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동국한의 43기 청심 43기 본과 1학년 김서현입니다. 봉사 기간 중 멀리서부터 찾아와 많은 도움 주고 가신 청심 선배 한의사, 공보의 분들께 감사 인사 전하며 글을 시작해보려 합니다.
5일의 봉사 기간 동안 예진, 약국장, 조조수, 짬팀원 총 네 개의 보직에서 봉사에 참여했습니다. 덕분에 다채로운 하루하루 보낼 수 있어 만족스러웠고, 봉사의 전반적인 흐름과 모든 청심인들의 노고를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본과 2학년이 되어 배드 안에서 봉사에 참여하게 되면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운이 좋게도 전부 느껴보고 갈 수 있어 진심으로 기뻤습니다. 그리고 배드에 처음 들어가는 저희를 위해 경주에서부터 최선을 다해 스터디 진행해주신 단장단 선배님들께 감사하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학년이 올라가며 더 많은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요즘입니다. 대기실에서 환자 분들과 이야기 나누는 보직과 그렇지 않은 보직을 모두 경험해 본 봉사였는데요. 예진 혹은 안내 보직에서 환자 분들과 교류했던 하루하루가 더 인상 깊게 기억되는 것을 보며, 선배들이 왜 청심 봉사의 꽃을 안내 보직이라 칭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봉사에서 저는 두 분의 어머니께 제 전화번호를 드렸고, 세 명의 어르신분들을 제 결혼식 하객으로 초대하기로 약속하고 돌아왔습니다. 착하고 요리 잘하는 남편 꼭 데리고 오겠다고 어머니와 약속했는데 .. 음 지금부터 노력해봐야할 것 같네요 :) 또 전날 저에게 예진을 받으셨던 환자 분께선 다음 날 다시 방문하셔서 다른 선생님들께 저를 애타게 찾으셨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기도 했습니다. 특히 예진을 봐드리면서 눈이 잘 안보여 사람들을 잘 못 알아보신다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오자마자 어디 계셨냐면서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시는 모습을 보곤 아침부터 눈물을 참느라고 아주 애썼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 아버님께선 며칠 동안 봉사지에서 지켜봤는데, 제가 제일 멋지고 예쁘다며 과분한 칭찬을 들려주시며 떠나시기도 하셨습니다. 이외에도 기억에 남는 환자 분들이 많습니다. 저번 봉사보다는 의무감을 내려놓고 진심으로 즐겁게 소통할 수 있던 덕인 것 같기도 하고, 대기실에서 환자분들과 마음을 나눌 기회가 이젠 많지 않다는 아쉬움에서 비롯된 기억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가진 것보다 저를 더 크고 좋은 사람으로 기억해주는 사람들과 함께라 기쁘기도, 죄송하기도, 감사하기도 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봉사지는 진료시설부터 숙소, 식당까지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감사하게도 회장 도녕이와 친해 꽤 가까이에서 봉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는데요. 많이 고민하고 힘들어하면서도 항상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또 그만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도녕이에게 수고 많았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성격이 그리 세심하지 못해 충분한 위로의 말을 건네지도, 힘듦에 공감해주지도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드네요. 도녕이의 노력이 담긴 좋은 봉사지 덕분에 이번 봉사가 모두에게 더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뒤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닌 우리 학번의 자랑, 총무 원빈이에게도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사실 총무가 이렇게 바쁘고 부담스러운 보직인지 옆에서 보기 전엔 전혀 알지 못했었습니다. 아마 총무를 맡기로 한 과거의 원빈이도 그랬을 것 같은데, 처음 해보는 일임에도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열심히 임해주어 고맙습니다. 지금의 원빈이만큼 총무 일을 잘 해내줄 수 있는 사람은 (적어도 우리 학번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봉사에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저의 몸 컨디션이 안좋았다는 점입니다. 원래 낯선 환경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체질이란 걸 알고 있었고, 저번 겨울 봉사에서도 컨디션 난조를 경험했었기에, 나름 갖가지 상비약들을 챙기고 몸 관리에 신경썼는데 크게 효과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와는 달리, 저보다는 남을 위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봉사라고 생각해 컨디션과는 무관하게 봉사에 백퍼센트를 쏟아붓고자 노력하기만 했었는데, 이번 봉사를 다녀오며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마음만큼 환자분들과 청심인들을 충분히 위하려면 나를 케어하고 관리하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힘들어 할 때 옆에서 많이 챙겨준 21학번 동기님들을 비롯한 청심인들께 감사드리고, 다음 봉사를 통해서는 본질적으로 더 나은 봉사를 만들기 위해 저를 챙기는 방법 또한 배워보고자 합니다. 이번 봉사를 진행하면서 자신의 몸을 챙기기보다는 좋은 봉사 환경을 위해 지닌 것 이상으로 최선을 다하던 몇몇 후배님들을 보았습니다. 더 많이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고, 너무 힘들 때는 힘듦을 표현하고 잠시 숨돌릴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후배님들이 편하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선배가 될 수 있게 저 또한 노력하겠습니다.
맨투맨은 전체 부원들 것 다 써서 수정해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