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마읍리~846.5m삼각점봉~천봉~하마읍리
고난의 과정을 슬기롭게 극복하곤 하는 매(每) 순간 속에는
머지않아 안락하고 쾌적한 시간이 다가올 것이라는 기대가 담긴
희망이 도사리고 있다.시난고난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건강의 소중함을 간과하듯이 고난을 겪지않고 이룬 성취감은
그만큼 감동의 무게도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값진 삶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으레 수반되기 마련인
고통과 고난을 선뜻 수긋하게 받아들이기는 그리 쉽지 않다.
모두들 그런 부정적인 과정과 맞닥드리는 순간이 없기를
간절히 기원하며,가능하다면 피하고 싶어 한다.
미상불,속내는 그러면서 결실이나 성취물은 굉장하기를 간절하게
고대한다.그러나 고통과 고난은 일쑤 결과나 성취감과 궤를 같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굉장한 성취를 위해서는 그와
견줄만 한 땀과 눈물의 기여가 절대적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먼젓 번에 지맥을 이탈하고 상마읍리 신선마을로의 하산에
들어서기 직전의 지맥으로 다시 올려 붙자고 한다면 그때의
하산 코스를 거꾸로 타면 간단하다.그러나 내려서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으로 지맥의 산꾼들은 그때의 과정을 역순으로 오르는
상황에 진저리를 내고 있는 게 아닌가.그래서 꾀를 낸 게 용달차를
내서 그것의 도움을 받아 어프러치 구간의 어려움을 덜어보자는
거다.삼척시 노곡면과 도계읍을 잇는 구절양장의 427번 도로
상에서 지난 번의 하산지점인 상마읍리를 지나 노곡면과 도계읍
두 지역의 지경을 이루는 문의재를 시오릿쯤 남겨둔 차도
좌측으로 먼젓 번의 지맥에서의 하산지점에 닿을 수 있는 임도의
들머리가 있다.
용달차를 내려서는 지맥의 산꾼들
그곳을 시작으로 5km쯤 되는 어프러치 구간의 임도를 용달차의
도움을 받게 된다.지맥의 산꾼들로 콩나물 시루처럼 빼곡하게
짐칸을 채운 용달차가 울퉁불퉁한 비포장의 임도를 군소리
한 마디없이 식식거리며 치오른다.용달차가 30분쯤을 달려서
목적지인 임도사거리에 도착하였으니 지맥의 산꾼들이 아무리
잰걸음을 놓았더라도 한 시간 반쯤은 족히 발품을 들였어야
닿을 수 있지 않았을까.삼척국유림관리소가 관리하는 소나무
산림지역의 한복판의 임도사거리에서 지맥의 산줄기는 맞은
편의 상마읍리로의 하산을 시작했던 임도 바로 우측의 숲이
된다.
선답자들의 흔적은 무성하게 우거진 키작은 관목들로 뒤덮혀
가늠할 방법이 없으니 트랙을 살펴가며 더듬거리는 수밖에 없다.
오래 된 간벌목들이 이리저리 발길에 채이는 지맥의 산줄기이다.
우후죽순처럼 우뚝우뚝한 낙엽송들이 울창하고 끼끗하고 튼실한
노송들이 지맥의 산꾼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길없는 길'이나 다름없는 산줄기는 머지않아 뚜렷하고 반듯한
산길로 행색이 바뀌게 된다.용달차의 도움을 받아 들머리까지
어려움없이 이르렀으니 이 정도쯤의 신고식은 있어야 한다는
지맥의 산꾼들에게 보내는 숲의 애교섞인 대접인 게다.
산행 내내 함께 하게되는 노송
무성하게 우거진 조릿대 숲 길을 뒤로하면 산길은 수렛길처럼
널찍하고 반듯하다.'안씨부묘'라는 글자가 새겨진 네모 난 작은
대리석이 굴직한 굴참나무에 걸려있다.하늘을 뒤덮고 있는
아름드리 노송들이 뻬곡하게 자리하고 있는 숲 길은 그윽하고
아늑하기까지 하다.온갖 종류의 활엽수들이 뿜어대는 그들 각각의
고유한 향취와 숲의 기린아 노송들의 솔향이 함께 캭테일되어
고품격의 숲 향이 어우러지는 숲이다.완만한 치받이 산길을
올려치면 신갈나무들만의 붕긋한 멧부리에 오르게 되고 그 봉우리를
넘어서면 벌겋게 맨 땅이 드러난 절개지 비탈이 기다리고 미끄러운
절개지를 구르듯이 내려서면 널찍한 임도로 내려서게 된다.
임도 한구석에는 반토막짜리 컨테이너 사무실이 보이고 그 옆에는
굴삭기 한 대가 서 있다. 지맥의 산길은 임도를 곧바로 가로질러
파란색의 비닐로 그늘막을 친 평상 뒤 쪽으로 꼬리를 잇는다.
임도나 다름없는 수렛길을 한동안 따르다가 수렛길 좌측으로
보이는 붕긋한 봉우리를 올려친다.붕긋한 멧부리 한복판에는
한뼘크기로 땅 위로 불쑥 솟구쳐 있는 사각의 대리석 기둥 행색의
삼각점이 옹골차게 박혀 있다.해발 846.5m의 삼각점봉이다.
삼각점봉을 넘어서면 지맥의 산길은 조금 전의 삼각점봉을
오르기 직전의 수렛길로 다시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임도를 따르는 행위는 산꾼들에게는 그리 환영을 받지는
못한다.가능하면 숲 속의 산길을 따르기를 바란다.
임도는 이내 숲 길로 들어서게 되고 숲은 치자빛을 띠는 끌밋한
몸매에 허우대가 엄장한 노송들이 꾸며놓은 숲 길이 기다린다.
성인 두 명이 두 팔로 끌어 안아도 모자랄 것 같은 집채만한
노송들이 줄을 잇는다.밀집대형으로 자리한 참나무를 비롯한
활엽수들도 울창하게 우거져 그들의 권위에 도전하느라 여념이
없다.산길은 뚜렷하지만 진달래나 철쭉 등의 관목들 그리고
어린 참나무 등의 잔가지들이 무성하게 우거진 지맥의 산길은
거추장스럽기는 하지만 그들이 내뿜는 녹향은 그윽하기만 하다.
지맥의 줄기는 높낮이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밋밋하고
부드럽게 이어진다.죽산최가의 묘지가 자리한 곳에서 우측으로
내려서면 또다시 임도 삼거리로 들어서게 된다.
널찍한 공터 분위기의 삼거리에서 지맥의 방향은 2시 방향으로
뻗어있는 궁촌리 쪽이다. 임도의 이정표가 새겨져 있는 정방형의
대리석 빗돌이 임도 한구석에 세워져 있다.조금 전에도 밝혔지만
임도를 줄곧 따르는 것을 즐겨 할 산꾼은 없지 싶다.임도를
조금 따르다가 다시 임도 좌측의 나지막한 봉우리를 기어 오른다.
임도와 큰 차이를 두지 않고 있는 지맥의 줄기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지맥의 산꾼들이 간과하고 거개가 임도를 따랐기
때문에 그곳으로 오르는 산길은 거의 사라진 상태가 아니던가.
임도 삼거리
둥긋한 봉우리에 오르니 멧부리 주변은 잣나무들이 등천하는
멧부리이다.잣나무봉을 뒤로하고 내리받이를 따라 임도로 다시
내려선다.해발 800미터를 웃도는 고도 탓일까? 여느 임도를
줄곧 따를 때면 임도에서 후끈한 열기가 솟아 오르곤 하는데
이곳에서는 그러한 기미를 느낄 수가 없다.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머지않아 임도를 버리고 우측의 숲 길을 올려친다.
치받이 오르막 산길은 뚜렷하지는 않지만 지맥을 이어 나가는
발걸음을 무디게 하지는 않는 산길이다.
숲 길은 뜸해지기는 했으나 여전하게 우람한 덩치와 끼끗한
몸매를 자랑하는 꺽다리 노송들이 이따금 모습을 드러낸다.
밀집대형으로 맞서고 있는 참나무를 비롯한 활엽수들의 처신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그들 노송들의 자세는 단연 군계일학이
아닌가.고만고만한 붕긋한 봉우리 두엇을 더 넘어서 비교적
가파른 치받이 오르막을 애면글면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둥긋한
멧부리가 해발 939.6m의 천봉이다.천봉의 멧부리 한복판에는
한 뼘 높이로 세워져 있는 대리석 사각 기둥의 삼각점이 자리하고
있다.이곳에서 지맥의 방향은 멧부리에서 조금 되돌아 나와
좌측의 가파른 내리받이 비탈길을 따라야 한다.
해발939.6m의 천봉
천봉을 뒤로하고 가파른 비탈을 내려서면 엄장한 덩치의 노송의
고사목이 한복판에 자리한 안부에 이르게 된다.조금 전부터
맑게 개었던 하늘에 잿빛의 구름들이 서서히 드리우고 있는가
했더니,그새 비를 뿌릴 기미를 보이는 게 아닌가?
한 두 방울 빗방울이 떨어지는 듯하다.그러나 그런 기미는 이내
사라지고 햇살이 숲 속으로 들이 비췄다가는 사라지고 사라졌다
가는 사라지고를 거듭한다.마른 목을 축이고 노송의 고사목이
자리한 안부를 뒤로한다.
범강장달 같은 덩치의 노송이 수문장처럼 지키고 있는 붕긋한
멧부리를 지나면 산줄기가 양갈래로 갈라지게 되는 분기의
밋밋한 행색의 삼면봉 앞에 서게 된다.이곳 분기 삼면봉에서
지맥의 방향은 좌측으로 꼬리를 잇는다.집채만한 노송이
군계일학의 면모를 과시하는 붕긋한 해발 887m봉을 넘어서고
신갈나무 등의 활엽수들이 장악하고 있는 둥긋한 멧부리도
거푸 넘어선다.역시 숲의 황제는 치자빛으로 물이 든 끌밋한
몸매의 노송이다.연신 지맥의 산꾼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산불(번개불)로 탄 좌탈입망(坐脫立亡)의 노송
그러한 엄장한 덩치의 노송 한 그루가 불에 타서 두 길 높이의
몸통만 남은 채 멧부리를 지키고 있다.죽어서도 자세를 허물지
않는 좌탈입망이 아니겠는가.숯덩이가 된 노송의 고사목을
뒤로하는 산길도 끌밋하고 엄장한 노송들이 줄을 잇는다.
불에 타서 고사목이 된 노송의 후배들이 줄을 잇는가 하면
집채만한 덩치가 뿌리까지 뽑혀진 채 지맥의 산길에 가로누운
노송도 눈에 띤다.이렇게 자연재해를 당한 노송을 뒤로하면
지맥의 산길은 다시 널찍한 임도로 내려서게 된다.
임도로 내려서는 곳이 경사가 급박한 맨 땅의 절개지이다.
맨 땅의 급박한 절개지를 구르듯이 내려서면 지맥의 산길은
임도를 곧장 가로질러 맞은 쪽의 완만한 치받이 오르막으로
꼬리를 잇는다.꺼뭇하게 이끼가 덕지덕지 말라붙어 있는 바위들이
하나 둘 눈에 띤다.이윽고 올라선 지맥의 주능선 삼거리,이곳에서
지맥의 방향은 2시방향의 내리받이 산줄기가 된다.오늘의 구간
산행의 종착지는 이곳이 되며 계속 이어지는 지맥의 산길은
다음 차례의 등반지가 될 터이다.좌측의 10시 방향으로 나 있는
산길은 이제부터 날머리 하마읍리로의 하산길이 된다.
다음 차례 등반하게 될 지맥의 줄기(우측)
하산길에도 허우대가 끌밋한 노송들의 독무대나 다름없다.
숫적으로 막강한 참나무를 비롯한 활엽수들이 왕성한 활동을
펴나가고 있으나 어쩌다가 나타나는 노송 한 그루에 힘 한 번
제대로 써 보지 못하고 맥없이 무너지고 마는 거다.
삼각점이 부여가 된 해발 744.9m봉을 한 번 지나는 길에 올랐다가
내려선다.삼각점봉을 뒤로하면 벌겋게 맨 땅이 고스란히 드러난
급경사의 임도 절개지를 만나게 된다.다행히 고정로프가 기다랗게
마련이 되어있다.고정로프의 도움으로 임도로 내려서서 맞은 쪽의
숲으로 들어서면 숲은 여전하게 노송들이 끼끗한 몸매를 자랑하는
숲이다.
이러한 고품격의 숲을 빠져 나오면 널찍한 임도가 산객들을
기다린다.임도 한 켠에 노란 바탕의 네모 난 입간판이 눈길을 끈다.
동부지방산림청 명의의 안내문이 담겨 있는데,그 내용은
이 지역은 산림보호법 제45조의 8에 따른 '산사태취락지역'이라고,
태풍이나 산사태 발생 우려가 있을 때에 이 지역 주변을 통행하는
사람이나 차량은 유의하기를 바란다는 당부가 담겨있는 입간판
이다. 좌측으로는 계류 흐르는 소리가 간간이 들려오는 마읍천을
따라 우측으로 뻗어있는 널찍한 임도를 따르면 머지않아 하마읍리에
이르게 된다.마읍천(馬邑川)을 가로지르는 다리 어름에 지맥의
산꾼들을 기다리는 버스가 목을 늘여빼고 있다(17시).
하마읍리 하산길
마읍천의 수량은 그다지 충분하다고는 볼 수 없다.그러나 여느
골짜기의 개울에 비하면 수영장급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다리 밑의 으슥한 곳은 늙은 사내 산꾼들의 양보(?)로 초로의
아낙 산꾼들 차지가 되었으며, 늙은 사내들은 비교적 무성하게
우거져 있는 갈대 숲의 은밀한(?) 장소로 물 만난 기러기처럼,
물 본 원앙처럼 숨어 들어가 소위 알탕을 즐기게 된다.
땀에 찌들어 미끈거리는 몸을 닦아내고 산악회에서 넉넉하게
준비한, 삼복더위 복달임의 황제인 삼계탕으로 그동안 온종일
졸아 붙었던 뱃구레를 맹꽁이 배처럼 부풀어 오르도록 맘껏
산행 뒤풀이를 즐긴다. (2017,7/15)
(아래)사금지맥 지도1 분기봉-중마읍임도3거리(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아래)사금지맥 지도2 중마읍임도3거리-관촌리(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939.6m(천봉)
로딩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