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11일 목요일, 맑음 3~22℃.
한국에서와 같이 하루의 일상의 시작은 새벽 4시다.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진다. 밖이 컴컴하니 할 일은 여전히 한국에서와 같다.
일기를 쓰고 영어 찬송 부르기를 하고 간단한 운동에 샤워까지 한다. 그래도 아내는 쿨쿨 자고 있다. 모든 것이 같지만 달라진 것은 여기가 이탈리아의 돌로미티라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서부 지역 한 마을, 카나제이(Canazei)에 있는 것이다. 날이 새면서 창밖을 보니 하얀 눈이 내렸다. 어제 비에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눈으로 바뀐 것이다.
기온을 보니 영상 3℃, 그러나 춥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맑고 깨끗한 초록이 하얀 설산 아래 펼쳐져 있어서 멋지다. 아침 식사를 한다.
한국에서 준비해 온 누룽지를 끓이고 멸치조림과 콩장, 고추절임으로 맛있게 잘 먹었다. 여행 출발은 오전 7시에 나섰다. 밖으로 나오니 생각보다 춥다.
차를 타고 가까이에 있다는 온천지대를 찾아서 시동을 걸었다. 주변이 온통 돌로미티다. 경치가 멋지다. QC Terme Dolomiti라는 온천을 찾아간다.
숙소에서 SS48 도로를 따라가다가 조금만 가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른 아침이라 온천장에 수증기만 올라온다. 노천탕도 있고 사우나도 있고 시설이 좋단다.
잠시 차를 주차하고 주변을 살펴본다. 주변 뷰가 정말 멋지다. 겨울에는 스키를 타고서 이 온천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냇물이 마을을 통과해 흐르고 있다.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가 포근한 인상을 준다. 건너편의 동네는 예쁘다. 뾰족하게 솟은 교회도 달력 사진처럼 예쁘다. 하늘은 파랗고 들판은 초록이고 우뚝 솟아오른 바위산에는 하얗게 눈이 덮여 있다.
별 것도 아닌 그저 그런 길에서 사진을 찍고서 좋아한다. 다시 목적지를 카레차(Carezza) 호수로 입력하고 차를 몰아간다. 길은 험하다.
경사가 급하게 오르고 내려가기를 반복한다. 눈앞에 펼쳐지는 전경은 그저 싱그럽고 아름답다. SS48도로에서 SS241 도로로 들어서서 힘들게 운전해 가니 카레짜 호수가 나온다.
간판이 먼저 우리를 맞이해 준다. Lago는 이탈리아 말로 호수(Lake)란다. 주차장에 표를 받으면서 입장했다. 유료 주차장이다.
호수 주변에는 차를 세울 만한 공간이 없었다. 맘 편하게 주차장에 차를 넣고 호수로 향했다. 터널을 통과해 마주한 카레짜 호수는 보석 이었다.
옥빛, 비취빛 호수가 숲 속에 박혀 있었다.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 지역에 숨겨진 에메랄드 빛 호수, 카레짜를 드디어 만나고 탄성을 질렀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돌로미티의 가장 아름다운 호수 중 하나다. 라테마르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싼 이곳은 ‘돌로미티의 보석’이라 불린다.
카레짜 호수는 돌로미티 서쪽 지역, 볼차노(Bolzano) 근처에 위치한 알프스의 숨겨진 보석이다. 가장 특징적인 건 투명하고 아름다운 에메랄드 색 물이다.
라테마르(Latemar) 산맥이 호수를 병풍처럼 둘러싸서 마치 명화 속 풍경 같은 느낌을 준다. 맑고 투명한 호수에는 병풍처럼 둘러 싼 하얀 설산이 그대로 투영되어 빛나고 있다.
보존 가치가 높은 호수는 특별히 봄과 초여름에 방문하면 눈이 녹으면서 호수의 수위가 풍성해져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호수에는 전설도 있다. 마법사가 인어를 유혹하려고 무지개를 만들었다가, 인어가 도망가자 무지개를 부수어 호수에 던졌다는 전설이다.
이 때문에 호수가 무지개 빛깔로 빛난다고 알려져 있다. 정말 호수를 한 바퀴 돌면서 쳐다보니 보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색상을 보여준다.
호숫가에는 사람 머리 같은 모양의 돌도 있어 전설을 더욱 생각나게 한다. 우뚝 솟은 거목들이 호수를 둘러싸고 있다. 한국에서 보던 마가목도 있어 반가웠다.
이 호수의 해발이 1520m라고 씌어있다. 산책하기 좋은 호수 둘레 길을 한 바퀴 돌면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주차비 5유로를 먼저 결재하고 나오니 주차장이 열린다.
대형 버스로 사람들이 들어오고 개인차들도 많이 들어온다. 호수 주변의 도로에도 힘들게 사람들이 주차를 해 놓았다. 운전을 하다 보니 주차해 놓은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