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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을 보내는 마음
五月挂夕陽(오월괘석양)-5월은 석양에 걸리고
漢水繞幸州(백수요동성)-한강물은 행주산성을 감고 흐르네
今日一爲離(금일일위리)-지금 이 시간 한번 떠나면
平生不逢時(평생불봉시)-평생 다시는 만나지 못할 시간이 되는데
浮雲孤我心(부운고아심)-떠가는 저 구름은 고독한 나의 마음이요
西霞你思念(서하니사념)-서쪽에 지는 노을은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라
曆消落芍藥(력소락작약)-달력에서 지워지고 작약꽃마져 떨어지면
庭風不慰悲(정풍부위비)-정원에 부는 바람도 내 슬픔을 위로하지 못하리
농월(弄月)
그저 흘러 보내기에는 아쉬운 시간들 ! (5월 정원일기)
참 화려한 5월이었다 !
자연(自然)의 여신(女神)이 화포(畫布)위에 칠색(七色)의 물감을 한껏 쏟아 부은 달,
누가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찬미했던가 !
라일락 향기는 아직도 코를 자극하고 있지만 내 아파트앞 정원과 삼각산
자락에서는 그 호사스럽던 꽃의 경염(競艶)이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그 자리에 코와 눈에 진한 자극을 주는 신록(新綠)이 자연의 엄정한 순리를
따라 누리 가득히 깔리고 있다.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
라고 노래한 피천득(皮千得)도 5월에 먼 길을 떠났다.
불교 증도가(證道歌)에 이런 구절이 있다.
江月照松風吹(강월조송풍취)-강에 달이 비치고 소나무에 바람이 부는데
永夜淸宵何所爲(영야청소하소위)-이 긴긴 밤 맑은 하늘을 어찌할까 !
인간이 어찌 할 수 없는 자연 이치의 도(道)를 말하고 있다.
작약 장미 영산홍 등 몇 가지 꽃들만 이름을 알고 나머지는 이름을 알 수 없지만
눈에 보이는 대로 사진을 찍어 모아보니 백화전시회(百花展示會)되어
마음의 힐링이 되었다.
마치 오 헨리의 단편작 “마지막 잎새”에서
한소녀의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또 한 생명을 바쳐 나뭇잎 하나를 벽에 그리는
노화가(老畵家)처럼--
언제나 그랬듯
마지막 봄의 달 5월은 올해도 그예 갔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노래와 같이
가슴을 후빈 애절함만 남기고
봄날과 5월은 갔다.
가는 5월을 아쉬워하는 것은 31일이 짧기 때문일까
아니면 낙화(落花)를 핑계한 내 마음의 슬픔 때문일까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꽃처럼 짧은 “화양연화(花樣年華)” 때문일까
물집 터진 것 같은 여린 생각도 이제 마지막 “봄바람”에 실어 보내야 할 때다.
계절과의 이별이요
사모하는 마음과도 이별해야 한다.
가거라 5월이여
돌아보지 말고 가거라
보내는 내 마음도
절두산(切頭山)에 부서지는 한강물의 하얀 물보라의 아픔처럼
모질고 단호하리라 !
농월
↑5월 1일 기온 13 ~ 27℃ 5월이 되니 여름일까 여름은 5월일까
일기예보에 오늘이 27도다
5월 찬양
山鳥配逢卵懷節(산조배봉란회절)-산새는 짝을 만나 알을 품는 계절
遠山近野綠色派(원산근야록색파)-먼산 가까운 들에는 녹색의 물결이구나
碧水漢江鶴尤白(벽수한강학우백)-푸른 한강에 학(鶴)은 더욱 희게 보이고
三角浮雲悠悠閑(삼각부운유유한)-삼각산 뜬 구름은 느릿느릿 한가롭다
蒼雲蓮塘浸浮浴(창운련당침부욕)-창공의 구름은 연못에서 목욕하고
地氣地錦石牆蓋(지기지금석장개)-땅기운 받은 담쟁이는 돌담을 덮는다
靑翠五光足足烤(청취오광족족고)-짙푸른 녹음은 5월볕이 넉넉하게 쬐여 주니
新綠五影溢大地(신록오영일대지)-신록의 오월 그림자가 대지에 넘치네
농월(弄月)
↑5월 2일 기온 10 ~ 27℃ 하늘이 맑다 27도면 완전히 여름 날씨다
올봄은 비가 적게 내렸다는 생각이 든다
추구(推句)에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봄물은 못에 가득하고
夏雲多奇峰(하운다기봉)-여름 구름은 산봉우리에 기이하게 보인다
는 글귀가 있다.
봄비가 내린후에 보이는 자연의 아름다움이다
자연이치
村郊景物日芳菲(촌교경물일방비)-시골 풍경이 날로 꽃다워지니
閒坐松陰玩化機(한좌송음완화기)-소나무 그늘에 앉아 때가 변하는 것 바라보네
金色청령銀色蝶(금색청령은색접)-금빛의 잠자리와 은빛의 나비들이
菜花園裏盡心飛(채화원리진심비)-채소밭 동산에서 마음껏 날고 있네
이용휴(李用休)
↑5월 3일 기온 15 ~ 29℃ 이제 봄이란 말과 글을 쓸 일이 없이
완연한 초여름이다 오늘 부처님 오신날
초여름
柳橋穿翠密(류교천취밀)-버들 다리로 빽빽한 푸른 것이 뚫고 다니고
花塢惜紅稀(화오석홍희)-꽃 핀 언덕에는 붉은 것이 드물어 아쉬원진
瓚改靑楡火(찬개청유화)-어느덧 푸른 느릅나무가 바뀌어
裁新白苧衣(재신백저의)-재단하여 새로 지은 듯 흰 모시옷이 되었구나
桑疏蠶已老(상소잠이로)-뽕잎이 성기매 누에는 이미 늙었고
草茂馬初肥(초무마초비)-풀이 무성하매 말이 비로소 살이 쪘도다
久客緣何事(구객연하사)-오랜 나그내 신세 무슨 일인가
思歸未得歸(사귀미득귀)-돌아가고 싶어도 아직 돌아가지 못하는구나
박의중(朴宜中)
↑5월 4일 15 ~ 27℃ 맑은 날씨다
초여름
松陰一架半弓苔(송음일가반궁태)-솔 그늘 아래 도리에 활같이 이끼 끼고
偶欲看書又懶開(우욕간서우나개)-우연히 책을 보려해도 또 펴기조차 싫어진다
戱掬淸泉洒蕉葉(희국청천쇄초엽)-재미로 맑은 샘물 떠서 패초잎 씻어주니
兒童誤認雨聲來(아동오인우성래)-아이들은 빗소리로 잘못 알고 달려나온다
양만리(楊萬里)
↑월 5일 기온 17 ~ 27℃ 맑은 하늘이다 오늘은 정말 여름날씨다
신정동 인라인을 타는데 햇볕에 금새 살결이 검게 타는 기분이다
초여름
江南孟夏天(강남맹하천)-강남의 초여름
紫竹筍如編(자죽순여편)-대나무 숲 죽순이 엮은 듯 솟아나네
蜃氣爲樓閣(신기위루각)-아지랑이는 뭉게뭉게 누각을 이루고
蛙聲作管弦(와성작관현)-개구리 소리가 그대로 관현악 이로다
가엄(賈弇)
↑5월 6일 기온 8 ~ 19℃ 아침하늘이 맑다
정원에 있는 나뭇잎 녹음이 매우 싱싱하다 이제 영산홍도 시들어 가고 있다
이다음에는 어떤 꽃이 필까
송화(松花)가 피고 있다 다양한 수목 꽃이 있는 아파트 정원이 정말 아름답다
소나무꽃 가루(松花)
五月松花葉葉黃(오월송화엽엽황)-오월이라 송화(松花) 피어 잎마다 노란 색깔
山風吹散一庭香(산풍취산일정향)-산바람에 날려 퍼져 뜨락 가득 향기롭다.
傍人莫怪和新釀(방인막괴화신양)-술에 섞어 담근다고 이웃들아 웃지 마라.
此是山翁却老方(차시산옹각로방)-이게 바로 산 늙은이 노쇠 막는 처방이다.
임억령(林億齡)
↑5월 7일 기온 8 ~ 24℃ 아침 하늘이 맑다
초여름
天氣正熟梅(천기정숙매)-하늘의 기운은 한창 매실을 익히는데
陰晴摠不眞(음청총불진)-흐리다 개다 모두 진실이 아니도다.
近峯一圭出(근봉일규출)-가까운 봉우리는 한 자쯤 드러나고
雨雲還往頻(우운환왕빈)-비구름은 빈번히도 내리는구나.
綠陰合巾裾(록음합건거)-푸른 나무 그늘 갓과 옷에 드니
啼鶯如可親(제앵여가친)-노래하는 저 꾀꼬리 친근해지는구나.
玟瑰雜刺桐(민괴잡자동)-장미가 찔레꽃에 섞여서
紅白表餘春(홍백표여춘)-붉고 흰 색으로 남은 봄을 드러낸다.
來結靑霞侶(래결청하려)-서로 와서 뜻이 높은 짝을 맺으니
自是芳杜身(자시방두신)-이로부터 방두의 몸이 되었구나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5월 8일 기온 8 ~ 25℃ 하늘이 맑다 어버이날이다
어버이날
父生我身(부생아신)-아버지는 내 몸을 낳으시고
母鞠吾身(모국오신)-어머니는 내 몸을 기르셨네.
腹以懷我(복이회아)-나를 품어 주시고
乳以哺我(유이포아)-젖으로써 나를 먹여 주시며
以衣溫我(이의온아)-옷으로써 나를 따뜻하게 하시고
以食飽我(이식포아)-밥으로써 나를 배부르게 하시니
恩高如天(은고여천)-은혜는 높기가 하늘과 같고
德厚似地(덕후사지)-덕은 두텁기가 땅과 같구나.
爲人子者(위인자자)-사람의 자식된 자가
曷不爲孝(갈불위효)-어찌 효도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欲報其德(욕보기덕)-그 은덕을 갚고자 하나
昊天罔極(호천망극)-넓은 하늘과 같아 다할 수가 없구나.
소학(小學)
↑5월 9일 기온 12 ~ 23℃ 아침부터 날씨가 흐리고 이슬비가 내린다
오늘 제19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다. 표를 찍어 줄만한 후보가 아무도 없지만
그래도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니까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어도 정부 조직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투표를 하였다.
정열적인 붉음을 자랑하던 영산홍도 시들어 가고 있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듯 빨간 장미가 꽃을 피운다
자연이 바뀌는 것처럼 사람도 바뀐다
만물은 변한다
萬物變遷無定態(만물변천무정태)-만물은 변하고 옮겨져 정해진 꼴이 없나니
一身閑適自隨時(일신한적자수시)-이 한 몸 한가히 세상과 맞아 절로 때를 따르네.
年來漸省經營力(연내점성경영력)-몇 해 전부터 세상 다루는 일 점점 줄어
長對靑山不賦詩(장대청산불부시)-길게 푸른 산 마주하며 시를 짓지 아니하네.
이언적(李彦迪)
↑5월 10일 기온 13 ~ 22℃ 아침에는 이슬비가 내리더니 10시경부터 하늘이 맑다
자연의 변화하는 조화는 알 수 없다. 오늘부터 문재인 새정부가 들어섰다.
그동안 정권을 두고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시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정리정돈이 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다수에 의한
선택이다. 소수의 의견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민주주의 국사(國事)는
법(法)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되고 그 결정은 다수가결 이므로 따라야 한다.
이제 국론을 한곳에 모아 안보를 비롯한 국제문제와 국내문제를 발전적으로 풀어나가야
우리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선진국민이 해야할 덕목이다
배타적(排他的)은 곧 망하는 지름길이다.
자연의 조화
村郊景物日芳菲(촌교경물일방비)-시골 마을 풍경이 날로 꽃다워지니
閒坐松陰玩化機(한좌송음완화기)-솔 그늘에 가만히 앉아 때가 변하는 것 바라보네
金色청령銀色蝶(금색청령은색접)-금빛의 잠자리와 은빛의 나비들이
菜花園裏盡心飛(채화원리진심비)-채마밭 동산에서 마음껏 날고 있네
이용휴(李用休)
↑5월 11일 기온 11 ~ 25℃ 아침부터 흐리다
정원의 나무 잎들은 한층 더 푸르다. 세월이 참 빠르다 어그제 5월 1일에
5월을 찬양하는 글을 썼는데 벌서 3분의 1일 지나가고 있다.
아 ! 빠른 세월이여
빠른 세월
如夢幻空煙(如夢幻空煙)-꿈속의 환상같고 허공의 연기같은
從心所歲月(종심소세월)-내 마음대로 살아도 말하는 사람 없는 나이여
洛花深綠陰(낙화심녹음)-꽃떨어진 뒤에 짙은 녹음이 자리하고
夏雲浮三角(하운부삼각)-여름 구름이 삼각산위에 떠있네
농월(弄月)
↑5월 12일 기온 16 ~ 25℃
여름이 더워 간다
天蠶桑葉刻蟲書(천잠상엽각충서)-누에가 뽕잎에 글씨(蟲書)를 새기니
畏日增炎麥熟初(외일증염맥숙초)-여름날 점차 더워 보리가 익기 시작하네
巧舌倉庚幽谷出(교설창경유곡출)-교묘한 소릴를 내는 꾀꼬리는 그윽한 골짜기에 나오고
含寃杜宇鬱林居(함원두우울림거)-원한의 두견새는 울림에 머무른다
農丁播種心常急(농정파종심상급)-농부는 씨 뿌리기에 마음이 항상 급한데
賞客探勝興有餘(상객탐승흥유여)-봄구경하는 사람들은 경치에 흥이 넘친다
雨順風調年事吉(우순풍조연사길)-적당한 비바람에 한해 농사가 순조로우니
置罇呼友與相譽(치준호우여상예)-술을 준비하여 친구를 부르니 서로 더불어 즐겁다
채규흥(蔡奎興)
↑5월 13일 기온 13 ~ 24℃ 아침부터 미세 먼지인가 하늘이 흐리고 있다
예보에는 흐린후에 비온다고 한다 인라인을 갈가 말가? 망서리다가 갔다
돌아오는 길 오후 2시 30분에서 3시 30분 사이 순식간에 퐁풍우가 몰아친다
우산이 날라가고 여성들의 차마가 모두 마리린몬로의 섹시스타일이 되었다
숨가쁘게 몰아진 폭풍우가 지나간후 정원의 나무 잎은 한결 푸르고 깨끗하게 보인다
하늘의 조화는 인간이 가늠할 수 없는 일이다
폭풍우에 남목이 뽐힌 것을 한탄함
倚江柟樹草堂前(의강남수초당전)-초당 앞 강가에 녹나무 서있는데
故老相傳二百年(고로상전이백년)-이곳 노인들이 이백 년 묵었다 하네
誅茅卜居總爲此(주모복거총위차)-띠 풀 베고 거처를 정한 것은 모두 이것 때문인데
五月髣髴聞寒聲(오월방불문한성)-오월 달에도 가을 매미소리 듣는 것 같았네
東南飄風動地至(동남표풍동지지)-동남쪽에서 회오리바람 땅을 흔들며 불어오더니
江飜石走流雲氣(강번석주유운기)-강물이 뒤집혀 돌이 날고 구름을 몰아왔네
榦排雷雨猶力爭(간배뇌우유역쟁)-줄기는 우뢰를 물리쳐 오히려 힘써 싸웠거늘
根斷泉源豈天意(근단천원기천의)-뿌리가 샘의 근원에서 끊겼으니 어찌 하늘의 뜻이랴
滄波老樹性所愛(창파로수성소애)-푸른 물결과 늙은 나무는 천성적으로 서로 좋아했으니
野客頻留懼雪霜야객빈유구설상)-시골사람들 자주 눈과 서리 두려워 그 나무에 머룰렀고
行人不過聽竿籟(행인불과청간뢰)-행인은 피리소리 같은 나무의 소리를 듣고 지나고
虎倒龍顚委榛棘(호도룡전위진극)-호랑이 거꾸러지고 용 넘어진 것처럼 잡목 넘어져있다
我有新詩何處吟(아유신시하처음)-내가 새로 지은 시는 어디서 읊어야하나
草堂自此無顔色(초당자차무안색)-초당도 지금부터는 볼 품 없이 되었구나
두보(杜甫)
↑5월 15일 기온 10 ~ 19℃ 구름많다는 기상예보다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아침 하늘은
맑다 그러나 바람이 약간 불고 있다 바람이 불면 미세먼지는 날아갈 것이다
봄은 가고 이몸은 어디로
日永山深碧草薰(일영산심벽초훈)-해는 길고 산은 깊어 풀내음 향기로와라
一春歸路杳難分(일춘귀로묘난분)-이 봄이 가는 길은 아득히 어디메인고
借問此身何所似(차문차신하소사)-물어보자 이내 몸은 무엇이며 어디로 가나
夕陽天末見孤雲(석양천말견고운)-해저문 저하늘 끝 외로운 구름 넘어 인가요
김부용(金芙蓉)
↑5월 15일 기온 0 ~ 19℃ 하늘에 구름이 약간 있지만 좋은 하늘이다
여름 구름 그림자 옮아가고
稍稍雲移影(초초운이영)-구름은 조금씩 그림자 옮아가고
微微樹帶陰(미미수대음)-희미하게 나무들은 그늘을 지는구나.
野含芳草性(야함방초성)-들판은 향기로운 풀 맛을 머금고
村見老農心(촌견로농심)-마을에는 늙은 농부의 마음 보인다.
山鳥歸林晩(산조귀림만)-산새는 저녁 숲으로 돌아오고
池魚樂水深(지어악수심)-못 속의 물고기 물이 깊어 좋아라.
登皐倚藜杖(등고의려장)-청려장 짚고 언덕에 오르니
聊復一閑吟(료부일한음)-애오라지 다시 한 번 한가히 읊어본다
오숙(吳䎘)
↑5월 16일 기온11 ~ 21℃ 아침하늘이 구름 한점 없이 맑다
정말 감사하다 아침에 눈을 떠니 내가 숨을 쉬고 있고 사지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이
비할 곳 없이 감사하다 저 푸른 나무잎 아름다운 꽃들 맑은 공기 그리고
마음껏 누릴수 있는 햇빛
때로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괴로울 때도 있지만 아침부터 눈앞에 펼쳐진
내가 사는 정원의 아름다운 자연을 잠간 동안이라도 잊은 것이 잘못이다
오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신정동 인라인 트랙에서 햇볕에 피부를 단련 시키면서
마음것 레이스를 하자
인라인 파이팅 !
여름밤
庭院何寥落(정원하요락)-정원은 어찌 이리도 적막한가
繩裝坐夜欒(승장좌야란)-의자에 앉은채로 밤이 깊었다
自從天氣熱(자종천기열)-날이 더워진 뒤로부터
更覺月光寒(갱각월광한)-달빛이 차가움을 다시 느낀다
宿鳥時時出(숙조시시출)-자는 새는 때때로 나타나고
流螢點點殘(유형점점잔)-흐르는 반딧불 여기저기로 사라진다
詩成句未穩(시성구미온)-시(詩)는 지었으나 구절이 온당치 못하니
吾道信艱難(오도신간난)-우리의 갈 길은 참으로 어렵기만 하다
오숙(吳熽)
↑5월 17일 기온 11 ~ 25℃ 하늘은 맑고 바람 한점 없다
여기 내 방 창문에서는 붉은 색의 영산홍을 자세히 모르지만 가까이서 보면
꽃들이 떠렁져 가로세로 전후로 꽃의 시체들이 누워서 시들고 마르고
썩어 가고 있다. 저렇게 시간이 흐르면 영산홍 꽃잎은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지금 저 꽃잎처럼 피부가 서서히 물기가 빠지고
뼈와 근육이 쇠약하면서 땅으로 돌아갈 절차를 밟고 있다.
이런 자연의 순리는 그 어떤 힘으로도 의학으로도 멈출 수 없다
초여름 풍경
草軟牛呼犢(초연우호독)-소가 송아지를 부르고
溪深鸛啄魚(계심관탁어)-냇물이 불어나 황새가 물고기를 쪼고 있네.
靑林望不遠(청림망불원)-푸른 숲이 멀지 않으니
定有好村居(정유호촌거)-틀림없이 좋은 마을 나타나겠지
小犢方含草(소독방함초)-송아지는 풀을 뜯고
大牛方飮川(대우방음천)-어미 소는 냇물을 마시네.
牧童無一事(목동무일사)-할 일이 없어진 목동은
蘆笠蓋頭眠(노립개두면)-풀잎모자 덮어쓰고 잠을 청하네.
권용정(權用正)
↑5월 18일 기온 11 ~ 26℃ 맑은하늘 푸른 나뭇잎
26도이면 이제 완연한 여름이다
초여름 꾀꼬리 노래
天枝紅卷綠初均(천지홍권녹초균)-온 가지에 꽃 지자 신록이푸르다
試指靑梅感物新(시지청매감물신)-푸른 매실 가리켜보니 감흥이 새로워라
困睡只應消晝永(곤수지응소주영)-긴 낮을 보내기는 낮잠이 제격인데
不堪黃鳥喚人頻(불감황조환인빈)-꾀꼬리가 자주 불러 잠을 잘 수 없구나
곽예(郭預)
↑5월 19일 기온 12 ~ 27℃ 구름한점 바람기도 없는 맑은 날씨다
오 ! 감사한 자연 오늘 하루 행복하게 보내야 겠다
할수 있는 대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을 60:40으로 하루를 보내자
무조건 기분좋게 행복하게 보내자
이 기분으로 인라인 트랙으로 가자 !
가난해도 행복한 마음으로
蓬蒿原憲宅(봉호원헌댁)-쑥대 우거진 집이지만 원헌은 거문고를 연주하였고,
霖雨子來詩(림우자래시)-비새는 집이지만 자상은 시를 읊었네!
去者雖已遠(거자수이원)-그 분들은 비록 죽어 오래 되었지만,
淸風猶可追(청풍유가추)-그 분들의 맑은 삶의 태도는 내가 쫒는 인생이다!
권필(權韠)
↑5월 20일 기온 12 ~ 28℃ 전국에 곳에 따라 폭염주의보가 발령되었다
환연한 여믈이다
여름 구름
去年夏日又今時(거년하일우금시)-지난해 여름이나 지금 구름이나
天界浮雲或速遲(천계부운혹속지)-하늘의 뜬구름은 빠르기도 하고 더디기도 하네.
遙看形如淡水色(요간형여담수색)-멀리서 바라보면 맑은 물(淡水)빛 같고
近來影若綠陰枝(근래영약녹음지)-가까이 다가가니 그림자는 푸른 가지 같네.
深山谷谷中多疊(심산곡곡중다첩)-산골짝마다 첩첩이고
妙畵峰峰上有奇(묘화봉봉상유기)-산봉우리 묘한 그림은 신기하네.
大旱農家甘雨下(대한농가감우하)-오랜 가뭄에 단비가 내리니
爾之造化孰能知(이지조화숙능지)-자연의 이치를 누가 알 소냐.
송포(松圃)
↑5월 21일 기온 13 ~ 27℃ 맑은 날씨다 하늘은 청명하여 좋지만
늦봄 초여름이 가믐이 심한 것 같다. 비가 좀 와야 모내기도 하고
만물이 성장하고 생기가 돋아날 것이다.
비가와야 사람 건강도 좋을 것이다.
한의학 용어로 담음(痰飮)이란 인체에 있는 혈액이나 림프액 수분 영양등
모든 수분으로 형성된 진액(津液)을 말한다. 물을 적당량 마시면 몸에 좋다는 것은
수분이 진액에 적당히 용해(溶解)되어야 순환(循環circulation)이 잘되기
때문이다. 자연에 내리는 비도 마찬가지다.
자연의 비는 인체의 진액(津液)과 같은 것이다.
물을 아껴써야 한다 !
운명이든 팔자든 사람하기 나름이다
造化喚作小兒(조화환작소아)-운명(運命)은 어린 아이처럼 여겨서
切莫受渠戱弄(절막수거희롱)-결코 나를 마음대로 가지고 놀지 못하게 한다
天地丸爲大塊(천지환위대괴)-천지(天地)는 커다란 둥근 덩어리로 여겨
須要任我爐錘(수요임아로추)-내 마음대로 달구고 두드릴 수 있어야 한다.
즉 운명이란 내가 길들이기 나름이다
채근담(菜根譚)
↑5월 22일 기온 13 ~ 28℃ 컴퓨터가 고장이 나서 애를 먹다
여름구름
白日當天中(백일당천중)-눈부신 해 하늘 복판에 오니
夏雲自作峰(하운자작봉)-여름 구름 스스로 봉우리를 만드네
僧看疑有刹(승간의유찰)-스님이 보고선 절이 있지 않나 의아해 하고
鶴見恨無松(학견한무송)-학(鶴)이 보고선 소나무 없음을 한탄하겠다.
정지상(鄭知常)
↑5월 23일 기온 14 ~ 23℃ 일기예보에는 흐린후에 비온다고 하였지만
아침 날씨는 맑다. 오후에 가랑비가 조금 내리다가 멈쳤다
아, 정원의 영산홍 붉은 꽃이 완전히 사라졌다.
세월도 꽃잎따라
洗顔後看鏡(세안후간경)-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니
面褶似蚯蚓(면습사구인)-얼굴 주름이 지렁이 닮았네
昨日如映山(작일여영산)-어제는 영산홍 같이 붉었는데
歲月隨花瓣(세월수화판)-세월도 꽃잎따라 가네
농월(弄月)
↑5월 24일 기온 14 ~ 26℃ 푸른 하늘에 뭉게 구르름이 한폭의 그림같다
청소하는 아저씨가 하는 말이 정원에 회분을 정성껏 가꾸고 있는데
비둘기들이 꽃잎을 모두 따 먹어서 꽃을 가꾸는 보람이 없다고 한다
기독교 성경에서 비둘기는 하느님의 상징이고 또 우리는 어렸을때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으로 귀하게 여겼는데 원체 개체수가 늘어나나까
해조(害鳥)가 되었다.
어디 비둘기 뿐이랴 !
경제학에서 말하는 "희소가치설" 귀하면 대우를 받고 너무 많으면 천대를 받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출산을 적게하니가 어린이가 대우를 받고 수명이 길어져
노인이 넘쳐나니까 노인은 강아지보다 서열이 뒤쪽이다
너무 많아도 너무 적아도 안되는 중용(中庸)의 도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율곡(栗谷) 이이(李珥)선생이 선조께 정치를 잘하라고 올린 성학집요(聖學輯要)다
修身(수신)-천하를 경영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수양하라
尊賢(존현)-능력 있는 인재를 우대하라
親親(친친)-주변을 소중히 여기라
敬大臣(경대신-고위관리)-대신을 공경하라
體群臣(체군신)-신하를 내 몸처럼 생각하라
子庶民(자서민)-서민을 내 자식처럼 여기라
來百工(래백공)-전문가와 다양한 능력 있는 기술자를 우대하라
柔遠人(유원인)-먼 곳에 있는 사람들을 부드럽게 대하라
懷諸侯(회제후)-이웃나라 제후들을 잘 품어주라(외교를 잘하라)
↑5월 25일 기온 13 ~ 25℃ 햇볕도 좋고 하늘은 맑은데 바람이 많이 분다
많이 가물고 있다 비가 오지 않으면 사람들의 마음도 갈급하고 조급해진다
충분한 비가 내리면 모든 것이 여유가 생길 것이다
꽃을 보는 마음
世人看花色(세인간화색)-사람들은 꽃을 볼때에 그 색을 보지만
吾獨看花氣(오독간화기)-나만은 홀로 꽃기운을 본다
此氣滿天地(차기만천지)-이 기운이 천지에 가득하면
吾亦一花卉(오역일화훼)-나 또한 한 떨기 꽃이되리라
박준원(朴準源)
↑5월 26일 기온 9 ~ 24℃ 오늘도 하늘은 맑은데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면 미세먼지는 날라가겠지
바람부는 대로 세상 사는대로
此竹彼竹化去竹(차죽피죽화거죽)-이대로 저대로 되어가는 대로
風打之竹浪打竹(풍타지죽낭타죽)-바람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飯飯粥粥生此竹(반반죽죽생차죽)-밥이면 밥, 죽이면 죽 생기는 이대로
是是非非付彼竹(시시비비부피죽)-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른 부치는 저대로
賓客接待家勢竹(빈객접대가세죽)-손님 접대는 집안 형편대로
市井賣買歲月竹(시정매매세월죽)-시정 매매는 세월대로
萬事不如吾心竹(만사부여오심죽)-온갖 일 내 마음대로 함만 못하니
然然然世過然竹(연연연세과연죽)-그렇고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대로 지내세.
김병연(金炳淵)
↑5월 27일 기온 11 ~ 26℃ 참 좋은 날씨다 적당한 햇빛 바람한점 없다
신정동 인라인 트랙에서 신나게 인라인을 타다
괴로운 속에 기쁨을
醉鄕多逸興(취향다일흥)-취여도 흥겨움은 있나니
懽伯最風流(환백최풍류)-쁨이 최고의 멋이어라
堪嘆塵寰苦(감탄진환고)-인세상 고통이 탄식할 만 하나
此中差可遊(차중차가유)-이속에서도 조금은 놀 수 있으리라
채수(蔡壽)
↑5월 28일 기온 12 ~ 27℃ 하늘이 맑다
하늘을 노래
圓形至大又窮玄(원형지대우궁현)-둥글고 크고 또 현묘하기 끝없는 하늘
浩浩空空繞地變(호호공공요지변)-끝없이 넓고도 빈 것이 땅끝까지 둘렀구나
覆幬中間容萬物(복주중간용만물)-그 안은 만물을 감싸고 기르거늘
杞人何爲恐頹連(기인하위공퇴연)-기(杞)나라 사람은 어찌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했을까
김인후(金麟厚)
↑5월 29일 기온 15 ~ 30℃ 참 좋은 날씨다 30℃면 한여름날씨다
꽃은 피고 지네
花開昨夜雨(화개작야우)-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花落今朝風(화락금조풍)-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졌구나
可憐一春事(가련일춘사)-가련하다 한 봄의 일이여
往來風雨中(왕래풍우중)-비바람 속에서 왔다 가는구나
송한필(宋翰弼)
↑5월 30일 기온 15 ~ 28℃ 오늘이 단오(端午)인 것을 달력을 안보면
모를 것이다. 우리사회는 먹는것과 강아지에 정신을 쏟고 있어
단오(端午)는 안중에 없다
端午見鞦韆女戱(단오견 추천여희)-단오에 그네 뛰는 여인들의 놀이를 보고 있으니
推似神娥奔月去(추사신아 분월거)-밀어 올릴 땐 항아가 달나라로 달아나는 것 같더니,
返如仙女下天來(반여선녀 하천래)-돌아올 땐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하네.
仰看跳上方流汗(앙간도상 방류한)-위로 솟구쳐 오르는 것 쳐다보면 아찔해서 땀이 나지만,
頃刻飄然又却廻(경각표연 우각회)-눈 깜짝할 새 나부끼며 다시 돌아오는구나
이규보(李奎報)
↑5월 31일 기온 15 ~26℃ 하늘에 엷은 구름이 끼었다. 일기예보는 흐려져 비온다
하였지만, 전국이 가믐이다. 4대강 보(洑)는 녹조(綠藻) 때문에 방류(放流)하고
농민들은 모심기등 농업용수가 주족하다며 방류를 반대하고 있다.
벌써 5월 다 가는 구나 !
1월이 어제 같았는데
정원 풀잎위로 흰나비가 날고 있다
창문을 여니 이름모를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지난 1월 1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사진을 찍었는데 매일매일 변하는 것은 몰라도
5개월이 지나니 정원의 환경이 변했다
그 중에 나를 포함해서
경이(驚異)로운 자연이 이치다 !
가믐과 벼슬아치들
意氣驕滿路(의기교만로)-기세는 교만하게 길가에 넘치고
鞍馬光照塵(안마광조진)-눈부신 말안장은 먼지조차 비추는구나
借問何爲者(차문하위자)-저들이 누구인지 물어보니
人稱是內臣(인칭시내신)-황제의 측근이라 대답하네
朱紱皆大夫(주불개대부)-붉은 인끈을 한 자는 대부이고
紫綏或將軍(자수혹장군)-자주색 인끈을 한 자는 혹 장군이겠지
誇赴軍中宴(과부군중연)-으시대며 군중 연회 가면서
走馬去如雲(주마거여운)-말을 타고 구름처럼 간다
罇罍溢九醞(준뢰일구온)-술잔엔 숙성된 좋은 술이 넘치고
水陸羅八珍(수륙라팔진)-상에는 팔 진미가 가득하구나
果擘洞庭橘(과벽동정귤)-동정호의 귤을 차리고
膾切天池鱗(회절천지린)-천지의 회(膾)를 썰어놓았구나
食飽心自若(식포심자약)-배불리 먹고나니 마음 편해지고
酒酣氣益振(주감기익진)-취기가 오르니 기세가 더해지는구나
是歲江南旱(시세강남한)-올해도 강남에는 가뭄이 들어
衢州人食人(구주인식인)-구주에서 사람이 사람을 잡아 먹는다는데
백거이(白居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