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도시마다 가장 오래되고 맛있다 소문난 중국음식점들이 하나씩 있기마련이지요.
제주시민들에게 가장 유명하고 맛있고 오래된 중국음식점 하나 추천해달라 하면 보통 둘 중 하나는 '북경반점'이라 대답할겁니다.
제주시 칼 호텔 뒷편에 위치한 북경반점은 1960년대 제주시 서문통 시장에서 오픈한 후, 현재의 자리에서 벌써 30년 이상을 대를 이어 맥을 잇고 있는 오래된 중식집이라 합니다.
사실 오래전부터 한번 가보고는 싶었지만, 워낙 느끼한 중식을 싫어하던 터라 몇년을 벼른 끝에 겨우 이곳에 들러보게 되었네요.
오래되고 유명한 중식집이라 하여, 사실 내부장식의 화려함을 기대했더랬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내부가 '썰렁'하다는 표현하면 딱 맞을 정도였습니다.
괜한 인테리어는 필요없다... 음식맛이 중요하지... 뭐, 그런식의 자신감 표현일까요?
(내부사진을 생략할 정도로 실내는 그저 그랬습니다.)
여하한 지인 4명과 같이 주문한 음식은, 코스요리 중 가장 저렴한 1인 3만원짜리 코스요리~!
서빙하시는 분이 코스요리는 미리 주문하시면 보다 성실하게 준비한다시며, 앞으로 코스요리를 먹기 위해 들리실 때는 미리 예약하시고 오시라 귀뜸해주시더군요.
코스요리의 첫번째 메뉴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중식요리인 양장피였습니다.
다른집 양장피와 별반 다를바 없었지만, 적당한 겨자소스 맛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음은 팔보채...
느끼해서 평소에는 즐기지 않는 중식요리인데, 이집 팔보채는 느끼한 맛이 덜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깐풍기네요.
사실, 비싸지만 않다면 치킨을 시켜먹을 필요가 없을정도로 깐풍기는 맛난 중식 닭요리이지요.
이집 깐풍기... 짜지도, 달지도 않으며 간도 적당한게... 제가 지금까지 맛본 깐풍기중에서는 최고의 맛이었습니다. ^^
깐쇼새우...
항상 먹던 새콤달콤매콤한 맛이 아니라 적당한 양념에 느끼함이 없어 이또한 합격점이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고추잡채가 꽃빵과 같이 나왔습니다.
사실, 저는 꽃빵에 싸먹는 고추잡채보다 고추잡채만 먹기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집 꽃빵맛이 괜찮아서 한번 싸먹어 보았습니다...
역시 일품이로군요. ^^
마지막... 식사용으로 나온 짜장...
사실... 짜장은 생각외로 노멀했습니다. 짜장맛만 괜찮았다면 꽤 괜찮은 코스요리의 마무리가 되었을법한데요... 아쉽더군요.
후식으로 배가 나왔군요...
이렇게 양장피, 팔보채, 깐풍기, 깐쇼새우, 고추잡채, 짜장, 후식과일로 이뤄진 1인 3만원짜리 코스요리를 다 맛보았습니다.
중국집의 대명사 '짜장면'이 너무 노멀한 맛이었다는 점만 제외하고는 나머지 요리들은 대채로 괜찮았습니다.
무엇보다 맘에 들었던 것은, 중식 하면 느끼함이 떠오르는데 이 집 중식요리들 대부분이 그닥 느끼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맛인 새콤달콤매콤 + 짠맛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재료 본연의 맛이 느껴지는 적당한 양념맛 또한 이집의 장점이었지요.
또, 이집은 다른 중식집들이 문을 닫은 늦은 시간까지도 영업을 한다는 점도 장점이었습니다.
코스요리를 주문하고 쐬주한잔 하기 딱 좋았다는... ^^
사실, 이집에 들른 건 늦은 시간이었는데, 서빙하는 아주머니가 불퉁불퉁하고 설명도 제대로 해주지 않아 짜증이 나서 주문한 음식을 취소하고 그냥 나서려 했습니다. 그런데 백발의 주인아저씨께서 차근차근 친절하게 다시 설명해 주시고, 특별히 좋아하시는 중식요리가 있다면 신경써드리겠다 하시기에 마음을 진정하고 다시 자리에 앉게 되었지요.
그러나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처음의 짜증이 맛있는 음식을 먹는 와중에 눈녹듯 사라지더군요...
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하니, 이곳저곳 차수 바꿔가며 술한잔 하는 것보다 저녁겸 해서 이곳에서 코스요리를 맛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북경반점 찾아가시는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