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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중에 비가내려 우려하던 우중 트레킹을 첫날부터 해야하나? 텐트 천장을 때리는 빗소리에 잠을 설치다가 새벽녘에 비가 멈춰 05시쯤 눈을 뜨고 말았다. 배낭을 어떻게 꾸려야하고, 카고백에는 무엇, 무엇을 남겨놓고 맡겨 놓느냐를 수도 없이 계산을 해보아도 별 신통한 묘안이 떠 오르지 않는다. 한국에서 부터 너무 많은 짐을 챙겨왔기 때문이다.
최대한 배낭을 가볍게 해야 한다는 결론만 내리고 연화를 깨워 텐트 내부에서 배낭과 카고백 정리를 해보기로 한다.
텐트 내부를 대충 정리하고 밖으로 나와보니 언제 비가 왔냐는듯 하늘이 쾌청하다. 좋은 출발을 할수있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바로 옆 텐트에서 외국인이 나오더니 너무 일찍부터 철수준비를 하며 떠드는 우리들의 소리에 잠을 자지 못했다고 항의를 한다. 외국인의 배낭 팩킹을 보니 피켈과 크램폰이 장착된 것을 보니 아마도 설벽 등반을 가는 모양새다.
텐트가 너무 다닥 다닥 붙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첫날이라 너무 서두른 탓도 있어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데도 계속 알아듣지도 못한 말로 지껄인다. 말이 통한다면 한바탕 하고 싶지만 참을 수 밖에 없다.
텐트를 철수하고 배낭과 카고백을 밖으로 꺼내놓고 배낭과 카고백을 다시 정리한다. 우선 배낭무게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각자의 배낭에 공동장비를 분배하고, 나머지 배낭에 각자가 짊어지고 갈정도의 필수 소지품을 채워 넣기로 한다.
텐트를 철수하는 노짱과 연화
출발전 캠핑장의 모습
각자의 배낭을 최소 무게로 맞추었지만, 두 남자의 배낭 무게는 16~18kg, 두 여자의 배낭 무게는 9~10kg이다. 선답자 명섭 후배가 배낭이 절대적으로 무겁다고 더 줄여야 된다고 채근을 한다.
이것도 빼고 저것도 빼고, 어지간 한 것은 모두 카고백에 쑤셔 넣었는데도 배낭의 무게가 만만찮으니 어쩔것인가. 그러다 보니 카고백도 두 사람이 들기에도 버거울 정도로 무겁다. 아무튼 카고백은 캠핑장에 보관을 한다. 정산은 카고백 찾아가는날 정산을 하는데 하루에 4유로라고 한다. 지금 형편에 돈이 문제가 아니다. 어차피 TMB를 마치고 다시 아롤레스 캠핑장으로 돌아오는 스케줄이니 돌아와서 찾기로 하고 보관을 하고 출발 하기로 한다.
명섭후배 부부와 일행 한분이 찾아와서 우리의 출발을 격려하며, 간식으로 먹을 빵을 준배 준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만난것도 반가운데 여러가지 배려까지 해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우리의 출발을 보기 위하여 명섭 후배 내외가 찾아왔다.
팀원들과 파이팅을 다짐하며...
카메라 샷 한번 더...
아롤레스 캠핑장에서 TMB의 첫 출발의 파이팅을 뒤로하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명섭 후배가 버스 정류장까지 배웅을 해준다. 어제 제네바 공항에서 이곳 샤모니 수드(Sud) 버스정류장까지 셔틀 버스를 타고 왔었다. 다시 이곳에서 1번 버스를 타고 레우쉬(les Houches)로 가야 한다.
샤모니 수드 버스 정류장에서 몽블랑 정상을 배경으로...
버스 승차장의 원삼이와 연화
트레커들로 붐비는 버스 정류장
버스 정류장에서 바라보는 몽블랑 정상의 햐얀 산이 햇빛을 받아 빛나고 있다. 여기가 바로 알피니즘의 발상지 몽블랑이다. 지금 그 곳에 우리가 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샤모니 수드 버스정류장에서 1번 버스를 타고 20여분 후, 레우쉬 지역 TMB 출발과 도착을 기념하는 관문에서 버스를 내린다.
레우쉬 버스 정류장에 내린 원삼이
출발과 도착을 기념하는 관문 아래 원삼이와 연화
레우쉬(les Houches)버스 정류장에 내려 TMB 출발 지점에서 기념 사진 한컷 하고, 벨뷔(Bellevue)까지 타고 갈 케블카 승강장을 찾아보나 케블카 라인도 보이지 않고 승강장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가 아닌가 망서리다가 가는 방향으로 더 진행을 한다. 자신 없이 진행하는 나를 보고 다들 한 마디씩 한다. 첫날부터 알바를 하니 마니...
한참을 걸어가니 버스 정류장이 보이고 등산객들이 많이 보인다.
알바도 아니고 착오도 아닌 버스 한 정류장 전에 하차를 한것이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보았던 TMB 관문을 보고 버스에서 내린것이 한 정류장 못가고 내려서 한 정류장 구간을 더 걸어 가야 할 뿐이였다. 덕분에 TMB 출발,도착지점을 알리는 관문을 통과하는 의식(?)을 치룰수 있었다.
가까스로 케블카 승강장을 찾았으나 오늘이 토요일인데도 웬지 승강장 같아 보이지 않고 사람들도 보이지 않는다. 오늘이 7월 30일 토요일이면 극성수기라서 케블카도 늦게 가면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된다고 명섭 후배의 당부도 있어 익히 알고 왔는데, 이렇게 한산하다니...이리 저리 살피다가 허접한 매표소 같은 곳을 찿아 물어보니 벨뷔로 올라가는 케블카 승강장이 맞다고 한다. 그런데 오가는 케블카도 보이지 않고 타려는 사람들이 우리 팀원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티켓 매표에 성인 1명, 시니어 3명으로 말하고 티켓팅을 하는데, 여권도 확인하지 않고, 성인 1명(정상 가격), 시니어 3명(할인 가격)의 돈을 받고 티켓을 내준다. 여권 확인 없이 티켓을 준다는것을 사전에 알았다면 시니어 4명이라고 말해도 될뻔 했다.
케블카 탑승 티켓을 받고 2층 높이의 계단을 올라가 보니 케블카가 정차해 있고, 탑승 통제 줄이 쳐있다.
케블카 입구 계단에 배낭을 내려 놓고 한참을 기다리니 애들을 포함한 몇사람이 올라온다. 곧이어 매표소에서 티켓을 팔던 여자가 올라오더니 탑승 통제줄을 걷고 탑승을 하라고 하더니 케블카를 작동, 운전을 한다.
레우쉬 1,010m 바닥에서 1,801m 벨뷔까지 약800m 직상하는 케블카를 가정주부 같은 여자가 아무렇지 않게 운전을 하다니 그저 싱겁기만하다.
넷(인터넷)상으로 보면가이드 팩 팀이 아니면 이 케블카를 타지않고 2시간에 걸쳐 보자 고개(Col de Voza 1,653m)까지 걸어서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다. 나 역시 처음 계획을 할 당시 2시간여를 걸어서 올라갈 것인가. 케블카를 타고 단숨(5분 정도 소요)에 올라갈 것인가를 고민하였었다. 결과적으로 케블카로 오르기로 낙점되었지만,
케블카에서 레우쉬 시내를 내려다 보며 급상승 하는 케블카 안에서 카메라 앵글을 맞춰 보았으나 역광으로 신통치가 않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에 벨뷔(Bellevue 1,801m)에 도착을 한다.
케블카 안에서 몽블랑 주변 설산에 카메라 앵글을 맞춰 보지만, #2
케블카 안에서 레우쉬 시내를 내려다 보며 #3
벨뷔 케블카 승강장
벨뷔에 도착하여 본격적인 트레킹 준비를 한다. 벨뷔 케블카 승강장앞 광장에 세워진 TMB 전용 표식의 이정표에 우리가 가야할 방향으로 거리는 표시되어 있지 않고 소요 시간만 표시되어 있는데, 트리코 고개 2h 15. 미아주 산장 3h 35 라고 되어 있다.
과연 각각의 표시 지역까지 저 시간대에 주파를 할수 있을것인가. 넷상으로 여러 가설이 있지만 TMB 이정표에 표시된 소요 시간은 유럽이나 서구 사람들처럼 체격이 크고 체력도 좋은 트레커들이 데이 백을 메고 걷는 시간대라고 하고, 우리처럼 체격도 작고 무거운 와일드 캠박 배낭을 메고 트레킹 하는 사람은 표시된 소요 시간에 1.5배 정도 가산해야 된다는 것이 선답자들의 대체적인 경험치라고 하니, 믿을수도 안 믿을수도 없는 노릇이다.
TMB 트레킹은 시계 방향과 반 시계방향으로 도는 두가지가 있는데, 어떤 이유에선지 모르지만 7~80%가 반 시계방향으로 진행을 한다. 우리도 역시 반 시계 방향으로 진행을 한다.
첫날 TMB를 시작하는 날씨는 최상이다. 우리의 TMB 첫날을 축하해 주는듯 맑고 쾌청하다. 오늘의 목표는 트휙산장까지이지만, 무리를 할 필요 없이 워밍엎을 한다고 생각하고 걸어 볼 심산이다. 오늘의 트레킹 컨디션을 바로미터로 삼아 전 일정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벨뷔 안내 이정표와 함께 멀리 몽블랑 정상이 손짓하고 있다.
벨뷔 케블카 승강장에서 화장실부터 해결을 하고, 오늘 전 일정 하루를 오롯이 두발로 걸어 목적지까지 가야한다. 몸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한다. 트레킹 도중 네사람 중 한사람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중도 포기를 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환기 시키고 최상의 파이팅을 하기로 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첫 단추를 잘 꿰어야 종주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팀원들과 함께 다짐을 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트레킹을 시작 한다.
벨뷔 전망대 산정에서 150m정도 내려기면 르 파예(Le Payet)에서 니 데글(Le Nid D'aigle 2,372m)까지 운행하는 산악 괘도열차의 벨뷔 간이역이 나온다. 니 데글역은 괘도 열차의 종점으로 몽블랑 정상 등정을 하려면 니 데글까지 산악 괘도 열차를 타고 귀테산장(Refuge du Gouter2,400m)으로 올라가야 한다. 10여년전 나도 한때 몽블랑 정상 등정을 꿈을 꾸며 공부를 한적이 이었다.
벨뷔역 철길을 건너 왼쪽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라(L'Are 1,760m)까지는 완만하게 오르 내림을 하는 쉬운 구간이다. 내가 선두 가운데 두 여자 그리고 원삼이가 후미를 맡아 진행을 하기로 한다.
첫날부터 나의 작은 사고가 발생한다. 바위 지대에 쳐 놓은 굵은 철사줄을 왼손으로 잡고 가다가 튀어나온 철사 가닥에 검지 손가락을 찔려 상처를 입었다. 날카로운 철사가 깊게 스쳐 피가 제법 많이 나와 응급조치로 바위에 낀 이끼를 뜯어 싸매고 뒤따라 오는 팀원들에게 철사줄에 철사 가닥이 튀어 나온 부분이 있으니, 조심할것을 주의를 주고 진행을 계속한다.
라(L'Are) 까지는 두번의 갈림길이 있다. 첫번째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빠지는 길을 버리고 직진을 하여 라(L'Are)에 이르러 우측으로 꺽어지는 길을 택한다. 이 후부터는 내리막 급경사지역이 나오는데, 내리막이 시작되는 나무 그늘아래 배낭을 내려놓고 첫번째 휴식 시간을 갖는다.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급경사 내리막길을 지그재그로 내려가며 조심 또 조심을 당부하고 진행을 한다. 곧 이어 굉음과 우렁찬 물소리가 들리며 내려가는 길목으로도 적은 물이 흘러내려 바위나 나무뿌리가 미끄러워 긴장을 해야하는 구간이 나온다. 이어서 몽블랑 남쪽 설벽의 비오나세이 빙하에서 부터 힘차게 쏟아지는 거대한 계곡물을 가로 지르는 넷상으로 유명한 흔들다리가 나타난다. 네팔 히말라야 지역에 흔히 설치되어 있는 일명 히말라야 브릿지 라고 부르는 흔들 다리다.
흔들다리를 건너는 팀원들
TMB 트레커라면 이 흔들다리에서 카메라 샷을 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유명한 기념물이다. 히말라야에서 이런 다리를 수 없이 건너 본 나지만 다리 가운데 쯤에선 흔들림이 심하다.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약갼 당황할 수도 있겠다 싶어 팀원들에게 주의를 당부한다, 만약 다리 위에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올라서면 위험할 수 있을것 같은 조금 부실한 다리다.
조심 조심 흔들다리를 건너는 팀원들 #2
팀원들이 흔들다리를 다 건너고 이제 트리코 고개를 향해 올라가야 한다. 여기서 부터 미아주산장까지는 물이 없다는것은 사전에 익히 알고 있었고, 샤모니 캠핑장에서 명섭 후배도 미아주 산장까지는 물이 없으니 반드시 히말라야 다리 근처에서 물을 확보해야 된다고 하였다. 그런데 히말라야 다리를 건너기 전인가. 다리를 건너서인가 정확히 인지를 하지 못했는데, 우리 팀원들도 그 부분에서는 정확한 기억이 없다고 한다. 히말라야 다리 건너기 전 작은 물줄기에 음용이 가능한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지만 무거운 배낭 때문에 한걸음이라도 더 가서 물을 확보하려는 안일한 생각에 다리를 건너고 보니 음용 가능한 물을 확보할 수 없었다. 다리를 건너기 전에도 작은 샛 계곡으로 맑은 물이 흐르는것으로 보아 다리를 건너서도 그런 샛 계곡에 음용 가능한 물이 흐르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를 하면서 트리코 고개 방향으로 올라 간다. 그런데 올라가면서 살펴 보아도 작은 계곡은 있지만 물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 몽블랑의 기상에 비가 많이 오지않고, 온도가 너무 높아 빙하도 많이 녹았다고 하는데, 너무 가물어서 그런가를 탓하며, 좀 더 올라가면 혹시나 물이 있을까하고 올라간다. 그러나 역시 물은 보이지 않는다. 마실 물도 없이 쨍쨍 내려 쬐는 햇볕아래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는 것은 죽음인 것이다. 조그만 방심이 이렇게 큰 문제로 비화된것은 자업자득이다. 입이 열개라도 팀원들에게 할말이 없는 노릇이다.
쉴만한 장소가 있어 휴식을 취하기로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야생 불루베리가 지천에 깔려있다. 허겁지겁 한 움큼 따서 먹어보니 시큼 달콤한게 갈증이 약간 해소 되는것 같아 ek와 연화를 불러 잠시 쉬면서, 주위에 불루베리가 많으니 갈증해소에 도움이 될것 같으니 불루베리를 따 먹어보라고 한다. 마실 물이 있었으면 쳐다 보지도 않을거면서...
팀원들에게 첫날부터 시행 착오를 겪게하다니 리더로써 자격 미달이다. 미안한 마음을 금할길이 없다.
야생 불루베리가 지천에...
뒤 늦게 올라 온 원삼이 배낭을 벗어놓고 물이 있을만한 곳을 찾아 나서고, 나는 트리코 고개 방향에서 내려오고 있는 외국인 트레커들에게 물이 있으면 조금 달라는 염치없는 물 동냥을 해 본다. 외국인 부자 관계인듯 싶은 트레커가 나의 부탁에 흔쾌히아들의 배낭에 들어 있는 비상수를 꺼내게 하더니 나의 500cc 물병을 가득 채워 준다.
여기서 히말라야 다리까지 20~30분 내려가면 물이 많으니, 물이 별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고마운 일이다. 고맙다는 인사를 넘치게 하고 ek와 연화를 불러 물병을 주며 한 모금씩 갈증을 해소하라고 하니, 물이 어디서 나왔느냐고 깜짝 놀란다. 전후 사정을 이야기 하니 쓴(?) 웃음을 짓는다.
물찾으러 갔던 원삼이가 물은 찾지 못하고, 그 대신 건저 온 야생화 꽃밭 풍경
아침 캠핑장을 나서고 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아 다들 배가 고플것이기에 넘어진김에 쉬어 간다고 물이 있으니, 캠핑장을 떠날때 명섭 후배가 준 빵으로 간식을 한다.
물 찾으러 갔다가 헛걸음 수고만 하고 돌아 온 원삼
빵 한 조각씩 먹었으니, 다시 힘을 내 올라가야 한다. 올라 갈 트리코 고개 방향을 올려다 보니 아직 까마득하다. 인터넷상 사진으로 보면 완만한 오르막길로 쉽게 갈수있는 길로 보였는데, 막상 걸어보니 상당히 힘든 길이다.
TMB 첫날이기도 할 뿐더러 국내에서 출발전 준비과정에 많은 시간이 있었음에도 실전과 같이 무거운 배낭을 메고 하중 훈련 산행을 해 보지 않고, TMB를 만만하게 생각하고 도전했으니 무모한 짓이라고 해도 할말은 없다.
나만의 문제라면 어찌 돌파한다고 하지만, 팀원들에게는 어려운 트레킹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던져진 주사위를 거두어 들일수는 없는일 아닌가.
이 곳에서 트리코 고개로 가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그냥 계곡으로 계속 올라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우측 급사면을 치고 올라 평탄한 사면길을 걷는 것이다.
우리는 두 말 할것도 없이 계곡길을 택하고 올라간다.
트릿 고개 오르막 물 동냥하고 쉬었던 곳
트리코 고개로 오르고 있는 원삼이의 우측 사면길이 우리가 쉬는곳에서 급사면을 치고 올라 평탄한 사면길이다.
어휴~ 힘들어 원삼이...
힘들게 올라 온 트리코 고개에서 보너스로 인증삿을 날린다.
트리코 고개(Col de Tricot 2,120m) 정상에 도착한 원삼이
뒤 이어 사면 평타로가 아닌 계곡길로 힘들게 올라오는 ek와 연화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스틱 행가래를 치면서 여유를 보여준다. 고마운 일이다. 어찌되었든지 이미 시작한 일이니 한번 끝장을 보자.
고개 정상을 향하며 스틱 행가레를 치고 있는 두 여인
팀원 전원이 오늘의 일정의 최고 고도인 트리코 고개에 도착 하였다. 마실 물도 없이 어렵게 올라온 팀원들과 풍광 좋은 이 곳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로 하고 배낭속에 젖어있는 텐트를 꺼내 햇볕에 말린다. 배낭 무게가 조금이라도 가벼워 질것을 희망하면서... 고개 마루에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도착하여 휴식을 취한다.
ek.연화에게도 트리코 고개 정상 인증샷을 날린다.
트레커 중에는 어린 아이들을 비롯한 가족단위의 등산객이 많이 보이고, 심지어 크나 큰 개를 동반한 트러커들도 있다. 곳곳에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동양인은 우리 팀원 4명뿐이다.
트리코 고개에서 편안한 휴식을
오늘의 일정을 수정해 볼까 생각 중이다. 원래 계획은 트휙산장 근처에서 와일드 캠핑을 할 계획이였지만, 산장 주변에 물이 없어 야영하기가 어렵고 가끔 산장의 신고로 당국에서 단속을 나온다는 이야기까지 있어, 미야주 산장 간이 캠핑장에서 야영을 하기로 하고 팀원들에게 공지를 한다. 트리코 고개에서 바로 내려다 보이는 미야주 산장이지만, 내리막이 급경사이기도 하고 거리도 시야가 트여 가깝게 보이지만, 만만치 않게 시간이 걸린다고 주지시키고 특히 미끄럼에 주의할것을 당부하고 미야주 산장으로 내려간다. 명섭 후배 부인인 황문희씨가 몇년전 1차 TMB 도전을 할 때 이곳에서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하여 중도 포기를 하였다고 하지 않던가.
트리코 고개에서 미야주 산장까지 급경사 내리막 길.
트리코 고개에서 미아주 산장 방향 하강 시작.
지그재그로 내려가는 길 상태가 최악이다. 너덜지대가 있는가 하면 소똥이 지천에 깔려있어 발 밑을 잘 보고 걸어야 한다. 미야주 산장이 훤히 내려다 보이지만 좀처럼 가까워 지지 않는다. 원래 계획한 오늘의 야영지는 미아주 산장 뒤편의 산넘어 평원지역에 있고 람벽 옆 숲길로 올라가는 길이 히미하게 보인다. 그러나 오늘의 와일드 캠핑 야영지는 미아주 산장 앞쪽 개울가다.
내려가면서 미야주 산장을
내려 가다가 뒤 돌아 본 트리코 고개가 까마득하다.
시각 차이인지 모르지만 트리코 고개에서 내려다 본 거리보다 트리코 고개를 올려다 본 거리가 훨씬 멀게 보인다.
트리코 고개에서 미야주 산장까지 내려온 길을 뒤돌아 보며
드디어 미아주 산장에 도착한다. 도착 시간이 일러서인지 사람들이 많지 않다. 뒤이어 도착한 팀원들과 쉴만한 자리를 물색하여 자리를 정하고, 무사히 하루를 마칠수 있음에 수고와 감사를 하며,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이기로 한다.
오늘의 종착지 미야주(Rifuge du Miage 1,559m) 산장
미야주 산장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씩!!!
술을 잘 못 먹는 연화도 맥주 한잔을 거뜬하게 비우면서 하는 말이 여기 맥주는 간이 맞는다고 하여 한바탕 웃기도 하였다.
더운 날씨에 마실물도 없이 힘들게 걸어왔는데 못 먹는 맥주지만 어찌 맛있지 않겠는가.
또한 술을 좋아하는 원삼이가 맛있는 맥주 한잔으로 어찌 만족할 수있겠는가. 당연히 맥주를 추가로 시켜 마신다.
편안한 마음에 맥주도 시원시원 잘 들어간다.
고즈녁한 미아주 산장 별채의 풍경
시원하게 맥주를 마시고 캠핑장으로 이동한다. 벌써 좋은 자리는 선점하여 7~8동의 텐트가 설치가 되어 있어 이리저리 남은 자리에서 괜찮은 장소를 골라 말라 비틀어진 소똥을 피해 텐트를 설치한다. 거리는 조금 되지만 화장실 사용도 가능하고 식용수 철철 넘쳐 나니 이 어찌 좋지 않으리. 다만 몸을 씻을수 없는게 험이라면 험이다. 여인들에게는 산장에 돈을 주고 샤워를 할 수있으니, 선택을 하라고 하였으나, 공기가 좋고 습도가 높지 않아선지 땀도 많이 나지 않고 냄새도 별로 없다고 사양을 한다.
개울가에 발을 담궈보니 차거워서 1분도 담글수가 없다. 어지간하면 남자들이라도 알탕을 시도해 볼려고 하였지만 너무 차거워 발만 씻는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룻밤 보금자리 미야주 산장 주변의 와일드 캠핑장의 텐풍
시간이 제법 되었지만 아직 한 낮같이 훤하고 햇볕도 강하게 내리 쬔다. 이렇게 파란 하늘을 얼마만에 본 것일까. 정말 파란 물감을 풀어 놓은듯 선명하다. 여기는 오후 9시쯤 되어야 어둑해 진다고 하니 우리나라에서는 한 밤중때 일거라고 생각하고, 시차 또한 7시간이나 있는 이곳이 한국이 아니고 멀고 먼 다른 나라에 와 있다는 현실을 체감한다.
캠핑장에서 바라 본 트리코 고개
시간이 되니 일부 캠퍼들은 산장으로 저녁 식사를 하러 가기도 한다. 우리도 일찍 저녁을 해결하고 쉬기로 하고, 저녁 식사를 준비한다. 준비라야 한국에서 가지고 온 식재료와 밑반찬이 전부다. 그러나 진수 성찬이 따로 없다. 압력 밥솥으로 한 쌀밥과 된장국이 있으니 더 무얼 바라겠는가. 거기다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사 온 참이슬까지...
소주잔을 부딛치며 오늘 하루를 무사히 마쳤음을 자축하면서 그리고 내일도 잘해 보자고. 건~배
해질 무렵이 되자 많은 캠퍼들이 몰려와 주변에 거의 20동이 넘는 텐트가 설치된다.
해질 무렵 캠핑장의 텐풍
저녁 만찬을 끝내고 텐트속으로 들어 가면서 소주 한병으로 마감하자고 했는데, 원삼이가 추가로 한병을 더 마셨다는 후문과 함께 다음날 발머 야영장에서 귀신이 곡할 참이슬 사건이 발생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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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 여름의 기록을 이제야 보네요. 시행착오는 늘 있는 일이고(없으면 서운함 ㅎ) 그나저나 그 외국인 재수좋았네 콱 성질 한 부렸으면 콧잔등 깨졌을건데
ㅎㅎ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