알레가 선택한 것은 인체 공학적 디자인의 ‘아이디에스 클리어 벽걸이 세면대’와 미니멀한 디자인의 투피스 ‘토닉 2PS 양변기’, 매입 형태로 설치한 욕조 ‘모멘트 욕조’로 디자인 알레의 꾸밈없는 디스플레이와 개방적인 건축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있다. 그 밖에도 욕실의 모든 수전과 주방의 수전도 아메리칸 스탠다드 제품. 문의 www.americanstandard.co.kr, 1588-5906
1 한국벤자민무어페인트 친환경 성능이 인증된 프리미엄 제품만을 소개하는 벤자민무어의 페인트를 사용. 건축적인 구조와 미니멀한 디자인을 강조하기 위해 인테리어 마감은 모두 페인트로 도장했다. 2층 주거 공간 전체는 내추럴한 화이트 컬러로 계단실과 복도, 2층 옥상 정원의 실내는 어두운 벽돌색을 컬러를 사용했다. 벤자민 무어의 페인트는 내부용, 외부용으로 적용 가능한 4천여 가지의 컬러를 만날 수 있다고. 문의 www.benjaminmoore.co.kr, 02-3486-1700 2 풍산목재 특수목, 목조자재, 내외장재, 창호재 등 다양한 종류의 목재를 가공하고 판매하는 목재 전문 업체. 우영미와 우장희의 세컨드 하우스에는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사용됐는데, 거실의 빌트인장부터 이어지는 천장 마감은 레드 오크로 욕실의 목재 마감은 수분에 강한 스기목으로, 또 제작 가구는 애시 우드를 사용했다. 모두 풍산목재에 의뢰해 구입 가공한 제품으로 이 집의 가장 중요한 인테리어 요소가 됐다. 문의 031-767-5588, www.pswood.co.kr
구정 디자인마루 마루재 전문기업 구정마루가 국내 처음으로 소개하는 디자인 마루. 수입산 원목마루에서나 가능했던 패턴 마루를 소개한 구정마루는 원자재 수배의 어려움, 힘든 가공 공정, 시공상의 까다로움을 극복하고 디자인 마루를 출시했다. 우영미와 우장희의 미니멀한 세컨드 하우스의 침실에서 만날 수 있는데, 헤링본 패턴의 ‘프라하(Praha)’로 보다 이국적이고 아늑한 분위기가 눈에 띈다. 이 밖에도 가로세로 연속무늬의 모자이크 시공, 대청마루 모티프의 H자 시공, 악센트 컬러를 믹스한 줄무늬 시공 등도 선보이고 있다. 문의 02-556-8685, www.kujungmaru.co.kr
에디터 : 곽소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