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대구 시내 헌책방을 검색하다가 눈길을 끄는 책이 있어서 바로 그 서점을 찾았다. 한참만에 손에 든 책이 <평산신씨 인량문중 세계사적>이다. 여기서도 나의 무식이 바로 드러났다. 목차와 간행사를 훑어보니, 평산신씨 판사공파 인물에 관한 내용이리라는 짐작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평소에 창수면 인량이라면 우리 판사공파 후손들이 모인 집성촌으로 생각하였던 게 잘못임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책의 편집체제가 마음에 쏙 들고, 간행사를 쓴 주손은 유명한 철학교수라서 나와 같은 파가 아닌 제정공파임을 확인하여도 기꺼이 샀다. 소개된 인물 중에서 초등학교 때 은사님도 나왔으나 이미 고인이 되셨기에 죄송한 마음 금할 수 없다.
책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행장을 중심으로 한글세대도 읽을 수 있게 한문원문과 국역문을 함께 싣고, 어려운 낱말을 일일이 자세하게 풀이하였고, 문중에서 보관하고 있는 2,300여 점의 책과 간찰을 분류하여 목록을 작성함으로써 관심있는 종원이나 연구자들에게 편의를 도모하여 참고가 될 책이라 생각한다.
우리 중시조 문정공 할아버님께서 창수면에 터전을 잡은 시기나 이유를 알지 못하는 부끄러운 후손으로서 간재 할아버님이나 두 아드님도 창수에서 태어나신지가 무척 궁금하니, 이에 관한 답변을 해주시면 매우 고맙겠다.