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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해졌다 VS 갑갑한건 여전하다.
올해 트윈스의 공격력을 바라본 상반된 시선입니다.
2009시즌 엘지트윈스 총평 첫번째로 엘지트윈스의 공격은 어떠했는가를 리뷰해보겠습니다.
1. 타고투저의 영향이냐, 실제로 강해진 공격력이냐.
129는 올해 엘지트윈스가 기록한 홈런의 갯수입니다.
작년 기록한 66개의 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홈런 뿐만이 아닙니다.
득점은 2008년 468개에서 670개로 무려 202개의 득점을 더 올렸고 타율도 2008년 0.256에서 올해는 0.278을 기록하는 등
타격 전반에 걸쳐 비약적인 발전을 거둔 한해가 되었습니다.
이밖에도 올해 타격관련 팀기록들을 살펴보면 줄어든 것은 단 한개도 없이 모두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작년 그리도 목말랐던
공격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하는데 성공합니다.
엄청난 발전을 이루어낸 공격력을 바탕으로 트윈스는 2005년 주니치 이병규를 마지막으로 명맥이 끊어졌던 타격왕을 배출하는
개가를 올렸고, 타격 부문 개인 타이틀을 3개나 (도루, 타율, 출루율) 차지하게 됩니다.
게다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중 무려 4명이 3할을 기록할 정도로 틈이 없을 것만 같았던 타선을 구축하기도 했습니다.
(박용택, 페타지니, 정성훈, 이진영)
트윈스의 공격력에 대한 환호성은 결국 이런 거품속에서 허우적임이었단 말인가
이는 분명 트윈스가 작년까지 보여줬던 답답한 공격력에서 탈피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어낸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2008년에 명성에 비해 다소 아쉬운 활약을 보여줬던 페타지니가 신의 자리를 되찾고, 박용택의 비약적인 발전
FA 듀오의 밥값 등 공격력의 상승 요소가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그러나 올해 트윈스의 공격력 상승이 거품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제시되고 있습니다.
우선 8개구단 전반적으로 상승한 공격력, 즉 타고투저의 전형적인 시즌을 맞이하여 트윈스도 리그 전반적으로 상승된 타격에
편승한 결과일 뿐이라는 주장이 이곳 저것에서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이 주장을 발끈하며 듣기만은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은 있습니다.
사실 팀타율이 0.278을 기록하며 전체 3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이는 6월까지 꾸준히 유지하던 1위자리를 놓쳤다가 7~8월 극심한
하락세를 겪으며 7위까지 떨어졌던 이력이 있는 곡절 많은 순위입니다.
게다가 기아와 한화를 제외한 6개구단이 팀타율 2할 7푼대 이상을 기록하는 등 트윈스가 기록한 팀타율이 그리 독보적이지만도 않게
보이는 극심한 타고투저의 해이기는 했습니다.
또한 주목해볼만한 것은 팀 득점입니다. 팀 득점이 작년보다 200개를 훌쩍 넘게 기록하기는 했지만 올해 8개구단에서 트윈스보다
득점을 적게 기록한 팀은 롯데와 한화 두팀 뿐입니다.
이는 비교적 높은 타율을 기록하며 많은 안타를 기록하긴 했지만 (1252개로 이역시 3위) 타팀보다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확률이
무척 떨어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기아는 팀타율이 0.267로 8개구단 최하위이지만 득점은 706개를 기록하여 전체 3위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영양가 있는
공격을 했던 대표적인 팀이었습니다.
실제로 엘지는 6월부터 고질적인 진루타 부재와 병살타 (124개 전체 3위) 악몽이 작렬하며 극심한 득점난에 허덕였고 이는
5월초 급격한 상승세를 타며 승승장구하던 기세가 꺽이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사사구 획득 갯수도 엘지트윈스의 중반이후 공격력 하락세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실제로 트윈스는 5월까지 가장 많은 볼넷을 얻고 가장 적은 삼진을 기록하며 "선구안"의 팀으로 거듭나는가 싶었습니다.
이는 선구안의 화신 페타지니의 영향과 고른 타선 폭발로 얻어낸 부산물이었으나, 6월이후 사사구 획득 갯수가 급작스럽게
하락하더니 결국 601개를 얻는데 그쳐 꼴찌에서 두번째를 기록하고 맙니다.
분명 트윈스의 절대적 공격력은 향상되었습니다.
그러나 극명한 타고투저의 올시즌 판세에 편승한 상승세일뿐, 고질적인 득점력 빈곤은 여전했다는 비판에 뾰족히 별다른
변명거리를 찾을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2. 껍질을 벗고 훨훨 날은 아름다운 나비 박용택
그럼 올시즌 트윈스의 공격에 대한 얘기를 본격적으로 해보겠습니다.
올시즌 트윈스의 야구에서 박용택과 페타지니를 빼놓는다면 아무 얘기도 하지 못할 정도로 두 선수의 활약은 눈부셨습니다.
급기야 이 두선수는 팬들에게 "신"이라는 극존칭을 선사받게 되는 영광까지 누리게 됩니다.
먼저 박용택
드디어 껍질을 깼습니다.
얼마나 기다린 박용택의 환골탈태였습니까.
"저놈이 저럴놈이 아닌데" 라며 기다린 것이 벌써 8년째였습니다. 이젠 어엿한 중견 고참의 위치에 오른 박용택은 엘지팬들에게
그동안 아직도 포텐셜이 터지지 않은 유망주였습니다.
자칫하면 박용택은 그간의 자신의 모습을 한계라 여기고 끝까지 그저그런 선수로 남을 위기에 몰렸지만 보란듯이 자신의 진가를
선보이며 생애 첫 타격왕 등극까지 이루어내며 성공시대를 활짝 열어제꼈습니다.
시범경기때 갈비뼈 부상으로 인해 거진 한달을 늦게 시작한 박용택은 복귀하자 사직 롯데전에서 선두타자 홈런을 기록하며
올시즌 일을 낼 시동을 겁니다.
복귀전인 사직 롯데전 위닝 시리즈의 1등 공신이 됬음은 물론, 그 이후 올시즌 엘지팬들에게는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던 8연승 기간동안
5할을 훌쩍 넘는 타율을 기록하며 아주 짧았던 단꿈을 꾸게해준 전도사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올해 박용택에게 슬럼프는 없었습니다. 역대 타격왕중 4번째에 랭크된 고타율인 0.372는 슬럼프를 겪게되면 절대 기록할 수 없는
타율이기도 합니다.
1번타자라는 악조건속에서도 70타점 이상을 기록했으며 득점권 타율도 4할대를 기록하는 등 영양가면에서도 최고였습니다.
더구나 고질적인 약점으로 평가되었던 왼손투수 상대 타율도 3할 중반대를 기록하며 특급 왼손타자의 기본 덕목인 "좌우 가리지 않기"도
현실화 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교타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올해 올림픽이 열렸다면 특급 태극전사로의 활약도 문제없었을 것입니다)
박용택의 이런 환골탈태에는 본인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겠습니다만, 그 노력을 이끌어 내는데 가장 결정적인 점으로 작용한 것은
그의 자존심이었을 겁니다.
전통적으로 트윈스는 자존심의 팀이었습니다. 90년대 르네상스는 그런 트윈스 선수들의 자존심이 만들어낸 산물이었습니다.
자신이 최고라는 자부심, 그 자부심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있었기에 트윈스 선수들은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런 몹시도 엘리트스러운 자존심은 박용택에게 물려졌습니다.
그러나 박용택과 조인성으로 대표되는 2000년대 트윈스의 몰락은 트윈스만의 자존심이 오히려 악영향으로 작용한 결과였습니다.
그 자존심이 자부심으로 연결되지 않고 자만심으로 귀결되다보니 쓸데 없는 엘리트 의식과 겉멋이라는 비이냥을 듣게 되었고
실제로 별볼일 없이 이름값만 있는 선수들의 집합소가 되어버린 트윈스였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박용택이었구요. 심지어 그의 환골탈태를 기다리다 지친 팬들은 그에게 프랜차이즈스타라는 명예를 박탈하려
했었고, 툭하면 트레이드를 운운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됬습니다. (본 까페지기도 그런 부류의 팬이었구요)
손발이 오그라드는 트로신의 과거 행각
그러나 올해 박용택은 마치 90년대 트윈스 스타들의 모습을 종합적으로 재현한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진영의 입단, 아마시절부터 라이벌이었던 안치용의 대활약 등으로 주전자리마저 위협을 느낀 박용택의 해법은 무심타법이었습니다.
시즌 초 대활약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박용택의 답변은 그간 그의 부진과 올 시즌 부활에 대한 해답을 얻는데 아주 중요한
Key가 됩니다.
"그간 많은 코치들이 나의 타격폼을 수정하며 혼란스러웠으나, 오히려 그간 써먹었던 타격폼들을 적시적소에 써먹으며 다양한
공에 대처하는 능력이 생겼다"
실제로 박용택이 특정 투수나, 특정 구질에 따라 폼을 바꿔가며 타격을 했다는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박용택의 말 이면에는 그간 자신을 괴롭혔던 것들을 오히려 자신의 장점으로 받아들이자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게 됬다는
또다른 표현 아니겠습니까.
박용택이 테크닉적인 면에서 작년보다 두드러지게 변화하거나 업그레이드 된 부분은 많지 않습니다.
작년까지 워낙에 홈플레이트에서 떨어진 위치에서 타격 하던 것을 올해는 조금 안쪽으로 옮긴 것과 스트라이드를 약간 간결하게
가져간 것 이외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어보였습니다.
그러나 고질적인 바깥쪽 변화구에 대한 취약점 (특히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엄청난 적응력을 보이며 고타율을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리그에서 다섯손가락안에 꼽히는 빠른 뱃스피드,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는 스윙 궤적을 바탕으로 놀라운 변화구 대처 능력
향상까지 더해진 셈이죠.
사실 박용택은 선구안이 좋은 선수는 아닙니다.
작년까지 변화구에 속수무책이던 때 많은 사람들은 박용택이 변화구를 골라내야하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박용택의 선택은 달랐습니다.
변화구를 골라내는 대신 오히려 그 변화구를 쳐내는데 성공하기 시작한겁니다.
실제로 박용택의 올해 삼진/볼넷 비율은 특급타자치고는 그다지 좋지 못합니다. 삼진도 리그 평균 이상으로 많고 볼넷은 여전히
적게 얻는 유형의 타자입니다. 그러나 덜 얻어낸 볼넷만큼 안타를 만들어 낸 결과라고 보여집니다.
장기적으로 선구안을 늘리는 작업도 병행해야겠지만, 박용택의 현재 타격이라면 굳이 볼을 골라내며 복잡하게 갈 필요가
없다고 보여집니다. 바깥쪽 종변화구를 밀어치는 방법을 터득했기때문에 말이죠.
어쨌든 올시즌 박용택은 엘지트윈스를 지탱해준 자존심이었습니다.
내년부터 박용택은 올시즌 보여줬던 모습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유형의 선수는 한번 껍질을 벗어내면 노쇠화할때 까지 그 감을 잊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에서 손꼽힐만한 훌륭한 빠따질을 소유하고도 항상 미완의 대기였던 박용택의 활약은 올시즌 엘지트윈스가 건져올린
가장 큰 수확임이 분명합니다.
3. 신의 재림 페타지니
선구안 좋은 풀히터... 이런 유형의 타자들 좀처럼 보기 어렵습니다.
어떤 볼이라도 골라낼 수 있는 최고의 눈을 가진 타자가 풀스윙을 한다면 투수들의 고통은 대단할 겁니다.
실제로 올해 페타지니는 그런 유형의 타자였습니다.
압도적인 차이로 출루율 1위, 볼넷 1위를 할 만큼 엄청난 선구안을 보여줬음은 물론이고, 우려했던 장타력 문제도 기우였음을
스스로 증명했습니다.
페타지니의 이런 특급활약은 급기야 10년만에 20홈런을 기록한 트윈스 타자가 되었고, 사상 최초로 100타점을 기록한 트윈스
출신 타자라는 명예도 얻었습니다. 역대 엠비씨 청룡을 포함하여 가장 위압감 넘치는 4번타자라는데 이견을 달 수 없을 정도로
올해 페타지니는 대단했습니다.
비록 시즌 중후반 체력 저하로 히팅포인트가 뒤로 밀리며 장타 생산이 급격하 하락 한 것이 옥에 티입니다만, 페타지니가 4번에
포진하며 생긴 팀 타선의 시너지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투수력이 극악인 팀사정상 이런 특급활약을 펼치고도 재계약을 고민해야하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기만 합니다.
분명한건 향후 수년간 페타지니가 보여준 이런 강력한 4번타자의 위용을 보여주는 트윈스 타자를 만나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 신임 감독의 현명한 판단이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4. 더이상 악몽은 그만. FA 듀오 이진영, 정성훈
트윈스의 FA잔혹사야 말로 2000년대 야구계 괴담 중 괴담이었습니다.
생각하기도 싫은 그 이름들 홍현우, 진필중, 마해영... 거기에 악몽을 끊을 뻔했던 박명환 까지요.
사실 이진영, 정성훈의 영입 당시 그들의 나이와 실력을 감안하면 더이상 실패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간 엘지가 꾸어왔던 악몽 역시 만만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봤던 것이 이 두선수였습니다.
그러나 역시 고수는 고수였습니다.
2006 WBC, 베이징 올림픽, 2009 WBC등을 거치며 국내 최강 우익수로 자리매김한 이진영과 탑클래스 3루수 정성훈은
비싼 댓가를 치룬 구단에게 이런것이 "밥값"이다 라는 것을 몸소 보여준 선수들이었죠.
작전형 3번타자(?)라는 생소한 보직을 문안하게 수행했던 정성훈과, 명불허전 타격솜씨를 여지없이 과시한 이진영은 나란히
3할을 기록하며 엘지타선에 큰 힘을 보탰고, 더더욱 이 두 선수가 가치 있는 것은 트윈스가 그간 골치아파하던 수비포지션을
이보다 더 훌륭하게 메꾸어줄 수 없도록 꽉 채워준 공이 더 크다 하겠습니다.
더구나 이 두친구들의 활달한 성격으로 적응을 걱정하던 시선을 말끔히 해소시켜 주었고, 오히려 기존 선수들을 능가하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로 활기참을 선사했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트윈스 입장에서는 복덩이를 잡은 셈이었죠.
골목에서 중삐리 지나가길 기다리는 공고생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습니다.
두 친구 모두 잔부상을 달고 사는 통에, 순위 싸움에서 아직 밀리지 않았던 때 부진하거나 결장하는 하여 힘을 보태지 못한 적도
있었죠.
특히 이진영의 경우 한때는 3할 3푼을 넘기며 타격왕 경쟁에까지 끼어들 정도로 피치를 올리다가 후반기 급격한 슬럼프에 빠지며
겨우 3할을 갓 넘기는 것으로 마무리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결국 딱 기대했던 만큼만 해준 시즌이었다는 겁니다.
정성훈도 사실 3번타자로써는 약한 임팩트였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지만, 정성훈은 원래 그런 타자이니 이친구에게 원망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팀을 옮겨서도 건재함을 과시한 이진영, 정성훈의 활약은 분명 앞으로 트윈스의 전망을 밝게 해주는 한가지 요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5. 암울한 하위타선 그리고 최고 대도자리에 등극한 이대형
상위타선이 제몫 이상을 해준 반면 하위타선은 여전히 문제점을 드러낸 한해였습니다.
무엇보다 박경수의 발전 없는 모습은 그의 군문제와 프로경력과 매치되면서 큰 한숨을 짓게 만들었습니다.
본 까페지기가 시즌이 시작되기전 쌍마에 키플레이어로 꼽았던 "유격수 박경수"는 결국 유격수 자리를 꿰차지도 못하고
대부분의 경기를 2루수로 출장하면서 2할대2푼대의 저조한 성적으로 올시즌도 이렇게 마무리 되고 말았습니다.
사실 작년시즌 박경수가 출루요정으로 탈바꿈하면서 한때 3할까지 넘보던 모습은 올시즌에 대한 전망을 참 밝게 했습니다만
출루본능은 여전했어도, 결국 때려내지는 못하는 반쪽짜리 선수로 낙인 찍히게 될 위기에 몰렸습니다.
박경수는 어쨌든 시급하게 군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벌써 27살이 되는 내년에 올해까지 보여준 모습이 지속된다면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애매한 상황이 오게 될 것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조인성은 올한해 자신이 평생 먹어야할 욕을 다 먹은 한해였습니다.
조인성과 포수 문제는 다른 편에서 또 언급하겠습니다만, 조인성이 욕을 먹었던 이유중 하나가 2007년 FA직전 보여줬던
쏠쏠한 타격실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끔 터지는 뜬금포를 제외하고서는, 타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했는데요.
8번타자가 강한 팀이 얼마나 되겠습니까만 2007년도에 보여줬던 모습, 그리고 가끔 큰것 한방으로 분위기를 바꿔놓았던
그간 조인성의 역할로 보았을때 올해 부진은 안타깝기 짝이 없었던 모습이었습니다.
권용관은 올한해 상당한 수준의 발전을 보여줬습니다. 34살 먹은 베테랑 유격수에게 발전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그의 수비 능력을 감안할때 올한해 보여줬던 타격 실력 정도만 유지한다면 권용관은 분명 A급 유격수입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항상 세대교체 논란에 등장하는 권용관이 보여줘야 할 것은 더 많았어야 했습니다.
많이 나아지긴 했다지만 결국 2할 5푼을 넘지 못한 타율, K-rod로 변신하는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점은 한계가 극명한 타자로써의
권용관을 올해 역시 보여줄 수 밖에 없었는데요. 박종훈 감독이 권용권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 두고 보는 것도 내년 시즌의
한가지 재미거리가 아닐까 합니다.
휴.... 그리고 이대형...
이대형은 이제 현존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도루왕입니다.
3년연속 50도루라는 최초의 금자탑을 쌓았고, 2년 연속 60도루, 3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하며 도루에 관해서는 쉽게 넘어서지 못할
대기록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왜 이대형을 언급하면서 한숨을 푹 쉬었는지 아실겁니다.
기형적으로 빠른 발(?)로 극강의 도루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야 더할 나위 없이 이뻐보이지만, 팀 도루의 절반가까이 차지할 만큼
기동력을 지나치게 이대형에게 의존하는 것도 분명 내년 시즌 트윈스가 해결해야할 과제입니다.
또한 한숨의 진짜 이유는,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는 이대형의 출루율입니다.
1번타자라는 부담감을 떨치고 2번타자로 많이 출장한 올해도 그의 타격은 초보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고, 그에 따른 투수의 집중적
견제로 인해 출루율 역시 단 한치의 발전을 이뤄내지 못했습니다.
사실 시즌 초에 공을 중심에 정확히 맞쳐 장타를 몇개 뽑아낼때는 달라지는 기미가 보인다 싶었지만 시즌 막판 도루 경쟁에 치중하면서
좋았던 때의 배트질을 다시 살려내지 못하고 맙니다.
작년보다 아주 조금 나아진 타율을 위안삼기에는 올해 이대형이 입은 박용택의 우산효과가 너무 큽니다.
궁극적으로 박용택을 1번에 놓고 쓰기에는 너무도 아깝습니다. 올해 보여준 박용택의 클러치 능력과 장타력을 감안하면 박용택에게
어울리는 타순은 3번입니다. 그럴때 빈 리드오프의 자리를 메꿔줄 후보는 어찌되었던 간에 이대형이 단연 1순위입니다.
그러나 극강의 주루와 극악의 출루율... 신임감독도 쉽게 결정하지 못할 만큼 계륵인 존재가 이대형일 것입니다.
2009년 4월 18일 이대형의 일기 (잠실 기아전 이후)
제가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 이대형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대형의 관심사는 도루 갯수이지 자신의 타격 메커니즘 수정은 아닌듯 보입니다.
아직도 타석에서 산만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더구나 지금 갖고 있는 배트질은 프로선수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초보수준이기에
(그러나 자신의 스타일에는 더할나위 없이 특화된 배트질) 이대형은 그냥 이정도 수준에서 오르락 내리락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 해도 활용가치가 높은 이친구를 과연 어떻게 배치할 것이냐는 것은 신임 감독이 넘어야할 또다른 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6.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주전과 1군
올시즌 베스트 9에 포함되지 않은 후보 선수들, 즉 우리가 그리도 노래를 불렀던 유망주와 백업 선수들을 평하기에는
그 데이터가 너무도 없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런 상황이 2009 엘지트윈스의 한 단면임도 부정하기 어렵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무에서 돌아온 박병호가 그나마 많은 출장기회를 얻었다는 것은 소득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올해 박병호가 기록한 홈런 9개는 앞으로 박병호가 성장해나가면서 아주 가치있는 홈런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욕심같아서는 1개만 더쳐서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고 시즌을 마무리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만 일단 박병호의
홈런 9개는 의미 있는 과정에서 터져나온 것들이라는데 위안을 삼아야겠습니다.
박병호의 문제는 잘 알려진바와 같이 메커니즘의 문제보다는 심리상태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슬러거 유형의 타자는 짐승과 같은 야성이 필수 조건인데, 박병호가 가진 가장 큰 단점이 또한 그 야수근성의 부재였으니
답답한 노릇인거죠. 타석에서 지나치게 많은 생각을 하고, 잘 안됐을때 훌훌 털어버리지 못하는 성격이 문제인듯 보여집니다.
결국 김상현에 버금가는 엄청난 힘을 보유한 박병호가 올해 김상현의 대성공을 눈여겨 봐야합니다.
김상현은 기본적으로 머리가 좋은 선수는 아닙니다.
오로지 갖고 있었던 것은 짐승과도 같은 엄청나게 파워풀한 스윙 하나였죠.
그러나 김상현은 달랑 그것으로 성공했습니다. 선구안이 좋아진 것도 아니요, 변화구 대처능력이 급격하게 좋아진 것도 아닙니다.
아직 헛스윙도 많고 삼진도 많은 유형의 타자입니다. 그러나 걸리면 넘어간다는 그 자신감이 올해 김상현을 만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엘지시절 그 많고 많았던 생각을 모두 다 떨쳐내버리고, 본인이 갖고 있는 야수의 스윙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라는
아주 지극히 단순한 생각... 박병호가 곱씹어봐야할 대목일 것입니다.
병호야.. 너에겐 이런 야성이 필요하다... (으.. 응?? 내가 왜 이런 사진을...)
박병호 이외에 특별히 비평을 해야할 만한 유망주 타자들은 사실 없네요.
큰 기대를 모았으나 별다른 기회를 못얻고 잊혀져 가고 있는 리틀 이병규, 1차지명 오지환을 필두로 한 신인 내야수들
그리고 임도현, 곽용섭, 서동욱 등이 1군에서 얻은 기회는 입에 담기도 민망한 수준이었습니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 저하와 잔부상등을 고려하면 이들의 활용폭이 대폭 넓어져야 함은 물론이고, 기량 향상도 필수입니다.
내년에는 과연 이들이 얼마나 기회를 얻게 되고 또 어느 누가 그 기회를 잡아 주전으로 부상할지 지켜보는 재미가
꼭 생기길 바랍니다.
7. 내년 시즌 전망
올한해 트윈스의 공격력은 희망적인 요소도 많이 발견했고, 악령처럼 따라다니는 한계를 다시 한번 확인한 한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3할대 타자를 단 한명도 배출해내지 못하고 손가락만 빨며 내년시즌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던 예년과는 달리
공격력에서 만큼은 분명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비록 아직도 조직적인 공격 루트를 선수 개개인이 수행하는데 부족함이 있지만 이에 대한 해답도 잘나가던 5월달에 반짝이긴
했지만 보여준 사례도 있습니다.
팀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될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이 기둥 역할을 해주고 고참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의 경쟁체제만 구축 된다면
분명 공격력쪽에서는 호락호락한 팀이 되진 않을 것입니다.
문제는 결국 다음편에 다루어지게 될 투수력이 될것입니다.
올해 트윈스가 활발한 공격력으로 크게 지던 스코어를 따라잡고도 놓친 경기가 많았던 것은 결국 투수력이 뒷받침되지 못한
측면이 컸고, 그에 따라 한참 날을 세웠던 창끝도 결과적으로는 무뎌졌던 경험을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재박산성이라 불렸던 X존의 존폐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올 한해 트윈스 공격은 X존, 무서운 뒷심, 뒷심 부족 (아이러니하죠)
으로 정리해볼 수 있겠습니다.
X존 그 자체로 의미를 크게 갖는 것은 아니지만 X존은 몰라보게 좋아진 공격력을 상징하는 한 단면이기도 했고, 이득본 홈런갯수보다
손해본 홈런 갯수가 많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계도 극명하게 드러낸 트윈스의 2009년 공격력의 상징일 수도 있습니다.
129개로 비약적인 증가치를 기록한 홈런 갯수....
이제 이 숫자를 절대적 증가치 뿐만 아닌 상대적 증가치의 상승으로 올리는 것이 내년 트윈스의 지상과제일 것입니다.
X존과 기존 펜스와의 거리만큼이나 가깝고도 먼 트윈스의 부활
첫댓글 좋은글 잘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박감독의 계약기간이 5년이니까 조급하게 마음먹지말고 페타지니는 좀 더 보유하다가 타격코치로 승격시켰으면 합니다. 언어장벽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건 올해 엘지타자들에게 끼친 영향으로 입증했다고 봅니다. 솔직히 금년 엘지의 공격력은 갑자기 터진 박용택과 극강포스의 페타지니 외에는 FA타자 이진영과 정성훈 이지 그 외에 보여준 게 없습니다. 하다못해 안치용이라도 작년모습을 유지했다면 그나마 나을텐데. 전 그래서 더욱 페타지니에게 미련이 갑니다. 투수력이 딸리지만 실력있는 용병투수가 몇 년이나 갈까요? 어차피 좋은 성적내려면 국내투수가 해줘야 합니다.
와. 스포츠 기사가 따로 없군요 ㅎㅎ 잘봤습니다~ 투수편도 기대
득점생산의 효율성에 대해서 고민해 봐야 합니다. 많이 치고 나간만큼 홈인에 성공을 못했다는것은 장타력, 주력, 포지티브 아웃 생산능력 등이 부족하다는 것 이겠죠. 출루율 발군의 페타가 정작 출루당 득점은 0.267점으로 리그 하위 수준이란 사실은 비효율의 극치죠. 최동수가 장타를 뻥뻥 날렸던 시기에 페타가 쉽게 홈인을 하면서 팀 득점력이 극대화 되었는데.. 최동수가 시즌내내 그수준을 유지 못할거란건 누구나 알고있었죠. 하위타선은 발도 느리고 장타율도 떨어져서 박용택에게 스코어링 포지션을 온전히 제공하지 못했다는것도 비효율의 다른 일면이었습니다. 이대형, 박경수가 참 아쉽습니다.
박용택...내 눈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해줘서 참 고마왔던 한 해, 박경수, 박병호...내 눈이 동태눈깔이라는 것을 확인해줘서 서글펐던 한 해..
사진 밑의 글을 바꿔주시면 좋겠어요. 좀 오래됬지만 저 공고 나왔는데 공고생을 비하하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냥 불량학생이라고 하면 안되나요? 불량학생이야 어느 학교에나 있는 것이니
집에나님도 공고출신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저도 공고 나왔어요 . 자랑스러운 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 21기 ^^;;
그러니까 이진영하고 정성훈 같이 있는 사진의 아랫글을 바꾸자는 겁니다. 근데 뭐라고 바꿔야 좋을지 모르겠네요. 표정은 불량배인데 타자 FA 성공사례인 두 선수를 그렇게 쓸 수도 없고
그냥 편하게 봐주세요. 사진들은 그야말로 본문과는 상관 없는 3류 농담식으로 구성한 겁니다. 제가 글을 좀 길게 쓰고 지루하게 쓰는 편이라 중간중간에 농담 한마디씩 하는 형태로 자주 글을 쓰곤 합니다. 특정인이나 특정부류를 비하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고 느낌 그대로를 표현한 것이니 만큼 편하게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알겠습니다. 하긴 지금은 이름들이 많이 바뀌었더라구요. 저의 모교도 공고에서 디지탈교로 변했어요. 한데 안홍준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야구부가 없는 학교 출신이네요. 지금 야구부가 있는 공고는 아마도 안산공고, 청주기공 이정도 되겠네요.
그렇죠. 야구부 있는 공고 참 드물죠. 안산공고도 사실 야구판에서는 캐듣보 고등학교였는데 그놈의 김광현땜에...
포철공고가 있었는데 지금은 안하는 것 같아요. 재단도 빵빵하고 그런데 왜 없어졌는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