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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을 다니면서 고대사 보다는 근대사에 관심이 많은 터라, 루브르박물관이나 대영박물관은 안 가도 전쟁에 관련된 유적지는 꼭 들리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최근에 20세기 제주도에서 일어난 역사의 현장이 박물관으로 개장한 곳이 있어서 소개해 보려고 한다.
마침, 평화박물관 대표님께서 우리 여행 블로거 기자단을 위해 시간을 할애해 주셨다.
제주시 한경면 가마오름에 자리한 평화박물관은 오설록이나 생각하는 정원과 가까워서 오는 길이나 가는 길에 들렸다 가기에 동선이 좋다. 제주도를 대부분 놀고 즐기고 스트레스 풀러 오지만, 우리가 제주도를 여행할 수 있게 된 것도 어쩌면 이 곳 가마오름에서 돌아가신 조상님의 숭고한 희생정신으로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를 찾아오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평화 박물관의 대표 마이크가 없어도 커다란 강당이 쩌렁쩌렁하게 울릴 정도로 목소리가 크시다.
대표님의 인솔로 블로거 기자단은 가마오름을 올랐다. 입구는 그 당시 실제의 모습처럼 돌담과 이끼가 낀 방공호를 따라 들어간다. 요새의 내부는 최대한 그 당시의 모습 그대로를 재현해 놓은 상태. 이리 저리 미로를 따라, 반세기 전의 역사도 흘러가 본다.
미로는 들어가면서 내부가 좀 답답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들어서자 겨드랑이의 땀을 식혀줄 시원한 바람이 생생 불었다. 터키의 카도키아 지하 도시나, 베트남의 구찌터널처럼 굴은 어디나 통풍 하나는 확실히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이곳 가마오름의 요새는 입구가 33개이고, 연결 통로가 17개, 총 길이 2km나 될 정도로 거대한 미로다.
제주도에 살던 한국인들은 희미한 초롱불의 빛으로 삽질과 곡갱이질을 하면서 이 어마어마한 요새를 구축했다. 그 당시에는 일본군이나 제주도민이나 서로에게는 필요한 존재였다는 것. 광복이 되고나서 일본으로 돌아가는 일본 군인들이 제주도민들과 헤어지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1937년 중국과 일본의 전쟁이 발발했을 때 전쟁은 중국에 유리해지고, 중국에 반격을 노리던 일본은 제주도 가마오름에 거점을 두고, 중국을 공습하게 된다. 지금 모슬포 쪽에 현존하는 알뜨르 활주로를 만들어 비행기의 이착륙을 가능하게 했고, 가마오름은 관제탑 역활을 하는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었다.
현재도 계속 개발되고 목침을 설치해서 관람객들이 많은 곳을 볼 수 있게끔 작은 공사들이 진행 중이다.
가마오름 요새의 단면도
규모가 가장 큰 가마오름 말고도 제주도 곳곳에 거대한 진지들이 구축됐다. 사진 정가운데 한라산에 등이 켜져있고, 그 주변에 점들은 일본이 제주도에 구축해놓은 요새, 참호, 기지들의 위치다.
모슬포 바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일본이 만들어 오는 알뜨르 비행장. 그 앞에는 마늘, 감자 밭이 있고, 비해장은 논과 밭에 둘러져 있다.
요새 구경이 끝나고, 플랭카드에 방명록을 남겼다. 이 플랭카드가 5km 정도 되는 날, 박물관 대표께서 청계천 광장이나 광화문 광장에 전시를 할 예정이란다.
한국 만세! 그리고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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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푸른 길 위에 그가 있었네.. 원문보기 글쓴이: Quan
첫댓글 힘있는사람이 되고싶은 곳이었습니다. 아픈역사를 교과서가 아닌 피부로 느낄수있는곳이였어요
박물관장님의 소박하고 열의있는 의지로 탄생한곳..맘이 쨘 합니다
콴은 어쩜 지도도 이리 잘 그리는지.....ㅋㅋ 담에 꼭 들려봐야겠네용~~
지도 직접 그린겨? ㅎㅎㅎ 예술가 자질이야~~^^
역사의 소용돌이 모습을 고스란히...관장님 화이팅입니다~!
숙연한 자세로...독일여행 잘 다녀오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